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암 대웅전 주련
조성연대 : 1980
규격 및 제원 : 정면 세칸, 측면 두칸, 24평(5포 9포)
형태 및 구조 : 다포(내4출목 외2출목), 팔작지붕(겹처마)
대웅전은 1979년~1980년 문화재 보조금 및 신도성금으로 설치복원되었다.
편액
조성연대 : 1980
크기 : 234*80cm
해서, 양각
주련
조성연대 1980
크기 : 28.5*180*6cm
초서, 양각
주련설명
천척사륜직하수 千尺絲綸直下垂 천길되는 낚싯줄을 곧게바로 드리우니
일파재동만파수 一波纔動萬波隨 한물결이 일어나매 만물결이 따르도다.
야정수한어불식 夜靜水寒魚不食 적막한밤 물은차서 고기물지 아니하니
만선공재월명귀 滿舩空載月明歸 한배가득 텅빈채로 달빛싣고 돌아오네.
이 시를 지은 사람은 화정선자(華亭舡子, ?~?)입니다. 당나라 때의 약산유엄(藥山惟儼)이라는 유명한 선사의 제자입니다. 원래 법명은 덕성(德誠)인데 스승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뒤에 세상으로 나와 지금의 절강성 소주(蘇州) 화정현(華亭縣)에서 작은 배 한 척을 강물에 띄우고 오가는 사람들을 태워주며. 배를 타는 사람들에게 인연과 기틀에 따라 법을 설했습니다.
화정선자의 이 시는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이 깔끔한 선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무욕(無慾)의 세계, 텅 빈 충만의 세계로 통하는 것입니다.
시의 전반부 두 구는 세속 삶의 일상을 묘사합니다. 긴 낚싯줄을 곧장 아래로 드리운다는 것은 물고기를 잡으려는 욕망의 표현이고 물결이 일렁이는 것은 욕망을 따라오는 번민과 갈등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긴 낚싯줄은 큰 물고기를 잡으려는 것이니, 깊은 수행으로 깨달음을 이루겠다는 수행자의 의지로 읽는 것이 보다 의미 있습니다. 그래서 선사의 마음은 물고기[욕심]를 잡는 데 있는 것이 아니므로, 선정의 세계 즉 ‘고요한 밤’ 그것도 고기가 입질도 하지 않는 고요한 밤으로 장면을 전환시킵니다. 그리하여 결국 텅 빈 배에 밝은 달빛만 싣고 돌아오는 경지를 드러냅니다.
당연히 텅 빈 배는 무욕의 극치이고 밝은 달빛은 깨달음의 세계이며 고요한 밤은 선정수행이 극에 달한 경지일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시정은 매우 서정적인 듯하지만 그 안에 펄떡이는 깨달음의 활구가 이 시의 매력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