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소치는 사람 난도(難屠)가 부처님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막대기를 들고 소를 먹이고 있었다. 그는 비구가 떠난 뒤에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이쪽 언덕에도 닿지 않고, 저쪽 언덕에도 닿지 않으며, 물 속에 잠기지도 않고, 섬에 걸리지도 않고, 사람이 가져가지도 않았으며, 사람 아닌 이들이 가져가지도 않았고, 소용돌이치는 물에 빨려 들어가지도 않았으며, 또 썩지도 않았습니다. 저도 출가하여 세존의 바른 법과 율 안에서 범행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소치는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소를 주인에게 돌려보내지 않겠느냐?"
소치는 이가 말하였다.
"저 소들은 다 송아지가 있으니 스스로 제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굳이 돌려보내려고 애쓸 것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소치는 이에게 말씀하셨다.
"그 소들은 제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만 너는 남에게 옷을 얻어 입고 밥을 먹고 있었으니 돌아가서 너의 집 주인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그 때 소치는 이는 부처님의 분부를 듣고 기뻐하면서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그 때 존자 사리불(舍利弗)도 그 자리에 있었다. 소치는 이가 떠난 지 오래되지 않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소치는 이 난도가 출가하려고 하는데, 세존께서는 왜 집으로 돌려보내셨습니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소치는 이 난도가 속가에 돌아가 다섯 가지 향락을 누리면서 살 리가 없기 때문이니라. 소를 주인에게 돌려주고 나면 곧 스스로 돌아와 나의 법과 율 안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범행을 깨끗이 닦을 것이며,……(내지) ……결국에는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아라한이 될 것이다."
그 때 소치는 이 난도는 소를 주인에게 돌려준 다음에 부처님 계신 곳으로 다시 돌아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소는 이미 주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제가 바른 법과 율 안에서 출가하여 도 배우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소 치던 이 난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바른 법과 율 안에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의 신분을 얻게 될 것이다."
그는 출가하여 생각하였다.
'족성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 아닌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까닭은 범행을 더욱 열심히 닦아서……(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아라한이 되는 데 있다.'
流樹經 대정장 2/315 상~중;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778~1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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