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나찰 귀신들은 제 자리에 있을 수 없어 제각기 달아났다. 그래서 다시는 바이샤알리 성에 들어오지 못했으므로 모든 병자들은 병이 낫게 되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잔나비 못 가에 노닐으셨다. 그 나라 사람들은 모두 의복, 음식, 침구, 의약으로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였다. 그리고 그 귀천을 따라 제각기 부처님과 비구 중에게 공양하고 또 여덟 가지 재를 닦되 그 때를 놓치지 않았다.
그 때에 바이샤알리 성안에는 여섯 가람의 외도 스승이 있어 거기서 교화하고 있었다. 이른바 여섯 스승이란 푸우라나 카아샤파, 아지타, 고오사알라, 파쿠다카챠아야나, 산쟈아렐라티, 니그르그란타들이었다. 이 여섯 스승들은 한 곳에 모여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문 고오타마가 이 바이샤알리 성에 머무르면서 사람들의 공양을 받으므로 우리는 그들의 공양을 받지 못한다. 우리는 저에게 가서 변론해 보자.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가."
푸우라나 카아샤파는 말하였다.
"모든 사문, 바라문들은 남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방편으로 힐난하자. 이것은 사문, 바라문의 법이 아니다. 그리고 저 고오타마 사문도 남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방편으로 그를 힐난하자. 우리는 어떻게 그와 변론할까."
아지타는 말하였다.
"보시는 없다. 받는 이도 없고 주는 이도 없다. 또 이승, 저승도 없고 중생도 없고 선, 악의 갚음도 없다."
고오사알라는 말하였다.
"강가강 가에 살면서 헤아릴 수 없이 사람을 죽여 시체가 산처럼 쌓이고, 또 강가강 왼쪽에 살면서 온갖 공덕을 짓는다 하여도 그 때문에 오는 아무 선, 악의 갚음은 없다."
파쿠다카챠아야나는 말하였다.
"강가강 왼쪽에서 보시하고 계율을 가지며 때때로 이바지해 모자람이 없게 하더라고 그에 따른 복의 갚음은 없다."
산쟈아렐라티는 말하였다.
"말도 없고 말의 갚음도 없다. 침묵만이 즐겁다."
니그르그란타는 말하였다.
"말도 없고 말의 갚음도 없다. 사문 고오타마도 사람이요 나도 사람이다. 고오타마가 아는 것이 있으면 우리도 아는 것이 있다. 사문 고오타마에게 신통이 있으면 우리에게도 신통이 있다. 만일 그가 한 가지 신통을 나타내면 우리는 두 가지 신통을 나타내고, 그가 두 가지면 우리는 네 가지로 그가 네 가지면, 우리는 여덟 가지로, 그가 여덟 가지면 우리는 열 여섯 가지로 그리고 그가 열 여섯 가지를 나타내면 우리는 서른 두 가지로 나타내어 언제나 많게 해 그에게 굽히지 않으면, 넉넉히 그와 힘을 겨룰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 그가 우리 변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것은 곧 그의 허물이다.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다시는 그를 공양하지 않을 것이니 우리가 그 공양을 얻게 될 것이다."
이 때에 어떤 비구니는 이 말을 듣고 말했다. '저 여섯 스승은 한 곳에 모여 사문 고오타마는 남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넉넉히 저이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고. 그 때에 그 수로 비구니는 허공을 날아올라 그 여섯 스승들에게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무도 우리 스승 짝할 이 없고
가장 높아 그보다 나은 이 없다
나는 바로 그 분의 한 제자로
이름은 수로 비구니니라.
만일 너희들 어떤 깨침 있으면
나와 더불어 함께 변론해 보자
나는 낱낱이 그 물음에 대답하되
사슴을 억누르는 사자처럼 하리라.
거룩한 우리 스승 제해 놓고는
여래라 일컬을 이 본래 없나니
나는 지금 하나의 비구니로서
넉넉히 너희들 외도 항복 받으리.
비구니가 이렇게 말할 때 그들은 그 얼굴조차 우러러보지 못하였다. 하물며 변론할 수 있었겠는가.
그 때에 바이샤알리 성 사람들은 멀리서 비구니가 허공에서 여섯 스승과 변론할 때에 여섯 스승들이 능히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모두 칭찬하고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저 여섯 스승들도 오늘 저에게 항복하였다."
그 때에 여섯 스승들은 큰 근심에 잠겨 바이샤알리 성을 떠나 다시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 때에 비구들은 수로 비구니가 여섯 스승들과 변론해 이겼다는 말을 듣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그 사실을 세존께 자세히 사뢰었다.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로 비구니는 큰 신통과 큰 위신이 있고 지혜롭고 많이 안다. 나는 항상 이렇게 생각한다. '저 여섯 스승들과 변론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고 오직 나와 저 비구니뿐이다'고."
세존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혹 다른 비구니로서 저 비구니처럼 능히 외도를 항복 받는 이를 보았느냐."
비구들은 사뢰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이여, 내 성문 중의 첫째 비구니로서 능히 외도를 항복 받는 이는 바로 저 수로 비구니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727 하~728 상 ;『한글 증일아함경』2, pp. 14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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