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불제자

난타존자 (2) ‘불을 불로써 끄는 방법’으로 부처님께서 지도하여 깨달음을 이룬 난타존자.

다르마 러브 2013. 9. 5. 10:51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난다[難陀]는 범행 닦기를 견디지 못해 법옷을 벗고 속인의 행을 따르려고 하였다. 때에 여러 비구들은 세존께 나아가 사뢰었다.

“난다 비구는 범행 닦기를 견디지 못하여 법옷을 벗고 속인의 행을 따르려 하나이다.”

세존께서는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난다에게 가서 여래가 그대를 부른다고 일러라.”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부처님 분부를 받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곧 떠났다. 그는 난다에게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그대를 부르시오.”

“곧 가겠오.”

난다비구는 그 비구를 따라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어떠냐, 난다야. 너는 과연 범행 닦기를 즐겨 하지 않고, 법옷을 벗고 속인의 행을 따르려 하느냐.”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이냐, 난다야.”

“음욕이 불꽃처럼 일어나 스스로 억제할 수 없나이다.”

“어떠냐, 난다야. 너는 이름 있는 집 자재로서 집을 나와 도를 배우지 않느냐.”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름 있는 집 자제로서 견고한 믿음으로 집을 나와 도를 배우나이다.”

“이름 있는 집 자제인 너로서는 그런 일은 옳지 않다. 집을 버리고 도를 배우면서 청정한 행을 닦는데, 어찌하여 바른 법을 버리고 더러운 것을 친하려 하느냐.

난다야, 알라. 그 법을 친하면 마침내 만족할 줄을 모를 것이다. 어떤 것이 두 가지 법인가. 이른바 음욕과 술마시기이니, 이것이 만족할 줄 모르는 두 가지 법이다. 어떤 사람이라도 이 두 가지 법을 친하면 마침내 만족할 줄을 모르느니라. 따라서 그 행의 결과로 말미암아 또한 함이 없는 곳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난다야, 이 두 가지 법을 버리기를 생각하면 뒤에는 반드시 번뇌 없는 과보를 얻을 것이다. 이제부터 난다야, 범행을 잘 닦아라. 도로 나아가는 결과는 이것으로 말미암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붕을 촘촘히 덮지 않으면

비가 내리매 곧 새나니

사람이 범행을 닦지 않으면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샌다.

 

지붕을 여물고 촘촘하게 덮으면

비가 내려도 새지 않나니

사람이 능히 범행 닦으면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없어진다.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이름 있는 자제는 음욕이 매우 많구나. 나는 이제 불로써 불을 끄리라’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신력으로서 손으로 난다를 잡고,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에 난다를 향산(香山)위로 데리고 갔다. 그 산 위에는 바위굴이 있고 그 굴속에는 애꾸눈 원숭이가 살고 있었다. 세존은 오른 손으로 난다를 잡고 물으셨다.

“난다야, 너는 이 애꾸눈 원숭이를 보느냐.”

“보나이다, 세존이시여.”

“너의 아내 석씨 종족 순다리이[孫陀利]가 아름다우냐, 이 애꾸눈 원숭이가 아름다우냐.”

“이 원숭이는 마치 어떤 사람이 추악한 개 코를 다치고 거기에 다시 독약을 발라 그 개가 갑절이나 흉악한 것 같나이다. 순다리이 색시와 이 애꾸눈 원숭이는 비교가 되지 않나이다. 마치 큰 불 더미가 산과 들을 태울 때에 마른 섶나무를 거기에 보태면 불은 더욱 왕성해지는 것처럼 저는 지금 저 색시를 생각하여 마음에서 떠나지 않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에 그 산에서 사라져 三十三천으로 가셨다. 그 때에 三十三천의 여러 하늘들은 모두 선법 강당(善法講堂)에 모여 있었다. 선법 강당에서 멀리 않은 곳에 다시 궁전이 있어서 五백 천녀들이 서로 즐겁게 놀고 있었다. 온통 여자 뿐이요, 남자는 없었다. 난다는 멀리서 五백 천녀들이 풍악을 잡히면서 서로 즐겁게 노는 것을 보고 세존께 사뢰었다.

“저것은 어떤 천녀이기에 풍악을 잡히면서 즐겁게 놀고 있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난다야, 네가 가서 물어 보라.”

존자 난다는 곧 궁전에 들어가 五백 천녀들을 보았다. 여러 백 가지의 좋은 자리를 폈는데 모두 여자 뿐이요 남자는 하나도 없었다. 존자 난다는 그 천녀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어떤 천녀이기에 이처럼 서로 즐거이 노는가.”

천녀들은 말하였다.

“우리들 五백 명은 모두 청정하여 남편이 없습니다. 우리가 들으매 세존의 제자에 난다라는 이가 있는데 그는 부처님의 이종(姨從)으로써, 여래 밑에서 범행을 깨끗이 닦는다고 합니다.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장차 여기 태어나 우리들의 남편이 되어 서로 즐길 것입니다.”

존자 난다는 못내 기뻐하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세존의 제자요. 또 그의 이종이다. 이 여러 천녀들은 다 내 아내가 될 것이다’고. 그 때에 난다는 곧 물러 와 세존께 나아갔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난다야, 저 미녀들은 무엇이라고 말하던가.”

난다는 대답하였다.

“저 천녀들은 각각 이렇게 말하였나이다. ‘우리는 모두 남편이 없습니다. 들으매 세존의 제자로서 범행을 잘 닦는 이가 있는데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여기 와서 태어날 것입니다’고 하였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난다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난다는 대답하였다.

“저는 그 때에 곧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나는 세존의 제자요 또 그의 이종이다. 이 여러 천녀들은 장차 다 내 아내가 될 것이다’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매우 유쾌한 일이다. 난다야, 네가 범행을 잘 닦으면 나는 너를 위해 이 五백 여자들로 하여금 다 너를 시봉하게 하여 이를 증명하리라.”

세존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어떠냐, 난다야. 순다리이 색시가 아름다우냐, 저 五백 천녀들이 아름다우냐.”

난다는 대답하였다.

“마치 저 산꼭대기의 애꾸눈 원숭이가 순다리이 앞에서는 빛깔도 없고 모양도 없는 것처럼 순다리이도 저 천녀들 앞에 있으면 또한 아무 빛깔도 없고 모양도 없을 것이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범행을 잘 닦아라. 나는 너에게 그 五백의 천녀를 얻도록 보증할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불로써 난다의 불을 끄리라’고. 그래서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가 펴는 동안에 오른 손으로 난다의 팔을 잡고 지옥으로 데리고 갔다. 그 때에 지옥 속의 중생들은 여러 가지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지옥에는 빈 큰 가마 하나만 있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그것을 보고 몹시 두려워해 몸의 털이 다 일어서면서 세존께 사뢰었다.

“이 여러 중생들은 모두 고통을 받는데 오직 이 가마는 비어 있고 사람은 없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여기는 아비(阿毘)지옥이라 하는 곳이다.”

때에 난다는 더욱 겁이 나서 온 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그는 세존께 사뢰었다.

“이 아비 지옥만이 비어 있사온데 여기는 죄인이 없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난다야, 제가 가서 물어 보라.”

난다는 곧 가서 물었다.

“옥졸이여, 여기는 무슨 지옥인데 텅 비어 사람이 없는가.”

옥졸은 대답하였다.

“비구여, 알라. 석가모니 제자 난다는 여래 밑에서 범행을 깨끗이 닦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좋은 곳 천상에 태어나서, 천년 동안 살면서 스스로 쾌락을 누릴 것이다. 그러다가 그는 거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이 아비 지옥에 날 것이다. 이 빈 가마는 곧 그의 집이 될 것이다.”

존자 난다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겁이 나서 온 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빈 가마는 바로 내 집이구나’고. 그는 세존께 돌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사뢰었다.

“제 참회를 받아 주소서. 저는 죄의 인연으로 범행을 닦지 않고 여래를 괴롭혔나이다.”

때에 존자 난다는 다시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의 삶이란 귀할 것 없고

하늘 목숨도 다하면 죽나니

지옥은 아프고 쓰라리고 괴로운 것

오직 열반의 즐거움만이 있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네 말과 같다. 열반만이 가장 즐거운 것이다. 난다야, 너의 참회를 받아 주노라. 너는 어리석었다. 그러나 이제 내 앞에서 스스로 그 허물을 알았구나. 나는 이제 네 참회를 들어준다. 뒤에는 다시 범하지 말라.”

세존께서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에 손으로 난다를 붙들고 지옥에서 사라져,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으로 돌아왔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난다야, 너는 지금부터 두 가지 법을 닦아라. 어떤 것이 두 가지 법인가. 이른바 지(止)와 관(觀)이다. 다시 두 가지 법을 닦아라. 어떤 것이 두 가지 법인가. 나고 죽는 것은 즐거워 할 것이 아니요, 열반이 즐거움을 아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법을 닦아라. 어떤 것이 두 가지 법인가. 이른바 지혜와 변재이다.”

세존께서는 이런 여러 가지 법을 난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존자 난다는 세존의 가르침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 발에 예배하고 이내 물러갔다. 그는 곧 안타동산[安陀園]으로 가서 한 나무 밑에서 가부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로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여래의 그런 가르침을 생각하였다.

이 때에 존자 난다는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언제나 여래의 가르침을 생각하여 잠시도 버리지 않았다. 그리하여 이름 있는 집 자제로서 굳센 믿음으로 집을 나와 도를 배우고 위없는 범행을 닦아,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여실히 알게 되었다.

그 때에 존자 난다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아라한이 되어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고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한 쪽에 앉아 세존께 사뢰었다.

“세존께서는 전에 五백 천녀를 저에게 허락하여 증명하셨지마는 저는 이제 다 버렸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성취되었구나. 나도 곧 너를 버리겠노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난다를 보매

사문의 법을 닦아 행하여

그 어떤 악도 모두 그치고

두타행에 이지러짐 없구나.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라한이 된 사람은 바로 난다 비구요,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는 이도 바로 난다 비구이니라.”

그 때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難陀經2 대정장 2/591 상~592 하; 한글대장경 『증일아함경』9권,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