아함경 주제별 정리/다툼과 참회ㆍ계율

국가간 싸움 (3) 불멸후 부처님의 사리분배를 둘러싼 다툼

다르마 러브 2013. 8. 28. 22:39

때에 파바국에 있던 말라유 백성들은 부처님이 쌍수 사이에서 멸도 하셨다는 말을 듣고 다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 우리들은 가서 사리의 분배를 얻어 우리 본토에 탑을 세우고 그것을 공양하자.’ 파바국의 모든 말라유들은 나라에 명령을 내려 四종의 군사 곧 코끼리 군사, 말 군사, 수레 군사, 걷는 군사를 단속하여 구리성에 가 사자(使者)를 보내어 말했다.

“부처님은 모든 도움을 받아 여기 와서 멸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또한 우리의 스승이십니다. 우리는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여기 와서 그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는 바 우리 본토에 탑을 세워 그것을 공양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구리왕은 대답했다.

“그렇다. 진실로 그 말이 옳다. 그러나 세존은 이 땅에 오셔서 여기서 멸도 하셨다. 그러므로 이 국내의 선비나 백성들도 마땅히 스스로 공양해야 할 것이다. 그대들이 수고롭게도 멀리서 왔지마는 사리의 분배는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때에 차라파(遮羅頗)국의 모든 발리(跋離)족의 민중과 나마가(羅摩伽)국의 구리(拘利) 민중, 그리고 비이제(毘爾提)국의 바라문들, 가비라국의 석가족의 민중, 비사리국의 리차(離車) 민중 및 마가타국의 아사세왕들도 여래가 구시성의 쌍수 사이에서 멸도 하셨다는 말을 듣고 다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 우리도 마땅히 가서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자’고, 때에 모든 국왕과 아사세왕은 곧 나라에 명령을 내려 四종의 군사 곧, 상병, 마병, 차병, 보병을 단속해 나아가 항하수를 건너 곧 바라문 향성(香姓)에게 명령했다.

너희들은 우리 이름을 가지고 구리성에 들어가 모든 말라유들에게 문안하라. ‘기거(起居)가 경리(輕利)하고 행보[遊步]가 건강한가. 우리는 여러분들을 늘 존경하고 이웃에 있으면서 의리를 지키고 서로 화목해 아직 다툰 일이 없다. 우리는 여래가 그대들의 나라에서 멸도 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오직 위없는 높은 어른은 우리가 하늘처럼 받드는 어른이다. 그러므로 멀리 와서 그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는 바 우리는 본토에 돌아가 탑을 세워 공양하고자 한다. 만일 그것을 우리에게 준다면 우리는 온 나라의 온갖 보배를 그대와 나누리라’고,”

향성 바라문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그 성으로 가서 모든 말라유들에게 말했다.

“마가타 대왕은 한량없는 성의로 문안하다. ‘기거가 경리하고 행보가 건강한가. 나는 여러분들을 늘 존경하고 있다. 우리는 이웃에 살면서 의리를 지키고 서로 화목해 아직 다툰 일이 없다. 우리는 여래가 그대들 나라 안에서 멸도 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오직 위없는 높은 어른은 진실로 우리가 하늘처럼 받드는 어른이시다. 그러므로 멀리 와서 그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는 바 우리는 본토에 돌아가 탑을 세워 공양하고자 하는 것이다. 만일에 그것을 우리에게 준다면 우리 나라의 온 나라의 온갖 보배를 그대와 나누리라’고.”

모든 말라유들은 향성에게 대답했다.

“그렇다 그렇다. 진실로 그대의 말이 옳다. 그러나 세존은 우리 나라에 오셔서 여기서 멸도 하셨다. 우리 나라 선비와 백성들이 마땅히 스스로 공양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가 수고롭게도 멀리서 왔지마는 사리의 분배는 얻지 못할 것이다.”

모든 국왕은 곧 여러 신하들을 모아 함께 의논하고 게송으로 말했다.

우리들은 화의(和議)로써

멀리서 와서 머리 숙여 절하면서

겸손한 말로 분배를 청했는데

만일 주지 않는다면

四병(兵)이 여기 있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리라

만일 정의로써 얻지 못하면

마땅히 힘으로써 앗을 것이다.

구리국에서도 곧 모든 신하를 모아 의논하고 게송으로 대답했다.

그대들 수고로이 멀리서 와

욕되게도 머리 숙여 절하지만

여래의 남기신 이 사리는

감히 허여(許與)할 수 없노라.

너희들 만일 군사를 낸다면

우리도 여기 군사가 있다

목숨을 바쳐 항거하리니

두려울 것 없다 하노라.

향성 바라문을 여러 사람에게 타일렀다.

“여러분, 여러분은 오랫동안 부처님의 교계(敎誡)를 받았다. 입으로 법의 말을 외우고 마음으로는 자비의 교화에 감복하며 모든 중생을 항상 안락하게 하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제 부처님의 사리를 다투어 서로 죽이랴. 여래의 끼치신 사리는 널리 이익 되게 하고자 함이니 사리 있는 대로 마땅히 나누어 가져야 한다.”

모두들 좋다고 칭찬했다. 이내 다시 의논했다. ‘누가 이것을 잘 가를 수 있겠는가.’ 모두 말했다. ‘향성 바라문은 인자하고 지혜로와 그를 시켜 평균하게 나눌 것이다.’

모든 국왕은 곧 향성에게 명령했다.

“너는 우리를 위하여 부처님의 사리를 八분으로 고르게 나누어라.”

향성은 모든 왕의 말을 듣고 사리 있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로 절하고 천천히 나아가 부처님의 윗 어금니를 집어 따로 한 쪽에 두었다. 그리고 사자를 시켜 부처님의 윗 어금니를 가지고 아사세왕에게 가게 했다.

사자에게 말했다.

“너는 내 이름으로 여쭈어라. ‘대왕이여 기거가 경리하고 행보는 건강하십니까. 사리가 아직 오지 않아 얼마나 많이 기다렸습니까. 이제 사자에게 여래의 윗 어금니를 부칩니다. 그것을 공양하시어 바라던 마음을 위로하소서. 샛별이 나타날 때에는 사리의 분배를 마치고 마땅히 스스로 받들어 보내겠습니다’고.”

그때에 저 사자는 향성의 분부를 받고 곧 아사세왕에게 가서 사뢰었다. 향성 바라문은 수없이 문안 드립니다. 기거는 경리하고 행보는 건강하십니까. 사리가 아직 오지 않아 얼마나 많이 기다리셨습니까. 이제 사자에게 여래의 윗어금니를 부칩니다. 그것을 공양하시어 바라던 마음을 위로하소서. 샛별이 나타날 때에는 사리의 분배를 마치고 마땅히 스스로 받들어 보내겠습니다.“

그 때에 향성은 한 병에 사리를 한 섬쯤 받아 곧 고르게 八분으로 갈랐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다.

“원컨대 이 병을 여러분이 의논해서 내게 주면 집에서 탑을 세워 공양 하오리라.”

여러 사람들은 말했다. ‘참으로 지혜롭구나. 그 때를 아는구나.’ 곧 모두 주는 것을 승낙했다.

필발촌에 어떤 사람이 있어 여러 사람에게 말했다.

“땅에 있는 잿더미를 얻어 탑을 세워 공양하리라.”

모두들 그것을 주자고 말했다.

구리성 사람들은 분배된 사리를 얻어 곧 그 땅에 탑을 세워 공양했다. 파바국 사람, 차라국, 라마가국, 비이제국, 가비라국, 비사리국, 마가타국의 아사세왕들도 다 사리의 분배를 얻어 각각 그 나라로 돌아가 탑을 세워 공양했다. 향성 바라문도 사리병을 가지고 돌아가 탑묘(塔廟)를 세웠다. 필발촌 사람은 잿더미를 가지고 돌아가 탑묘를 세웠다. 그래서 여래의 사리로 八탑을 세우고 제 九의 병탑, 재 十의 잿탑, 제 十一의 생시의 털 탑을 세웠다.

遊行經 대정장 1/29 중~30 중;『한글 장아함경』 pp. 115~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