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 제24권
잡아함경(雜阿含經) 제 24권
605. 염처경(念處經) 1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네 가지 염처(念處)가 있으니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觀)하는 염처와, 느낌[受]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는 염처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06. 염처경 2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네 가지 염처가 있으니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는 염처와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는 염처이니라.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이 네 가지 염처를 닦아 익혀 만족하고,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07. 정경(淨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일승(一乘)의 길이 있어 모든 중생을 깨끗하게 하여, 근심과 슬픔을 건너고 번민과 고통을 없애어 참다운 법을 얻게 한다. 이른바 네 가지 염처이니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몸을 몸으로 관하는 염처와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는 염처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08. 감로경(甘露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만일 비구가 네 가지 염처를 떠나면 곧 참다운 성인의 법을 떠나게 될 것이요, 참다운 성인의 법을 떠나면 곧 성인의 도(道)를 떠나게 되고, 성인의 도를 떠나면 곧 <단 이슬 법>을 떠나게 되고, 단 이슬 법을 떠나면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리니, '그는 괴로움에서 해탈을 얻지 못한다'고 나는 말하느니라. 만일 비구가 네 가지 염처를 떠나지 않으면 성인의 참다운 법을 떠나지 않게 될 것이요, 성인의 참다운 법을 떠나지 않으면 성인의 도를 떠나지 않고, 성인의 도를 떠나지 않으면 <단 이슬 법>을 떠나지 않고, 단 이슬 법을 떠나지 않으면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고통을 벗어나리니 '그는 온갖 괴로움에서 벗어났다'고 나는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09. 집경(集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나는 지금 네 가지 염처의 쌓임[集]과 네 가지 염처의 없어짐[滅]을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어떤 것을 네 가지 염처의 모임과 없어짐이라 하는가. 음식이 모이면 몸이 모이고, 음식이 없어지면 몸이 없어진다. 이와 같이 몸을 따라 모임의 관에 머무르고, 몸을 따라 없어짐의 관에 머무르나니, 몸을 따라 모임과 없어짐의 관에 머무르면, 모든 세간에 대해 취(取)할 바가 아주 없어지느니라. 이와 같이 닿임[觸]이 모이면 느낌[受]이 모이고, 닿임이 없어지면 느낌이 없어진다. 이와 같이 모이는 법을 따라 느낌을 관하여 머무르고, 없어지는 법을 따라 느낌을 관하여 머무르나니, 모이고 없어지는 법을 따라 느낌을 관하여 머무르면, 곧 의지할 바가 없이 머무르게 되어 모든 세간에 대해 전연 취할 바가 없느니라. 심신(心身)이 모이면 마음이 모이고, 심신이 없어지면 마음이 없어진다. 모이는 법을 따라 마음을 관하여 머무르고, 없어지는 법을 따라 마음을 관하여 머무르나니, 모이고 없어지는 법을 따라 마음을 관하여 머무르면, 곧 의지할 바가 없이 머무르게 되어, 모든 세간에 대해 취할 바가 없느니라. 기억이 모이면 법이 모이고, 기억이 없어지면 법이 없어진다. 모이는 법을 따라 법을 관하여 머무르고, 없어지는 법을 따라 법을 관하여 머무르며, 모이고 없어지는 법을 따라 법을 관하여 머무르면, 모든 세간에 대해 곧 취할 바가 없어지나니, 이것을 네 가지 염처의 모임과 네 가지 염처의 없어짐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10. 정념경(正念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나는 네 가지 염처 닦기를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어떤 것을 네 가지 염처 닦기라 하는가. 이른바 안 몸을 몸으로 관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써 세간의 근심과 슬픔을 항복 받고, 바깥 몸과 안팎 몸을 관하여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써 세간의 근심과 슬픔을 항복 받는다. 이와 같이 느낌과 마음에 있어서도 그러하며, 법의 안 법과 바깥 법과 안팎 법을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세간의 근심과 슬픔을 항복 받나니, 이것을 비구의 네 가지 염처 닦기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과거와 미래에 있어서 네 가지 염처 닦기도 또한 이와 같다고 말한다.)
611. 선취경(善聚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착한 법 무더기와 착하지 않은 법 무더기가 있다. 어떤 것을 착한 법 무더기라 하는가. 이른바 네 가지 염처이니 이것은 바른 말이다. 왜 그러냐 하면 순전히 원만하고 깨끗한 무더기란 네 가지 염처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는 염처와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는 염처이니라. 어떤 것을 착하지 않은 법 무더기라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덮음이니 이것은 바른 말이다. 순전히 원만하지 못한 착하지 않은 무더기란 다섯 가지 덮음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다섯이라 하는가. 탐욕, 성냄, 잠, 들뜸, 의심의 덮음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12. 궁경(弓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마치 사람이 네 가지 든든한 활을 가지고 센 힘으로 기술을 부려 타알라[多羅] 나무 그림자를 쏘면 빨리 지나가 걸림이 없는 것처럼, 이와 같이 여래의 네 성문(聲聞)은 훌륭한 방편과 날카로운 능력과 지혜로써 백 년의 목숨을 마칠 때까지, 여래에게서 백 년 동안의 설법과 가르침을 받을 때, 다만 밥 먹고 글 쓰고 잠잘 때만 제하고 항상 말하고, 항상 듣고, 지혜는 밝고 날카로와, 여래의 말씀을 속까지 받아 가져 막힘이 없어, 여래에게 두 번 묻지 않더라도 여래의 설법은 끝이 없는 것이다. 또 백 년의 목숨이 다하도록 법을 들어 목숨이 다하더라도 여래의 설법은 다할 수 없나니, 마땅히 알라. 여래의 설법은 한량이 없고 끝이 없으며, 단어와 귀절과 뜻과 몸도 또한 한량이 없고 끝이 없다. 이른바 네 가지 염처이니,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몸의 염처와 느낌과 마음과 법의 염처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일체의 사염처경(四念處經)은 이 모든 귀절[總句]로써 다하나니, 그러므로 비구는 이 네 가지 염처를 닦아 익히고 왕성한 욕심을 일으켜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613. 불선취경(不善聚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착하지 않은 무더기와 착한 무더기가 있다. 어떤 것이 착하지 않은 무더기인가. 이른바 착하지 않은 뿌리이니 이것은 바른 말이다. 왜 그러냐 하면, 순전히 착하지 않은 무더기란 세 가지 착하지 않은 뿌리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탐욕의 착하지 않은 뿌리와 성냄, 어리석음의 착하지 않은 뿌리이니라. 어떤 것을 착한 무더기라 하는가. 이른바 네 가지 염처이다. 왜 그러냐 하면, 순전히 착함이 원만하고 갖춘 것이란 네 가지 염처이기 때문이니, 이것은 착한 말이다.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의 염처와 느낌, 마음, 법의 염처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 세 가지 착하지 않은 뿌리와 같이, 몸의 나쁜 행, 입과 뜻의 나쁜 행의 세 가지 나쁜 행과 탐내는 생각, 성내는 생각, 해치는 생각의 세 가지 생각과 탐내는 감각, 성내는 감각, 해치는 감각의 세 가지 감각과 욕심의 세계, 성냄의 세계, 해침의 세계의 세 가지 세계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14. 대장부경(大丈夫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어떤 비구는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바 대장부란 어떤 것을 대장부라 하며, 어떤 것을 대장부가 아니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그 비구에게 말씀하시었다.
"장하다! 비구는 여래에게 대장부의 뜻을 묻는구나.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를 위해 말하리라. 만일 비구나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면서, 마음이 욕심을 떠나지 못하고, 해탈을 얻어 모든 번뇌를 다하지 못하면, 그는 대장부가 아니라고 나는 말한다. 무슨 까닭인가.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비구가 느낌과 마음에 있어서도 그러하며,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면서 마음이 욕심을 떠나지 못하고, 해탈을 얻어 모든 번뇌를 다하지 못하면 '그는 대장부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 왜 그러냐 하면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니라.
만일 비구가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마음이 욕심을 떠나게 되고 마음이 해탈을 얻어 모든 번뇌를 다하면, '그는 대장부다'고 나는 말한다. 왜 그러냐 하면, 마음이 해탈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느낌과 마음에 있어서도 그러하며,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는 마음이 탐욕을 떠나고 마음이 해탈을 얻어 모든 번뇌를 다하면 '그는 대장부다'고 나는 말한다. 왜 그러냐 하면, 마음이 해탈하였기 때문이다. 비구여, 이것이 대장부와 대장부가 아니라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그 발에 예배하고 떠나갔다.
615. 비구니경(比丘尼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밥을 빌러 슈라아바스티이성으로 들어가다가 도중에서 '나는 먼저 비구니 절에 가리라'고 생각하고, 곧 비구니 절로 갔다. 여러 비구니들은 멀리서 존자 아아난다가 오는 것을 보고, 곧 자리를 펴 앉기를 청하였다. 때에 비구니들은 존자 아아난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사뢰었다.
"우리 비구니들은 네 가지 염처를 닦아 마음을 매어 머무르는데, 앞의 부분보다 뒤의 부분이 보다 훌륭하다는 것을 스스로 아나이다."
존자 아아난다는 비구니들에게 말하였다.
"좋구나! 누이들이여, 너희들의 마로가 같이 공부하여야 한다. 무릇 네 가지 염처를 닦아 마음을 매어 잘 머무르는 이는 그와 같이 앞, 뒤의 낫고 못함을 알아야 한다."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여러 비구니들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슈라아바스티이성에서 밥을 빌고 돌아와 가사와 바리를 챙기고, 발을 씻은 뒤에,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비구니들의 말을 자세히 사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시었다.
"좋고 좋다! 그렇게 공부하여야 한다. 네 가지 염처에 마음을 매어 잘 머무르면 앞, 뒤의 낫고 못함을 아느니라. 왜 그러냐 하면, 마음이 밖에서 구(求)한 뒤에야 제어하여, 그 마음을 찾게 하나니, 산란한 마음은 해탈하지 못한다고 참다이 알기 때문이니라. 만일 비구가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게 되면, 혹 몸이 잠에 빠지고, 마음과 법이 게을러지더라도, 그 비구는 깨끗한 믿음을 일으키고 깨끗한 모양을 취(取)할 것이다. 깨끗한 믿는 마음을 일으키고 깨끗한 모양을 기억하면 그 마음이 즐거울 것이요, 즐거운 뒤에는 기쁨이 생길 것이요, 그 마음이 기쁜 뒤에는 몸이 편히 쉴 것이요, 몸이 편히 쉬면 곧 몸의 즐거움을 받을 것이요, 몸의 즐거움을 받은 뒤에는 그 마음이 정(定)할 것이요, 마음이 정하면 그는 곧 거룩한 제자이니라. 마땅히 이렇게 공부하여야 한다. 즉 '나는 이 이치에 있어서 밖으로 흩어지는 마음을 거두어 쉬게 하여, 머트러운 생각과 세밀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머트럽거나 세밀한 생각이 없이 모든 것을 버린 마음으로 즐거이 머무르자'고. 즐거이 머무르면 참다이 아나니, 느낌과 마음과 법 생각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고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아아난다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16. 주사경(廚士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마땅히 자기 마음을 잡아 밖으로 흩어지게 하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만일 비구가 어리석어, 분별하지 못하고 현명하지 못하여, 자기 마음을 잡지 않고 바깥 형상을 취(取)하면, 그 때에는 타락하여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요리사(料理師)가 어리석어 분별하지 못하여 좋은 방편을 쓰지 않고, 여러 가지 맛을 조화하여 주인을 받들 때에, 시고 맵고 짜고 싱거운 것이 자기 뜻에 맞지 않고, 주인의 즐기는 시고 맵고 짜고 싱거운 여러 가지 맛의 조화를 잘 얻지 못하거나, 혹은 친히 주인을 모실 때에, 가까운 사람에게 그 필요한 것을 물어 보고 그 즐기는 것을 듣고, 그 마음을 잘 알아 스스로 마음을 쓰지마는, 여러 가지 맛을 잘 조화하지 못한 채 주인을 받들 때에, 만일 그 뜻에 맞지 않으면 주인은 기뻐하지 않을 것이니, 기뻐하지 않기 때문에 상도 타지 못할 것이요, 또 사랑도 받지 못할 것이다. 어리석은 비구도 그와 같아서 분별하지 못하고 현명하지 못하여, 몸을 몸으로 관하여 머물러 큰 번뇌를 끊지 못하고, 그 마음을 거두어 잡지 못하며, 또한 안 마음의 안정을 얻지 못하고, 훌륭하고 묘한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얻지 못하고, 다시 네 가지의 왕성한 마음 법으로써 현세에서 즐거이 머물러, 일찍 얻지 못한 안온한 <열반>을 얻지 못하면, 이것을 비구가 어리석어 분별하지 못하고 현명하지 못하여, 안 마음을 잘 거두어 잡지 못하고 바깥 형상을 취해 스스로 장애가 생기는 것이라 하느니라.
만일 어떤 비구가 슬기롭고 변재(辯才) 있어, 좋은 방편으로 안 마음을 잡아가진 뒤에 바깥 형상을 취하면, 그는 뒷날 마침내 타락해 스스로 장애가 생기지 않느니라. 비유하면 요리사가 슬기롭고 총명하여 좋은 방편으로 주인에게 공양할 때에 여러 가지 맛을 조화하여, 주인의 즐기는 시고 맵고 짜고 싱거운 맛을 알아 여러 가지 맛을 조화하여 그 마음에 맞을 때, 주인의 즐기는 맛을 알아 주주 자주 받들면, 주인은 즐겨하여 반드시 녹(祿)을 주고, 몇 곱이나 사랑이 더할 것이다. 이 슬기롭고 영리한 요리사는 주인의 마음을 잘 알아 가지는 것처럼 비구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큰 번뇌를 끊고 그 마음을 잘 거두어, 안 마음이 고요히 쉬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네 가지 왕성한 마음 법을 얻어, 현세에서 즐거이 머무르면서 일찍 얻지 못한 안온한 열반을 얻는다. 이것을 비구가 슬기롭고 변재 있어 좋은 방편으로, 안 마음을 잡아 가지고 바깥 형상을 거두어 가져, 마침내 타락해 스스로 장애가 생기는 일이 없는 것이라 하나니, 느낌과 마음과 법의 관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17. 조경(鳥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옛날 라아파[羅婆]라는 새는 매[鷹]에게 잡히어 허공으로 날아올라 공중에서 부르짖었다.
"나는 지각이 없어서 이런 변을 당했구나. 나는 공연히 부모의 경계를 비록 떠나 딴 곳에서 놀았기 때문에 이런 변을 당한 것이다. 오늘 이렇게 남에게 곤난을 겪으면서 자유를 얻지 못하니 장차 어찌하리."
매는 라아파에게 말하였다.
"너는 어디 네 경계가 있어 자유를 얻겠는가."
"나는 밭 언덕 밑에 내 경계가 있어 모든 어려움을 면할 수 있다. 그것은 내 집이요 부모의 경계다."
매는 라아파에게 교만한 생각으로 말하였다.
"너를 놓아 밭 언덕 밑으로 돌아가게 하리니 능히 내게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이에 라아파는 매 발톱에서 벗어나게 되어 밭 언덕 큰 흙덩이 밑으로 돌아가 편안히 머무르게 되자, 흙덩이 위에 나와 매와 싸우고자 하였다. 매는 크게 성을 내어
"이 조그만 놈이 감히 나와 싸우려고 한다."
하고, 잔뜩 성을 내어 세차게 날아 바로 쳤다. 그러자 라아파는 흙덩이 밑으로 들어가고 매는 나는 힘에 몰려, 가슴을 단단한 흙덩이에 받아 몸이 부서져 곧 죽었다. 때에 라아파는 흙덩이 밑에 푹 엎드려 우러러보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매가 잔뜩 힘 부려 내려오자
라아파는 제 경계 의지하였다.
사납게 일어나는 성내는 힘을 따라
그 몸을 부수는 화(禍)를 입었네.
나는 샅샅이 환히 밝게 알아
스스로 내 경계 의지하나니
원수를 항복 받고 마음 기쁘며
스스로 돌아보아 그 힘을 즐겨하네.
비록 너에게 사납고 어리석은
백천 마리 큰 코끼리 힘이 있어도
그것은 마침내 내 지혜의
十六분의 一에도 미치지 못하거니
훌륭하고 뛰어난 내 지혜 보라.
저 새파란 매를 죽여 버렸네.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그 매는 어리석어 친한 부모의 경계를 스스로 버리고 딴 곳에서 놀다가 그러한 재앙을 당했느니라. 너희 비구들도 또한 그와 같이, 다녀야 할 자기 경계를 잘 지키고 남의 경계 떠나기를 배워야 하느니라. 비구들이여, 딴 곳과 남의 경계란 이른바 다섯 가지 탐욕 경계이니, 눈으로 마음에 드는 빛을 보면 그 묘한 빛을 사랑하여 욕심으로써 물들어 집착한다. 귀로 소리를 분별하고 코로 냄새를 분별하며 혀로 맛을 분별하고 몸으로 닿임을 분별하여 마음에 들면, 그 묘한 닿임을 사랑하여 욕심으로써 물들어 집착하나니, 이것을 비구의 딴 곳과 남의 경계라 하느니라. 비구들이여, 자기 곳과 부모 경계란 곧 네 가지 염처(念處)이니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는 염처와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는 염처이니,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자기 다닐 곳과 부모의 경계에서 스스로 노닐고 딴 곳과 남의 경계를 떠나기를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18. 사과경(四果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네 가지 염처를 많이 닦아 익히면 네 가지 결과, 즉 네 가지 복리(福利)를 얻을 것이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스로타아판나[須陀洹], 사트리다아가아민[斯陀含], 아나아가아민[阿那含], 아라한[阿羅漢]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19. 사타가경(私陀伽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코샬라(拘薩羅)의 세간에 계시면서 세다카[私陀伽] 촌락 북쪽에 있는 심사파[身恕] 숲속에 노닐으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옛날에 어떤 당기(幢旗) 놀이 광대는 어깨에 당기를 세우고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당기 위에서 밑으로 구부려 나를 붙들라. 나도 너희들을 붙드리라.'
그리하여 서로 붙들고 재주를 부려 많은 재물을 벌었다. 때에 제자들은 그 스승에게 말하였다.
'그렇게 하지 말고 제각기 자기를 지키면서 재주를 부려 많은 재물을 벌어야 하겠습니다. 몸은 사고 없이 편안히 내려올 수 있을 것입니다.'
스승은 대답하였다.
'너희들 말대로 제각기 자리를 지켜라. 그런데 그 이치는 내가 말한 것과 같다. 자기가 스스로 보호할 때 그것은 곧 남을 보호하는 것이요, 남이 스스로 보호할 때 그것도 또한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다.'
마음이 스스로 친근하고 서로 닦아 익히어 보호함을 따라 체험을 얻으면, 이것을 스스로 보호하고 남을 보호하는 것이라 한다. 어떻게 스스로 보호하고 남을 보호하는가. 남을 두려워하지 않고 남을 어기지 않으며, 남을 해치지 않고 인자한 마음으로 남을 가엾이 여기면, 이것을 스스로 보호하고 남을 보호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한다. 즉 가지를 보호하는 이도 네 가지 염처를 닦아야 하고 남을 보호하는 이도 또한 네 가지 염처를 닦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20. 원후경(猿 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큰 설산(雪山) 속의 찬 얼음이 있는 험한 곳에는 원숭이도 없는데 어떻게 사람이 있겠는가. 혹 어떤 산에는 원숭이는 사는데 사람은 없으며, 혹 어떤 산에는 사람과 짐승이 함께 살았다. 사냥꾼은 원숭이들이 다니는 곳에 밀떡 아교를 풀에 발라 두었는데, 영리한 원숭이는 그것을 멀리 피해 갔지마는, 어리석은 원숭이는 그것을 멀리 피하지 않고 손을 조금 대면 곧 손이 붙고, 다시 다른 손으로 그것을 떼려 하면 곧 두손이 다 붙으며, 발로써 떼려 하면 다시 발이 붙고, 입으로 풀을 물면 곧 입이 붙는다. 다섯 곳이 함께 붙어 쓰러져 땅에 누었으면, 사냥꾼은 와서 막대기로 꿰어 짊어지고 간다. 비구들이여, 알아야 한다. 어리석은 그 원숭이는 자기 경계인 부모가 사는 곳을 버리고 남의 경계에 놀다가 그런 고통을 당하느니라. 그와 같이 비구들이여, 어리석은 범부는 촌락을 의지해 살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밥을 빌 때에, 그 몸을 잘 단속하지 않고 감관을 지키지 않아서, 눈으로 빛을 보고는 곧 집착하고, 귀의 소리, 코의 냄새, 혀의 맛, 몸의 닿임에 모두 집착하나니, 어리석은 비구는 안의 감관과 바깥 대상의 다섯 가지에 묶이어서는 악마 욕망대로 따르게 된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한다. 즉, '내가 다닐 곳인 부모의 경계를 의지해 살고 다른 곳인 남의 경계를 따라가지 말자'고.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자기가 다닐 곳인 부모의 경계인가. 이른바 네 가지 염처이니,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21. 연소비구경(年少比丘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젊은 비구들은 어떻게 가르쳐야 하며 그들을 위해 어떻게 설법하여야 하리이까."
부처님께서는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시었다.
"이 여러 젊은 비구들은 네 가지 염처를 닦아 익히게 하여야 한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放逸)하지 않아,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마음을 고요히 정(定)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몸과 느낌, 마음을 알고,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정하게 하며, 나아가서는 법을 아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일 비구로서 아직 배우는 자리에 있어 더 나아가지 못하고 안온한 열반을 구하는 자라면,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정하게 하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정하게 하면, 나아가서는 법에서 멀리 떠나게 되기 때문이다. 또 만일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마치고, 모든 무거운 짐을 버리고, 모든 맺음[結]을 다하고 바로 알아 잘 해탈하였더라도, 그 때에 있어서도 또한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기를 닦아,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정하게 하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면, 나아가서는 법에서 멀리 떠나게 되기 때문이니라."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622. 암라녀경(菴羅女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밧지[跋祗]국의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베샤알리[毘舍利]의 암바파알리[菴羅]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암바파알리라는 여자는, 세존께서 밧지국의 세간에 노닐으시다가 암바파알리동산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 세존께 나아가 공경하고 공양하려고, 곧 수레를 장엄하고 베샤알리성을 나가 암바파알리동산 문에 이르러 수레에서 내려 걸어가다가, 세존께서 대중들에게 둘러싸이어 설법하시는 것을 멀리서 보았다. 세존께서도 멀리서 암바파알리 여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너희들 비구는 힘써 마음을 거두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있어라. 지금 암바파알리 여인이 온다. 그러므로 너희들을 경계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비구가 힘써 마음을 거두어 머무르는 것이라 하는가. 비구는 이미 생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끊어야 하나니, 욕심을 내어 방편으로 꾸준히 힘서 마음을 거두고, 아직 생기지 않은 악하고 착하지 안은 법은 일어나지 않게 하고, 아직 생기지 않은 착하지 법은 일어나게 하며, 이미 생긴 착한 법은 언제나 있어 잊지 않게 하여, 닦아 익히고 더하고 차게 하며, 욕심을 내어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마음을 거두면, 이것을 비구의 힘써 마음을 거두어 머무르는 것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비구의 바른 지혜라 하는가. 비구는 가고 오는 거동이 항상 바른 지혜를 따르나니, 돌아보기나 바라보기와 굽히고 펴기와 구부리고 우러르기와 옷과 바리를 가지기와, 가고 머무르고 앉고 눕기와, 자고 깨고 말하고 잠잠하기가 다 바른 지혜를 따라 머무르면 이것을 바른 지혜라 한다. 어떤 것을 바른 생각이라 하는가. 만일 비구가 안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받는다. 이와 같이 느낌과 마음에 있어서도 그러하며,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세상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받으면 이것을 비구의 바른 생각이라 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힘써 그 마음을 거두어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이어야 한다. 지금 암바파알리 여인이 온다. 그러므로 너희들을 경계하는 것이다."
때에 암바파알리 여인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어나 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암바파알리 여인을 위하여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치고 기쁘게 한 뒤에 잠자코 있었다. 그 때에 암바파알리 여인은 옷을 여미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원하옵노니 세존이시여, 대중들과 함께 내일 저의 집에서 점심 공양을 받아 주소서."
때에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으시었다. 암바파알리 여인은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 주심을 알고는, 그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자기 집에 돌아가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고 자리를 벌려 놓은 뒤에 이른 아침에 사람을 보내어, 부처님께 때가 되었다고 여쭈었다. 때에 세존께서는 대중과 함께 암바파알리 여인 집에 나아가 자리에 앉으셨다. 암바파알리 여인은 손수 갖가지 음식을 공양하였다. 공양이 끝나 손을 씻고 양치질하고 바리도 씻었다. 때에 암바파알리 여인은 작은 평상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아 설법을 들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암바파알리 여인을 위해, <따라 기뻐하는 게송>을 말씀하시었다.
보시하는 이는 사람들이 사랑하고
많은 사람들 그 이를 따르나니
그 이름은 날로 더욱 높아 가
멀리나 가까이나 두루 돌리네.
대중과 함께 있어 언제나 부드럽고
아낌을 떠났으매 두려움이 없나니
그러므로 그 지혜로운 보시는
아낌을 아주 끊어 남음이 없네.
도리천( 利天)에 태어나
긴 밤 동안에 괘락을 받고
목숨이 다하도록 언제나 덕을 닦아
기쁜 동산[歡喜園]에서 오락이 끝없나니
온갖 가지의 하늘 음악이 있고
다섯 가지 향락은 그 마음 즐겁게 하네.
그는 이 인간 세상에 있어
부처님의 말씀하신 법을 들으며
그 <잘간이[善逝]>의 제자가 되었다가
그 바꿔나기[化生] 받음을 즐겨하나니.
그 때에 세존께서는 암바파알리 여인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치고 기쁘게 하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623. 세간경(世間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아라아나시이[波羅奈]의 선인(仙人)이 살던 사슴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세상에서는 미색(美色)을 말한다. 세상의 미색이란 능히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모여 보게 하는가."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세상에 미색이 있다면 세상의 미색이란, 갖가지의 노래와 춤과 음악으로, 극히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모여 보게 하는가."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세상에 미색이 있다면 세상의 미색이란, 한 곳에서 갖가지로 노래하고 춤추며 음악과 웃음을 지을 때 다시 많은 사람이 구름처럼 모이는데, 혹 어떤 사부(士夫)는 어리석거나 미련하지 않아, 즐거움을 즐기고 괴로움을 등지며, 살기를 탐하고 죽기를 두려워한다는 어떤 사람이 그에게 말하기를
'사부여, 너는 기름이 가득한 바리를 가지고 세상의 미색이 있는 대중 가운데를 지나가라. 사람을 잘 죽이는 어떤 사람을 시켜 칼을 빼어 들고 너를 따르게 하여, 만일 기름 한 방울이라도 떨어뜨리면 곧 네 목숨을 베게 하리라'고 한다면, 어떤가 비구들이여, 그 기름 바리를 가진 사부는 과연 기름 바리를 생각하지 않고, 사람 죽이는 이도 생각하지 않고서, 그 기녀(伎女)나 대중을 바라볼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 그러냐 하면, 세존이시여, 그 사부는 그 뒤에 있는 칼을 빼어 든 사람을 보기 때문입니다. 그는 언제나 생각할 것입니다. 즉 '내가 만일 기름 한 방울이라도 떨어뜨리면 저 칼을 든 사람은 반듯이 내 머리를 벨 것이다'고. 오직 그 마음을 오롯하게 하여 기름 바리에 생각을 잡아매고, 세상의 미색과 대중 속을 천천히 걸어 지나갈 것이요, 감히 사방을 돌아보지 않을 것입니다."
"그와 같이 비구들이여,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몸을 바로 하고 스스로 소중히 여겨, 그 마음을 오롯하게 하여 소리나 빛을 돌아보지 않고, 모든 것을 거두어 잡아 마음이 몸의 염처(念處)에 머무르면, 그는 곧 내 제자여 내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이니라. 어떤 것을 비구가 몸을 바로 하고 스스로 소중히 여겨, 그 마음을 오롯하게 하여 소리나 빛을 돌아보지 않고, 모든 것을 거두어 잡아 마음이 몸의 염처에 머무르는 것이라 하는가. 그와 같은 비구는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으며,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도 또한 그와 같나니, 이것을 비구가 몸을 바로 하고 스스로 소중히 여겨, 그 마음을 오롯하게 하여 소리나 빛을 돌아보지 않고, 마음을 잘 거두어 잡아 네 가지 염처에 머무르는 것이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알뜰한 마음과 바른 생각으로
기름 바리를 보호해 가지 듯
그 마음을 그 따라 보호하면
일찍이 이르지 못했던 곳
지극히 어려움도 지나갈 수 있으리.
훌륭하고 묘하며 또 미세한
모든 부처님의 말씀하신 바
그 가르침의 날카로운 칼을
마땅히 그 마음 오롯하게 하여
알뜰히 보호해 가져야 하네.
저 못난 범부들의
방일하는 그 일로는
이러한 방일하지 않은
가르침에는 들어가지 못하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24. 울저가경(鬱低迦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웃티야[鬱迦]는 부처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장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설법하여 주시면, 저는 그 법을 듣고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알뜰히 생각하여 방일하지 않고 머무르면서 그 까닭을 생각하겠나이다. 즉 '착한 남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바른 믿음으로 집을 나가 도를 배우는 것은 위에서 널리 말한 바와 같이....... 나아가서는 후생 몸을 받지 않는 데 있다'고."
부처님께서는 웃티야에게 말씀하시었다.
"그렇고 그러하다. 너의 말과 같다. 그러나 다만 내가 말할 법은 내 마음을 기쁘게 하지 못하리니, 네가 사업을 성취하지 못한다면, 내 뒤를 따른다 하더라도 아무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요 도리어 장애만 생기겠기 때문이다."
웃티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법을 가지고 저는 곧 세존 마음을 기쁘게 하고 저 사업을 성취하여 장애가 생기지 않게 하겠나이다. 원하옵노니 세존께서 저를 위해 설법하여 주시면, 저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알뜰히 생각하여 방일하지 않고 머무르면서, 위에서 널리 말한 것처럼..... 나아가서는 후생 몸을 받지 않겠나이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청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웃티야에게 말씀하시었다.
"너는 먼저 그 본래의 업(業)을 깨끗이 하고, 그리고 범행(梵行)을 닦아 익혀야 하느니라."
웃티야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지금 어떻게 본래의 업을 깨끗이 하고 범행을 닦아 익혀야 하리이까."
부처님께서는 웃티야에게 말씀하시었다.
"너는 먼저 그 계율을 깨끗이 하고 그 소견을 곧게 하여 세 가지 업ᄋ르 두루 갖춘 뒤에 네 가지 염처를 닦아야 한다. 어떤 것이 넷인가. 안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알뜰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라. 이와 같이 바깥 몸과 안팎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고 널리 말하는 것이다."
때에 웃티야다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따라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때에 웃티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은 뒤에 혼자 고요한 곳에서 알뜰히 생각하여, 방일하지 않고 머무르면서 그 까닭을 생각하였다. 즉 '착한 남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을 나가 도를 배우는 것은....... 나아가서는 후생 몸을 받지 않는 데 있다'고.
(웃티야의 물음과 같이, 다른 비구의 물음에도 또한 위에서와 같이 말씀하셨다.)
625. 파혜가경(婆醯迦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었다. 때에 바아히야[婆醯迦]라는 비구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장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설법하여 주소서."
(앞의 <울저가경>에서 널리 말한 것과 같다. 다만 다른 것은)
"그와 같이 바아히야여, 본래의 업이 청정하여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면 모든 악마를 뛰어넘는다.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면 모든 악마를 뛰어넘게 되느니라."
때에 바아히야 비구는 부처님의 설법과 훈계를 들은 뒤에,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리고 혼자 고요한 곳에서 알뜰히 생각하여 방일하지 않고 머무르면서........ 나아가서는 후생 몸을 받지 않았다.
626. 비구경(比丘經)
(제 2경도 위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다른 것은)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나고 죽음을 뛰어넘느니라."
627. 아나율타경(阿那律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아니룻다[阿那律陀]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비구가 아직 배움 자리[學地]에 머물러 있으면서, 위로 나아가 안온한 열반을 얻지 못하였으면서도, 방편으로써 그것을 구한다면, 그 성스러운 제자는 어떻게 바른 법률을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혀야, 모든 번뇌가 다하고..... 나아가서는 후생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알게 되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니룻다에게 말씀하시었다.
"만일 성스러운 제자로서 아직 배움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서, 위로 나아가 안온한 열반을 얻지 못하였으면서도, 방편으로써 그것을 구한다면, 그는 그 때에는, 안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고, 이와 같이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한다. 이와 같이 성스러운 제자가 많이 닦아 익히면 번뇌가 다하게 되고...... 나아가서는 후생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아느니라."
그 때에 존자 아니룻다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628. 계경(戒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아탈리풋트라[巴蓮弗]읍 닭숲[鷄林] 절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우다아인[優陀夷]과 존자 아아난다[阿難陀]도 파아탈리풋트라읍 닭숲 절에 있었다. 그 때에 존자 우다아인은 존자 아아난다에게 나아가 서로 인사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물러앉아 존자 아아난다에게 말하였다.
"여래, 응공, 등정각께서 아시는 바와 보시는 바로, 여러 비구들을 위해 거룩한 계율을 말씀하시어, 끊거나 깨거나 가리거나 떠나거나 집착하지 않고 완전히 잘 가지게 하는 것은 지혜로운 이의 칭찬하고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여래, 응등정각께서 보시는 바로,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거룩한 계율을 말씀하시어, 끊거나 깨지 않게 하고.... 나아가서는 지혜로운 이가 칭찬하고 미워하지 않는 것인가."
존자 아아난다는 우다아인에게 말하였다.
"네 가지 염처를 닦게 하기 위해서이다.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다."
때에 두 정사(正士)는 서로 이야기한 뒤에 제각기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629. 불퇴전경(不退轉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아탈리풋트라읍 닭숲 절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와 존자 밧다[跋陀]도 거기 있었다. 때에 존자 밧다는 존자 아아난다에게 물었다.
"어떤 법을 많이 닦아 익혀야만 타락하지 않게 되는가."
존자 아아난다는 존자 밧다에게 말하였다.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수행하는 이를 타락하지 않게 하는 법이 있다. 이른바 네 가지 염처이니,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다."
때에 두 정사는 서로 이야기한 뒤에 제각기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630. 계경(戒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아탈리풋트라읍 닭숲 절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와 존자 밧다도 거기 있었다. 때에 존자 밧다는 존자 아아난다에게 물었다.
"어떤 법을 많이 닦아 익히면 깨끗하지 않은 중생을 깨끗하게 하고 광택을 더욱 더하게 하는가."
존자 아아난다는 존자 밧다에게 말하였다.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깨끗하지 않은 중생을 깨끗하게 하고, 광택을 더욱 더하게 하는 법이 있다. 이른바 네 가지 염처이니,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다."
때에 두 정사는 서로 이야기한 뒤에 제각기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631. 도피안경(度彼岸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아탈리풋트라읍 닭숲 절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와 존자 밧다도 거기 있었다. 때에 존자 밧다는 존자 아아난다에게 물었다.
"어떤 법을 많이 닦아 익히면 저 언덕에 이르지 못한 중생을 저 언덕에 이르게 하는가."
존자 아아난다는 존자 밧다에게 말하였다.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저 언덕에 이르지 못한 중생을 저 언덕에 이르게 하는 법이 있다. 이른바 네 가지 염처이니,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다."
때에 두 정사는 서로 이야기한 뒤에 제각기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632. 아라한경(阿羅漢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아탈리풋트라읍 닭숲 절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와 존자 밧다도 거기 있었다. 때에 존자 밧다는 존자 아아난다에게 물었다.
"어떤 법을 많이 닦아 익히면, 아라한을 얻는가."
존자 아아난다는 존자 밧다에게 말하였다.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아라한을 얻는 법이 있다. 이른바 네 가지 염처이니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다."
때에 두 정사는 서로 이야기한 뒤에 제각기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633. 일체법경(一切法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아탈리풋트라읍 닭숲 절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일체 법이라고 말하는데, 일체 법이란 네 가지 염처를 말하는 것이니, 이것은 바른 말이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34. 현성경(賢聖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아탈리풋트라읍 닭숲 절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만일 비구로서 네 가지 염처를 많이 닦아 익히면 현성(賢聖)의 뛰어남[出離]이라 할 것이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출리(出離)와 같이,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고, 큰 결과를 얻고, 큰 복된 이익을 얻고, 단 이슬 법을 얻고, 단 이슬 법을 완전히 성취하고, 단 이슬 법을 증득하는 데 있어서도 위에서와 같이 널리 말씀하시었다.'
635. 광택경(光澤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아탈리풋트라읍 닭숲 절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만일 비구로서 네 가지 염처를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아직 깨끗하지 않은 중생은 깨끗하고, 이미 깨끗한 중생은 광택을 더욱 더하게 된다. 어떤 것이 넷인가. 이른바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고,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중생을 깨끗하게 하는 것과 같이, 저 언덕에 건너지 못한 이를 건너게 하고, 아라한을 얻고, 벽지불(壁支佛)을 얻고, 아누다라삼약삼보리를 얻는 데 있어서도 위에서와 같이 말씀하셨다.'
636. 비구경(比丘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아탈리풋트라읍 닭숲 절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너희들에게 네 가지 염처 닦기를 말하리라. 어떤 것을 네 가지 염처 닦기라 하는가. 비구들이여, 여래, 응정각,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께서 세상에 나와 바른 법을 연설할 때에, 위의 말도 좋고 가운데 말도 좋고 밑의 말도 또한 좋으며, 좋은 이치와 좋은 뜻이 순일(純一)하고 원만하고 깨끗하여 범행(梵行)을 나타내 보이신다. 만일 족성자(族姓子)와 족성녀(族姓女)들이 부처님을 따라 법을 듣고, 깨끗한 믿는 마음을 얻어 그대로 공부할 때에는, 가정 생활의 화합은 향락의 허물이요 번뇌의 결박임을 보고, 쓸쓸하고 한가한 곳에 살기를 즐겨하여 집을 나와 도를 배우면, 집에 있기를 즐겨하지 않고 집이 없이 살면서, 한결같이 청정하고자 하여, 그 목숨이 다할 때까지 순일하고 원만하고 깨끗하여, 범행(梵行)이 깨끗하고 조촐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을 나와 집이 없이 도를 배우자'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재물과 친족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을 나와 집이 없이 도를 배우되, 몸의 행을 바로 하고 입의 네 가지 허물을 단속하고 바른 생활이 청정하여, 성현의 계율을 익히고 모든 감관의 문을 지키어, 마음을 단속하고 생각을 바로 하여, 눈으로 빛깔을 볼 때에도 그 형상을 취하지 아니한다. 만일 눈이 계율답지 않은 것에 머무르면 세간의 탐욕과 근심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항상 마음에서 새어나온다. 그러나 그는 이제 눈에서 바른 계율을 일으키나니, 귀, 코, 혀, 뜻에서 바른 계율을 일으키는 것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그는 성현의 바른 계율을 성취함으로써 감관을 잘 거두어 잡아, 가고 오고 돌고 돌아보기와, 굽히고 펴고 앉고 눕기와, 자고 깨고 말하고 잠잠하기를 모두 지혜에 머물러 지혜를 바르게 한다. 그는 이러한 성인의 계율을 성취하여, 감관을 지켜 단속하고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고요히 세간을 멀리 떠나, 쓸쓸한 곳이나 나무 밑이나 고요한 방에 홀로 앉아, 바른 몸과 바른 생각으로 편안히 머무르는 데 마음을 매어,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끊고, 탐욕을 떠나 탐욕을 깨끗이 버리며, 세간의 성냄과 잠과 들뜸과 의심을 끊고, 성냄과 잠과 들뜸과 의심을 떠나, 성냄과 잠과 들뜸과 의심을 깨끗이 버린다. 그리하여 다섯 가지 덮개의 번뇌로써, 마음과 슬기와 힘을 약하게 하는 모든 장애로서 열반에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을 끊는다. 그러므로 안 몸을 몸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으며, 이와 같이 바깥 몸을 바깥 몸으로, 안팎 몸을 안팎 몸으로,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생각에 머무르는 것도 또한 그러하나니, 이것을 비구의 네 가지 염처 닦기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37. 바라제목차경(波羅提木叉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네 가지 염처를 닦아야 한다."
(위에서 널리 말씀하신 것과 같다. 다른 것은)
"....... 나아가서는 이렇게 집을 나온 뒤에 고요한 곳에 머물러 푸라아티목사[波羅提木叉]를 거두어 잡아 계율의 행을 두루 갖추어, 조그마한 죄에도 크게 두려워하며, 계율을 받아 가져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살생을 즐겨하지 않으며...... 나아가서는 모든 업(業)의 자취에 대해서도 앞에서 말한 것과 같느니라. 가사와 바리가 몸을 따르는 것은 새의 두 날개와 같나니, 이와 같이 계율을 성취하여 네 가지 염처를 닦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38. 순타경(純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마가다[摩竭提]의 나알라[那羅] 부락에서 병으로 열반하였다.
춘다[純陀] 사미(沙彌)는 그를 간호하고 공양하였는데, 존자 샤아리풋트리가 병으로 열반하자, 춘다 사미는 존자 샤아리풋트라를 공양한 뒤에 남은 사리(舍利)를 줍고 가사와 바리를 가지고 라아자그리하성으로 가서, 가사와 바리를 챙기고 발을 씻은 뒤에, 존자 아아난다에게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서서 아뢰었다.
"존자여 알으소서. 우리 화상(和上)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이미 열반하였습니다. 나는 그 사리와 가사와 바리를 가지고 왔습니다."
존자 아아난다는 춘다 사미 말을 듣고, 부처님께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온 몸이 풀리고 천지가 뒤바뀌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나이다. 춘다 사미는 제게 와서 말하였나이다. '화상 샤아리풋트라는 이미 열반하여, 남은 사리와 가사와 바리를 가지고 왔다'고 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어떤가. 아아난다여, 그 샤아리풋트라는 받은 바 계율의 몸을 가지고 열반하는가. 선정(禪定)의 몸, 지혜의 몸, 해탈의 몸, 해탈지견(解脫知見)의 몸으로 열반하였는가."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시었다.
"법 따위는 내 스스로 아는 것으로서 등정각을 이루어 말한 것이니, 이른바 네 가지 염처와 네 가지 바른 끊음, 네 가지 신통, 다섯 가지 뿌리, 다섯 가지 힘, 일곱 가지 깨달음의 갈래, 여덟 가지 길의 갈래를 가지고 열반하였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비록 받은 바 계율의 몸과..... 나아가서는 도품(道品)의 법을 가지지 않고 열반하였더라도, 존자 샤아리풋트라는 계율을 가지고 많이 듣고,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며, 항상 세간을 멀리 떠나고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생각을 거두어 편안히 머무르고 한마음으로 선정에 들며, 빠르고 날랜 지혜, 깊고 날카로운 지혜, 뛰어나는 지혜, 분별하는 지혜, 큰 지혜, 넓은 지혜, 매우 깊은 지혜, 짝없는 따위 지혜의 보배를 성취하여, 보이고 가르치고 비추고 기쁘게 하며 잘 칭찬하면서 대중을 위해 설법하였나이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저는 법을 위하고 법을 받는 이를 위해 근심하고 괴로워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시었다.
"너는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앉거나 일어나거나 혹은 하는 일은 다 함[爲]이 있는 무너지는 법이니 어떻게 무너지지 않겠는가. 아무리 무너지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전에 이미 말한 것처럼, 사랑하고 생각하는 일체의 갖가지 물건과 뜻에 맞는 일은 다 어기고 떠나는 법으로서 언제나 보존할 수 없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큰 나무의 뿌리, 줄기, 가지, 잎, 꽃, 열매가 무성할 때에 큰 가지가 먼저 부러지고, 큰 보배 산의 큰 바위가 먼저 무너지는 것처럼, 여래의 대중 권속에서는 저 큰 성문(聲聞)이 먼저 열반한 것이다. 만일 저기에 샤아리풋트라가 있으면 저기에서 나는 곧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기에 나는 헛되지 않다. 샤아리풋트라가 있었기 때문이니 내가 전에 이미 말한 것이다. 아아난다여, 너는 지금 내가 전에 이미 말한 것처럼, 사랑할 만한 갖가지 뜻에 맞는 일은 다 떠나는 법이니, 그러므로 너는 지금 그다지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 아아난다여, 알아야 한다. 여래도 오래지 않아 지나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아아난다여, 마땅히 스스로 피난처[洲]가 되어 스스로 의지하고, 법을 피난처로 삼아 법을 의지하고, 다른 것을 피난처로 삼지 말고 다른 것을 의지하지 말라."
아아난다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스스로 피난처가 되어 스스로 의지하고, 법을 피난처로 삼아 법을 의지하고, 다른 것을 피난처로 삼지 않고 다른 것을 의지하지 않는 것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시었다.
"만일 비구가 몸을 몸으로 관하는 염처에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고, 이와 같이 바깥 몸과 안팎 몸과, 느낌, 마음, 법을 법으로 관하는 염처에 있어서도 그러하다고 말한다. 아아난다여, 이것을 스스로 피난처가 되어 스스로 의지하고 법을 피난처로 삼아 법을 의지하고, 다른 것을 피난처로 삼지 않고 다른 것을 의지하지 않는 것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639. 포살경(布薩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투라국(摩偸羅國) 발타라강(跋陀羅江) 가에 있는 산개암라(傘蓋菴羅) 숲 속에 계셨는데, 존자 샤아리풋트라와 목갈라아야나가 열반한 지 오래지 않았었다. 세존께서는 그 달 보름날 우파바사타[布薩] 때에 대중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대중 모임을 관찰하신 뒤에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나는 대중을 관찰하다가 허공을 보았다. 그것은 샤아리풋트라와 목갈라아야나가 열반하였기 때문이다. 내 성문(聲聞)으로서 오직 이 두 사람만이 잘 설법하고 훈계하고 가르치고 변설이 만족하였었다. 재물에는 돈 재물과 법 재물 두 가지가 있다. 돈 재물은 세상 사람을 따라 구하고 법 재물은 샤아리풋트라와 목갈라아야나를 따라 구하였더니, 여래는 이미 세상재물과 법 재물에서 떠났구나. 그러나 너희들은 샤아리풋트라와 목갈라아야나가 열반하였다고 하여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
비유하면 큰 나무의 뿌리, 줄기, 가지, 잎, 꽃, 열매가 무성할 때에는 큰 가지가 먼저 부러지고, 보배 산에는 큰 바위가 먼저 무너지는 것처럼, 여래의 대중 가운데서는 샤아리풋트라와 목갈라아야나의 두 큰 성문이 먼저 열반한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 생긴 법, 일어난 법, 지어진 법, 만든 법의 무너지는 법으로서 어떻게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 있겠는가. 아무리 무너지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전에 이미 말한 것처럼, 모든 사랑할 만한 물건은 모두 떠나고 흩어지는 데로 돌아가는 것이니, 나도 오래지 않아 지나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즉 '스스로 피난처가 되어 스스로 의지하고, 법을 피난처로 삼아 법을 의지하고, 다른 것을 피난처로 삼지 말고 다른 것을 의지하지 않아야 한다'고. 이른바 안으로 몸을 몸으로 관하여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고, 이와 같이 바깥 몸을 바깥 몸으로, 안팎 몸을 안팎 몸으로, 느낌을 느낌으로, 마음을 마음으로, 법을 법으로 관하여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생각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하나니, 이것을 '스스로 피난처가 되어 스스로 의지하고, 법을 피난처로 삼아 법에 의지하고, 다른 것을 피난처로 삼지 않고 다른 것을 의지하지 않는 것'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