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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불교의 임종지도

다르마 러브 2017. 5. 22. 22:32

불교의 임종지도

 

 

 

정 순 태

 

 

 

 

 

 

 

 

 

 

 

 

 

 

 

 

 

 

 

 

 

 

이 논문을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함.

2009년 6월 일

 

 

 

 

 

 

 

 

 

 

 

 

 

 

목 차

 

Ⅰ. 서 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1

2. 연구의 범위와 방법 -------------------------------2

3. 선행연구 ---------------------------------------3

 

Ⅱ. 임종의 개념

1. 용어의 정의 ------------------------------------5

2. 임종의 의미

1) 임종의 생물학적 의미 ----------------------------6

2) 좋은 죽음의 조건 -------------------------------7

3) 삶의 소중함을 인식 ------------------------------7

3. 임종의 현실

1) 임종의 실상 -----------------------------------8

2) 임종의 종교적 현실------------------------------9

 

Ⅲ. 불교의 임종관과 임종지도

1. 불교에서 보는 임종의 과정-------------------------11

2. 불교의 죽음인식과 임종의 불교적 의미 ---------------14

1) 무아의 존재관 - 무아로 회귀하는 시작점 -------------15

2) 윤회의 생사관 - 다음 생의 결정시간 ---------------16

3) 정토의 내세관 - 극락직입의 기회-------------------18

4) 열반 - 깨달음의 자리----------------------------24

5) 기도 - 업장의 소멸 -----------------------------27

3. 임종지도의 개념 ------------------------------30

4. 용어의 설정 ----------------------------------31

5. 불교 임종지도에 대한 문헌적 검토

1) 임종지도에 대한 문헌적 접근 ---------------------32

2) 초급 불교신자를 위한 안내-----------------------35

3) 현행 안내서를 통해 본 임종지도-------------------37

4) 불교 임종의례와 임종지도------------------------41

 

Ⅳ. 불교 임종지도 실천을 위한 제안

1.임종지도의 기본

1) 공유----------------------------------------44

2) 가족의 협력----------------------------------45

3) 종교적 지원----------------------------------45

2. 불교 임종지도의 실천을 위한 제안

1) 고통완화의료서비스와 사전의료지시서의 도입과 활용 ---46

2) 임종예비교실을 운영----------------------------47

3) 불교 임종 지침서의 준비------------------------47

4) 분위기의 변화 --------------------------------48

5) 임종실의 설치--------------------------------49

6) 임종의례의 엄정한 시행--------------------------50

 

Ⅴ. 결 론 --------------------------------------51

 

<참고 문헌> ----------------------------------54

 

 

Ⅰ. 서 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사람들은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사람들의 삶이 성공적인지 아닌지를 죽음의 순간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잘 죽어야 잘 산 것이다. 옛 사람들은 고종명(考終命)을 오복(五福) 중의 하나로 꼽았다. 전 생애에 있어서 삶과 죽음의 갈림길은 짧지만 그 순간인 임종의 의미는 크다.

가족 구조와 생활 주거문화의 변화는 한국인의 생사문화(生死文化)를 가정 중심에서 병원 중심으로 바꾸어 놓았고, 임종의 장소도 가정에서 병원이나 노인 수용시설로 변하게 되었다.

죽음과 관련된 의례인 임종, 장례식, 제사 등도 간소화·상업화·전문화·표준화되어 가고 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적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병의 치료나 통증의 완화만큼 경건한 죽음을 맞는 것도 중요하다. 의학의 발달과 식생활의 향상으로 사람들은 장수하게 되었고, 각종 만성 퇴행성 질환과 말기, 중증환자들이 증가하게 되었다. 그에 맞추어 ‘생명존중정신’에 입각한 의학적, 사회보장적 돌봄인 호스피스는 강화 되었지만, 보다 평온한 죽음,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노력들은 찾아보기 힘든다. 이러한 현상은 효율성과 부의 창출을 최대의 목적으로 삼는 현대사회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 즉, 임종의 과정을 축소시키거나 숨겨버리는 임종 과정 상실의 결과인데, 이는 심각한 죽음의 무시 현상이다. 죽음의 무시는 삶의 가치마저 무시하는 생명 경시 현상으로 발전한다.

장례가 주검의 처리에 관심을 가진다면, 임종은 죽음 바로 앞의 육체와 정신 그리고 몸을 떠나는 영혼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므로 임종자를 돌보는데 있어서 종교의 역할은 크다. 인간은 종교를 통해 죽음과 죽음 이후의 세계를 배우고, 종교 또한 인간에게 죽음에 대비할 것을 주문한다. 죽음의 이해와 수용은 종교와 관습에 따라 이루어지고 임종 또한 종교의 의례로써 그 종교의 죽음관을 반영한다.

생명 경시의 시대인 지금은 종교가 내걸고 있는 구원, 위안, 가르침이 더욱 필요한 때이며 불교도 그 일을 적극적으로 맡아야 할 때이다. 그러나 현재는 불교 상장례의 출발인 임종의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불교 상장례는 일부 신자들의 요청에 의하여 행해지는 시다림과 사후 영혼을 위해 지내는 49재나 천도재가 전부다.

이에 이 책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인 임종의 순간에 대한 의미와 임종에 대한 불교의 가르침을 알아보고 오늘날에 맞는 실천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책은 불교생사관에 기초하여 죽어가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과 돌보는 사람의 정신자세와 행동요령을 제시하여 불자들이 불교 상장례의 시작인 임종의례를 이해하고 불교의 임종지도를 엄정하게 실천케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필자는 불교식 임종의례가 불자들의 결속과 존엄한 죽음문화의 정착에 보탬이 되기 바라며, 모든 불자들이 불교의 가르침 속에서 극락왕생을 이루는데 이 책이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2. 연구의 범위와 방법

 

이 책은 먼저 임종의 의미와 중요성, 임종의 현실에 대하여 살펴보고, 불교 가르침 속에 있는 죽음인식과 불교 임종지도에 대한 내용들을 수집 정리한다. 아울러 죽어가는 과정이 종결되고 죽음의 상태로 전환되는 시점에 대한 불교적 가르침과 의미를 알아본다. 그것을 위하여 현재 불교와 관련된 기관이나 개인이 제시하고 있는 임종에 관한 지침, 안내 내용을 취합하고 분석한다.

불교 임종지도의 필요성과 임종의례에 대한 경전의 자료는 일반 재가 불자들이 쉽게 구해서 볼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하고 오늘날 실천 상황에 대해서는 사찰에서 만든 각종 안내서나 불교 죽음학, 상장례에 대한 서적들의 자료를 수집하였고, 그것을 바탕으로 불교 임종지도의 실천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 임종은 죽음의 임박시기에서부터 죽음 완성기까지로 생존능력을 상실하는 그 마지막 순간을 말한다. 따라서 기존의 ‘죽음에 이른 환자’나 ‘죽을 병에 걸린 환자’라는 용어로 사용된 ‘임종’의 개념보다 시간적으로 죽음을 직면한 아주 짧은 부분을 대상으로 삼는다. 재해사나 돌연사, 자살 등의 사례에서 유발된 임종은 제외한다.

이 책은 죽음과 임종에 관한 불교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다루지만, 죽음이 가지는 개별성(個別性) ․무경험성(無經驗性)·추상성(抽象性) 등의 성격 때문에 죽음에 대한 전반적이고 객관적인 의미를 모두 소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 책은 전문 의례나 포교적(布敎的)· 수행적(修行的) 차원의 연구가 아니고 재가불자(在家佛子)의 관점에서 임종의 불교적 의미를 고찰하며, 바른 임종의 의미 속에 불교의 총체적 가르침이 있음을 알고, 임종의례를 지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과정임을 밝히고자 한다.

 

3. 선행연구

 

임종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은 죽음이나 호스피스, 상장의례(喪葬儀禮)· 신학(神學) 등 다양한 연구에서 볼 수 있으며 크게 5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노인의 죽음인식과 죽음준비교육 프로그램과 관련된 연구

② 호스피스, 종말간호(終末 看護)의 한 부분으로 임종

③ 죽음위기 극복이나 사별상담(死別相談)에서 언급하는 임종

④ 상· 장 의례에 관한 연구에서 다루는 경우

⑤ 죽음의 신학적(神學的) 접근과 목회운영에 관한 연구에서 소개하는 임종

 

불교 입장에서 임종에 대한 연구는 상· 제례 분야에서 접근한 정각(2003, 2007)과 호스피스와 관련한 윤현숙(2004), 장준희(2007) 등이 있다.

정각은 불교 상· 제례에 관한 논문에서 불교 상장례의 의의를 설명하면서 임종의례를 소개한다. 전통 불교식 상장례를 임종행의 · 시다림 · 다비의례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불교의 임종행의는 망자가 임종시 염불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왕생수행과 생천(生天), 재생(再生)의 원(願)과 념(念)의 한 방편으로 존재하는 임종행의(臨終行儀)에 대하여 ‘임종자세(臨終姿勢)와 정념왕생(正念往生)’이라는 항목으로 소개하고 있다.

임종의례에 대한 행법(行法)을 원효 이전 도선(道宣)의『사분율산번보궐행사초(四分律刪繁補闕行事鈔)󰡕의 「간병장송(看病 葬送)」 항목과 원효 이후 선도(善導)의『임종정념결(臨終正念訣)󰡕의 내용,『임종방결(臨終方訣)󰡕의 내용을 소개하고, “임종정념(臨終正念) 행법(行法)은 불교적 죽음인식에서 비롯된 정념왕생(正念往生)의 행법(行法)이며, 시다림 단계 이전의 의례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논문에서는 시다림이나 다비의식의 상세한 절차를 논하기 전에 임종자의 자세와 방향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윤현숙은 불교적 터미널케어 관점에서 본 임종행의(臨終行儀)에 관한 논문에서, 오늘날 의술의 발달은 환자의 연명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연명치료로 인한 환자의 고통이 가중되는 부정적인 측면을 지적하였다. 때문에 “의료와 종교의 협력 아래 터미널케어의 한 부분으로 임종행의(臨終行儀)가 필요하며, 임종행의(臨終行儀)의 목적은 행사(行事)를 밝히고, 염불하기 권함이다”고 하였다.

불교의 임종행의(臨終行儀)는 불교사상을 바탕으로 죽음에 임한 사람의 마음가짐과 병구완의 행의(行儀)를 의미하며,“사람이 삶의 최후인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 및 그 돌봄의 이상적인 상태의 마음가짐과 작법을 보인 것이다”라고 하였다.

장준희는 임종환자에 대한 호스피스 활동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논문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연명의술 대신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위안과 안락을 최대한 베풀고,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의 심리상태에 맞는 불교(특히 진각종)의 호스피스 역할에 대하여 퀴블러 로스의 죽음에 대한 반응 5단계와 연계하여 설명해가고 있다. 진각종 호스피스 활동 5단계 중 넷째 단계를 종결단계라 하였고, 여기에서 환자와 가족의 임종준비에 관한 사항을 소개하고 있다. 환자의 병세나 상황에 따라『육자진언󰡕, 󰡔열반경󰡕, 󰡔법구경󰡕, 󰡔무량수경󰡕, 󰡔잡아함경󰡕, 󰡔화엄경󰡕 등을 읽어 주면서 죽음을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다. 임종행의(臨終行儀)의 불교적인 효용으로 “임종시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고 진언을 염송하여 몸의 고통을 없애고 정견(正見)이 생겨 선정(禪定)에 들어가듯 목숨을 마치니 정토(淨土)에 난다”고 했다.

 

Ⅱ. 임종의 개념

 

1. 용어의 정의

 

사전적인 의미에서 ‘임종’이란 ‘숨을 거둘 때, 또는 죽는 것’을 말하며 일반적으로‘의사가 환자의 사전기(死前期)[죽음에 이르기 직전의 상태]에 입회하여 죽었다는 판단을 내리는 시점’이다. 다른 의미로‘임종’이란‘죽은 사람에 대해 슬퍼하고 애석하게 여기는 일,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 꺼리고 피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좁은 의미의 임종은 다시 삶을 회복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환자들이 죽음의 진단을 받은 시간부터 또는 죽음에 임박한 죽어감(dying)을 말한다. 몸의 기력이 다하고, 호흡이 멈추려는 시간, 남은 가족이 보았을 때 곧 운명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주로‘임종’이라고 하면 이 협의의 개념을 의미한다.

임종과정이 종결되어 죽은 상태로 전환되는 것이 죽음이다. 태어나면 누구나 죽는다는 입장에서 보면, 임종[죽어감]은 출생의 순간부터 시작되며 삶의 과정 전체와 동일한 과정인 것이다.

이외에도 ‘임종’이라는 용어의 범주는 매우 다양하다. 앞의 선행연구에서 보았듯이 임종이나 죽음위기 상담, 임종자의 심리상태에 대한 대부분의 논문은 퀴블러 로스의 ‘임종 5단계’를 인용하고 있다. 원래 이 논문에서 대상은 죽어가는 환자 혹은 죽을 병에 걸린 환자나 말기환자, 시한부 말기환자이지만 이것을 인용할 때 임종자, 임종환자, 임종전환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임종자와 임종환자 또는 말기환자의 의미가 혼용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죽음에 이른 환자가 가지는 5가지 반응’을 말하고 있지만 인용자들은 이 상황을 ‘죽음 5단계’나 ‘임종 5단계’라고 번역하고 인용함으로 임종의 의미를 더욱 복잡하게 한다.

임종의 의미를 죽음에 가까운 사람에게 생의 마지막 48시간이라며 시간을 정하기도 하고, 전통 상장례에서는 초상에서 초종은 곧 초종장사라고 하며 이것을 임종이라 하기도 하며 운명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기독교에서는 사람이 숨을 거두는 것을 운명 또는 죽음이라 하였고, 운명이 다가온 것을 임종이라고 했다. 천주교의 상장예식은 죽음 이전의‘임종예식’과 죽음 후의‘운명예식’으로 구분한다. 이 말로 미루어 보면 임종은 죽음 이전의 시간이고 운명은 숨이 멈추는 시간이다.

한편 불교에서는 상장례의 범주를 임종의례· 시다림· 다비의례의 세 분류로 나누고, 불교상장례의 시작은 임종의례부터라고 정의하고 있다. 임종의례는 임종행의라 부르기도 한다.

 

2. 임종의 의미

 

사람에게 죽음은 확실하고 죽음의 때는 불확실하다. ‘죽음’은 살아 있는 상태의 종결과 죽어가는 과정이 끝난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임종을 통하여 죽음에 이른다. 삶에서 죽음의 상태로 바뀌는 과정이 임종이다.

우리의 삶이 분리와 이행, 통합의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통과의례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출생이 그 앞의 세계인 어머니와의 분리이듯이 죽음도 분리다. 사람의‘죽음’은 ‘임종’을 거쳐 ‘운명’함으로 완성된다. 태어날 때 산고처럼 고통이 따르는 죽음의 과정이며, 불교 경전에서 임종의 의미는 이와 같고, 이 논문에서의 임종의 의미도 이와 같다. 임종이 가지는 의미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임종의 생물학적 의미

죽음은 심장, 허파, 동공 등의 생물학적인 유기체가 생존능력을 상실해 다시 소생할 수 없는 상태이다. 눈의 정기가 없어지며 눈동자가 커지고, 호흡과 혈맥의 박동이 멈추고, 전신이 싸늘해졌을 때를 이른다. 이에 비하여, 임종[죽어감(dying)]은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죽어가는 과정을 말하며 의학적· 법적· 사회적 죽음을 경험해 가는 과정을 말한다.

임종 시간이 되면 나타나는 현상은 오랫동안 잠을 자거나 의식을 차리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호흡 곤란과 가슴에서 심한 소리가 나고, 물을 삼키지 못하고 입안이 건조해지며 소변이 진해진다.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그 차가움이 온몸으로 퍼지고 피부가 희어지거나 파랗게 변한다. 중간 중간 무호흡의 상태를 보이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 때 죽음이 다가온 것을 느끼고 가족에게 마지막 인사나 당부를 하기도 한다. 그 후 다리를 뻗고 숨을 몰아쉬면 육체적 생명이 끝난다. 생명의 끝을 확인한 후 흰 천으로 몸과 얼굴을 덮으면 임종이 끝난다.

의학·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임종은 생명이 끝나는 시간이다. 뇌의 신경과 모든 조직이 죽는 과정이며, 세포 전체의 생명현상이 정지되어 가는 이행과정이다.

 

2) 좋은 죽음의 조건

임종으로 죽음은 시작되고 삶은 완성된다. 죽은 후에 극락이나 천당으로 가느냐 지옥으로 가느냐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삶의 종착점인 임종을 지켜보면 좋은 곳으로 갈 사람인지 그 반대인지를 알 수 있다. 좋은 삶은 좋은 죽음이 있어야 하고, 좋은 죽음은 좋은 임종에 달려 있다.

좋은 죽음, 아름다운 죽음, 존엄스러운 죽음의 조건은 70~80세까지 편안하게 살다가 임종기간은 짧게, 신체적인 고통이나 정신적인 불안, 두려움 없이 자기가 살던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신체적 접촉과 애정을 서로 나누면서, 맑은 정신을 가지고 주치의나 가족, 친구들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렇게 볼 때 임종은 좋은 죽음의 조건 중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다.

 

 

3) 삶의 소중함을 인식시키는 기회

임종의 상황은 임종자에게는 삶의 완성이자 마무리이며, 유가족에게는 떠나보내는 마지막 이별의 순간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사람들은 임종을 지킴으로써 죽음의 이해를 통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죽음은 삶의 한 부분으로 항상 같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면 삶을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타인의 임종을 통해서 사람들은 죽음의 상황을 공유하고 직· 간접적으로 죽음에 대한 태도를 배운다. 죽음을 생각할수록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고, 죽음이 있기에 현재의 삶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3. 임종의 현실

 

1) 임종의 실상

임종은 한 사람이 최후 순간을 어떻게 마감하느냐 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우리는 죽음의 순간도 삶의 한 부분임을 인식한다. 하지만 잘 죽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아직 불안과 공포의 감정에 머물고 있다.

현대인의 과학적 사고는 죽음까지도 과학적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과학에서 보는 죽음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 아니라, 결정되고 통제되어야 할 사안이다. 죽음의 시간에 대한 의학의 통제영역이 확장되고 죽음이 내적 체험의 세계가 아닌 과학이나 의학의 대상이 되면서 정신적인 죽음의 의미는 축소된다. 임종자는 격리되어 있고, 죽음이 의사에 의해 결정됨으로 임종 과정이 없어졌다. 임종의 과정이 무시된 채 죽음이 확정되면 유족들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죽은 자의 품격을 보여주기 위한 허식적· 상행위 중심의 장례식을 치르는 것이 오늘날의 임종과 죽음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첫째, 생활· 주거문화의 변화, 가족의 의미와 구성의 변화와 多宗敎 사회적인 특성 때문에 임종이 失踪된 탓이다. 상장례의 전통이 무너지면서 새로운 문화가 도입되고 이로 인해 상장례 문화가 混在되어 임종의 종교적인 필요성과 有意味性이 상실된 것이다.

둘째, 물질 중심적, 결과론적 사고방식이 팽창되어 정신적· 영적인 부분보다는 육체적이고 편의적이며 현실적인 문제에 더욱 집착한 탓이다. 그 결과 존엄한 죽음을 위한 심적· 영적인 부분의 노력은 미흡하고 임종보다 상례에 치중하는 형태의 장례문화를 만들게 된다.

또 현대인들은 임종을 효도의 개념으로 해석하고, 효도를 증명하기 위하여 연명치료에 집착한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환자의 존엄성을 고려하지 못한 행위이며 임종의 본 의미를 상실하게 한다.

 

2) 임종의 종교적 현실

개인이 살아온 경험과 생각에 따라 죽음을 다르게 받아들이지만, 사람들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배우자나 친구의 상실을 경험하거나 본인의 질병으로 인하여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을수록‘심리적 면역효과’로 죽음의 두려움은 줄어든다. 시간이 가면서 스스로 마음을 편안히 가지려는‘단계적 둔화 현상’도 죽음을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한다. 이러한 심리적 면역효과와 단계적 둔화의 과정이 과거에는 온 가족이 같이 지켜보던 임종이었고, 역할을 꾸준히 이어온 것이 종교였다.

임종의 의미와 임종의례는 종교와 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동· 서양 종교의 혼재 상태이고, 가족 내에까지 다양한 신앙의 형태가 나타나는 실정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종교별 생사관과 그에 따른 종교별 임종의 의미와 현실적 상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동양은 서양에 비하여 가족간의 유대의식이 강하고, 죽음에 대한 인식은 자연으로 환원한다는 관점이 강하다. 이러한 가족간의 강한 유대와 자연회귀(自然回歸) 사상은 주로 사후세계에 대한 구원이나 내새(來世)를 부정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유교에서 죽음은 우주만물의 질서로 자연의 법칙과 하늘의 뜻에 따라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삶과 죽음을 시작과 끝의 개념으로 보면 죽음은 마침의 과정이다. 마침을 위한 유교의 상장례 예식절차는 복잡하고 엄숙하다. 복잡하고 엄숙한 절차로 죽은 조상을 섬김으로 어른들도 가족 공동체내에서 자연스럽게 공경 받게 되고 구심점이 된다.

유교의 상장의례는 임종을 위한 천거정침(遷居正寢)에서부터 시작된다. 환자가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남자는 정침(正寢)[사랑방]에 여자는 내침(內寢)[안방]에 옮겨 임종하도록 한다. 이 천거정침(遷居正寢) 단계에 이르면 객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과 가까운 가족들을 급히 모이게 하고, 자식들은 환자의 손발을 잡고 숨이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는데 이를‘임종’또는‘종신’이라 한다. 임종이 확인되면‘복(復)’을 세 번 외친다. 이를 ‘초혼(招魂)’또는‘고복(皐復)’이라고도 한다.‘고복(皐復)’이란 주검을 떠나는 영혼을 불러다가 망자가 다시 살아나게 하기 위한 의례이므로, 혼(魂)을 부른다는 뜻에서‘초혼(招魂)’이라고도 하며 이 단계까지를 임종으로 본다.

유교에서 말하는 바람직한 임종은 살아생전에 부와 덕을 쌓고 남자 자손을 많이 두고 천수(天壽)를 다한 후 자기 집에서 식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을 맞이하는 것이다. 유교에서 임종은 생과 사의 분리, 사람과 영혼으로 분리를 확인하는 과정이며, 상장례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효의 표현이다. 임종의 시간은 불효를 반성하며 애도하는 시간이다. 가족과 함께 죽음을 지켜보며 죽음으로 인한 헤어짐의 아픔을 가족들이 함께 하고, 살아남은 자손들이 죽음을 확인한 후 장례를 준비시키는 시간으로 신앙적 의미보다 가족주의적 의미에서 중요한 행위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녀들이 객지에서 사는 현대는 가족중심의 임종이 불가능해졌다.

기독교는 유한한 인간 생명의 영원화를 위한 신앙이며 인간 영혼의 불멸성에 대한 신앙이다.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하나님의 영적 현존(靈的 現存)이며, 불멸적(不滅的)인 신성한 본질은 갖고 있지 않으므로 사는 동안에 천국에 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기독교에서 죽음은 삶의 종말이며 심판의 계기이다. 이것은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不順從)에 대한 비극적 결과이며, 신의 의지에 따른 인간의 운명이다. 죽음 이후에는 심판과 천국이 있으므로 죽음에 의해서 신의 영원한 세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에게 임종은 그리스도를 본받는 가장 좋은 때이며, 이 세상과의 결별인 동시에 하나님을 만나서 구원 여부가 최종적으로 확정됨으로 신적인 영원한 행복으로 들어가는 시간인 것이다.

기독교의 임종의식은 전적으로 목회자의 주도하에 수행된다. 목회자들은 임종의 순간을 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으로 보고 정성을 다해서 기도하고 보살핀다. 임종예배 의식은 운명 전과 운명 후로 나누어 진행하게 되는데, 죽음이 삶의 종국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관문이므로 부활의 소망을 가지도록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더욱 강조한다. 또 임종의례는 교인들의 헌신적인 봉사와 협동심을 발휘하는 계기를 만들고 선교의 기회로 삼는 부차적인 효과까지 얻는다.

기독교에서의 임종은 성직자 주도로 임종자와 유가족, 그리고 동료 신도들이 모두 참여하는 종교 행위의 한 분야이며, 가족과 이별의 의미보다 하나님의 세계에서 하나님을 만날 기회를 갖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천주교에서는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만큼 엄숙하고 중요한 때가 없으며,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이 순간에 결정되므로 임종의례를 모든 의례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기도와 사랑으로 임종자를 이끌고 잘못을 회개하도록 도우며,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게 한다.

죽음이 영원한 단절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새로운 삶으로 옮겨 가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을 목적으로 예식(禮式)을 집전(執典)한다. 천주교의 임종예식은 주례자(主禮者)의 집전으로 임종자는 일생을 마무리하며 죽음을 묵상(黙想)하고, 가족과 신자공동체는 임종자가 신앙 안에서 죽음을 맞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고해성사(告解聖事)를 포함한 병자성사(病者聖事), 노자성체(路資聖體)를 모실 것을 권한다.

부활과 은혜로운 구원을 위하여 곡을 하기보다 조용히 기도하라고 한다. 주례자를 통해 바치는 기도와 예식은 회개와 참회, 믿음과 희망, 사랑, 봉헌, 죄의 용서와 자비를 구하는 내용으로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줄 것을 바라면서 행해진다. 그 외에도 성경독경, 화살기도, 호칭기도 등의 기도와 찬송을 이어가고 운명시에는 운명의식을 집전한다.

천주교에서의 임종은 구원과 심판의 시작을 의미하고 신앙심을 고취시키고, 교인들의 단합과 소속감을 일깨우며 새 생명을 얻는 과정이며 목회자와 동료 신도가 중심이 되어 진행시킨다.

 

 

 

Ⅲ. 불교의 임종관과 임종지도

 

1. 불교에서 보는 임종의 과정

 

불교에서의 임종의 과정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시간이다. 임종은 감각이 죽고, 몸의 의식이 소멸하고, 숨이 멎으며 환각을 느끼기도 하는 때이다. 이 때의 환영이나 죽어감의 모습은 살아 온대로 모습이 그대로 반영하게 되는데 악업을 지은 영혼은 마치 밝은 데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상태가 전개된다고 한다. 반대로 선업을 많이 닦은 사람은 아름답고 환희에 찬 즐거운 환영이 나타나며 영혼의 실체도 어둠 속에서 광명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과 같으며 사망자의 표정도 밝아진다고 한다. 악인은 죽음의 찰나에도 마치 꿈속에서처럼 무섭고 기괴한 환상을 보게 되고, 혼미한 생각으로 범했던 악업의 환상이 발동하여 암흑세계가 펼쳐지며, 괴로운 죽음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대신 선업을 지은 사람은 기쁜 현상이 전개되고 태연하고 근심 없이 즐거운 상태에서 별세하게 된다. 그 이유를 󰡔현식경(顯識經)󰡕에서는“중생이 임종할 때 복업(福業)의 자량이 있는 자는 본래의 시야를 버리고 천상의 오묘한 시야를 얻어서 마치 자는 듯 안온하게 목숨을 버린 결과 임종자는 영혼 안에서 한없이 아름다운 상상과 맑고 깨끗한 생각만이 떠오르기 때문에 밝은 표정과 좋은 과보를 선택할 수 있는 지혜가 나타난다”고 하였다. 반면“악업을 행한 자는 목숨이 다할 때 몹시 괴로워하면서 온갖 지옥을 보는데, 그곳에 감응하여 들어가는 자는 발이 위쪽으로 향하면서 아래로 거꾸러지는 듯하고, 미래의 과보 역시 자신의 행위에 맞는 가치의 과를 받게 될 것”이라 하였다.

몸이 늙어 가면 오대(五大)에 의해 일어나는 번뇌의 힘도 점점 힘을 잃어가면서 마음은 마치 어린아이같이 순수해지고, 마침내 오대가 해체되면서 몸이 죽는다. 여기에 이르면 먼저 사대(四大[地‧水‧火‧風])가 소멸하고 허공 속에 의식만 남아 있다가 오대(五大)에 의해 형성된 탐(貪) ‧ 진(瞋) ‧ 치(恥)가 소멸되고 의식이 정화되는 단계의 임종을 거쳐 죽음이 완성되는 것이다. 사대(四大)의 융입 과정은 몸이 깊은 수렁으로 들어가는 듯하여 지대(地大)가 융입하고, 원기가 빠져나가고 수분이 마르는 수대(水大)의 융입, 몸이 냉해지고 온도를 상실하는 화대(火大)의 융입, 마지막으로 들숨 날숨 소리가 없어지는 풍대(風大)의 융입이 있으며 이로써 감각은 끊어진다. 외적인 오대(五大)가 해체되는 죽음의 과정을 자세히 보면 다음과 같다.

 

①‘흙’의 원소의 해체

- 육체가 무겁게 느껴지고 자세를 유지하기가 힘들게 되며 희미하게 반짝이는 신기 루 이미지를 보는 과정

② 유동성을 상징하는‘물’의 원소가 해체

- 입과 코가 말라서 건조해지고 갈증을 느끼며 일단의 안개가 돌돌 감아 올라가는 아지랑이 이미지를 보는 과정

③ 열기를 상징하는‘불’의 원소가 사라지는 과정

- 몸에서 온기가 사라지고 활활 타오르는 불 위에서 춤을 추는 개똥벌레처럼 아른아 른 빛나는 빨간 광채 이미지를 보는 과정

④ 운동을 상징하는‘공기’의 생명력 원소가 해체

- 숨을 쉬기가 어렵고 들숨은 짧아지고 날숨은 길어지면서 환각이 생겨나게 되고 마음속에서 삶 전체가 마치 필름처럼 전개된다. 새빨갛게 타오르는 횃불이나 램프 이미지를 보는 과정이다.

⑤ 그 다음 의식이 가라앉는다.

-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으며 외부세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모든 것이 흐릿해지며 의식 을 잃게 된다.

 

이처럼 임종의 과정은 육체가 해체되어 살아 있는 유기체에서 무생물로 변형되는 과정으로 다섯 가지 원소들이 해체되고 의식의 삼돋(三毒[貪· 瞋· 恥])이 분해되면서 의식이 원초적 광명으로 화(化)하는 체험을 하게 되는 과정이다.

임종시 숨을 거두고 몸이 차가워지는 과정에도 불교에서는 의미를 부여하였다. 󰡔제경요집󰡕, 󰡔유가기론󰡕 등에서는 선행을 한 사람은 차가운 감촉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데, 따뜻한 기운이 배꼽에서 다하면 사람으로 태어나고, 만약 머리와 얼굴에 이르러서 열기가 다하면 천도(天道)에 태어난다고 하였다.

반대로 악행한 자는 위로부터 아래로 따듯한 기운이 가는데, 허리에 이르러서 열기가 다하면 나중에 귀신의 취(趣)에 태어나고, 무릎에 이르러서 열기가 다하면 나중에 축생에 태어나고, 발에 이르러 다하면 지옥 가운데 태어난다고 하였다. 또 무학(無學)의 사람으로 열반에 들어간 자는 심장이나 정수리에 따뜻함이 있다고 한다. 이것을 󰡔유식학송󰡕에서는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정성안생천(頂聖眼生天) : 머리위에 온기가 있고 나머지는 모두 싸늘히 식으면 성인으 로 나고, 눈에 온기가 있으나 나머지가 싸늘하면 천상에 나고,

② 인심아귀복(人心餓鬼腹): 가슴에는 온기가 있으나 나머지가 싸늘하면 인간으로 태어나 고, 복부에 온기가 있으나 나머지가 싸늘하면 아귀도에 가깝고,

③ 방생슬개이(旁生膝蓋離): 무릎은 따뜻하나 나머지가 식으면 축생도이고,

④ 지옥각반출(地獄脚板出): 발에 온기가 있고 나머지가 싸늘하면 지옥행이다.

 

숨이 끊긴 시간에 몸이 어디부터 싸늘해 졌느냐, 특별히 온기가 어디에 남아 있냐에 따라 그 사람의 다음 생의 윤회를 판단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불교에서 임종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반영인 동시에 사후의 세계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삶의 마지막 과정이다.

 

2. 불교의 죽음인식과 임종의 불교적 의미

 

불교는 현실세계의 고통을 벗어나는 해탈을 추구하는 실천적이며 현실적 가르침이다. 또한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의 해결, 즉 삶에 번민하지 않고 죽음에도 불안해하지 않는 온전한 생명을 추구한다.

생사문제의 해결과 생사윤회로부터의 자력적 해탈, 미혹의 세계에서 벗어난 깨달음을 얻는 것이 불교의 목적이다.

여기서 생사문제란 오래 사는 것이나 사후세계에 대한 답이 아니라, 죽음의 두려움을 여의는 방법을 모색하고, 생사를 올바로 파악하는 진리인식(眞理認識)을 통하여 생사를 초월한 열반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뜻한다.

불교에서 죽음에 관한 인식과 해석은 다양하다. 먼저 죽음 등 형이상학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무기(無記)라 하며 깨달음과는 상관없는 문제로 보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죽음의 과정은 깨달음의 과정이며, 죽음에 대한 관찰과 자각을 통하여 죽음을 극복함으로써 한 단계 더 성숙한 인간이 되도록 불교는 가르친다.

삶과 죽음을 따로 구별하지 않고 결국은 하나라는 관점이 불교의 생사일여(生死一如) 정신이다. 생과 사를 나눌 수 없으니 생사즉열반(生死卽涅槃)이며, 원래 생과 사가 같고 다르지 않으니[不二], 삶과 죽음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삶이 곧 죽음이라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곧 죽는다는 뜻이며, 죽음을 향해서 간다는 뜻이다. 생이 있는 한 죽음는 필연적인 것으로 그 어떤 경우도 죽음 부정하거나 거부할 수는 없다. 사람은 태어났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죽음을 동반한다. 천상에서의 수명은 길기는 하지만 거기에 사는 존재들도 결국은 죽음을 면할 수 없다. 또한, 죽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함께하고 단 한 번의 숨 사이, 마지막 한 호흡 사이에 있다고 하며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느냐?”

“며칠 사이에 있습니다.”

“너는 아직 도를 모른다.”

부처님께서는 또 물으셨습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느냐?”

“밥 먹는 사이에 있습니다.”

“너도 아직 도를 모른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물으셨습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느냐?”

“숨 한 번 쉬는 사이에 있습니다.”

“그렇다. 너는 도를 아는구나.”

 

생명은 들숨과 날숨의 호흡 사이[呼吸之間]에 있다고 한 것이다.

모든 출구는 어디론가 들어가는 입구이듯, 모든 마지막은 또 다른 시작이듯, 임종은 새로운 영혼의 세계로의 출발이다. 죽음은 삶의 관점에서는 죽음이지만 죽음의 관점에서는 탄생이다. 우리에게는 단 한 번의 삶과 단 한 번의 죽음만이 있고, 임종을 통해서 그 삶이 마무리 된다. 이 순간은 불교가 전하는 모든 지혜와 불교가 말하는 깨달음· 무아· 윤회· 정토· 해탈· 열반 등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다.

 

1) 무아의 존재관 - 무아(無我)로 회귀(回歸)하는 시작점

불교에서 인간존재는 어떤 상황에서 특정한 존재를 이루는 집합체[五蘊]가 만들어낸 일시적 결합체이다. 인연으로 생긴 오온(五蘊)은 실체가 없는 것이어서 본디부터 태어남도 없고 사라짐도 없다. 오온(五蘊)이란,‘나’라고 하는‘형체[色]’의 4가지 근본요소[四大; 地· 水· 火· 風]와 그에 파생된 물질을 말하는데,‘나’라고 하는 것은 오온(五蘊)의 일시적 가화합(假和合)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므로 자아(自我)는 없고, 무상(無常)한 것이다. 항구 불변하고 영원한 실체(實體)는 없고, 세상의 모든 존재는 형성[成], 지속[住], 괴멸[壞]을 지나 최종적으로 텅 빔[空]의 상태로 진행된다. 실체에 매이지 않는 연기(緣起)된 제법(諸法)의 총체(總體)로서 내가 무아적 존재로 있을 뿐이다. 이러한 무아론적 입장에서 보면 임종은 무아로 돌아가는 시작점이다. 󰡔원각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지금 내 몸은 四大가 화합한 것이니, 이른바 머리털·손톱·발톱·치아·피부·살·근육· 뼈·골수·뇌·더러운 색신은 모두 땅으로 돌아가고, 침·콧물·고름· 피·진액(津液)· 점액·거품·가래·눈물·정기·대소변은 모두 물로 돌아가고, 따뜻한 기운은 불로 돌아가니 몸은 어디에 있는가? 즉, 몸은 필경 실체가 없으니, 화합해서 모습이 된 것이 실제로는 환화(幻化)와 동일함을 알라.

 

모든 존재는 일시적인 인연에 의하여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며, 태어난 나도 없으니 사라진 나도 없다는 것이 무아(無我)의 존재관이다. 사람 또한 원인과 결과의 인연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언젠가는 소멸될 존재이다. 사람의 죽음 과정 즉, 임종의 과정은 몸과 마음[의식]의 경계가 소멸하여 무아로 돌아가는 시작점인 것이다.

 

2) 윤회의 생사관 - 다음 생의 결정시간

죽음을 통해 분리된 형체들은 계속해서 또 다른 상황과 입장에서 다른 결합의 요소로 사용되기를 반복한다. 나고 없어짐이 서로 연관하고 의존하여 결합과 분리를 계속하여 변화하는 것이 윤회다. 이와 같이 형성과 반복이 계속되는 것을 생사가 바퀴 구르듯 돌고 돈다고 하여 생사윤회(生死輪廻)라 한다. 불교에서 죽음은 삶의 일부이며, 무한히 변화하는 생노병사(生老病死)의 순환 연속선 위에서 함께 하는 존재인 것이다. 하나의 개체가 계속해서 변화하는‘윤회’가 있고, 한 걸음 더 가면 윤회에 의한‘환생(還生)’의 생사관이 있다. 자아는 없으나 업은 윤회하고, 윤회에 의해 다른 결과의 오온(五蘊)을 얻게 되면 그것이 환생(還生)이다.

윤회의 관점에서 보면 죽음은 사라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그래서 일타스님은 헌차를 버리고 새 차로 바꾸어 타는 것처럼 죽음은 낡은 허물을 벗고 출세 자유인의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길이라 하였다. 우리의 삶은 누에에서 누에고치로, 다음에는 번데기로 다시 나비가 되고, 나비가 알을 낳고, 나비의 알이 다시 누에가 되는 변화처럼 어느 것도 실체가 아니고 변해가는 연속선 위에 있는 순간의 존재이며 새로운 삶으로의 진행과정인 동시에 죽어가는 과정이다.

불교에서 삶과 죽음은 업에 의한 윤회의 연속이며, 윤회의 에너지는 업(業)이다. 업은 각각의 생에서 행해온 행위의 결과가 다시 씨앗이 되어 다음 생을 결정하는 궁극적 에너지로 작용한다. 영혼의 윤회는 죽은 자의 업이 현신(現身)에서 중음신(中陰神)으로, 중음에서 새 몸으로 윤회하는데, 그 과정을 크게 네 단계로 나누어 사유(四有)라 한다.

四有의 첫째는 죽음의 찰나인 사유(死有)이다. 전생의 업력인 원인에 의한 현세 삶인 결과가 다하여 살아생전의 업력에 의하여 다음 생 또는 사후세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간이며 임종의 시간이다. 그 후 영혼은 인연이 다 되면 몸을 떠나 죽음을 통하여 죽음 뒤의 상태인 중유(中有) 혹은 중음신(中陰神)의 상태로 간다.

이 다음 몸을 받기 전까지의 기간으로 중음계(中陰界)라고 한다. 그 다음, 다른 생을 받는 순간을 생유라 하고 모태에 안착하는 찰나,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는 찰나를 말한다. 다음으로 태아에서 출생하여 소(少)·장(長)·노년(老年)을 거쳐 살아가다가 다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본유(本有)이다.

죽음은 四有와 업에 의한 윤회의 한 과정이다. 윤회와 四有의 원리에 의하면, 사자(死者)는 중음신의 상태로 중음계(中陰界)를 떠돌다가 자기 업에 맞는 다음 부모에게로 간다. 이 때 중음신 스스로가 자기의 업에 따라 자기 좋은 대로 스스로 부모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7왕이나 10왕이 심판하여 다음의 몸을 정해 주기도 한다.

전체 삶의 인(因)에 의하여 죽은 후의 과(果)를 알 수 있으므로 살아생전의 일체 선악의 행업(行業)이 중요하다. 그러나 수습수생(隨習受生), 수의수생(隨意受生)의 관점에서 보면 임종 순간의 일념으로 육도전생이나 극락정토를 결정 짓는다.

육체 속에 있는 영혼은 일정한 업에 매어 있기 때문에 능력이 한계가 있지만 죽음으로 중음에 들게 될 영혼은 예민해지며 특히 잡된 것에 애착한다. 죽는 순간은 삶을 마무리 짓는 동시에 내세를 결정짓는 선악의 업인(業因)이 발동하는 시간인 만큼 생전의 업력이나 평상시의 습관만큼 임종 순간의 선념(善念)과 마음의 평정이 필요하다. 그 순간이 윤회에 의해 내생을 좌우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3) 정토의 내세관 - 극락직입(極樂直入)의 기회

임종의 순간은 다음 세계를 결정하는 다른 출발점이다. 임종의 순간에 세운 원력, 임종시의 일념은 다음 생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능엄경󰡕 「조도품」은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아난아! 일체세간에 나고 죽는 것이 서로 계속되어 태어나서는 습기를 따르고, 죽어서 는 변하여 흘러감을 따르는데, 임종시 아직 따듯한 감촉이 있을 때에, 일생의 선과 악 이 한꺼번에 나타나서, 죽음을 거역하고 삶을 따르는 두 가지 습성이 서로 어울리게 되 는 것이다.

순수한 생각은 위로 나는 것이기에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겠지만, 만약 나는 마음에 복 과 지혜를 겸하고 깨끗한 서원까지 더하였으면 저절로 마음이 열리어 시방의 부처님을 뵙고 여러 정토에 원을 따라 왕생할 것이다.

 

임종의 순간은 일생동안 선악의 업에 따라 정상(情想)의 경중을 감응(感應)하겠지만, 서원을 더한다면, 정토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종교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죄업에 의한 과보적인 존재인 동시에 죽음을 전제로 한 나약하고 유한한 생명체에 불과하다. 종교는 죄업의 굴레와 나약함의 허무를 벗어나게 해 주며 현생의 행위에 대한 인과응보적 성격으로 내생(來生)을 전제하고 영혼의 사후를 설정한다.

불교의‘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중생이 이성적 불성(佛性)으로 우주심법(宇宙心法)의 진리를 깨닫고 그 이성적 불성이 자신의 마음 가운데에 극락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모든 신적(神的) 현상은 심적(心的) 작용이므로 자기가 규정하는 자기 마음속의 환영으로 세상 무엇이든 존재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불교는 신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심적현상(心的 現狀)으로 극락· 천당· 지옥을 존재하게 한다.

불교는 깨달음을 최고의 가치로 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삶의 방식을 가르치고자 하는 종교다. 우주와 생명의 진정한 원리를 깨달아서 해탈을 성취하는 것이 불교의 지향점이다. 그 깨달음은 엄청난 노력을 요구하기도 하고, 한번 마음먹기에 달려 있기도 한 양면성과 모호성을 가지고 있다. 불교적 관점에 보면, 모든 개인은 자신이 삶의 주인으로서 삶과 죽음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 우주의 주인인 붓다가 될 수 있다.

또 불교는 부처님을 믿는 모든 사람에게 해탈· 성불을 위한 완전한 노력을 요구할 수 없는 현실성과 모든 사람의 깨달음을 성취시킬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연기와 업에 의한 인과응보가 사후세계에까지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가정 아래에 깨달음뿐만 아니라 믿음의 형태로 누구나 가까이 할 수 있는 세계의 설정이 필요했으며, 그 결과로써 불교의 정토관이 탄생하게 되었다.

불교적 깨달음의 완성, 열반· 해탈의 세계를 찾아가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애쓰며 직접 걸어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길을 자동차와 같은 것을 타고 쉽게 가는 것이다. 정토사상은 후자와 같이 아미타부처님에 의지해 극락세계로 가는 것이다. 그곳은 반드시 죽어서야만 있는 가상의 세계가 아니고 항상 염원하는 이상적인 세계이다.

이곳에 가는 방법은 오로지 극락세계를 념(念)하기만 하면 된다는 파격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선종(禪宗) 쪽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사상이며, 직지인심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하여야 할 돈오점수(頓悟漸修)에서 보면 하근기 수행이다. 그러나 깨달음의 길을 시도조차 못한 사람들을 돌봐주는 존재로, 스스로 깨달음의 길을 향해 걸어 갈 수 있도록 용기와 기회를 주는 존재로, 중생을 불러들여 깨달음의 길을 보여주는 부처님으로 아미타불이 있고, 정토신앙이 있다. 이 정토신앙은 상근기의 지혜로운 자를 상대한 것이 아니라 범부의 입장에서 누구나가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정토신앙의 목적은 아미타불에 의지하여 서방정토에 왕생하는 것이다. 붓다의 깨달음에 대한 믿음과 인과의 법칙, 전생과 내생의 존재, 그리고 법장 비구의 사십팔대원(四十八大願)을 바탕으로 극락세계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 가르침은 먼저 죽음에 대한 사유(思惟)와 정보를 바탕으로 죽음 자체를 극복하는 참 존재가 되라고 한다. 이러한 참 존재가 죽음으로 귀결되는 생사의 양면관계, 상대관계에서 아미타 세계를 만든다.

불교는 인간과 우주를 만들었다는 창조신은 인정하지 않지만, 정토사상에서는 아미타(阿彌陀)라는 붓다에 대한 절대적인 신앙을 강조하고 있어서 유신론적인 신앙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미타의 세계는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구원 체계가 아니라 자신의 노력과 발원에 의해 자신의 마음이 만든 세계이므로 유신론적인 신앙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었을 때, 현생 이전의 사항들에 대해서 언급했듯이 불교는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리고 세상을 현상계(現象界)· 지옥(地獄)· 천상(天上) 등으로 나누고 현재 살고 있는 세계를 사바세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정토(淨土) 또는 극락세계(極樂世界)라 한다. 고(苦)가 극복된 것을 전제로 해서 만들어진 이 세계는 누구나 간단한 수행으로 달성될 수 있는 아미타불이 계시는 세계다.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에서,

 

사리불이여, 그 세계를 어째서 극락이라고 하는가 하면, 그 나라의 중생들은 아무런 괴 로움도 없고, 다만 모든 즐거운 일만 받으므로 극락이라고 하느니라.

하였다. 극락세계는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이상세계이며 깨끗하고 완전한 국토라는 의미에서 극락정토라 한다. 우주의 청정한 본연의 세계가 극락이고, 오염되지 않은 맑고 깨끗한 세계는 모두 극락이다. 극락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바로 극락정토라고 하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불교에서 설정한 살아서의 세계인 동시에 죽음 후의 세계가 극락정토이다.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에서 그 곳의 위치를 여기에서 서쪽으로 십만억 불토를 지나면 극락세계가 있다고 하였으나 그것은 심리적인 거리일 뿐이다. 우리는 불교를 통하여 살아서도 극락, 죽어서도 극락에 있으려 하는 것이다. 극락의 존재나 아미타 신앙의 불교교리에서의 해석이 무엇이든, 오늘날 불교에서 아미타의 존재는 부정할 수 없는 믿음의 대상이 되었다. 불자들이 가고자 하는 이 극락세계는 아미타불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태어날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임종의 시간은 죽음을 받아들이며 삶을 성취하는 삶의 완결이며 극락직입(極樂直入)을 위한 기회이다. 임종의 순간은 오로지 일념으로 아미타불을 염송한다면 아미타부처님의 세계로 직입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극락에 가려면, 극락정토에 나게 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는 요건이 있지만 더 쉽고 구체적인 방법은 오직 염불만 하면 된다. 임종전의 사람에게 지극한 마음으로‘나무아미타불’을 외울 것을 권하고, 숨이 끊어진 뒤에도 남은 사람들은 계속 아미타불을 불러 주도록 권한다. 오직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는 염불만으로써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길이 있음은 불교도들이 임종의 순간에도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극락에의 희망을 펼칠 수 있게 해 준다.

전문적으로 수행을 하는 사람들도 깨달음에 도달하기 어려운데 보통 사람들은 수행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결국, 깨닫지 못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면 깨달음이 불가능 했던 모든 사람들은 똑같은 조건으로 해석되고 만다.

이에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우선 염불 십념으로 극락세계에 들어가고, 그 후 관세음보살이나 대세지보살의 가르침으로 무상의 도를 깨닫게 해주는 과정과 단계가 필요하고 그 시간이 임종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정토신앙이 의존하는 참회(懺悔)와 주력(呪力)을 자력적인 정진이나 정각(正覺)으로 보기도 하고 타력적인 가피(加被)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극락왕생의 소망을 가진 사람들이 아미타불을 부르고 십념(十念)으로 극락왕생하여 성불을 이룬다는 쉬운 가르침이며, 마음이 만들어 내는 마음의 세계인 동시에 불교에서 제시하는 또 다른 죽음의 인식이며, 내세관임은 분명하다.

임종시간은 극락왕생을 위한 발원의 장이며, 그 방법은 염불이다. 염불은 극락에 태어나겠다는 자신을 밝히는 발원이고, 보내는 사람에게는 극락으로 가라는 축원이다. 염불수행의 요체는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외우면서 부처님께 귀의하는 것이다.

󰡔비유경(譬喩經)󰡕에는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된 사람이 목숨이 7일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고 지극한 마음으로 나무불을 외우다가 7일째 목숨을 마쳤는데, 혼신(魂神)이 아비지옥으로 향하면서도 이 염불을 계속하며 지옥문에서 큰 소리로 나무불을 부르고, 죄인들이 모두 듣고서 일시에 똑같은 목소리로 나무불을 부름으로써 지옥의 불길이 소멸하면서 모든 죄인이 다 해탈을 얻은 이야기가 나온다.

염불은 마음을 다해서 잘못에서 벗어나기 위한 집중수행이다. 󰡔증일아함경󰡕에서도 예불의 공덕을 설하면서 염불의 공덕은 천상에 나는 것이라 하였다. 아미타부처님의 명호에만도 만 가지 공덕이 들어 있기 때문에 명호를 믿고 의지하면 갖가지 공덕을 성취함은 물론, 임종할 때 아미타불을 염하면 정토에 왕생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극락직입을 위해서는 염불을 많이 했다 하여도 목숨을 마칠 때 마음이 뒤바뀌지 않아야 함을 전제하고 있다.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에서는 이 부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이레 동안 마음이 흐트러지지 아니하면 그 사람이 임종할 때 아미타불이 여러 성중들 과 함께 그 사람 앞에 나타날 것이니라. 그 사람이 목숨을 마칠 때에 마음이 뒤바뀌지 않고 바로 아미타불의 극락국토에 왕생하게 될 것이니라.

 

이 조건은 살아생전에 아미타불을 쉼 없이 염송하여 무의식중에서도 나올 수 있도록 하거나, 마음을 집중하고 정화하는 정신적 수행을 통하여 습력(習力)에 의해 임종의 찰나에도 일심으로 부처님의 명호를 염송해야만 충족될 것이다.

아미타부처님의 세계와 하나가 되도록 정진하는 염불을 하려면 평상시 지혜를 닦고, 정신을 집중하는 훈련수행을 한 사람만이 해당된다. 선업과 음덕을 쌓고, 수행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이처럼 임종의 순간에 일념으로 아미타불을 염한다는 것은 쉽지는 않다. 고통스럽고 두려운 상황에서 임종을 맞는다면 청정한 일념을 갖기 어렵다. 임종시에 일념으로 아미타불을 염송할 수 있을 만큼만 살아도 잘 산 것이고, 그런 임종을 한다면 극락왕생을 믿을 만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불교는 중생이 평소 염불에 정성을 다하지 못한 경우나, 살아서 업이 너무 두꺼워 구제가 불가능한 경우라도 임종시 아미타불을 열 번만 불러도 극락세계에 갈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 두었다. 임종시의 십념왕생(十念往生)은 평소에 선행을 하지 못한 사람들까지도 임종시에 부처님을 찾게 되면 누구나 극락왕생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말한 것이다.

생전에 어떤 짓을 했든 임종의 순간에 일심불난(一心不亂)한 일념으로 아미타불을 열 번 염송을 할 수 있다면 누구든 극락왕생을 한다고 했다.󰡔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의 「삼배구품왕생(三輩九品往生)」에는 살아생전에 불법을 몰랐던 사람이든 악행을 했던 사람이든, 그 죄업이 어떻든 간에 임종의 일념으로 아미타불을 염송하고 참회를 하면 임종의 순간의 일념지간(一念之間)에 중품하생(中品下生)부터 하품(下品)의 상(上), 중(中), 하생(下生) 모두 아미타불의 불가사의(不可思議)한 가피력을 얻게 되어 연화대에 앉게 되고 극락에 태어난다고 한다. 임종의 순간에 오직 일심일념(一心一念)으로 아미타불을 열 번만 염송한다면 누구든지 모두 극락왕생 한다는 뜻이다. 이는 일반인들도 극락을 갈 수 있다는 희망이며, 매우 중요한 구제론(救濟論)이다.

죽음의 순간만큼이라도 참회하고 정념 염불할 것을 강조하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무량수경(無量壽經)󰡕에서 법장비구의 48대원 중 18 「십념왕생원」에,

 

만약 제가 부처가 될 적에, 시방세계 중생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믿고 좋아해서 나의 나라에 태어나고자 하여 십념정도[乃至十念]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태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습니다. 다만, 오역죄를 지었거나 정법을 비방한 자는 제외하겠습니다.

 

라 했다. 이어 19원인 「임종현전원(臨終現前願)」에서도 임종시 극락을 찾으면 법장비구가 그 앞에 서기를 원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다고 한다.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의 16관법 중 제16 「하배관(下輩觀)」의 하품상생(下品上生)에서는 죽음을 맞이하는 중생들이 그 앞의 살아온 사실에 순응하고 죽음을 넘어서도록 하는 방법은 부처님을 청하고 염하는 것이라 했다. 평소 악업을 행했던 사람도 목숨이 다하려고 할 때 합장차수(合掌叉手)하고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면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는 공덕으로 50억겁의 죄를 소멸할 수 있으며, 설사 뉘우치지 못하여도 목숨을 마치려 할 때 부처님을 부르는 공덕을 쌓도록 하고 있다.

 

선남자여, 그대는 부처님의 명호를 부른 까닭에 여러 가지 죄업을 소멸하고 내가 그대 를 맞이하러 왔노라.”라고 하시느니라. 이 말이 끝나자마자 수행자는 곧 화신불의 광 명이 그 방안에 가득한 것을 보고나서 기뻐하면서 바로 목숨을 마치게 되느니라.

 

또,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의 16관법 중 「하배관(下輩觀)」의 마지막 하품하생(下品下生)에서는 오역죄와 십악(十惡)을 지은 어떤 중생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려서 염불할 경황조차 없고, 악업을 지은 까닭으로 악도에 떨어져 오랜 겁 동안 한없는 괴로움을 받는 것이 마땅하지만 이와 같은 사람이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 편안하게 위로하고 미묘한 법을 설해주며, 염불하도록 가르침을 받게 되면 일념 사이에 극락에 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대가 만약 부처님을 능히 생각할 수 없다면, 마땅히 무량수불을 부르도록 하여라. 그가 이와 같이 지극한 마음으로 소리가 끊어지지 않게 하여 구족하게 열 번 나무아미 타불을 부르게 되면, 부처님의 명호를 부른 공덕으로 80억겁의 생사의 죄가 소멸되느니 라. 그리고 그 사람이 목숨을 마칠 때 마치 태양과 같은 금색연꽃이 그 사람 앞에 머무 는 것을 보게 되고, 일념 사이에 극락세계의 연꽃 속에 왕생하게 되느니라.

 

오역죄를 범한 자까지도 단 열 번의 아미타 칭명염불(稱名念佛)로 죄의 소멸과 동시에 극락왕생을 일러준 것이다. 하품인생(下品人生)의 삶도 일념만으로 극락세계의 연꽃에 왕생하고,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의 멸죄법(滅罪法)을 듣고 보리심을 발하게 된다니 임종시 일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모든 불성을 지닌 존재는 다 부처의 세계에 들 수 있다는 것을 아미타부처님을 통하여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평상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익히고 체험하여 임종시 똑바른 한 마음을 가지면 극락왕생을 이루는 것이다.

 

4) 열반 - 깨달음의 자리

임종의 시간은 모든 존재가 시간적으로 무상하게 변하며, 실체가 무아이며 공(空)하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다. 불교에서 완전한 깨달음이라는 뜻에서 열반이라는 말을 쓴다. 삼법인의 세 번째가 열반적정(涅槃寂靜)으로 열반(涅槃)이란 타오르던 번뇌가 소멸되고 고요한 경지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열반의 경지를 설명할 때 죽음과 뗄 수 없게 되면서 열반(涅槃)이란 곧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열반(涅槃)이 죽음으로 해석되는 것은 석가의 죽음으로 제자와 신자들이 그가 무(無)의 세계로 간 것일까, 아니면 유(有)· 무(無)의 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석가의 죽음은 깨달음을 얻어 영원의 세계인 니르바나를 획득한 석가마저도 육체의 유한성을 벗어날 수 없었으므로 불완전한 니르바나[有餘涅槃]에 있었고, 죽음에 의해서 육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열반[無餘涅槃]을 이룰 수 있다는 해석을 낳게 된다.

󰡔잡아함경󰡕제37 「질병경」에서는 젊은 비구의 죽음 앞에서 세존은 죽음의 순간에도 가르침과 깨달음이 있음과 깨달음을 얻은 임종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병든 비구를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게 해 주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 가셨다. 그 때 병든 비구는 세존께서 떠나신 뒤 이내 목숨을 마 쳤는데, 그 비구가 임종할 때에 모든 감각기관이 기쁨에 차 있었고 얼굴은 청정하며 살빛은 곱고 희었다.

 

세존은 제자들에게 젊은 비구가 설법을 듣고 법에 대한 두려움 없이 반열반에 들었으므로 마땅히 그 사리를 공양하라고 한다.

임종의 순간은 평소의 살아온 인(因)이 과(果)를 맺는 시간이므로 미련과 애착없이 육신을 버리고,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참된 한 생각으로 임종을 볼 것을 주문한다. 임종 시간, 죽음의 순간은 죽음의 고통을 벗어나면서 가장 큰 깨달음의 자리라는 의미를 갖는다.

죽음의 순간에까지도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무명의 업에 짓눌리면 업력의 인력(引力) 때문에 자기가 원하던 극락이나 천상세계에 가지 못하고 혹독한 고통을 받는 세계로 가고, 그 순간이라도 집착에서 벗어나면 바로 열반에 들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서산대사는 󰡔선가귀감󰡕에서 임종할 때에도 관(觀)을 통한 깨달음을 강조하였다.

 

누구나 임종(臨終)할 때 관(觀)할지니라. 오온(五蘊)은 모두 빈 것이요 이 몸에는‘나’ 라고 할 것이 없으며, 참 마음은 모양이 없어서 가는 것도 아니요 오는 것도 아니다. 날 때에도 본성은 난 바가 없었고, 죽을 때에도 본성은 가는 것이 아니다. 지극히 맑고 고 요하여 마음과 대상이 둘이 아니로다.

오직 이와 같이 단박에 깨치고 보면 삼세와 인과에 얽매이거나 끌리지 않게 되나니, 그 사람이야말로 세상을 뛰어넘은 자유인이다. 부처님을 보아도 따라갈 마음이 없고, 지옥을 보더라도 무서운 생각이 없어야 한다. 다만 무심하게 되면 법계와 같게 되나니 이것이야말로 가장 요긴한 대목이다. 그러나 평소 닦는 것은 인(因)이 되고 임종할 때 그 열매[果]를 맺게 되는 것이니, 도를 닦는 사람은 모름지기 이것에 주의하여야 한다. 사람이 임종할 때 털끝만큼이라도 성인이다 범부다 하는 생각이 끊어지지 않게 되 면, 나귀나 말의 뱃속에 끌려들거나, 지옥의 끓는 가마에 처박히거나, 개미 또는 모기 같은 것이 되기도 한다.

 

그 깨달음을 이루는 방법이 임종시의 일념(一念)이다.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時無量劫)이며, 일념삼천(一念三千)이라 했다. 일념의 찰라가 무궁 무한의 세계이며, 무궁의 세계 또한 일념찰라에 달려있다는 일념삼천(一念三千)으로 보면, 일생 중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다. 백겁적집죄 일념돈탕진(百劫積集罪 一念頓蕩盡)의 가르침은 죽음을 앞둔 죽음의 순간에도 적용된다. 󰡔잡비유경󰡕에는 평생의 선업이 임종시 한 번의 화에 무너지는 예로써 임종 때 한번 성냄으로 뱀의 몸속으로 떨어진 아기달왕(阿耆達王)의 이야기가 나온다. 임종시 일념에 따라 현생의 깨달음은 물론 다음 생도 달라짐을 일타스님은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다.

 

사람의 한 평생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은 죽기 직전이며, 그 이유는 죽기 직전에 어떤 마음을 품고 죽느냐에 따라 내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임종에 다다랐을 때 “내생에는 참선정진하며 살아야지!”하는 원력을 강하게 세우 면, 그 다음 생까지 그 힘이 그대로 전달되어 일평생을 도를 닦는 일에 몰두하게 된 다. 그리고 죽기 전에‘나무아미타불’을 일념으로 외우면 그 사람의 마음이 무량한 빛, 무량한 수명의 아미타불과 함께 하여 극락왕생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반대로 강한 원한을 품고 죽으면 한을 품은 떠돌이 귀신이 되거나 다음 생 전체를 복수를 위하여 소모해버리는 허망한 일생을 보내고 마는 것이다.

 

임종의 순간에 내는 일념은 마지막 깨달음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선사들의 열반게를 보면 임종의 불교적 의미 중 임종의 시간이 깨달음의 시간이라는 것을 더 잘 알 수 있다.

 

5) 기도 - 업장의 소멸

불교에서 임종이 가지는 다섯 번째 의의는 업장의 소멸을 위한 시간이라는 의미이다. 임종의 시간은 임종 당사자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은 업을 참회(懺悔)하고 소멸시켜 악도(惡道)에서의 윤회를 막고 천상에서 다시 나는 길을 여는 시간이며, 업의 소멸을 위하여 대소권속(大小眷屬)들이 죽어가는 사람을 대신해 기도와 염불을 해 주는 시간이라는 의미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자신이 지은 업에 의하여 오늘과 내일이 결정되므로 악업을 멈추고 선업을 쌓도록 하라는 지장신앙(地藏信仰)의 관점에서 보는 임종이다.

지장신앙(地藏信仰)에서는 베푸는 마음을 가질 것과 업(業)의 중요함을 일깨운다. 또 남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의 중요함, 타인의 노력에 의하여서도 자신의 업장을 소멸시킬 수 있음을 강조한다. 자신의 죽음 이후 지옥문에서 부처님을 찾거나 경전을 외움으로써 지옥을 부수고 하늘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세상의 욕심에 미련을 버리고 부처님께 귀의하는 일을 우선하라고 한다. 자기 것을 내놓고 남을 위해 베푸는 마음과 행동의 실행이 극락왕생의 첫 걸음인 것이다.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의 제12 「견문이익품(見聞利益品)」에는 중병에 있을 때 병자는 무엇이든 아끼는 것을 내놓고 공양하겠다는 것을 밝히고, 죽음을 맞으려 한다면, 먼저 그가 아끼던 것들을 남에게 베풀어주어 자신의 탐심(貪心)을 없애라고 한다.

자기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사람들에게 베풀어 준다면 마음이 그 집착으로부터 해방되어 안정을 얻고 업의 소멸과 더불어 복덕을 얻으며, 심신이 안정된 상태에서 참회하고 임종을 맞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현재와 미래의 모든 육도중생이 목숨을 마치려 할 때, 지장보살의 명호를 들 려 주어서 한 소리라도 귓가에 스치게 하면, 이 모든 중생은 영원히 삼악도의 타는 듯 한 괴로움을 겪지 않게 되느니라. 하물며 부모나 가족들이 재물과 보배와 의복 등을 팔 아 지장보살의 형상을 조성하거나 탱화를 그려 그의 눈으로 보게 한다면, 더 말할 것이 없느니라.

임종시에 지장보살을 명호를 부를 것, 지장보살 형상이나 탱화를 볼 것 등 염불과 환경에 대해 강조하고, 지장보살의 힘에 의하여 영원히 삼악도(三惡道)의 괴로움을 벗어날 수 있음을 제시한다. 기도를 해 주는 방법에 대해서는 제6 「여래찬탄품」과 제7 「이익존망품」은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만약 아픈 사람의 의식이 흩어지고 숨기운이 다한 자라면 하루 내지 이틀 사흘 나흘에 칠일에 이르도록, 다만 높은 소리로 이 일을 말하고 이 경을 읽을지니라. 이 사람은 목숨이 다한 다음에 숙세의 허물과 무거운 죄로 인하여 오무간지옥에 떨어질 죄를 지었 더라도 영원히 해탈을 얻게 되어, 태어나는 곳마다 숙명을 알게 되느니라.

 

현재와 미래의 모든 중생들이 목숨을 마치는 날, 한 부처님의 명호나 한 보살님의 명 호나 한 벽지불의 명호만 들어도 죄가 있고 없고를 가릴 것 없이 모두 다 해탈을 얻습 니다.

 

나아가 죽은 후 칠칠일[49일] 내에 가족들이 널리 선행을 지으면 모든 중생들은 영원히 악취(惡趣)를 벗어날 수 있고 인간세상이나 천상에 태어나 수승(殊勝)한 행복의 묘락(妙樂)을 받을 수 있다며, 죽은 직후의 기도의 공덕과 임종기도의 부족함을 메울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을 제시했다.

목숨을 마치려 할 때의 중요함과 가족이나 타인이 임종하는 사람을 위해서 기도해 줄 것에 대해서는 제7 「이익존망품」에서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남녀 가족들이 마땅히 그를 위한 복을 베풀어 앞길을 열어 주어야 하나이다. 이때는 깃발[幡]과 일산[蓋]을 걸고 등불을 밝히거나, 존귀한 경전을 읽기도 하며, 부처님과 모든 성인의 존상 앞에 공양을 올리며, 나아가 부처님과 보살님 과 벽지불을 생각하면서 한 분 한 분의 명호를 분명히 불러 임종하는 사람의 귀에 들리 게 하거나 마음에 새겨지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임종자 자신이 지은 악업으로 반 드시 악도에 떨어지게 되어있는 중생일지라도, 가족들이 그를 위해 짓는 성스러운 인연 공덕으로 모든 죄가 다 소멸된다.

 

스스로 깨우치는 종교라 할 수 있는 불교에서 임종자를 위해 기도해 주는 별도의 공덕을 강조하는 것은 교리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제8 「염라왕중찬탄품」에서는 다음과 같이 가족이 더불어 기도해 주는 의미를 보충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선을 행한 사람들도 임종할 때가 되면 백 천이나 되는 악도에 빠진 귀신들이 부모나 가족의 형상으로 변하여 나타나 악도에 빠지게 하거늘 ~중략~ 이와 같이 염부제의 남 자와 여자들은 임종할 때 정신이 아득하여져서 선악을 분간하지 못하며, 눈과 귀로는 아무 것도 들을 수 없나이다. 이 때 그의 가족들이 큰 공양을 베풀고 귀중한 경전을 읽 으며 부처님과 보살님의 명호를 생각하고 부르면, 이러한 좋은 인연으로 죽은 이가 모 든 악도에서 벗어나게 되고, 모든 마군들과 귀신들도 흩어져 사라지게 되나이다.

 

임종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임종자의 혼미한 마음을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큰 보시의 공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가 과거의 업보로 지옥에 처한 영혼들도 타인의 기도와 염불로 구제가 가능하다는 더 넓은 구제의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기도의 공덕은 결국 기도하는 자신의 것이라면서, 기도 공덕을 지어 복을 닦으면, 그 공덕의 칠 분의 일은 죽은 사람이 얻게 되고, 나머지 공덕은 살아있는 사람 스스로의 차지가 된다고 하였다. 이어서 제9 「칭불명호품」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목숨을 마칠 때 그 집안의 가족들 중 한 사람만이라도 이 사람을 위하여 높은 소리로 한 부처님의 명호만 불러도, 오무간지옥에 떨어질 큰 죄를 제외하고는 목 숨을 마치는 사람의 나머지 업보가 모두 소멸 됩니다. 그리고 오무간의 대죄 또한 지극 히 무거워 억겁이 지나도록 벗어 날 수 없는 것이지만, 이 사람이 목숨을 마칠 때 그를 위하여 부처님의 명호를 생각하고 부르게 되면, 무거운 죄업도 점점 소멸 되나이다.

 

목숨을 마치는 날 기도의 효력으로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기만 해도 오무간지옥에 들 죄도 소멸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임종시간에는 가족들이 업을 짓는 행위나 산 목숨을 죽이거나 악한 인연을 짓는 것을 삼가 해야 하고, 귀신과 도깨비들에게 제사 지내거나 예배하여 구하지 말아야 하며, 임종시에 그 본인이나 가족의 기도와 염불을 통하여 업해(業海)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임종에서 중요한 것은 죽음의 찰라 즉, 숨이 끊어지는 일념지간에 본인도 부처님을 염송하고 극락을 그려야 하겠지만, 임종의 시간에 가족이나 덕이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해줘서 임종자의 애착심을 덜어주고 깨우쳐 주는 노력을 해 주어야 한다는 점 즉, 남을 위한 기도의 시간임을 알 수 있다.

불교에서는 죽음 순간의 현상들은 모두 인간이 살아생전에 행한 선악, 업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바꿀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한다. 임종의 시간은 그 앞의 살아온 대로 업을 받는 시간인 동시에 새로운 업을 만드는 시간이다. 동시에 죽음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아직 생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죽음에 대해 올바른 자세를 가지도록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임종을 맞이할 때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보다 살아가는 평상시 언제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여유 있는 마음의 자세와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죽음에 대한 인식과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3. 임종지도의 개념

 

임종 단계에서는 의식과 관점이 삶에서 죽음으로 이동한다. 임종자는 자신의 품위와 인격을 유지하려는 욕구와 동시에 삶과 죽음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공포, 두려움, 허탈감, 비애감, 저항감, 회피감, 외로움, 슬픔, 자아통제감 상실 등의 심리상태를 나타낸다. 가족들은 슬픔, 위축감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임종말기 단계가 되면 불안은 감소되며, 무감동한 특성을 보기도 한다. 이 시간에 임종자와 가족들이 그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도록 도와주는 것을 목적으로 행하는 모든 행위를 임종지도라 한다.

임종지도는 임종이 가까운 사람들이 가장 평안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생을 끝마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죽음을 대면하는 순간에도 임종자가 또 다른 성숙을 위한 변화의 시간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보호자는 죽음의 과정에서 경험하는 불필요한 고통은 되도록 배제시키고, 임종자로 하여금 덧없는 세상의 욕망을 버리도록 마음을 이끌어간다.

지금까지 애증 관계를 정리하고 극락왕생의 소망 속에서 죽음을 맞도록 돕고 남은 가족들이 임종자의 극락왕생을 확신하여 사별의 슬픔에서 빨리 벗어나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일도 포함한다.

 

4. 용어의 설정

 

‘원활한 의식 진행을 위해서 상장례 용어와 의미를 통일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아직 임종에 대한 모든 것을 수용하고 모두가 인정하는 용어는 없다. 현재 상· 장례분야에서의 임종에 대한 용어는 임종맞이부터 임종의례, 임종행의, 임종염불 등이 쓰이고 호스피스 쪽에서는 임종수발, 말기간호, 종말간호, 임종지원, 임종박두라는 용어를 쓴다. 죽음임박, 죽음맞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불교적 병구완의 실제와 개념 전반을 가리키는 말을 임종행의(臨終行儀)라 하며 임종용심(臨終用心), 임종지남(臨終指南), 임종염상(臨終念想)등의 용어를 쓴다.

이 논문에서는 죽음의 임박에서부터 임종을 진행하고 삶을 마무리하면서 일어나는 정신적, 육체적, 환경적인 것에 대한 상담, 보호, 지원을 포함하는 총체적 행위를 지칭하는 용어로‘임종지도(臨終指導)’라는 용어를 쓰려고 한다. 죽음에 임박하여 곧 목숨을 잃고 운명할 사람과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련의 일들의 총칭으로‘임종지도(臨終指導)’라는 용어를 쓸 것을 제안한다.‘임종지도(臨終指導)’는 임종의 시간에 임종자와 가족, 의료진, 호스피스, 성직자 등이 임종과 관련하여 하는 행위의 총체를 말한다. 장례를 전제로 죽음이 임박하여 시작된 모든 환경과 행위를 일컫는다. 임종자에게 심적인 안정을 취하게 하고 염불이나 기도를 해 주거나 그런 환경을 만드는 일, 그 외에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는 여러 가지 사항들이 포함된다.

여기에는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의 정신 심리상태에 주의하고 죽어가는 사람과 떠나보내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을 하는‘임종상담’, 혹은‘사별상담’분야와 신체적인 면에서는 말기환자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의 총칭인‘호스피스’또는 말기환자를 돌보는 간호의 개념인‘터미널케어’를 포함한다.

불교 임종지도는 불교사상을 바탕으로 죽음에 임박한 사람의 마음가짐[정신적]이나 몸의 변화[육체적], 행해지는 장소[환경적]에서 대하여 설명한 것이다. 불교가 더 적극적으로 죽음의 순간에 개입하여 죽음에 대한 공포로 고통당하고 있는 임종자로 하여금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하고, 얼마 남지 않은 자기의 생을 아름답게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돕는 행위이다. 또 관련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정리하여 줌으로써, 임종으로 인해 겪는 불필요한 혼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5. 불교 임종지도에 대한 문헌적 검토

임종지도의 기본이 되는 것은 석존의 마지막 생애를 적은 󰡔대반열반경󰡕이나 󰡔유행경󰡕에서 시작했다고 보며, 불교가 중국에 전해진 후 당나라 초기에 원형이 정비되었다. 불교는 당초 수행이나 질병의 치유, 수명의 연장, 구복 등이 목적이었으나,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임종에 대처하는 요령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경전의 내용을 추려 실행에 필요한 사항을 정리하였을 것으로 본다.

 

1) 임종지도에 대한 문헌적 접근

경전에 있는 임종시 행동 요령을 보면, 󰡔무상경(無常經)󰡕에서는 임종과 관련된 행위들을 몸을 돌보고 장소를 준비한 후 극락에 날 원을 세우게 보살계를 받게 하는 등 여러 절차를 거론하였다. 이 󰡔무상경(無常經)󰡕의 내용이 모든 임종지도에 대한 사항을 가장 상세하게 잘 설명하고 있으므로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먼저 임종자의 몸을 청결하게 하며 자세를 갖추도록 한다.

향기롭고 따뜻한 물에다 목욕을 시키고, 깨끗한 새 옷을 입히고, 편안히 자리 잡고 앉 게 하고, 올바른 생각으로 사유하게 한다. 앉을 수 없다면 오른쪽 옆구리를 대고 누워 서 합장을 한 채 지극한 마음으로 얼굴을 서쪽으로 향하게 한다.

② 다음으로 임종의 장소에 대한 준비를 시킨다.

병든 사람은 앞에 청정한 한 곳을 취하되, 오직 오분향(牛糞香)과 진흙으로 바닥을 칠 하고, 네모난 단(壇)을 만들고,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고, 네 모서리에 연등을 켠다.

③ 단(壇)안에는 탱화[彩像] 한 폭을 걸어서 그 병든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 마음이 이어 지면서 그 상호를 관찰하게 하여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게 한다.

④ 임종자에게 극락정토에 날 원을 세우고 표현 할 것을 가르친다.

⑤ 보살계를 받도록 한 후

⑥ 염불을 권한다. 특히 부처님 명호를 불러서 그 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하되, 병자의 마 음을 따라서 그 명호를 불러야 한다.

병자는 나투신 부처님과 보살들이 향기로운 꽃으로 맞이하는 걸 보면 문득 환희심이 생기면서, 몸도 고통스럽지 않고 마음도 산란하지 않아서 정견심(正見心)이 일어남이 마치 선정(禪定)에 들어간 것과 같다.

⑦ 다음으로 죽은 자가 쓰던 옷과 물건을 취해서 셋으로 나누어 삼보(三寶)에 보시하여 공덕을 높이는데, 죽은 시체가 입고 있던 옷이나 물건을 함께 해선 안 된다.

⑧ 스님을 모시고 경전을 읽고 진언을 하면서 죽은 몸을 수습한 후 처리한다.

이 때 자식들은 지극한 마음으로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린다. 그런 뒤에는 편안히 앉 아서 합장한 채 공경하고 한마음으로 경전을 들어야 한다.

⑨ 진언을 한 벌레 없는 물로 망자의 위를 스물한 번 씻어 주고, 다시 진언을 한 황토를 역시 망자의 몸에다 스물한 번 뿌리고, 그런 뒤에는 뜻에 따라서 혹은 탑속에 안치하거 나 화장 혹은 매장을 한다.

 

또 임종시의 행위에 대하여 󰡔수원왕생경(隨願往生經)󰡕은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마땅히 몸을 씻고 고운 자주색 새 옷을 입고서, 향을 사르고 깃발을 걸어놓은 다음 삼보(三寶)를 노래로 읊고 존귀한 경전을 독송해야 한다. 자세하게 병자를 위해서 모든 인연의 비유와 언사(言辭)를 이렇게 설해 준다.

괴롭고[苦], 공하고[空], 몸이 아니니[非身] 사대(四大)는 임시로 합한 것이어서 그 형태는 마치 파초와 같아 열매가 없는 것과 같고 또 마치번갯불이 오래 머물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색(色)은 오래도록 생생하지[鮮] 않기에 해체되어 마땅히 무너지 는 것이니, 정성껏 도(道)를 행하면 습도(得度)할 수 있다. 만약 마음을 따라서 바라 는 바가 있다면 과보를 얻지 못함이 없다.

 

여기에서는 임종자를 씻기고, 옷을 입히고, 향과 깃발을 준비하고 경전을 독송하게 하며, 설법을 하되 설법의 내용까지 제시해준다.

임종지도의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제시한 서적은 당나라 때의 󰡔사분율산번보궐행사초(四分律刪繁補闕行事鈔)󰡕의 「간병장송(看病 葬送)」 항목을 들 수 있다. 임종장소로 옮긴 후 끈으로 부처님의 상과 연결하고 가족 친지가 모여서 염불을 하며 선한 말을 하며 세상사에 관한 말을 하지 않음을 강조한다.

즉,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애착심을 끊기 위해 무상원(無常院)에 모시고, 불상에 연결된 실을 잡고 정토왕생을 발원하며 임종하게 하며 가족 친지들이 모여 염불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선도(善導)의 󰡔임종방결(臨終方訣)󰡕에는 임종 후의 상황까지 설명하고 있다.

 

① 명종시(命終時) 따뜻한 향수(香水)로 몸을 닦아 청정히 한다.

② 새 옷으로 갈아입힌 후 앉혀 正念思惟케 한다. 病者 앞에 사각단을 만들고, 병자 가 부처님 상호를 보아 覺心을 일으킬 수 있도록 단 안에 佛畵를 건다.

③ 설법자는“이 세상은 苦界이며, 부처님께 귀의함으로 三惡道에 가지 않고 시방의 부처님 머무는 곳에 가서 미묘한 즐거움 받을 것”을 설명한다.

④ 병자에게 어떤 불국토에 태어나기 원하는가를 묻고, 그 불국토에 태어나도록 부 처님 명호를 소리 내어 부르도록 한다.

⑤ 十念을 하면 三歸戒를 받는다.

⑥ 참회가 끝난 후 보살계를 받는다.

⑦ 수계 후 頭北面西한 채 부처님 32상과 80종호를 생각토록 한다.

⑧ 목숨 마칠 때, 化佛 및 菩薩衆이 妙香華를 가지고 行者를 맞이하러 온다. 병자는 환희심을 낸다.

⑨ 行者가 바라던 부처님 나라에 태어난다.

 

이 내용은 앞에서 인용한 󰡔無常經󰡕의 내용보다 조금 상세하다.

慈空(1646~1719)의 󰡔臨終節要󰡕의‘임종 준비를 위한 7條’는 특히 환자에게 있어서 마지막 장소가 될 임종환경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다.

 

① 도량을 장엄할 것. 즉, 인도 기원정사의 관습에 준해서 평생 거주하던 곳에서 별실 로 옮긴다. 만약 별실이 없는 경우에는, 불전에 가까이 해서 형편이 좋도록 방을 정리한다. 장엄은 寶蓋, 玉旛 등 각각의 가능한 범위에서 하도록 한다.

② 불상을 안치할 것. 불상은 입상을 안치한다. 만약 없을 때에는, 그 장소에 적합한 불상이면 된다. 또는 탱화라도 밝고 명확하게 그려져 있으면 좋다. 불상을 안치하 는 높이는, 환자가 누워서라도 예배를 잘 할 수 있는 정도로 한다.

③ 淨浴․淨衣여야 한다. 향탕을 사용하여 목욕재계하고, 새롭게 정화된 옷으로 갈아입 힌다. 만약 환자가 그 옷에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없다면 그럴 필요는 없다.

④ 소향․ 散華할 것. 많은 명향을 사루고, 꽃을 뿌려 부처님을 공양한다. 향은 부처님 의 사신[使]과 같고, 꽃이나 과일이 많으면 부처님께서 나투신다고 한다.

⑤ 상등․ 上燭할 것. 즉, 불단 사방의 모서리에 불을 밝혀 밝게 한다. 세간에서 말하 듯 부처님께 등불을 공양하면, 목숨을 마친 후에 광명을 볼 것이라고 한다.

⑥ 오색실을 걸 것. 즉, 본존의 왼쪽 집게손가락에 걸어, 행자[환자]의 오른쪽 집게손 가락에 걸어 둔다. 이른바 十指로 十波羅蜜의 각각에 맞추어 오른쪽 집게손가락을 펴서, 왼쪽 집게손가락을 力指로 한다. 그것의 의미는, 모든 사람을 구제하는 원력 의 강함을 기원하고, 행자[환자]가 정토에 왕생하도록 용기를 북 돋아주는 자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⑦ 무상의 종을 울리도록 하라. 적당하고 듣기 좋은 소리를 내어, 이상한 소리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한다. 중국 천태의 지의대사가 말씀하셨듯이, 대개 사람은 임종에 즈 음해서 종경(鐘磬)을 들으면, 정념의 마음이 많아지므로, 가능한 한 긴 시간, 그 소 리가 끊어지지 않게 해서, 목숨이 마치는 것을 최후로 한다.

 

도량을 장엄하고 불상을 안치하며 향을 사르고 촛불을 밝히는 일에 이어 본존의 손가락과 임종자의 손가락을 실로 연결하는 모습은 특히 의미 있는 행위라 하겠다. 그 외에 7件을 소개하며 환자와 간병인의 마음가짐을 다시 강조하고 있다.

聖光( ? ~1238)의 󰡔念佛名義集󰡕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① 도량에 깃발[幡]을 달고, 명향을 사루고, 본존을 동쪽으로 향하게 안치 한다.

② 선지식을 환자의 곁으로 모셔서 선지식의 가르침을 지키도록 한다.

③ 생선이나 조류, 부추, 마늘, 생강과 같은 냄새나는 물건을 환자의 옆에 가까이 두어 서는 안 된다.

④ 일상을 생각나게 하는 처자식이나 남편, 손자와 같이 애착심을 두터이 하게 하는 모 습조차도 보여서는 안 된다.

⑤ 과도한 소리를 듣게 하지 않도록 한다. 선지식은 조용히 염불을 하여, 종을 울리고, 그저 정토왕생의 가르침의 존귀함을 환자에게 들려준다.

⑥ 왕생을 위해서는, 이 세상의 속된 일에 마음을 빼앗겨 마음을 잃고, 생사에서 헤매 는 세계에 머물러 악도에 떨어지는 것을 막도록 노력하는 것이 요구된다.

호스피스 관점에서 임종행의에 대한 여러 가지 사항을 소개하고 있다. 임종행의시(臨終行儀時) 간병인은 오신채(五辛菜)를 금하는 것은 물론, 일상을 생각나게 하는 물건을 옆에 두어서는 안 되며, 처자식이나 손자도 가까이 두지 말라고 한다. 이것은 현세의 미련을 빨리 버림과 동시에 환자가 잡념으로 세속적인 일에 마음을 빼앗겨서 정념이 흐려져 정토왕생을 방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배려와 임종의 시간과 장소는 마지막 수행의 시간과 장소로서 의미를 지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가원(可圓)의 「임종용임(臨終用心)」, 심수(湛秀)의 「임종행의주기(臨終行儀注記)」 등 많은 자료가 있으나 거의 중복되는 사항이라서 생략한다.

 

2) 초급 불교신자를 위한 안내

초급불교 신자의 기초교리 공부를 위한 조계종 불교 기초교리서에서는 임종에 관한 언급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일부 불교대학에서 만든 교재에서 상(喪)을 당했을 때에 해야 할 일에 대하여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그 중 󰡔새로운 불교공부󰡕와 󰡔부처님 만남은 기쁨이어라󰡕의 내용을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임종직전부터 49재까지, 상을 당했을 때의 절차와 유가족이 해야 할 일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① 임종 직전 스님을 모시거나 식구들이 지극정성으로 아미타불을 외운다.

② 상을 당하면 다니는 사찰에 연락하고 스님과 제반 사항을 상의한다.

③ 장례 기간 동안에 식구들은 마음을 경건히 하고 경전을 독경하면서 영가가 마음을 편안히 가지도록 해야 한다.

④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스님은 임종 당일, 입관시, 출상시에 세 번 정도로 모시고 너 무 피곤하게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다.

⑤ 스님은 노제(路祭)까지만 부탁드리고, 장지나 화장장에는 되도록 모시지 않는다.

⑥ 장지에서는 식구들이 무상계, 법성게, 광명진언, 보궐진언, 보회향진언 등을 독송하 고 왕생 발원한다. 시간이 나면 아미타불 정근도 한다.

⑦ 사진과 위패를 모시고 절에 와서 반혼제(返魂祭)를 지내고 영단(靈壇)이나 지장전 (地藏殿)에 모신다.

⑧ 추후 49재 등을 봉행하면 된다.

 

스님을 임종 당일, 입관시, 출상시에 모시되 피곤하게 하지 말며 노재까지만 부탁드리고 화장장에는 모시지 말라고 한다. 반면, 임종시의 의례나 절차에 대해서는 내용이 거의 없다. 또 상을 당했을 경우 주의 사항과 상가내의 언행과 접대에 대하여서도 특히 스님을 모시는 방법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다.

 

① 마음을 불안하게 갖지 말고 영가가 편안한 곳에 가시도록 좋은 말만 하며 언쟁하 지 말아야 한다.

② 특히 영가의 좋은 점만 말하고 나쁜 말은 하지 않는다.

③ 상중에 육류는 너무 많이 쓰지 않으며 가능하면 채소류, 청량음료를 사용하여 정 갈하게 하는 것이 좋다.

④ 스님을 모셨을 경우에 공양은 별도로 대접한다. 조문객과 함께 대접해서는 안된 다. 특히 의식을 집전하고 계실 때에는 방해되지 않도록 고려해야 한다.

⑤ 스님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모셔 오고 모셔 드리는 것이 예의다.

⑥ 스님께서 의식하는 동안에는 모두 동참하여 마음을 모은다. 그렇게 하는 것이 살 아 있는 자와 돌아가신 분 모두에게 좋다.

 

상을 당한 유가족이나 임종자를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내용이 빈약하다.

초급 불자를 위한 교리공부 때 임종에 관한 깊이 있는 내용의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불교교리의 이해도 깊어지고, 죽음준비교육도 저절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불자들에게 불교의 넓고 깊은 가르침의 한 부분인 윤회와 업, 정토를 설명할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셈이다.

 

3) 현행안내서를 통해 본 임종지도

세 부 내 용

소개자

① 실내는 밝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만든다. 임종의 순간은 조용하면서도 밝고 편안하게 맞아야 한다.

능행, 법성,

윤현숙, 현장

인광

② 방에 아미타삼존불 또는 아미타불의 그림이나 사진을 서쪽 벽에 모신다. 그림이나 사진을 구할 수 없으면 크게 ‘나무아미타불’글씨를 써서 모셔도 좋고, 그것마저 할 수 없으면 서쪽을 향해 염불을 한다. 지장신앙을 따랐을 경우는 지장보살의 그림이나 사진도 좋고, ‘대원본존지장보살’이라 써도 된다.

김현준

③ 향을 피워 마음의 안정을 주고 정신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청정심, 환희심을 생각하고, 악념을 없애고 선념을 만든다.

김현준,능행, 법성, 인광

④ 향·꽃·등을 설치하고, 오색실로 아미타여래의 손과 환자를 이어준다. 지금이 임종시이므로, 일생일대의 중요한 때가 왔다고 환자에게 말해서도 안 된다.

윤현숙, 인광

⑤ 사람이 더는 목숨을 이어가기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바로 가족들과 상의해서 빨리 병원에서 집으로 데려간다.

현장

다음으로 좋은 임종을 위하여 지켜야 할 사항을 일부 사찰이나 현행 불교 관련 서적에 있는 임종지도에 관한 사항들을 단계별로 살펴본다. 먼저 환경의 준비는,

밝고 깨끗한 환경에서 가족들과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며 임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환경의 준비에서 주요 착안사항이다. ⑤의 경우처럼 병원에서 집으로 데려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또 대부분이 제시하고 있는 그림보기, 등 걸기 향 피우기 등은 가정에서의 임종이나 병원의 개인 특실에서 임종할 경우를 제외하면 그리 쉽지 않은 현실이다.

다음으로 염불의 종류와 방법에 대한 내용은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세 부 내 용

소개자

① 임종시에는 정념과 선념으로 오직 극락왕생만을 발원하며 일심으로 모름지기 염불에만 몰두해야 한다.

김현준

능행

현장

법성

②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나무아미타불’을 염해야 한다. 평소 지장기도를 했던 사람이라면 지장보살을 부르거나 지장보살 테이프를 들려준다.

③ 염불할 때 몸가짐은 몸의 상태에 따라 하면 된다. 마지막 기운이 동하여 앉아서 아미타불의 영접을 받기를 원하는 분은 서쪽을 향해 앉아도 좋고, 기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은 누운 채 염불을 하면 된다. 아미타불의 명호를 부를 기력조차 없다면 아미타불의 모습을 떠올리는 관상(觀想)만 해도 된다.

김현준

④나무아미타불을 외우는 대신 광명진언을 외울 것을 권한다. 망인이 떠난 후 상례를 치를 때에도 가족들은 나무아미타불 또는 광명진언을 염하며 지내는 것이 좋다.

김현준

능행

⑤ 스님에게 의존하지 말고 마음속으로라도 망인이 아미타불의 자비광명 속에서 극락에 왕생하는 모습을 그리며 지내야 한다.

인광

⑥ 소리 높여 염불을 들려주어서는 안 된다. 임종을 맞이한 환자에게 큰 소리는 뇌성벽력과 같아서 고통을 주는 것이 된다.

법성

인광

윤현숙

⑦ 임종시 참석은 세 사람에 한하는데, 한 사람은 염불을 하고, 한 사람은 간병을 한다. 또 한 사람은 교대로 잡무를 처리한다. 염불하는 사람은 조용히 종을 치고, 환자의 귀에 들릴 정도의 소리로 환자의 호흡에 맞추어 염불을 한다.

윤현숙

⑧ 죽을 사람이 괴로워 발버둥치는 것은 업장이 드러난 것으로 정토의 길에 걸림돌이 된다. 이럴 때 사람들은 염불참회나 왕생주(往生呪)를 108번 지송하거나 한글본 󰡔지장보살본원경󰡕을 읽어준다.

현장,인광

윤현숙

김현준

공통적으로 임종하는 사람은 오로지 염불에만 몰두하라고 당부한다. 염불하는 내용, 임종자를 위한 독송과 염송은 살아생전에 심은 인연에 따라 경전을 읽고 염불할 것을 권한다. 󰡔지장경󰡕이나 󰡔아미타경󰡕, 󰡔금강경󰡕을 권하기도 하지만 󰡔광명진언󰡕을 염할 것을 따로 권한다.

임종시 가족의 행동에 대해서는 모든 지침서에서 체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통곡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세 부 사 항

소개자

① 환자가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가족들의 체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법성

현장

김현준

달라이라마

능행

② 환자 곁에서 세속의 잡된 일을 논하지 말고 슬픔과 고통이 될 수 있는 행동과 말은 삼가야 한다.

③ 숨이 끊어지는 동안에 눈물을 흘리고 소리 높여 통곡하여서는 안 된다. 환자에게는 부처님 이외에는 보게 하여서는 안 되고, 염불 이외의 것을 들려주어서는 안 된다.

④ 임종 중에 흔들거나 소리 내서 울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죽어가는 사람에게 갈애의 집착을 일으키고 덕스러운 행위를 쌓을 좋은 기회를 빼앗아버리는 것이다.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거나 현실의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뜻과 힘을 모아 아미타부처님의 세계에서 나기를 발원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불교의 가르침대로 사람의 생사에 대하여 좀 더 의연할 자세를 가질 것과 가시는 분의 인간적인 위상을 충분히 배려하는 모습을 갖추라고 강조한다.

그 외의 임종시에 지켜야할 주의사항은 아래와 같다.

세 부 내 용

소개자

① 떠나는 이의 의식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고 곧 바로 통곡을 하거나 손발을 거두거나, 자리를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임종 중에도 듣는 능력과 생각하는 능력은 계속 유지됨을 인지해야 한다. 적어도 세 시간, 길게는 여덟 시간 가량 그대로 모셔두고 염불을 해 드려야 한다. 이는 신식(神識)이 완전히 몸을 빠져나가 몸이 차가워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각을 감안하여 이야기한 것이다.

김현준,

인광,

능행,

법성,

현장

② 임종직후 눈을 만지거나, 베개를 치워서는 안 된다. 임종시에는 몸 위에 쌀 한 알 정도의 적은 물건을 놓아도 그 무게는 큰 바위와 같다. 또한 베개를 치우는 것은 빨리 숨을 끊게 하는 것이다.

윤현숙

③ 죽은 이의 몸을 바삐 씻거나 옷을 입히거나 영양제 주사바늘 같은 것을 뽑거나 하는 것은 죽은 이에게 말할 수 없이 큰 괴로움을 주는 행동이다. 만일 어쩔 수 없이 죽은 이를 옮겨야 할 때는 반드시 큰 소리로 염불해야 한다.

인광

④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모기, 파리, 개미 같은 벌레가 죽은 이의 얼굴이나 몸에 붙거나 기어 다니지 못하게 해야 한다. 세상 풍습에 따라 죽은 이에게 종이돈을 올리는 등의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목숨을 마친 이의 몸을 냉동처리하거나 방부처리를 해서는 안 된다. 냉동처리하면 죽은 이에게 얼음 지옥에 빠진 것과 같은 괴로움을 준다. 시신이 썩을까봐 걱정되면 좋은 향을 피우거나 얼음을 방안에 놓아두되 절대로 얼음을 송장위에 놓거나 너무 가까운 곳에 두어서는 안 된다.

현장

대부분의 지침서에 따르면, 사람의 의식은 숨을 거둔 뒤에도 몸을 떠나지 않고 남아 있어서 여전히 지각활동(知覺活動)을 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12시간이 지나 죽은 사람의 온몸이 차갑게 식고 의식이 몸을 완전히 떠난 뒤에 비로소 죽었다고 인정해야 하며 12시간 안에는 죽은 이가 동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유교에서는 일부러 곡을 하라고 시키지만, 불교의 경우 조용히 염불을 해 줄 것을 권한다. 또 숨을 거둔 후 12시간이 지난 후에 안치하도록 권하고 있지만 의사의 진단과 동시에 시신은 냉동처리 되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불교 상장례에서는 특히 임종자의 의식이 완전히 몸을 떠났다고 믿어지는 시간까지 경전을 읽어주고 염불해 주어야함을 알 수 있다. 임종 이후의 상장례와 조문에 대한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세 부 내 용

소개자

① 상을 치를 때 주의할 점은 생명, 특히 가축 등을 죽이지 말라는 것이다. 부득이 조문객에게 대접하는 경우에도 사서 써야한다. 가축들의 원한에 찬 혼이 망인의 혼에 달라붙어 갈 길을 가로막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현준

② 임종 후 망자를 위하여 유물은 15일 내에 자선행을 하고, 망자를 위한 기도를 가족이 해야 한다. 가족들도 49일 동안 술과 고기를 피하고 채식을 하며 덕행의 공덕을 쌓아야 한다.

법성

③ 장례는 급하게 하지 말고 이틀이 경과하고 행하여야 한다. 하루가 지나도 신체에 온기가 있는 동안은 장례를 해서는 안 된다.

윤현숙

④ 시신이 차갑게 식은 뒤, 두어 시간 지난 뒤에 목욕을 시켜주고 옷을 입힌다. 잘 아는 이나 경험 있는 이를 불러서 처리해야 한다. 이런 사람이 없으면 가족들이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현장

⑤ 화장은 7일 뒤에 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에 하나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크게 다치거나 병을 앓다 죽은 경우에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⑥ 장례음식은 채소와 나물을 쓸 것, 죽은 이가 모은 재산은 좋은 일에 쓰고 그 공덕을 죽은 이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장례는 여유를 가지고 치르고 접대를 위해서 산목숨을 죽이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죽은 이의 재산으로 자선을 행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위와 같은 오늘날 임종지도 내용은 과거부터 내려오던 경전의 내용을 집약하여 제시한 가르침의 모음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이와 같이 임종지도를 실천한다면, 임종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이 극락왕생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 실천되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4) 불교 임종의례와 임종지도

모든 종교는 죽음의 의례를 집행한다. 의례에 참가하는 구성원들 사이의 동질감을 형성하고 공동의 가치관과 윤리관을 확인하는 동시에 자기집단의 정체성을 밝힌다. 나아가 죽음의례를 통하여 구성원을 결속시키고, 질서와 체계를 유지해 나간다. 특히 죽음의례는 그 민족의 생사관과 조령관(祖靈觀)을 포함하여 당시의 정신생활과 사회상까지 반영하며, 모든 종교의 상장 의례는 그 종교의 생사관의 표현이다.

불교의 죽음의례는 단순히 망자의 명복을 비는 것 이상으로 임종자의 극락왕생의 기원과 동시에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의 종교적 수련행위이고, 수행의 한 방편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불교의 상장례 의식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일은 生老病死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며 불교의 가르침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불교에서는 임종시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내세가 결정된다고 보기 때문에 임종의례는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중의 하나다. 임종시에 일심불란(一心不亂)하게 염불할 수 있는 것은 평생의 수행의 결과인 동시에 의례라는 방법을 통하여 본인이나 주위 사람들이 일심으로 염불하여 왕생을 기원하는 공덕 또한 중요함을 강조한다.

임종의례는 임종행의(臨終行儀)라고도 하며, 임종자로 하여금 지난 삶을 회고하며 참회케 하고, 무상(無常)을 관(觀)하게 하여 삶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내세에 대한 희망을 주기 위한 의례로써 불교상장례의 출발이며 시다림 전의 과정으로 ‘정념과 염불의 행법’을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불교의 상장례는 왕생정토의 마음을 바탕으로 임종을 앞두고 있는 사람과 그 가족에게 불안과 공포감을 제거해 주며, 마음의 준비와 위로로 죽음을 평안하게 맞이하도록 도와주는 작법(作法)을 총칭(總稱)한다.

불교의 죽음 의례에는 임종의례와 시다림, 다비의식으로 구성된다. 이중‘임종’과‘다비’는 불교만의 특별한 의례다. 불교의례 중 비상용의례에 일상 통과의례로 장의(葬儀)의례나 다비의례가 있고 사자의례(死者儀禮)에 반혼재· 49재· 우란분재· 수륙재· 천도재 등을 포함하지만 임종의례에 대한 소개는 없다.

각종 불교의범에도 장의편 또는 다비편에서 염습을 위한 삭발, 목욕 등 임종후 의례는 소개되었지만 임종의례는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그나마 소개되고 있는 임종의례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저 자

내 용

능행

임종시 - 천수다라니 1 편, 십념, 수계의식, 반야심경의 의례절차,

임종후 - 천수다라니 3 편, 십념, 수계의식, 수무상계, 반야심경

보광

삼귀의 - 마하반야바라밀경 - 수계(참회진언, 연비, 삼귀의계, 오계, 무상게) - 설법 - 염불 - 왕생발원 - 사홍서원(환자의 상태에 따라 생략도 가능하다.)

현월

삼귀의 - 십념 - 마하반야바라밀경 - 불설아미타경 한문 - 불설아미타경 한글 - 아미타불정근 - 임종인을 위한 조념염불법요 - 왕생게 - 회향게

조계종

삼귀의 - 반야심경 - 수계 - 참회진언 - 연비 - 삼귀의계 - 오계 - 설법 - 임종염불 - 아미타불본심미묘진언 - 극락왕생발원문 - 사홍서원

삼귀의를 한 후 수계, 참회진언과 아미타불을 부르는 기도가 공통이다.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임종의례를 올바로 적극 실천하게 되면, 불교상장례의 근본정신인 극락왕생의 념(念)을 담은 온전한 의례를 치룬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구체적이고 통일된 의례가 만들어져서 모든 불자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어야 하겠다.

 

Ⅳ. 불교의 임종지도의 실천을 위한 제안

 

불교에서는 생명이 있는 중생에게 필연의 과정인 죽음을 生死不二라 한다. 불교는 생사열반을 불가피한 현실로써 인식하고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지혜를 가질 것을 요구하며, 그 방법을 제시한다. 인간이 만나는 모든 일이 연기에 의한 업의 결과이며, 과거 속에 현재의 원인이 들어있고, 미래는 현재에 의해 나타나는 것일 뿐이므로 임종은 자신이 살아온 모습에 의한 업의 결과인 것이다.

거의 모든 종교에서는 임종의 순간에 어떤 의식을 갖는가가 영혼의 미래 상태를 결정짓는다고 본다. 따라서 임종자의 의식을 올바로 인도하기 위해서 가톨릭이나 힌두교에서도 임종하는 사람의 영혼을 위해 쉼 없이 기도문을 외우고 성인들의 이름을 반복해서 부른다. 임종지도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은 임종상황의 공유, 가족의 참여, 종교의 지원 등이다. 그 외 지금까지 검토한 내용을 취합하여 실제 임종지도의 불교적 임종지도를 위한 실천을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을 제안한다.

1. 임종지도의 기본

 

1) 공유

의식이 있을 때 임종자는 왜 병에 걸렸는지, 내가 숨을 거둔 뒤 남겨진 가족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 죄책감이나 불안감으로 마음 상태가 혼란하다. 이것은 불완전한 뇌나 신경계의 신체적 장애가 되는 경우나 정신적 갈등, 좌절, 불만과 같은 정신혼란에서 비롯된다. 그 외의 정서적 반응으로 불안, 우울, 분노와 적개심, 죄의식, 수치심, 두려움 등을 겪는다. 임종지도는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상황인식의 공유와 편히 잘 가게 한다는 목적의 공유에서 출발한다. 죽어가는 사람과 함께 할 때 그 자리에 같이 있으면서 죽어가는 사람의 주변을 평화롭게 가꾸는 일이 먼저이다.

임종하는 사람은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게 되고 자신만만했던 생활이 막을 내림으로써 비애감에 잠기게 된다. 이 순간에도 임종자는 육체적으로 고통을 피하며 사랑과 애정을 확인하고 싶어하고, 자신의 품위와 인격을 유지하려는 마지막 욕구를 가지고 있다. 돌보는 사람들은 임종자에게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고, 남은 시간을 의미 있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정서적 불안에 대비하여 손을 잡아주며, 회상과 마음의 정리를 도와준다.

다음으로 의학의 힘을 빌려 신체적 고통을 제거시켜주도록 해야 하는데, 이 때 환자 스스로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한 통제권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2) 가족의 협력

다음으로 기본이 되는 전제는 가족의 협력이다. 임종은 가족의 유대를 보여주어야 한다. 가족들이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수용하여 살아있을 때 충분한 애정과 이해와 존경을 베풀고 불필요한 고통과 괴로움은 되도록 배제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과 대화를 통해 유서나 재산정리 뿐만 아니라 감사와 아픔을 표현하고, 세상에 남겨진 사람들과 전에 하지 못한 말들도 마무리하며 참회와 용서의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임종자와의 대화는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의 통증이나 불안의 완화, 염불의 지속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3) 종교적 지원

다음으로 임종자들이 죽음에 대하여 안심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종교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종교의 임종의례는 죽음이 임박한 사람들에게 정신적 두려움을 이겨내고 편안하게 운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임종시에는 가족이나 의료진이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 외에도 종교인처럼 임종자의 마음에 평안을 줄 사람도 있어야 한다. 따라서 운명이 가까워오면 평소 믿고 있거나 관심 있던 종교의 성직자를 모셔다 임종의례를 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종교인을 통해서 죽어가는 이들과 보내는 사람들은 삶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것이고, 품위 있게 죽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할 것이며 종교를 통해서 죽음 넘어서의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2. 불교 임종지도 실천을 위한 제안

 

지금까지의 임종에 대한 문헌적인 검토를 통해서 우리는 임종지도에서 해야 할 행위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다시 요약하면, 불상을 볼 수 있는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향을 피우고 부처님의 상이나 그림과 연결된 오색실을 잡은 채 아미타불을 부르는 염송과 함께 생이 무상함을 일깨우는 법문을 들으며 임종의례를 행하는 것이 해야 할 일이었다. 또 일상이 생각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며, 통곡을 하거나 흔들어 깨우는 일, 숨이 끊어진 후 곧바로 손발을 거두거나 자리를 움직이는 일 등은 하지 말아야 함을 알았다.

이에 구체적으로 불교 임종지도의 실행을 위한 세부사항 몇가지를 제안한다.

 

1) 고통완화 의료서비스와 사전의료지시서의 도입과 활용

존엄한 죽음, 바람직한 임종을 위한 우리 사회의 새로운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그 기초적인 시도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불필요한 통증을 줄여 주는 고통완화의료서비스와 의미 없는 치료를 받지 않음으로써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의료 지시서의 활용이다. 말기환자들이 마지막 시간까지 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존엄한 임종을 하기 위한 임종간호[또는 종말간호] 분야 중에서 고통완화 부분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사전의료지시서 제도는, 말기 환자의 치료비용을 전적으로 국가에서 부담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로 볼 때 자기결정권이나 인간적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환자가 가족에게 짐을 지우지 않을 목적으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가족에 의해 포기토록 강요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불필요한 생명연장을 위한 과잉치료가 문제가 되는 시점에서 치유 불가능한 환자에 대한 적절한 완화의료가 제공되어야 하고, 불필요한 과잉치료는 근절되어야만 좋은 임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암환자의 경우를 보더라도 우리 사회는 아직 ‘웰다잉’과 상관없이 죽음의 마지막 순간까지 항암치료의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선진국의 호스피스가 불필요한 치료나 의미 없는 생명연장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삶을 잘 정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실행되고 있는 것과는 아직 거리가 먼 것이다.

불교의 임종지도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사찰과 불자들이 우선적으로 존엄사(尊嚴死)선언서나 사전의료지시서의 활용에 적극 앞장서야 하겠다. 각 사찰을 중심으로 이러한 사전의료 지시서의 활용을 권하고 회원으로 등록하여 후속관리를 하는 등 존엄한 죽음문화의 정착을 위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겠다. 이렇게 해서 환자가 원하지 않는 불필요한 치료를 줄임으로써 좋은 임종에 가까워질 기회가 많아지며 장기기증과 같은 봉사 행위도 늘어날 것이다.

사전의료지시서

 

제가 불치의 병에 시달리며 죽음에 가까워 졌을 때를 대비해서 저의 가족과 저를 담당하는 의료진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이 선언서는 저의 정신이 온전한 상태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따라서 제가 온전한 정신으로 이 문서를 파기하거나 철회하지 않는 한 선언서는 계속 유효합니다.

첫째, 현대 의학에서 볼 때, 제 병이 치료를 할 수 없고 곧 죽음이 임박하다는 진 단이 내려진 경우, 인위적으로 죽음의 시간을 미루는 조치는 일절 거부합니다.

둘째, 다만 그런 경우 저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는 최대한 취해 주시기 바랍 니다. 이때, 마약 등의 부작용으로 저의 죽음이 앞당겨 진다해도 상관하지 않 겠습니다.

셋째, 제가 수개월에 걸쳐 이른바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을 때는 일절 생명유지조치 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상 제가 선언서에 요청한 바를 충실히 이행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행위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여기에 덧붙입니다.

 

2) 임종예비 교실을 운영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문제이거나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겨온 것이 자신의 죽음이다. 좋은 임종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마음의 준비를 위하여 각 사찰이나 불교대학에서 임종예비교실을 운영하여 죽음의 의미와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해 자세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특히 노인들이 불교와 가까워지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가운데 죽음에 대한 의식이 전환을 통한 임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죽음을 생각하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들에게 불교에서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일러주고 임종을 준비하게 하는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과 같다. 기독교인들은 불교의 시왕전이나 명부전, 그리고 죽음과 관련된 많은 교리를 매우 부러워한다.

불교는 막연히 절을 하는 곳이나 복을 비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초급의 신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서 부모에 대한 효도와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죽음과 임종에 관한 내용을 설명해 줄 것을 제안한다. 물론 교회에서 천국과 부활에 대한 기독교의 기본 진리를 빼놓지 않는 것처럼 윤회와 업(業), 극락왕생과 염불에 대한 가르침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3) 불교 임종지도 지침서의 준비

모든 종교는 사람들이 겪는 오늘의 고통, 죽음, 그리고 미래를 다루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 임종지도는 종교적인 요소들을 활용하여 죽어가는 사람에게는 편안함을, 보내는 사람에게는 사별과정에서 겪는 불필요한 비탄과 사별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것이 목적이다. 임종의례는 성직자가 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사정이 허락지 않은 경우에는 동료 신도, 혹은 가족들도 의례를 행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임종에 이르러서 임종 준비 방법, 시신의 처리 방법, 임종시 기도나 예불 드리는 법, 입관 전후에 할 일, 장례식 이후에 해야 할 일, 문상시의 예절 등에 대한 불교의 상장례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불자들이 알고 지켜야 할 상장례에 대한 준칙과 규정이 표준화되면 임종부터 장례 절차, 사망 신고 등 불교 의례부터 사후의 주변 정리까지 지침에 따라 행하게 되어 번거로움을 면할 수 있고 나아가 진정한 불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에서도 장례· 의례 지침을 마련한 곳이 많고, 천주교는 상장례에 대한 세세한 항목을 정리한 장례 의식서가 통일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불교에서는 모두가 따라 할 만한 지침서가 없다. 바람직한 불교 임종의례와 상장례 문화의 정착을 위해서 불교계 공용 상장례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 신도들이 쓰는 여러 기도 매뉴얼 중에 임종에 관한 부분을 꼭 포함시켜야 한다. 기도 내용에 노후와 임종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면 그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 일러준 것이고, 작게는 죽음 준비교육은 다 된 것이다.

4) 분위기의 변화

죽음과 관계된 예식을 장례식(葬禮式)라고 부른다. 매장할 때 갖는 예식이라는 이 말에는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시신을 땅에 묻는 과정에 쏠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불교에서 장례는 시신이 땅에 묻히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윤회의 삶이나 정토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삶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땅에 묻히는 것보다 가족들의 발원과 그 이후의 유가족들의 모습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불교계에서는 장례라는 말보다‘시다림’,‘다비’라는 용어를 써서 어둡고 무거운 장례식의 분위기를 밝게 바꾸어야 하겠다.

더불어 임종의 장소는 업과 윤회를 공부하는 장,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장, 무여열반(無餘涅槃)을 얻는 장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의 변화가 필요하다. 가족친지들도 모여 독경과 염불로써 함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단정한 임종지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5)임종실의 설치

문헌의 검토에서 보면 임종 장소를 깨끗이 하고, 불상을 보며, 오색실과 임종자를 연결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실이 임종자와 부처님을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하여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특히 이때를 대비하여 평소에 각 가정에서 불상을 모시고 있게 된다면, 임종시 그가 늘 바라보던 그 불상을 보며 극락을 그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즉, 죽음의 공포감 속에서 무엇인가 눈에 보이고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평화와 불보살님의 위신력에 대한 안심감을 주는 것은 임종자가 궁극적으로는 구제된다고 하는 확신을 주는 의미가 있다.

임종자가 임종정념(臨終正念)을 지켜 정념왕생(正念往生)할 수 있도록‘나무아미타불’을 소리 내어 부르는 것도 중요하다. 가족들이 독경을 하며 영혼의 마음의 눈과 마음의 귀를 열어주고, 스님들을 초청하거나 신도들이 경을 읽어주고 염불을 하여 그 영혼에게 무상의 법문을 끊임없이 들려주어야 한다. 간병인은 임종자의 의식을 가늠해 가며 호흡에 맞추어 염불을 해야 한다. 그리하여 임종할 때 바른 생각을 가짐으로써 나쁜 業力을 덜어주고 선업을 더하도록 기도해 주는 것이다.

오늘날 병원 입원실에서 임종을 맞는 경우, 이렇게 불상을 보며 염불하고 법문을 듣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것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하려면 불교 전용 임종실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집안에서 식구들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죽음을 맞았지만 오늘날은 병원이나 시설 등의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는다. 병원에서의 임종은 보고 싶지 않은 타인의 죽음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병원이 치료하는 곳으로보다 죽음을 기다리는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나이가 많고 목전에 죽음이 임박한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불안 요소에는 다른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을 보는 공포도 매우 크다. 이런 두려운 임종문화를 고치기 위해서 죽어가는 장소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고 존엄한 임종을 위해서 임종실이 설치되어야 한다.

임종실을 갖춘 병원은 거의 없는 요즈음, 도심에서 가까운 사찰들이 임종의 공간을 설치하고 전문교육을 받은 호스피스를 배치하여 안심하고 평화로운 죽음을 맞도록 임종자를 도울 것을 제안한다. 사찰에서의 임종은 공기 맑고 香내 가득한 절에서 스스로를 위하여 기도하며 임종을 맞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나이를 먹고 죽음에 가까워지면서 찾아갈 수 있는 절이 있다는 것은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가 많아지는 것이다. 좋은 환경이 좋은 임종을 만든다는 점으로 보면 사찰이 가장 좋은 임종공간이며, 그 자체가 임종실이 된다.

 

6) 임종의례의 엄정한 시행

종교는 영혼이나 내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한 종교적 의례를 행하는 공통성을 가진다. 외형적으로 종교는 의례를 통하여 하나가 되고 지속적인 만남을 이룬다. 또 의례를 통하여 죽음의 의미를 부여하고 죽음의 인식을 새로이 전환하고 있다. 모든 종교에서 임종의례를 행함으로써 임종은 마지막 순간인 동시에 시작, 출발의 시간이라는 것을 공식화시킨다. 성직자의 참여로 임종의례가 적절히 시행될 때 웰다잉은 완성된 것이다.

불교의 임종지도는 죽음을 맞이한 임종자들이 열반의 세계로 편히 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위이다. 육체는 장례라는 시간을 남겨 두었지만, 정신의 삶은 임종으로 마무리 되므로 더더욱 격식과 품위를 갖춘 엄숙한 임종의례가 경건하게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임종의례는 임종을 의식하고 삶을 정리할 때부터 임종 후 염습할 때까지의 의례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교는 마지막 숨을 쉬는 임종자를 위하여 임종 염불을 해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수준에 그치고, 막상 죽음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불교 신자라 하더라도 죽어가는 사람도, 보살피는 사람도 그 중요한 시간을 경황없이 보내는 경우가 많다.

스님들은 보통 시다림이나 입관, 발인식에 최선을 다하지만 그 이전의 임종의례에서는 만나보기가 어렵다. 천주교에서 임종을 앞둔 사람을 위해 밤을 새워 성경을 읽어주며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듯이 불교에서도 임종의례에 투자되는 시간을 늘릴 것을 제안한다. 불교 임종의례가 시행될 때 불교 임종지도도 바로 시행된 것이다.

 

 

 

Ⅴ.결론

 

보통 사람들은 죽음에서부터 보호되어야 하거나 죽음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나 죽음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부드럽게 통과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본인의 많은 준비와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출산시의 보조자가 필요하듯이 죽음에서도 보조자는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서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고통 없는 편안한 임종을 맞기를 원한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사회는 이런 죽음을 맞이하기는 매우 어렵게 되었다. 의료진이나 호스피스가 아무리 간호를 잘 한다 하더라도 임종자들이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나 그 가족들의 아픈 마음까지 해소해 줄 수 없다. 또 의료진이 통증을 다스리고 환자를 보살피고 가족을 돕는 일에서 우수하다 하여도 정신적, 영적인 일에서는 매우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영적인 삶의 마무리와 죽음을 맞는 사람들을 돕는 역할로 종교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신자의 임종시 불교의 역할은 매우 미흡하다.

이 논문은 죽음의 본질이나 현상을 논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한 죽음을 일깨우고, 죽음 속에서 삶의 가르침을 읽어 낼 계기를 제기하고자 하였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만남이 의료기계와 장기(臟器)의 만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좋은 죽음, 좋은 임종이 무엇인지, 불교는 임종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가르쳤는지를 본 논문에서 밝혔다.

임종이라는 용어의 범주를 “죽음의 임박에서 죽음의 완성까지의 시간, 죽음의 준비부터 상례 이전까지”라는 의미로 정의했다. 의학· 생물학적 임종의 의미를 알아보았고, 좋은 죽음의 조건으로써, 삶의 소중함을 인식시키는 계기로서 임종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임종의 실상과 종교적 현실을 살펴보면서 오늘날의 죽음에 임종의 과정이 없어졌고, 그로 인하여 죽음의 존엄도 상실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바른 임종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좋은 죽음, 품위 있는 죽음이 무엇인지 잘 알 것이고, 자신도 그런 죽음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자신을 죽음에 맡기고 죽음으로써 이별을 고하는 시간에 대한 대비가 된 삶은 살아있는 순간을 잘 살았다고 할 수 있고, 사후의 모습도 밝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불교의 관점에서 임종의 과정은 그 사람의 과거 곧, 살아온 삶의 반영이며 그 사람의 사후세계까지 짐작할 수 있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諸行無常]”과 “세상 모든 것에서 나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諸法無我]”의 명제에서 보면, 죽음이나 임종 또한 변화의 한 과정이다. 그러나 불교에서의 임종은 다른 종교가 가지는 임종의 의미를 포괄할 만큼 깊고 넓은 의미를 가진다.

임종의 순간은 무아로 회귀하는 시작점인 동시에 윤회를 거듭하는 삶에서 다음 생을 결정하는 순간이다. 이 순간의 일념으로 극락왕생이 가능하고 이 순간의 기도로 업장이 소멸되고 전혀 새로운 윤회에 들 수 있으며, 이 순간에 깨달음이 완성되어 열반· 해탈을 이루기도 한다.

임종과 관련하여 임종자와 돌보는 사람이 해야 할 마음가짐과 행동들을 총칭하는 의미로‘임종지도(臨終指導)’라는 용어를 설정했다. 임종 시작부터 운명시까지 임종자와 돌보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신체적· 정신적· 환경적인 변화와 그에 대한 모든 대응들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옛 사람들은 임종시간에 행해야 할 지침들을 상세히 설명하였음을 경전· 문헌을 통해 알아보았다. 불교 임종지도는 임종자나 유족에게는 왕생의 念을 바탕으로 중요한 불교사상을 포함하고 있는 행위이며, 의례상 불교 상· 장례의 출발점이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지닌 불교 임종지도가 물질주의· 편리주의· 결과주의의 사고방식이 만연된 현대사회에서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일부 사찰이나 불교 전문가들, 스님들이 제시한 임종지도에 대한 내용을 취합하였고 이것을 바탕으로 불교식 임종지도에 필요한 요소와 방법들을 제시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을 필자는 제안하였다.

불교임종지도의 실천의 기초로는 임종자와 유가족이 임종의 상황을 공유하여 가족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종교적 지원이 있는 임종지도의 실행을 들었다.

불교 고유의 임종지도의 실행을 위해서는 완화의료서비스와 사전의료지시서의 도입과 활용에 동참해야 하며, 사찰이나 불교대학에서 임종예비교실의 운영을 활성화하고 불교계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임종 지침서를 준비할 것을 제안하였다. 결과적으로 불교의 임종지도가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변해야 하며, 임종의 환경에서도 관상(觀想)과 염불이 가능하도록 임종실의 설치를 제안하였고, 엄정한 불교임종의례의 시행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임종은 생의 마무리이며 완성이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마지막 시간이다. 시다림· 49재도 중요하지만 임종의 중요함도 인식하여 도심에 임종전문사찰이 건립되고, 병원마다 응급실처럼 임종실이 만들어지고, 임종의 실행을 위한 지침서가 출판되어야 한다. 또한 임종을 앞두고 유족과 친지들이 모여 아미타불을 함께 부르고, 삶의 마지막을 지켜주며 왕생극락을 기원해주는 풍경이 일상화되기를 기대한다. 또 임종의례를 이론적으로 정리하여 보편적인 의례로 정착될 수 있도록 더 욱 다양한 연구서가 출판되기를 기대한다.

불교계 내에 임종지도에 대한 전문가들이 많아지면, 임종자는 한 번 맞는 죽음을 안락하고 평온하게 맞이하게 될 것이다. 보내는 사람도 바르고 맑은 마음으로 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불필요한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임종의 순간에 사랑을 말하고, 감사를 말하고, 극락을 꿈꾸며 삶을 마무리하는 불자가 많아지고, 남은 이들도 자신과 망자의 극락왕생을 확신하는 임종시간이 되려면 임종에 대한 불교의 가르침을 철저히 따르고 불교의 임종지도 내용을 충실히 실천해야 할 것이다.

 

 

苦의 세상을 벗어날 모든 靈魂들이 極樂淨土에 往生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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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행연구원, 󰡔법공양󰡕, 2008.06.

ABSTRACT

 

Study about Death guidance

from the standpoint of Buddhism

 

 

Jeong, Soon Tae

Department of

Funeral Culture

The Graduate School of

Buddhist Culture

Dongguk University

Directed by Prof. Lee, mann

 

Today, most of us are dominated by the idea that we must protect from death or avoid death unconditionally. You are required to know, however, that we must not avoid but smoothly pass death, and to do that, we are in deed of lots of helps in dying. The same as does childbirth, the process of death needs a companion, which is important.

Most of people want to face painless peaceful death, taken care of the family in their home. In today's society, the conditions in which we are able to face such a death are becoming difficult. However well the hospital or hospice staff take care of the patients, they are unlikely to relieve the horror of death we feel or to satisfy the emotional and social requirements of their families. It is true even though the staff of a hospital is excellent in controlling pain, taking care of patients and helping their families, the staff are not enough ready for taking care of them mentally and spiritually.

As a role of helping the people who finish their spiritual lives and face the beginning of their death, a religion is important. In reality, however, the role of Buddhism in the place of death is very insufficient.

This article is not intended to discuss about the essence or phenomena of death. The author started to write this article with a hope to teach that what kind of death we must think when we are healthy, what effects death have on their lives, what good death and our last moments are and how Buddhism has to deal with death.

This article aims to induce even one person of us to agree with the fact that he/she must face death in dignity and to be able to feel the lesson of the life under death. A man who knows good death will realize what dignified death is, and will prepare for such death for himself. In the moment a person entrusts himself to death, that is, in the moment he departs from the world permanently, the life ready for death will be the one of the person that did his best during his life. The author was able to look for the meaning of death as conditions for good death rather than biological meaning and an opportunity which teaches the preciousness of life. Furthermore, the author tried to clearly define the use of the glossary of death and defined various acts related to death as a glossary named 'Death guidance'.

From the standpoint of Buddhism, the process of death was reflection of life allowing us to know the past of the relevant person and even his/her posthumous world. Viewing from a proposition "Everything changes" and "There is nothing just like me in the world", death or the hour of death is also a changing process. But, it could be known that the hour of death of Buddhism had a wide meaning enough to include all the meanings of death represented by other religion and all contents of the teaching included in Buddhist doctrines.

The moment of death is the start point of returning to ecstasy and the moment the next life is decided in endlessly repeated circle of Yunhoe. An ardent wish at this moment can lead you to easy passage to eternity, a prayer at this moment can destroy Eupjang(past sins) and enter newly different Yunhoe, and the realization is completed at this moment, sometimes achieving Yeolban・Haetal.

Thus, the old people explained in detail guidelines to be conducted at the hour of death, and the author examined the contents through scriptures and materials. It was found that a ritual of death was the starting point of a Buddhist funeral and indicated the desire for going to Nirvana and included many contents of lots of Buddhist ideas. Now, the contents of death guidelines having such many meanings are not properly put in practice in modern society where such ways of thinking as materialism, opportunism and results-centered eval‍uation are spread. So, contents on death guidance proposed by some temples, Buddhist experts and Buddhist monks were collected. On the basis of this, the author proposed elements and methods of death guidance as well as practical methods.

The contents necessary for practice include 1) joint ownership of a situation and a purpose, 2) cooperation of a family under a crisis situation, 3) religious assistance, 4) participation in the introduction and utilization of mitigation medical service and prior medical instruction, 5) operation of preliminary death class in a temple or Buddhist university under the situation in which a death-related guideline is ready, 6) Changes in the atmosphere of accepting death, 7) installation of a death room, 8) raised Buddhist monk's role for strict performance of a death ritual, etc.

 

The hour of death is the finish of life and completion of sacred human existence. It is the starting time to go to again the world of Buddha. The author hopes that though Sidarim or 49Je is important, the importance at the hour of death is recognized and thus lots of families, comrades and Buddhist monks who defend and lead the last time of like.

The author expects the importance at the moment of death to become recognized, so that a hospital specialized in death appears in near downtown, every hospital gets to have a death room just like an emergency room.

The author hopes that a meeting with persons facing death becomes person to person meeting not one between a medical machine and an internal organ. It is necessary for Buddhists to make efforts so that more Buddhists say love and gratitude at the moment of death and finish their lives dreaming of Nirvana, all the Buddhists pass away peacefully and the remaining Buddhists are sure of the dead persons easily passing into eternity.

If the number of the experts of death guidance becomes larger, a person facing his/her death will pass away comfortably and peacefully. The person who came to be with a person facing death will escape from unnecessary grief, making sure of easy passage into eternity.

 

The author wish all souls going beyond the world of pain go to paradise after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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