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 제14권
잡아함경(雜阿含經) 제 14권
343. 부미경(浮彌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부우미쟈[浮彌] 비구는 기쟈쿠우타산에 있었다.
때에 많은 외도(外道)들은 존자 부우미쟈가 있는 곳으로 가서 서로 인사하고 치하하고 위로하였다. 서로 인사하고 치하하고 위로한 뒤에 한 쪽에 물러앉아 존자 부우미쟈에게 말하였다.
"물을 일이 있는데 한가하면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존자 부우미쟈는 모든 외도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물음을 따라 설명하리라."
때에 많은 외도들은 존자 부우미쟈에게 물었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입니까."
존자 부우미쟈는 대답하였다.
"모든 외도들이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이다'라고 말하면 세존께서는 '그것은 무기(無記)다'라고 말씀하셨느니라."
"괴로움과 즐거움은 남이 지은 것입니까."
"'괴로움과 즐거움은 남이 지은 것이다'라고 하면 세존께서는 '그것은 무기다'라고 말씀하셨느니라."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와 남이 지은 것입니까."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와 남이 지은 것이다'라고 하면 세존께서는 '그것은 무기다'라고 말씀하셨느니라."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도 아니요 남도 아니며 인(因)이 없이 지어진 것입니까."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도 아니요 남도 아니며 인이 없이 지어진 것이다'라고 하면 세존께서는 '그것은 무기다'라고 말씀하셨느니라."
여러 외도들은 다시 물었다.
"어떻습니까, 존자 부우미쟈여.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인가.'고 물으면 무기라고 말하고, '괴로움과 즐거움은 남이 지은 것인가.'고 물어도 무기라고 말하며,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와 남이 지은 것인가.'고 물어도 무기라고 말하고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도 아니요 남도 아니며 인이 없이 지어진 것인가.'고 물어도 무기라고 말합니다. 이제 사문 고오타마는 괴로움과 즐거움은 어떻게 생긴다고 말하십니까."
존자 부우미쟈는 대답하였다.
"모든 외도들이여, 세존께서는 '괴로움과 즐거움은 인연을 좇아 일어난다'고 말씀하시느니라."
때에 많은 외도들은 존자 부우미쟈의 말을 듣고 마음이 불쾌하여 꾸짖으며 떠나갔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존자 부우미쟈에게서 멀지 않은 곳의 한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그 때에 존자 부우미쟈는 여러 외도들이 떠난 줄을 알고는 존자 샤아리풋트라가 있는 곳으로 갔다. 거기 가서는 서로 치하하고 위로한 뒤에 저 외도들이 물은 일을 존자 샤아리풋트라에게 모두 아뢰었다.
"내가 이렇게 대답한 것이 세존을 비방하지나 않았습니까. 말다이 말했으며 법다이 말했습니까. 그것은 법을 그대로 따르고 법을 행한 것이 아니지나 않습니까. 법으로 인하여 이론 하러 오는 다른 사람이 힐난하거나 꾸지람하는 일은 없겠습니까."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존자 부우미쟈여, 당신이 말한 것은 진실로 부처님 말씀과 같아서 여래를 비방하지 않았나이다. 말다이 말하였고 법다이 말하였으며 법을 행한 법을 말하였습니다. 이론으로 인하여 오는 다른 사람도 힐난하거나 꾸지람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세존께서도 괴로움과 즐거움은 인연을 좇아 일어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존자 부우미쟈여, 저 여러 사문이나 바라문은 묻는 대로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것도 또한 인(因)을 좇아 일어난 것입니다. 연(緣)을 좇아 일어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럴 이치가 없는 것입니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남이 지은 것이다. 자기와 남이 지은 것이다. 자기도 아니요 남도 아니며 연이 없이 지어진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도 또한 연을 좇아 일어난 것입니다. 만일 연을 좇아 일어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럴 이치가 없는 것입니다.
존자 부우미쟈여, 저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말하는 대로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것도 또한 <닿임[觸]>을 인연하여 생긴 것입니다. 만일 <닿임>을 좇아 생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럴 이치가 없는 것입니다. 만일 '괴로움과 즐거움은 남이 지은 것이다. 자기와 남이 지은 것이다. 자기도 아니요 남도 아니며 연이 없이 지어진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것도 또한 <닿임>을 인연하여 생긴 것입니다. 만일 <닿임>을 인연하여 생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럴 이치가 없는 것입니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샤아리풋트라에게서 멀지 않은 곳의 한 나무 밑에 앉아서 존자 샤아리풋트라와 존자 부우미쟈가 서로 이론 하는 것을 들었다. 그것을 듣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에 한 쪽에 물러앉아, 존자 부우미쟈와 존자 샤아리풋트라가 서로 이론 하던 일을 낱낱이 갖추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시었다.
"착하다! 착하다! 아아난다여,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누가 와서 묻는 사람이 있으면 능히 때를 따라 대답하는구나. 착하다! 샤아리풋트라는 때에 응하는 지혜가 있기 때문에 누가 와서 묻는 사람이 있으면 능히 때를 따라 대답한다. 만일 나의 성문(聲聞)이라면, 때를 따라 묻는 사람이 있으면 때를 따라 대답하기를, 샤아리풋트라가 말한 것처럼 하여야 한다. 아아난다여, 나는 옛날 라아자그리하 산중의 선인이 살던 곳에 살았었다. 모든 외도 집 떠난 이들이 있어, 이와 같은 이치, 이와 같은 글귀, 이와 같은 맛으로써 내게 와서 물었었다. 나는 그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이치, 이와 같은 글귀, 이와 같은 맛으로써 존자 샤아리풋트라가 말한 것처럼 말하였느니라. 아아난다여, 만일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이라고 하면 나는 곧 그에게 가서 물을 것이다.
'너는 진실로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이라고 말하는가'
고. 그는 내게 '그러하다.'
고 대답하리라. 나는 곧 그에게
'네가 그 이치를 굳이 잡아,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내가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괴로움과 즐거움이 일어나는 것은 그것과 다르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라고 말할 것이다. 그가 만일 내게
'어떻게 고오타마는 괴로움과 즐거움의 일어나는 것이 다르다고 말하는가.'
고 물으면 나는 곧 그에게 대답할 것이다. 즉
'그 인연을 좇아 괴로움과 즐거움은 생긴다'고.
이와 같이, '괴로움과 즐거움은 남이 지은 것이다. 자기와 남이 지은 것이다. 자기도 아니요 남도 아니며 인이 없이 지어진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나는 또한 그에게 가서 위와 같이 말할 것이다."
아아난다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이치와 같다면 저는 이미 이해하였나이다. 남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고, 다른 것을 인연하는 것이 아니옵니다. 남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는 것이옵니다..... 내지, 무명 때문에 지어감이 있고, 다른 것을 인연한 것이 아니옵니다. 무명이 있기 때문에 지어감이 있고 무명이 멸하면 지어감이 멸하나이다...... 내지, 남이 멸하면 늙음, 법,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멸하나이다. 이렇게 하여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하나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아아난다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344. 구치라경(拘 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와 존자 마하아 코티카는 기쟈쿠우타산에 있었다.
때에 존자 마하아 코티카는 해질녘에 선정(禪定)에서 일어나 샤아리풋트라가 있는 곳으로 가서 서로 치하하고 위로하였다. 서로 치하하고 위로한 뒤에 한 쪽에 물러앉아 존자 샤아리풋트라에게 말하였다.
"물을 일이 있는데 한가하면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존자 마하아 코티카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우선 물으시오. 아는 대로 대답하리다."
존자 마하아 코티카는 존자 샤아리풋트라에게 말하였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 법률에서 어떤 법을 성취하면, 소견이 구족하고 곧은 소견을 성취하여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바른 법에 들어와 이 바른 법을 얻으며, 이 바른 법을 깨달았다고 하겠습니까."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존자 마하아 코티카에게 말하였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착하지 않은 법을 참다이 알고, 착하지 않은 근(根)을 참다이 알며, 착한 법을 참다이 알고, 착한 근을 참다이 압니다. 어떻게 착하지 않은 법을 참다이 아는가. 착하지 않은 몸의 업, 입의 업, 뜻의 업이니 이것을 착하지 않은 법이라 하며, 이와 같이 착하지 않은 법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착하지 않은 근을 참다이 아는가. 세 가지 착하지 않은 근이 있으니 탐하는 착하지 않은 근, 성내는 착하지 않은 근, 어리석은 착하지 않은 근이니 이것을 착하지 않은 근이라 하며, 이와 같이 착하지 않은 근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착한 법을 참다이 아는가. 착한 몸의 업, 입의 업, 뜻의 업이니 이것을 착한 법이라 하며, 이와 같이 착한 법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착한 근을 참다이 아는가. 이른바 세 가지 착한 근이니 탐욕이 없고, 성냄이 없으며, 어리석음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세 가지 착한 근이라 하며, 이와 같이 착한 근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존자 마하아 코티카여, 이와 같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착하지 않은 법을 참다이 알고, 착하지 않은 근을 참다이 알고, 착한 법을 참다이 알고, 착한 근을 참다이 알기 때문에, 이 법률에서 바른 소견이 구족하고 곧은 소견을 성취하여,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바른 법에 들어와 이 바른 법을 얻고 이 바른 법을 깨닫는 것입니다."
존자 마하아 코티카는 존자 샤아리풋트라에게 말하였다.
"바로 그런 것들만 있고 다른 것은 없습니까."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있습니다. 혹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먹음[食]을 참다이 알고, 먹음의 모임, 먹음의 멸함, 먹음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압니다. 어떻게 먹음을 참다이 아는가. 이른바 四 식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四라 하는가. 첫째는 삼켜먹이[鹿搏食]이요, 둘째는 닿아먹이[鈿觸食]이며, 셋째는 뜻먹이[意思食]이요, 넷째는 마음먹이[識食]입니다. 이것을 먹음이라 하나니 이와 같이 먹음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먹음의 모임을 참다이 아는가. 이른바 미래의 존재[有]에 대한 사랑에 기쁨과 탐욕이 함께 하여 여기 저기에 즐겨 집착하나니 이것을 먹음의 모임이라 하며, 이와 같이 먹음의 모임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먹음의 멸함을 참다이 아는가. 만일 미래의 존재에 대한 사랑에 기쁨과 탐욕이 함께 하여 여기 저기에 즐겨 집착하면 그것을 남음 없이 끊어 버리고 뱉어 다하며 욕심을 떠나, 멸하고 쉬고 마치나니 이것을 먹음의 멸이라 하며, 이와 같이 먹음의 멸함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먹음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아는가. 이른바 八 성도(聖道)이니 바른 소견, 바른 뜻, 바른 말, 바른 업, 바른 명(命), 바른 방편, 바른 생각, 바른 정(定)이니 이것을 먹음을 멸하는 길의 자취라 하며, 이와 같이 먹음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만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 먹음을 참다이 알고, 먹음의 모임을 참다이 알고, 먹음의 멸함을 참다이 알고, 먹음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면, 그 때문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바른 법률에서 바른 소견이 구족하고 곧은 소견을 성취하여,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바른 법에 들어와 이 바른 법을 알고 이 바른 법을 깨닫는 것입니다."
존자 마하아 코티카는 다시 물었다.
"바로 그런 것들만 있고 다른 것들은 없습니까."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다시 다른 것이 있습니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병을 참다이 알고, 병의 모임을 참다이 알며, 병의 멸함을 참다이 알고, 병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압니다. 어떻게 병의 있음을 참다이 아는가. 이른바 세 가지 병이니 욕심의 병, 유(有)의 병, 무명(無明)의 병이니 이것을 병이라 하며, 이와 같은 병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병의 모임을 참다이 아는가. 무명의 모임이 곧 병의 모임이니 이것을 병의 모임을 참다이 아는 것이라 합니다. 어떻게 병의 멸함을 참다이 아는가. 무명의 멸함이 곧 병의 멸함이니 이와 같이 병의 멸함을 참다이 아는 것이라 합니다. 어떻게 병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아는가. 이른바 八 정도(正道)이니 앞에서 말한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병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만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병을 참다이 알고, 병의 모임을 참다이 알며, 병의 멸함을 참다이 알고, 병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면, 그 때문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법률에서 바른 소견이 구족하고....... 내지 이 바른 법을 깨닫는 것입니다."
존자 마하아 코티카는 물었다.
"바로 그런 것들만 있고 다른 것은 없습니까."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말하였다.
"다시 다른 것이 있습니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괴로움을 참다이 알고, 괴로움의 모임을 참다이 알며, 괴로움의 멸함을 참다이 알고, 괴로움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압니다. 어떻게 괴로움을 참다이 아는가. 이른바 남[生]의 괴로움, 늙음의 괴로움, 병의 괴로움, 죽음의 괴로움, 은혜와 사랑을 이별하는 괴로움, 원수와 미운 이와 만나는 괴로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괴로움, 이와 같은 것을 간략히 말하여 다섯 가지 쌓임의 괴로움이라 합니다. 이것을 괴로움이라 하며 이와 같이 괴로움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괴로움의 모임을 참다이 아는가. 미래의 존재에 대한 사랑에 기쁨과 탐욕이 함께 하여 여기 저기에 물들어 집착하나니 이것을 괴로움의 모임이라 하며, 이와 같이 괴로움의 모임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괴로움의 멸함을 아는가. 만일 미래의 존재에 대한 사랑에 기쁨과 탐욕이 함께 하여 여기 저기에 물들어 집착하면 그것을 남음이 없이 끊고.... 내지, 쉬고 마치나니 이것을 괴로움의 멸함이라 하며, 이와 같이 괴로움의 멸함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괴로움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아는가. 이른바 八 성도이니 위에서 말한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괴로움을 멸하는 길의 자취라 하며, 이와 같이 괴로움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만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괴로움을 참다이 알고, 괴로움의 모임, 괴로움의 멸함, 괴로움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압니다. 이와 같이 거룩한 제자는 우리 법률에서 바른 소견이 구족하고 곧은 소견을 성취하여, 부처님에 대해 무너지지 않는 깨끗함을 성취하고, 바른 법에 들어와 이 바른 법을 얻고 이 바른 법을 깨닫는 것입니다."
다시 존자 샤아리풋트라에게 물었다.
"바로 그런 법들만 있고 다른 것은 없습니까."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대답하였다.
"다시 있습니다. 이른바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늙음과 죽음을 참다이 알고, 늙음과 죽음의 모임을 참다이 알며, 늙음과 죽음의 멸함을 참다이 알고, 늙음과 죽음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아나니.... 앞의 <분별경(分別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어떻게 늙음과 죽음의 모임을 참다이 아는가. 남[生]의 모임은 곧 늙음과 죽음의 모임이요, 남의 멸함은 늙음과 죽음의 멸함입니다. 늙음, 죽음을 멸하는 길의 자취는 이른바 八 정도이니 앞에서 말한 것과 같습니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늙음과 죽음을 참다이 알고..... 내지, 늙음과 죽음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압니다. 이와 같이 거룩한 제자는 우리 법률에서 바른 소견이 구족하고 곧은 소견을 성취하여, 부처님에 대해 무너지지 않는 깨끗함을 성취하고, 바른 법에 들어와 이 바른 법을 얻고 바른 법을 깨닫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남[生], 존재[有], 잡음[取], 욕망[愛], 느낌[受], 닿임[觸], 여섯 가지 감각 기관[六入處], 정신과 물질[名色], 의식[識], 지어감[行]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합니다.
거룩한 제자는 지어감을 참다이 알고, 지어감의 모임, 지어감의 멸함, 지어감을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압니다. 어떻게 지어감을 참다이 아는가. 지어감에 세 가지가 있으니, 몸의 지어감, 입의 지어감, 뜻의 지어감이니, 이와 같은 지어감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저어감의 모임을 참다이 아는가. 무명의 모임이 곧 지어감의모임이니, 이와 같은 지어감의 모임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지어감의 멸함을 참다이 아는가. 무명의 멸함이 곧 지어감의 멸함이니 이와 같은 지어감의 멸함을 참다이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지어감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아는가. 이른바 八 정도이니 앞에서 말한 것과 같습니다. 마하아 코티카여, 이것을 거룩한 제자의 지어감을 참다이 알고, 지어감의 모임, 지어감의 멸함, 지어감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아. 우리 법률에서 바른 소견이 구족하고 곧은 소견을 성취하여, 부처님에 대해 무너지지 않는 깨끗함을 성취하고, 바른 법에 들어와 이 바른 법을 얻고 바른 법을 깨닫는 것이라 합니다."
마하아 코티카는 다시 물었다.
"오직 그 법만 있고 다른 것은 없습니까."
샤아리풋트라는 대답하였다.
"마하아 코티카여, 당신은 어찌하여 그렇게 자꾸 따집니까. 당신은 끝내 모든 이론을 완전히 알아 그 끝 즈음을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만일 거룩한 제자로서 무명을 끊어 버리어 명(明)을 낸다면 무엇을 다시 구(救)할 것이 있겠습니까."
때에 두 정사는 서로의 이론을 마치고 각각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345. 집생경(集生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존자 샤아리풋트라에게 말씀하시었다.
"내가 말하는 것은 <바라연나경(波羅延那經)에서 아지타가 물은 바와 같다. 즉
혹은 모든 법의 가르침 얻은 사람이거나
혹은 또 갖가지를 배운 사람들
그들의 위의(威儀)와 행(行)을 갖춘 것
나를 위해 분별하여 말해 주소서.
샤아리풋트라여, 어떤 것을 배움[學]이라 하며, 어떤 것을 법수(法數)라 하는가."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두 번 세 번째에도 또한 잠자코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진실한가. 샤아리풋트라여."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진실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로서 진실을 보는 사람은 그것을 싫어하고 욕심을 떠나서 멸해 다함으로 향하나이다. 먹음[食]의 모임이 생기더라도 그 비구가 먹음 때문에 그것을 싫어하고 욕심을 떠나서 멸해 다함으로 향하며, 그 먹음은 멸할 것입니다. 이것이 진실하게 멸한 것을 깨달아 안 뒤에는 그 비구가 그것을 싫어하고 욕심을 떠나서 멸해 다함으로 향하면 이것을 배움이라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물으시었다.
"그것은 진실하다고 생각하는가. 샤아리풋트라여."
샤아리풋트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진실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비구로서 진실을 보는 사람은 그것을 싫어하고 욕심을 떠나서 멸해 다하고, 모든 누(漏)를 일으키지 않아 마음이 잘 해탈하나니, 그것은 먹음의 모임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일 진실은 곧 멸해 다하는 것이라고 이것을 깨달아 안 뒤에는, 비구는 멸함에 대하여 싫어하고 욕심을 떠나서 멸해 다하고,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아서 마음이 잘 해탈하나니 이것을 수법(數法)이라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그렇고 그렇다. 너의 말과 같다. 비구가 진실에 대해서 싫어함을 내고 욕심을 떠나 멸해 다하면 이것을 법수(法數)라 하느니라."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신 뒤에 곧 방으로 들어가 좌선(坐禪)하시었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세존께서 떠나신 것을 알고, 오래지 않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나는 세존의 처음 물으심에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잠자코 있었습니다. 조금 있다가 세존께서는 다시 나를 위하여 기쁘게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나는 곧 그 이치를 이해하였습니다. 가사 세존께서 하루 날 하룻밤 내지, 일곱 밤 동안, 다른 글귀와 다른 맛으로 이 이치를 물으시더라도 나도 또한 다 알 수 있을 것이요 내지, 일곱 밤 동안 다른 글귀와 다른 맛으로 그것을 해설 할 것입니다."
때에 어떤 비구는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 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기특하고 일찍 없었던 말을 하면서, 대중 가운데서 한결같이 사자처럼 외치기를 '나는 세존의 처음 물으심에는 도저히 대답할 수 없어서 내지, 세 번이나 물었어도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세존께서는 이내 다시 기쁘게 물으셔서 나는 곧 이해하였습니다. 가사 세존께서 하루 날 하룻밤 내지, 일곱 밤 동안 다른 글귀와 다른 맛으로 이 이치를 물으시더라도 나도 또한 다 알 수 있을 것이요 내지, 일곱 밤 동안 다른 글귀와 다른 맛으로 그것을 해설 할 것입니다'고 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저 샤아리풋트라 비구는 실로 내가 하루 낮 하룻밤이나 내지, 다른 글귀와 다른 맛으로 내지, 일곱 밤 동안 묻는 이치를 다 능히 알 것이요 내지, 일곱 밤 동안 다른 글귀와 다른 맛으로 그것을 해설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샤아리풋트라 비구는 잘 법계(法界)에 들어갔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그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46. 삼법경(三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세 가지 법이 있다. 그것은 세간의 사랑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며 뜻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늙음, 병, 죽음이니라. 만일 세간에 사랑할 만하지 않고 생각할 만하지 않으며 뜻할 만하지 않은 이 세 법이 없었더라면, 여래, 응정등각은 세간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요, 세간도 또한 여래, 응정등각이 있어서 알고 보아, 바른 법률을 말할 줄을 알지 못하였을 것이다. 사랑할 만하지 않고 생각할 만하지 않으며 뜻할 만하지 않은 늙음, 병, 죽음의 세 가지 법이 세간에 있기 때문에 여래, 응정등각은 세간에 나왔고, 세간도 또한 여래, 응정등각이 있어서, 아는 것과 보는 것으로 바른 법률을 말하고 있는 것을 아느니라.
세 가지 법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 늙음, 병, 죽음을 떠나지 못한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다.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어 그것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능히 끊지 못한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을 <나>라고 봄, 계(戒)에 집착함, 의심이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어 그것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 능히 몸을 나라고 봄, 계에 집착함. 의심함을 떠나지 못한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바르지 않은 생각과 사특한 길을 가까이 함과 게으른 마음이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어 그것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 능히 바르지 않은 생각, 사특한 길에 가까이 함과 게으른 마음이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어 그것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 능히 바르지 않은 생각과 사특한 길에 가까이함과 게으른 마음을 떠나지 못한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생각을 잃음, 바르게 알지 못함, 어지러운 마음이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어 그것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 능히 생각을 잃음, 바르게 알지 못함, 어지러운 마음을 떠나지 못한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들뜸, 율의(律儀)가 아님, 계(戒)를 배우지 않음이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어 그것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 능히 들뜸, 율의 아님, 계를 배우지 않음을 떠나지 못한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믿지 않음, 가르치기 어려움, 게으름이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어 그것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 능히 믿지 않음, 가르치기 어려움, 게으름을 떠나지 못한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성인을 뵈오려 하지 않음, 법을 들으려 하지 않음, 항상 남의 단점을 찾는 것이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어 그것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 능히 성인을 뵈오려 하지 않음, 법을 들으려 하지 않음, 항상 남의 단점 찾음을 떠나지 못한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공경하지 않음, 거슬리는 말, 나쁜 벗과의 친함이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어 그것을 끊지 못하기 대문에 능히 공경하지 않음, 거슬리는 말, 나쁜 벗의 친함을 떠나지 못한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없음, 남에의 부끄러움이 없음, 함부로 노는 것이니라.
이 세 가지 법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 능히 공경하지 않음, 거슬리는 말, 나쁜 벗과의 친함을 떠나지 못한다. 무슨 까닭인가.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없고 남에의 부끄러움이 없음으로서 함부로 놀기 때문이니라. 함부로 놀기 때문에 공경하지 않고, 공경하지 않기 때문에 나쁜 벗과 친하며, 나쁜 벗과 친하기 때문에 성인을 뵈오려 하지 않고 법을 들으려 하지 않으며 항상 남의 단점을 찾느니라. 남의 단점을 찾기 때문에 믿지 않고 가르치기 어려우며 말에 거슬리고 타락하며, 타락하기 때문에 들뜨고 율의가 아니며 계를 배우지 않으며, 계를 배우지 않기 때문에 생각을 잃고 바르게 알지 못하며, 어지러운 마음이 되느니라. 어지러운 마음이기 때문에 바르게 생각하지 못하고 사특한 길에 가까이하며, 게으른 되며, 게으른 마음이기 때문에 몸을 <나>라고 보고 계(戒)에 집착하며 의심하고, 의심하기 때문에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나지 못하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나지 못하기 때문에 능히 늙음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나지 못하느니라.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늙음, 병, 죽음을 떠날 수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이른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니 이 세 가지 법을 끊고 나면 능히 늙음, 병, 죽음을 떠날 수 있느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떠날 수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이른바 몸을 <나>라고 봄, 계에 집착함, 의식함이니, 이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떠날 수 있느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몸을 나라고 봄, 계에 집착함, 의심함을 떠날 수 있다. 어떤 것을 셋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바르지 않은 생각, 사특한 길에 가까이함, 게으른 마음의 일으킴이니, 이 세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몸을 <나>라고 봄, 계에 집착함, 의심함을 떠날 수 있느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바르지 않은 생각, 사특한 길에 가까이 하지 않음, 게으른 마음을 떠날 수 있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생각을 잃음, 바르게 알지 못함, 어지러운 마음이니, 이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바르지 않은 생각, 사특한 길을 가까이 함, 마음의 게으름을 떠날 수 있느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생각을 잃음, 바르게 알지 못함, 어지러운 마음을 떠날 수 있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들뜸, 율의가 아님, 계의 범함이니, 이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생각을 잃음, 바르게 알지 못함, 어지러운 마음을 떠날 수 있느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들뜸, 율의 아님, 계의 범함을 떠날 수 있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믿지 않음, 가르치기 어려움, 타락이니, 이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들뜸, 율의가 아님, 계의 범함을 떠날 수 있느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믿지 않음, 가르치기 어려움, 타락함을 떠날 수 있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성인을 뵈오려 하지 않음, 법 듣기를 즐겨 하지 않음, 남의 단점 찾기를 좋아함이니, 이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믿지 않음, 가르치기 어려움, 타락함을 떠날 수 있느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성인을 뵈오려 하지 않음, 법을 들으려고 하지 않음, 남의 단점 찾기를 좋아함을 떠날 수 있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공경하지 않음, 거슬리는 말, 나쁜 벗을 친함이니, 이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성인을 뵈오려고 하지 않음, 법을 들으려고 하지 않음, 남의 단점 찾기를 좋아함을 떠날 수 있느니라. 다시 세 가지 법을 끊기 때문에 능히 공경하지 않음, 거슬리는 말, 나쁜 벗의 친함을 떠날 수 있다. 어떤 것을 셋인가. 이른바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없음, 남에의 부끄러움이 없음, 함부로 노는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스스로 부끄러움과 남에의 부끄러움 때문이니라.
함부로 놀지 않기 때문에 공경하고 말에 순종하며, 착한 벗을 위한다. 착한 벗을 위하기 때문에 현인과 성인 뵈옵기를 즐겨 하고 바른 법 듣기를 즐겨 하며 남의 단점 찾지 않는다. 남의 단점을 찾지 않기 때문에 믿음을 내고 말에 순종하며 꾸준히 나아간다. 꾸준히 나아가기 때문에 들뜨지 않아 율의와 계를 배움에 머무르며, 계를 배우기 때문에 생각을 잃지 않고 바르게 알아 머물러 마음을 어지럽게 않는다. 마음을 어지럽게 않기 때문에 바르게 생각하고 바른 길을 가까이하며 마음이 게으르지 않고 마음이 게으르지 않기 때문에 몸을 <나>라고 보는 소견에 집착하지 않으며 의혹을 없앤다. 의심하기 않기 때문에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일으키지 않고,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떠나기 못하기 때문에 능히 늙음, 병, 죽음을 떠날 수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47. 수심경(須深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왕이나 대신, 바라문, 장자, 거사(居士)와 그 밖의 세상 사람들에게, 공경과 존중과 공양을 받으면서, 부처님과 모든 성문(聲聞)들은 의복, 음식, 침구, 탕약 등의 큰 이양(利養)을 얻지마는, 여러 사특한 이도(異徒)들에게는 도무지 공경하고 존중하지 않아 의복, 음식, 침구, 탕약으로서 공양하지 않았다. 그 때에 많은 이도들은 미증 강당(未曾講堂)에 모여 이와 같이 의논하였다. '우리는 옛날부터 언제나 국왕, 대신, 장자, 거사들과 다른 일체 사람들에게서, 받들어 섬기고 공경하고 존중하여 의복, 음식, 침구, 탕약의 공양을 받아 왔다. 그러나 지금은 다 끊어졌다. 다만 사문 고오타마와 그 성문 대중들만을 공경하여, 의복, 음식, 침구, 탕약을 공양한다. 지금 이 대중 가운데 누가 지혜와 큰 힘이 있어, 가만히 저 사문 고오타마의 대중 가운데 가서, 중이 되어, 그 법을 들은 뒤에 돌아와서 널리 설명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다시 그 들은 법을 써서 모든 국왕, 대신, 장자, 거사들을 교화시켜, 그들로 하여금 믿고 즐기게 하여 다시 이전처럼, 그들로 하여금 믿고 즐기게 하여 다시 이전처럼 공양하게 하겠는가.'고 의논했다.
때에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한 소년이 있는데 이름을 수시이마[須瀋]라고 한다. 그는 총명하고 영리하여, 가만히 사문 고오타마 대중 가운데 가서 중이 되어, 그 법을 들은 뒤에 도로 돌아 와 모두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때에 모든 외도들은 수시이마가 있는 곳으로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오늘 우리 대중들은 미증 강당에 모여 이렇게 의논하였다. 즉 '우리는 옛날부터 언제나 국왕, 대신, 장자, 거사들과 모든 세상 사람들의 공양을 받아 왔는데 지금은 다 끊어졌다. 국왕, 대신, 장자, 거사와 모든 세간 사람들은 모두 사문 고오타마와 그 성문 대중들을 받들어 섬긴다. 우리 대중 가운데 누가 총명하고 영리하여 사문 고오타마의 대중 가운데 가서 중이 되어 도를 배우고, 그 법을 들은 뒤에, 도로 돌아와서 모두 설명하여 모든 국왕, 대신, 장자, 거사들을 교화시켜, 우리로 하여금 다시 공경과 존중과 공양을 받게 할 수 있겠는가' 그 중에 어떤 사람이 '오직 수시이마가 총명하고 영리하여, 능히 가만히 사문 고오타마의 법 가운데 가서 중이 되어 도를 배우고, 그 설법을 들어 다 받아 가지고 돌아와서 모두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일부러 와서 청하는 것이니, 그대는 가 주어야 하겠다."
때에 수시이마는 잠자코 청을 들은 뒤에, 라아자그리하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으로 갔다. 때에 많은 비구들은 방에서 나와 한데서 거닐고 있었다. 수시이마는 많은 비구들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나도 이제 바른 법률안에서 집을 나와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범행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때에 많은 비구들은 그 수시이마를 데리고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외도 수시이마는 집을 나와 바른 법안에서 구족계를 받고 범행을 닦고자 하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외도 수시이마가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너희들은 저 외도 수시이마를 제도(制度)하여 집을 나오게 하라."
때에 모든 비구들은 수시이마를 제도시키고자 원하였다. 그는 집을 나온 지 반 달이 지나자, 어떤 비구는 수시이마에게 말하였다.
"수시이마여, 마땅히 알라. 우리들은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다해, 스스로 후세의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안다."
때에 수시이마는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존자여, 어떻게 배워서 욕심의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떠나, 지각도 있고 관찰도 있으면서, 욕심을 떠나고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겨, 초선(初禪)을 완전히 갖추어, 모든 누(漏)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하였는가."
비구는 대답하였다.
"아니다. 수시이마여."
"어떻게 지각과 관찰을 떠나 마음이 깨끗하고 한 마음이 되어, 지각도 없고 관찰도 없고, 정(定)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생겨, 제이선(第二禪)을 완전히 갖추어,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하였는가."
"아니다. 수시이마여."
"존자여, 어떻게 기쁨을 떠나고 버리는 마음으로,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에 머물러 몸과 마음이 즐거움을 받고, 성인의 말씀하신 버림[捨]으로 제삼선(第三禪)을 완전히 갖추어,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하였는가."
"아니다. 수시이마여."
"존자여, 어떻게 괴로움을 떠나고 즐거움도 쉬고, 근심과 기쁨은 먼저 끊어져,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버림으로써, 깨끗한 생각과 한 마음이 되어 제사선(第四禪)을 완전히 갖추어,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하였는가."
"아니다. 수시이마여."
"만일 다시 고요하고 해탈하여 물질과 물질의 없음을 일으키고, 몸으로 증득하여 완전히 갖추고 머무르면,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할 수 있는가."
"아니다. 수시이마여."
수시이마는 다시 물었다.
"어떻게 존자여, 말이 한결같지 않아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구나! 어떻게 선정(禪定)을 얻지 않고서 다시 무엇을 말할 수 있겠는가."
비구는 대답하였다.
"우리는 슬기의 해탈을 얻었다."
이렇게 말한 뒤에 모든 비구들은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그 때에 수시이마는 많은 비구들이 떠난 것을 알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즉 '저 모든 사람들은 말이 한결같지 않아 앞뒤가 맞지 않다. 바른 정(定)을 얻지 못하였으면서 스스로 증득한 것을 안다고 말한다'고. 이렇게 생각한 뒤에,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많은 비구들은 나에게 말하였나이다. 즉 '우리는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스스로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안다'고 나는 곧 그 존자들에게 '욕심의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떠나.... 내지, 몸으로 증득하였는가.'고 물었나이다. 그들은 내게 말하기를 '아니다, 수시이마여.'라고 하기에, 나는 곧 '말이 한결같지 않아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다. 바른 정(定)에 들지 않고서 다시 말하기를, 스스로 증득한 것을 안다고 말한다'고 하였더니, 그들은 내게 '슬기의 해탈을 얻었다'고 말한 뒤에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나이다. 나는 이제 세존께 여쭙노니, 어떻게 그들의 말은 한결같이 않아 앞뒤가 서로 맞지 않아서 바른 정을 얻지 못하고서 다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안다고 말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수시이마에게 말씀하시었다.
"그들은 먼저 법에 머무를 줄을 알고 뒤에 <열반>을 알았느니라. 그 모든 착한 남자들은 혼자 한 고요한 곳에서 알뜰히 생각하면서 함부로 놀지 않고 머물러, <나>라는 소견을 떠나,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하였느니라."
수시이마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나는 지금 '먼저 법에 머무를 줄을 알고 뒤에 <열반>을 알았다. 저 모든 착한 남자들은 혼자 한 고요한 곳에서 알뜰히 생각하면서 함부로 놀지 않고 머물러, <나>라는 소견을 떠나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하였다'는 말씀을 알지 못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수시이마에게 말씀하시었다.
"너의 알고 알지 못하는 것은 묻지 않는다. 우선 스스로, 먼저는 법에 머무를 줄을 알고 뒤에 <열반>을 알라. 저 모든 착한 남자들은 혼자 한 고요한 곳에서 알뜰히 생각하면서 함부로 놀지 않고 머물러, <나>라는 소견을 떠나 마음이 잘 해탈하였느니라."
수시이마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오직 원하옵노니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설법하시어, 저로 하여금 법에 머무르는 지혜를 알게 하시고, 법에 머무르는 지혜를 보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수시이마에게 말씀하시었다.
"나는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뜻대로 내게 대답하라. 수시이마여, 너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생(生)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다. 생을 떠나서는 늙음과 죽음이 없겠느냐."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생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고, 생을 떠나서는 늙음과 죽음이 없나이다."
"그와 같이, 남[生], 존재[有], 잡음[取], 욕망[愛], 느낌[受], 닿임[觸], 여섯 가지 감각 기관[六入處], 정신과 물질[名色], 의식[識], 지어감[行], 무명(無明)에 있어서, 무명이 있기 때문에 지어감이 있는데 무명을 떠나서는 지어감이 없겠느냐."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무명이 있기 때문에 지어감이 있고, 무명을 떠나서는 지어감이 없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수시이마에게 말씀하시었다.
"남이 없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없다. 남의 멸함을 떠나서는 늙음과 죽음이 멸하지 않겠느냐."
수시이마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남이 없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없고, 남의 멸함을 떠나서는 늙음과 죽음이 멸하지 않나이다."
"그와 같이..... 내지, 무명이 없기 때문에 지어감이 없다. 무명이 멸하면 지어감이 멸하지 않겠느냐."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무명이 없기 때문에 지어감이 없고, 무명이 멸함을 떠나서는 지어감이 멸하지 않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수시이마에게 말씀하시었다.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면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떠나.... 내지, 몸으로 증득하고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수시이마에게 말씀하시었다.
"이것을, 먼저 법에 머무를 줄을 알고 뒤에 <열반>을 알아, 저 모든 착한 남자들은 혼자 한 고요한 곳에서 알뜰히 생각하면서 함부로 놀지 않고 머물러, <나>라는 소견을 떠나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한 것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수시이마는 티끌을 멀리하고 때[垢]를 여의어 법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 때에 수시이마는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법을 깨달아 의심을 뛰어넘었다. 남의 믿음을 의지하지 않고 남의 제도를 받지 않고 바른 법안에서 마음의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허물을 뉘우치나이다. 저는 이 바른 법률안에서 가만히 거짓 중이 되었나이다. 그러므로 이제 허물을 뉘우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수시이마에게 말씀하시었다.
"어떻게 이 바른 법률안에서 가만히 속여서 중이 되었느냐."
수시이마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많은 외도들이 제게 와서 말하기를 '수시이마여, 마땅히 알라. 우리는 옛날에는 국왕, 대신, 장자, 거사와 그 밖의 세상 사람들에게 공경과 공양을 받아 왔지마는 지금에는 다 끊어졌다. 그들은 모두 사문 고오타마와 그 성문 대중들을 공양한다. 너는 지금 가만히 저 사문 고오타마의 성문 대중들 가운데 가서 중이 되어 법을 얻고, 그 법을 얻은 뒤에는 도로 돌아 와 우리들에게 모두 설명하라. 그리하여 그 들은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시켜 그들로 하여금 이전처럼 우리를 공양하게 하라'고 하였나이다. 그래서 세존이시여, 저는 바른 법률안에서 가만히 속여 중이 되었사온데, 이제 그 허물을 뉘우치나이다. 오직 원하옵노니 세존이시여, 저를 가엾이 여기시어 저의 허물 뉘우침을 들어주소서."
부처님께서는 수시이마에게 말씀하시었다.
"너의 허물 뉘우침을 용서하리니 너는 마땅히 갖추어 말하라. 즉 '나는 이전에는 어리석고 착하지 못하며 지혜가 없어, 바른 법률안에서 가만히 속여 중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허물을 뉘우치고, 스스로 죄를 보았고 스스로 죄를 알았습니다. 그리하여, 미래 세상에서는 율의(律儀)를 성취하고 공덕을 더하고 길러 마침내 물러나거나 감하게 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무릇 사람은 죄가 있는데, 스스로 보고 스스로 알아 허물을 뉘우치면, 미래 세상에서는 율의를 성취하고 공덕을 더하고 길러, 마침내 물러나거나 감하게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고 하여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수시이마에게 말씀하시었다.
"이제 비유를 말하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로써 이해하게 되느니라 .비유하면 어떤 국왕의 순라(巡邏)꾼이 도적을 잡아 묶어 가지고 왕에게 와서
'대왕이시여, 이 사람은 도적입니다. 원컨대 왕은 죄를 주소서.'
하고 아뢰었다. 왕은
'이 죄인을 끌고 가서 두 팔을 뒤로 묶고 나쁜 소리로 호령하면서 나라 안을 돌아다녀라. 그리고는 성밖의 죄인을 형벌 주는 곳으로 끌고 가서, 창으로 온 몸을 백 번 두루 찔러라.'
고 명령하였다. 그 형(形)을 맡은 사람은 왕의 명령을 받고, 그 죄인을 보내어 두 팔을 뒤로 묶고 나쁜 소리로 호령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성밖의 죄인을 형벌 주는 곳으로 끌고 가서 창으로 온 몸을 백 번 두루 찔렀다. 낮이 되어 왕은 물었다.
'죄인은 아직 살았느냐.'
신하는 아뢰었다.
'아직 살았나이다.'
왕은 다시 신하에게 명령하였다.
'다시 창으로 백 번 찔러라.'
해질녘이 되도록 다시 창으로 백 번 찔렀지마는, 죄인은 아직 죽지 않은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는 수시이마에게 말씀하시었다.
"그 창이 죄인을 다스릴 때에 창으로 三백 번을 찌르면 그 죄인의 몸의 성한 곳이 손바닥만큼이나 있겠느냐."
수시이마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없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수시이마여, 때에 그 죄인은 창에 三백 번 찔린 인연으로 지극히 심한 괴로움을 받겠느냐."
"지극히 괴롭겠나이다. 세존이시여, 혹 창에 한 번 찔려도 그 고통은 견디기 어렵겠거든 하물며 三백 개의 창을 견디기야 어떠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수시이마에게 말씀하시었다.
"그거야 오히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만일 바른 법률안에서 가만히 중이 되어 가만히 속여 법을 받아 가지고 사람을 위해 널리 말하며, 마땅히 받아야 할 그 고통은 저보다 곱이나 더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셨을 때에 외도 수시이마는 번뇌[漏]가 다하여 뜻으로 이해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수시이마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48. 십력경(十力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여래는 열 가지 힘을 성취하고 네 가지 두려움 없음을 얻고, 예전 부처님의 살던 곳을 알고 능히 법륜(法輪)을 굴리면서 대중 가운데서 사자의 외침을 떨쳐 말씀하시느니라. 즉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대문에 저것이 일어난다.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지어감이 있고......(널리 말하였다) 내지, 순수한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이며,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한다'고.
비구들이여, 이것은 진실한 가르침의 법이니 이것을 실현시키면 남과 죽음의 흐름을 끊고..... 나아가서는 그 사람을 다 잘 나타내느니라. 이와 같이 진실한 가르침의 법을 실현시켜, 남과 죽음의 흐름을 끊는다는 것은, 착한 남자로 하여금 바른 믿음으로 집을 나오게 하기에 족하니라. 그러므로 방편을 써서 닦아 익히고 함부로 놀지 않고 머물러 바른 법률을 꾸준히 힘쓰고 괴로이 행하여, 가죽과 힘줄과 뼈가 드러나고 피와 살이 마르더라도, 만일 그 얻어야 할 바를 얻지 못하거든 그것을 버리지 말고, 간절하게 꾸준히 힘쓰고 방편으로서 굳게 참아야 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게으름이란 괴로움에 머무르게 되고 능히 갖가지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내기 때문이요, 또 그 큰 이치에서 물러나기 때문에 장래의 존재에 대한 맺음이 불꽃처럼 일어나서, 미래 세상의 남, 늙음, 병, 죽음을 더하고 자라게 할 것이다.
꾸준히 힘써 혼자 살기를 즐겨 하면 갖가지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과 장래의 존재에 대한 맺음이 불꽃같이 일어나는 괴로움의 갚음을 내지 않아서, 미래 세상의 남, 늙음, 병, 죽음을 더하고 자라게 하지 않으며, 큰 이치에 만족하여 제일의 가르침의 도장(道場)을 얻을 것이다. 이른바 큰 스승님의 눈앞에서 친히 설법을 듣고, <적멸(寂滅)>하고, <열반>하여 보리(菩提)로 바로 향하여, 잘 가고 바르게 깨닫게 될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자기를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며, 자기와 남을 함께 이롭게 할 것을 관찰하고 꾸준히 힘써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즉 '나는 이제 집을 나와 어리석지도 않고 미혹하지도 않아서 큰 결과가 있고 즐거움이 있으리라. 의복, 음식, 침구, 탕약 등 모든 것을 공양한 사람들도 큰 결과와 큰복과 큰 이익을 얻어지이다'고,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49. 성처경(聖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잘 왔다 비구들이여, 잘 집을 나와 자기의 이익을 잘 얻으면 영원한 세상에 때때로 거룩한 곳에 나게 되어 모든 근(根)이 원만하고, 어리석거나 미련하지 않아서 손을 써서 말하지 않더라도, 좋은 말이나 나쁜 말이나 능히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이 세상에서 부처가 되어,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 지혜와 행을 갖춘이, 잘 간 이, 위없는 선비, 다루기 장부, 하늘과 사람, 스승, 부처, 세존이니라. 법을 연설하고, 적멸하고 열반하고 보리로 바로 향하여, 잘 가서, 평등하고 바르게 깨달았느니라.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나나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지어감이 있고, 지어감을 인연하여 의식이 있으며......내지,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인다. 무명이 멸하면 지어감이 멸하고...... 내지,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한다'고.
비구들이여, 얻기 어려운 곳을 이미 얻어 거룩한 곳에 나서 모든 근이 원만하고.... 내지,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이고,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하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즉 '스스로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며, 자기와 남이 함께 이롭게 하자'고. 이와 같이 집을 나오면 어리석지도 않고 미련하지도 않아서, 결과가 있고 즐거움이 있으며 즐거움의 갚음이 있을 것이다. 의복, 음식, 침구, 탕약을 공양한 사람들도 다 큰 결과와 큰복과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50. 성제자경(聖弟子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즉 '무엇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있고, 무엇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것이 일어나는가. 무엇이 없기 때문에 이것이 없고, 무엇이 멸하기 때문에 이것이 멸하는가'고. 그러나 저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 즉 무명을 인연하여 지어감이 있고......내지,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인다. 무명이 멸하면 지어감이 멸하고...... 내지,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한다'고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51. 무사라경(茂師羅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존자 나아라다[那羅], 존자 무시일리[茂師羅], 존자 사비타[殊勝], 존자 아아난다[阿難]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코끼리 귀못 곁으로 갔다. 그 때에 존자 나아라다는 존자 무시일라에게 말하였다.
"어떤 다른 믿음, 다른 욕망, 다른 들음, 다른 지어감과 지각과 생각, 다른 소견을, 자세하고 밝은 인(忍)이 있어서 이른바 '남[生]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고, 남을 떠나서는 늙음과 죽음은 없다'고. 이와 같이 바르게 스스로 깨달아, 그 지견(知見)이 생길 수 있겠는가."
존자 무시일라는 말하였다.
"어떤 다른 믿음, 다른 욕망, 다른 들음, 다른 지어감과 지각과 생각, 다른 소견을, 자세하고 밝은 인(忍)이 있어서 이른바 '남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고, 남을 떠나서는 늙음과 죽음은 없다'고. 이와 같이 바르게 스스로 깨달아, 그 지견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있고 말한다."
"존자 무시일라여, 어떤 다른 믿음..... 내지, 다른 인(忍)이 있어서, 이른바 '존재가 멸하면 적멸하고 열반한다'고. 스스로 깨달아, 그 지견이 생길 수 있겠는가."
"어떤 다른 믿음..... 내지, 다른 인이 있어서, 이른바 '존재가 멸하면 적멸하고 열반한다'고 스스로 깨달아, 그 지견이 생길 수 있다."
"존자 무시일라여, 존재가 멸하면 적멸하고 열반한다고 말하면 너는 이제 곧 <아라한>이다. 모든 번뇌가 다 하였는가."
존자 무시일라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두 번 세 번 물어도 여전히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때에 존자 사비타는 존자 무시일라에게 말하였다.
"너는 우선 그쳐라. 내가 너를 위해 존자 나아라다에게 대답하리라."
존자 무시일라는 말하였다.
"나는 이제 우선 그치겠다. 너는 나를 위해 대답하라."
그 때에 존자 사비타는 존자 나아라다에게 말하였다.
"어떤 다른 믿음...... 내지, 다른 인이 있어서, 이른바 '존재가 멸하면 적멸하고 열반한다'고 스스로 깨달아 그 지견이 생길 수 있다."
때에 존자 나아라다는 존자 사비타에게 물었다.
"어떤 다른 믿음...... 내지, 다른 인이 있어서, 이른바 '존재가 멸하면 적멸하고 열반한다'고 스스로 깨달아 그 지견이 생길 수 있다면, 너는 지금 곧 번뇌가 다한 아라한인가."
존자 사비타는 말하였다.
"나는 '존재가 멸하면 적멸하고 열반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다."
존자 나아라다는 말하였다.
"말하는 것이 한결같지 않아 앞뒤가 서로 맞지 않다. 존자 가 말한 대로 한다면 '존재가 멸하면 적멸하고 열반한다'고 하였는데, 다시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라고 말하는가."
존자 사비타는 존자 나아라다에게 말하였다.
"이제 비유를 말하리라. 대개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로써 이해하게 되느니라. 넓은 들 길 가에 우물물이 있는데 그 물을 뜰 수 있는 줄도 없고 두레박도 없었다. 때에 어떤 길가는 사람이 더위와 목마름에 시달려 우물을 돌면서 찾았으나 줄도 없고 두레박도 없었다. 우물을 자세히 관찰하여 확실히 알고 보았지마는 몸에는 닿지 않는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이 나는 '존재가 멸하면 적멸하고 열반한다'고 말을 하지마는, 스스로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되지 못하였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존자 나아라다에게 말하였다.
"저 존자 사비타의 말을 너는 다시 어떻게 생각하는가."
존자 사비타는 잘 말하였고 진실로 알았다. 다시 무슨 말이 있겠는가."
때에 그 존자들은 이야기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352. 사문바라문경(沙門婆羅門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법을 참다이 알지 못하고 법의 모임, 법의 멸함, 법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지 못하면, 그는 사문이면서 사문의 수(數)가 아니요, 바라문이면서 바라문의 수가 아니다. 그는 또한 사문의 도리도 아니요, 바라문의 도리도 아니다. 즉 '현재에서 스스로 알고 증득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아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법을 참다이 알지 못하고, 어떠한 법의 모임을 참다이 알지 못하며, 어떠한 법의 멸함을 참다이 알지 못하고, 어떠한 법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지 못하는가. 이른바 늙음과 죽음의 모임, 늙음과 죽음의 멸함, 늙음과 죽음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지 못한다. 이와 같이, 남[生], 존재, 잡음, 욕망, 느낌, 닿임, 여섯 감관을 참다이 알지 못하며, 여섯 감관의 모임, 여섯 감관 멸함, 여섯 감관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지 못한다. 이리하여 모든 법을 참다이 알지 못하고, 법의 모임, 법의 멸함, 법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지 못하느니라.
만일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법을 참다이 알고 법의 모임, 법의 멸함, 법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면 마땅히 알라. 그 사문이나 바라문의 사문이면서 사문의 수(數)요, 바라문이면서 바라문의 수이니라. 그들은 사문의 도리와 바라문의 도리를 현재에서 스스로 알고 증득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아느니라.
어떤 법을 참다이 알고, 어떠한 법의 모임, 법의 멸함, 법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아는가. 이른바 늙음과 죽음의 법을 참다이 알고, 늙음과 죽음의 모임, 늙음과 죽음의 멸함, 늙음과 죽음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안다. 이와 같이 남, 존재, 잡음, 욕망, 느낌, 닿임, 여섯 감관을 참다이 알며, 여섯 감관의 모임, 여섯 감관 멸함, 여섯 감관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안다. 이리하여 모든 법을 참다이 알고, 법의 모임, 법의 멸함, 법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53. 사문바라문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법을 참다이 알지 못하고, 법의 모임, 법의 멸함, 법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지 못하면, 마땅히 알라. 이 사문이나 바라문은 사문이면서 사문의 수(數)가 아니요, 바라문이면서 바라문의 수가 아니다. 그는 또한 사문의 도리도 아니요, 바라문의 도리도 아니다. 즉, 현재에서 법을 스스로 알고 증득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아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법을 참다이 알지 못하고, 어떠한 법의 모임, 법의 멸함, 법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지 못하는가. 이른바 六 입처의 법을 참다이 알지 못하고, 六 입처의 모임, 六 입처의 멸함, 六 입처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닿임을 참다이 안다고 하면 그럴 이치가 없나니, 이와 같이 느낌, 욕망, 잡음, 존재, 남과 늙음과 죽음을 참다이 안다고 하면 그럴 이치가 없느니라.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六 입처를 참다이 알고 六 입처의 모임, 六 입처의 멸함, 六 입처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면 닿임을 참다이 아는 것이니, 이것은 그럴 이치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느낌, 욕망, 잡음, 존재, 남과 늙음과 죽음을 참다이 안다고 하면 이것도 그럴 이치가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54. 사문바라문경 3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위와 같이 말씀하셨다.) 다른 것은,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六 입처를 참다이 알지 못하면서 닿임을 뛰어 건너려고 한다면 그럴 이치가 없고, 닿임의 모임, 닿임의 멸함, 닿임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뛰어 건너려 하여도 그럴 이치가 없느니라. 이와 같이 느낌, 욕망, 잡음, 존재, 남과 늙음과 죽음을 뛰어 건너려 하여도 그럴 이치가 없고, 늙음과 죽음의 모임, 늙음과 죽음의 멸함, 늙음과 죽음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뛰어 건너려 하여도 그럴 이치가 없느니라.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六 입처를 참다이 알고, 六 입처의 모임, 六 입처의 멸함, 六 입처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참다이 알고서 닿임을 뛰어 건너려 하면 그것은 그럴 이치가 있다. 이와 같이 느낌, 욕망, 잡음, 존재, 남과 늙음과 죽음을 뛰어 건너려 하여도 그것은 그럴 이치가 있으며...... 내지, 늙음과 죽음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뛰어 건너려 하여도 그것은 그럴 이치가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늙음과 죽음..... 내지, 六 입처의 세 가지 경과 같이, 늙음과 죽음...... 내지, 지어감의 세 가지 경도 또한 이와 같이 말씀하시었다.'
355. 노사경(老死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늙음과 죽음을 깨달아 알고 늙음과 죽음의 모임, 늙음과 죽음의 멸함, 늙음과 죽음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깨달아 알라. 이와 같이..... 내지, 지어감과 지어감의 모임, 지어감의 멸함, 지어감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깨달아 알라. 어떻게 늙음과 죽음을 깨달아 아는가. 남을 인연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다고 깨달아 아나니 이와 같이 늙음과 죽음을 깨달아 아느니라. 어떤 것이 늙음과 죽음의 모임인가. 남의 모임이 곧 늙음과 죽음의 모임이니, 이와 같이 늙음과 죽음의 모임을 깨달아 아느니라. 어떻게 늙음과 죽음의 멸함을 깨달아 아는가. 이른바 남의 멸함은 곧 늙음과 죽음의 멸함이니, 이렇게 늙음과 죽음의 멸함을 깨달아 아느니라. 어떻게 늙음과 죽음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깨달아 아는가. 이른바 八성도(聖道)는 곧 늙음과 죽음의 멸하는 길의 자취이니, 이렇게 늙음과 죽음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깨달아 아느니라..... 내지, 어떻게 지어감을 깨달아 아는가. 이른바 몸의 지어감, 입의 지어감, 뜻의 지어감의 세 가지 행이니, 이와 같이 지어감을 깨달아 아느니라. 어떻게 지어감의 모임을 깨달아 아는가. 이른바 무명의 모임은 곧 지어감의 모임이니 이와 같이 지어감의 모임을 깨달아 아느니라. 어떻게 지어감의 멸함을 깨달아 아는가. 무명의 멸함이 곧 지어감의 멸함이니 이와 같이 지어감의 멸함을 깨달아 아느니라. 어떻게 지어감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깨달아 아는가. 이른바 八성도는 곧 지어감의 멸하는 길의 자취이니, 이와 같이 지어감의 멸하는 길의 자취를 깨달아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56. 종지경(種智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四十 四종의 지혜가 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어떤 것을 四十 四종의 지혜라 하는가. 이른바 늙음과 죽음의 지혜, 늙음과 죽음의 모임의 지혜, 늙음과 죽음의 멸함의 지혜, 늙음과 죽음의 멸하는 길의 자취의 지혜이니라. 이와 같이, 물질, 존재, 잡음, 욕망, 느낌, 닿임, 六 입처, 정신과 물질, 의식, 지어감의 지혜와 지어감의 모임의 지혜, 지어감의 멸함의 지혜, 지어감의 멸하는 길의 자취의 지혜이니, 이것을 四十 四종의 지혜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57. 무명증경(無明增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七十 七종의 지혜가 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어떤 것이 七十 七종의 지혜인가. 생(生)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는 지혜, 생의 인연을 떠나서 늙음과 죽음이 없다는 지혜, 과거의 생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는 지혜, 과거의 생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없다는 지혜, 미래의 생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는 지혜, 미래의 생의 인연을 떠나서는 늙음과 죽음이 없다는 지혜와 법에 머무르는 지혜, 덧없음, 함이 있음, 마음이 인연하여 생김, 다하는 법, 변하고 바뀌는 법, 욕심을 떠나는 법, 멸하는 법이 끊어짐을 아는 지혜요, 이와 같이 남, 존재, 잡음, 욕망, 느낌, 닿임, 六 입처, 정신과 물질, 지어감, 의식, 무명을 인연하여 지어감이 있다는 지혜, 무명의 인연을 떠나서는 지어감의 없다는 지혜와, 과거의 무명을 인연하여 지어감이 있다는 지혜, 과거의 무명의 인연을 떠나서는 지어감이 없다는 지혜, 미래의 무명을 인연하여 지어감이 있다는 지혜, 미래의 무명의 인연을 떠나서는 지어감이 없다는 지혜와 법에 머무르는 지혜, 덧없음, 하염있음, 마음이 인연하여 생김, 다하는 법, 변하고 바뀌는 법, 욕심이 없는 법, 멸하는 법을 끊는 지혜이니, 이것을 七十 七종의 지혜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58. 무명증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더하는 법과 멸하는 법이 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어떤 것이 더하는 법인가.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지어감이 있고, 지어감을 인연하여 의식이 있으며.....내지,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이나니 이것을 더하는 법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멸하는 법인가. 이른바 '이것이 없기 때문에 저것이 없고, 이것이 멸하기 때문에 저것이 멸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무명을 멸하면 지어감이 멸하고.....내지,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하나니 이것을 멸하는 법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더하는 법과 멸하는 법과 같이, 나는 법, 변하고 바뀌는 법, 모이는 법, 멸하는 법도 위에서와 같이 말씀하셨다.
마땅히 말하여야 한다는 세 가지 경과 같이 응당 알아야 한다는 세 가지 경도 위에서와 같이 말씀하셨다.'
359. 사량경(思量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혹은 사량(思量)하고 혹은 망상(妄想)하면 그는 부림[使]에 반연하여 의식이 머무르며, 반연하여 의식이 머무르기 때문에 미래 세상의 남, 늙음,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있나니, 이렇게 하여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이느니라.
혹은 사량하지 않고, 망상하지 않으면 <부림>이 없어, 반연하여 의식의 머무름도 없다. 반연하여 의식의 머무름이 없기 때문에 미래 세상의 남, 늙음,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멸하나니, 이렇게 하여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60. 사량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혹은 사량하고 혹은 망상하면 곧 <부림>에 반연하여 의식의 머무름이 있다. 반연하여 의식의 머무름이 있기 때문에 정신과 물질이 들어가고, 정신과 물질이 들어가기 때문에 미래 세상의 남, 늙음,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있나니, 이렇게 하여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이느니라.
혹은 사량하지 않거나 망상이 않으면 부림이 없어, 반연하여 의식의 머무름이 없다. 반연하여 의식의 머무름이 없기 때문에 정신과 물질에 들어가지 않고, 정신과 물질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남, 늙음,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멸하나니, 이렇게 하여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61. 사량경 3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헤아림이 있고 망상이 있으면 곧 부림에 반연하여 의식의 머무름이 있다. 반연하여 의식의 머무름이 있기 때문에 정신과 물질에 들어가고, 정신과 물질에 들어가기 때문에 곧 나고 죽음이 있으며, 나고 죽음이 있기 때문에 곧 미래 세상의 남, 늙음,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생기나니, 이렇게 하여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이느니라.
만일 헤아리지 않고 망상이 않으면 부림이 없어, 반연하여 의식의 머무름이 없다. 반연하여 의식의 머무름이 없기 때문에 정신과 물질에 들어가지 않고, 정신과 물질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곧 가고 옴이 없으며, 가고 옴이 없기 때문에 곧 나고 죽음이 없고, 나고 죽음이 없기 때문에 미래 세상의 남, 늙음,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멸하나니, 이렇게 하여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62. 다문제자경(多聞弟子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많이 아는 비구가 있다. 어떻게 여래는 많이 아는 비구를 내세우는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시고 법의 눈이시며 법의 의지[依]이십니다. 오직 원하옵노니 많이 아는 비구들은 그것을 들은 뒤에 마땅히 받아 받들어 행할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모든 비구들이여, 만일 어떤 비구가 늙음, 병, 죽음을 듣고 싫어하고 욕심을 떠나고 멸해 다하는 법을 내면, 그것을 많이 아는 비구라 하느니라. 이와 같이 남, 존재, 잡음, 욕망, 느낌, 닿임, 六 입처, 정신과 물질, 의식, 지어감에 대하여 싫어하고 욕심을 떠나고 멸해 다하는 법을 내면 그것을 많이 아는 비구라 하나니, 이것을 여래가 많이 아는 비구를 내세우는 것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63. 설법비구경(說法比丘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설법하는 비구가 있다. 어떤 것이 설법하는 비구이며, 어떻게 여래는 설법하는 비구를 내세우는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시고 법의 눈이시며 법의 의지이십니다. 오직 원하옵노니 세존께서는 설법하는 비구를 말씀하여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그것을 들은 뒤에는 마땅히 받아 받들어 행할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만일 어떤 비구가 늙음, 병, 죽음에 대하여, 싫어하고 욕심을 떠나고 멸해 다하는 법을 내는 것을 설명하면, 그것을 설법하는 비구라 한다. 이와 같이 남, 존재, 잡음, 욕망, 느낌, 닿임, 六 입처, 정신과 물질, 의식, 지어감에 대해서, 싫어하고 욕심을 떠나고 멸해 다하는 법을 내는 것을 설명하면 이것을 설법하는 비구라 하나니, 모든 비구들이여, 이것을 여래가 설법하는 비구를 내세우는 것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64. 설법경(說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법을 따르고 법으로 향하는 것>이 있다. 비구들이여, 어떤 것을 법을 따르고 법으로 향하는 것이라 하는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시요 법의 눈이시며 법의 의지이십니다. 오직 원하옵노니 말씀하여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그것을 들은 뒤에 받들어 행할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만일 비구가 늙음, 병, 죽음에 대하여 싫어하고 욕심을 떠나고 멸해 다하는 곳으로 향하면, 이것을 <법을 따르고 법으로 향하는 것>이라 하나니, 이와 같이 남[生]내지, 지어감에 대해 싫어하고, 욕심을 떠나고 멸해 다하는 곳으로 향하면 비구들이여, 이것을 여래가 내세우는 <법을 따르고 법으로 향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