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사존자 1) 자신을 싫어하는 게송을 읊은 반기사존자
존자 바기사(婆耆舍)는 출가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다음과 같은 위의(威儀)가 있었다. 즉 촌락이나 도시를 의지해 살고 있으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촌락이나 도시에서 걸식할 때에는, 그 몸을 잘 단속하고 모든 감관의 문을 지켜, 마음을 거두고 생각을 잡아매었다.
걸식을 마치고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는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고 발을 씻은 다음 방에 들어가 좌선하였으며, 선정에서 빠르게 깨어나도 걸식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수시로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고 훈계해주는 사람도 없었으므로 마음이 편하고 즐겁지 않아 두루 감추고 깊이 숨어 살았다.
그 때 존자 바기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익을 얻지 못한다. 이익이란 얻기 어려운 것이니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는 수시로 가르쳐 주거나 가르쳐 훈계하는 이가 없기 때문에 편하고 즐겁지 못해 두루 감추고 깊이 숨어서 살아간다. 나는 이제 자기 몸을 싫어하는 게송[自厭之偈]으로 찬탄하리라.'
그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즐겁거나 즐겁지 않은 것 다 버리고
일체 탐하는 생각까지 다 버려서
가까이 있는 것에 아무 작용이 없고
더러움을 여읜 이를 비구라 한다.
여섯 가지 느낌 있는 심상(心想)이 있어
온 세간을 치달려 돌아다니면서
악하고 착하지 못한 것 숨겨 덮어주고
능히 피부를 버리지 못하며
더러움으로 마음에 즐거움을 삼는
그런 사람은 비구라 부르지 않는다.
남음이 있는 번뇌에 묶여도
보고 듣고 깨닫고 분별하여
탐욕을 밝게 깨달아 아는 이
다시는 그것에 물들지 않나니
이와 같이 물들지 않는 사람들을
곧 모니(牟尼)라고 부른다네.
온 땅덩이나 또 허공이나
이 세간의 모든 현상들
그것은 모두 사라지는 것들이라
적연(寂然)히 스스로 결정되네.
오래도록 법의 그릇 닦아 익히고
또 삼마제(三摩提)를 얻으며
접촉하지 않고 아첨이나 거짓이 없어
그 마음 지극히 순수해지면
그 성인 오래도록 열반에 들으리니
생각 모아 열반의 시기를 기다리네.
그 때 존자 바기사는 자신의 몸뚱이를 싫어하여 여의는 게송을 말한 뒤에, 마음이 스스로 열려 즐겁지 않은 따위를 밝게 깨달아 즐거워하는 마음으로 머물렀다.
不樂經 대정장 2/330 하~331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875~1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