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세존께서 빈두성의 바라문 장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너희들에게 '어떤 종류의 사문 바라문을 공경하지도 존중하지도 않고 예(禮)로써 섬기지도 공양하지도 않아야 하는가?' 하고 묻거든,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대답하여라.
'어떤 사문 바라문은 눈으로 빛깔을 볼 때 탐욕을 여의지 못하고, 욕망을 여의지 못하며, 사랑을 여의지 못하고, 갈망을 여의지 못하며, 기억을 여의지 못하여 마음속이 고요하지 않고 행하는 짓이 법답지 못하며, 성글고 매끄럽지 못한 행동을 한다. 귀․코․혀․몸도 마찬가지며, 뜻과 법에 있어서도 그와 같다. 이런 종류의 비구는 마땅히 공경하지도 존중하지도 예로써 섬기지도 공양하지도 말아야 한다.'
이렇게 말하고 나면 그는 다시 '무슨 까닭으로 그런 종류의 사문 바라문은 공경하지도 존중하지도 예로써 섬기지도 공양하지도 말아야 하는가?' 하고 물을 것이다. 그러면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대답하여라.
'우리는 눈으로 빛깔을 볼 때 욕망을 여의지 못하고, 사랑을 여의지 못하며, 갈망을 여의지 못하고, 기억을 여의지 못하여 마음속이 고요하지 않다. 귀․코․혀․몸도 마찬가지며, 뜻과 법에 있어서도 그와 같다. 그 사문 바라문도 눈으로 빛깔을 볼 때 탐욕을 여의지 못하고, 욕망을 여의지 못하며, 사랑을 여의지 못하고, 갈망을 여의지 못하며, 기억을 여의지 못하여 마음속이 고요하지 모하고 법답지 않은 행동을 하며, 성글고 매끄럽지 못한 행동을 한다. 귀․코․혀․몸도 마찬가지이며, 뜻과 법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 나는 그들에게서 차이점을 찾아보았지만 차별되는 행을 보지 못했다. 그러므로 나는 이런 종류의 사문 바라문은 공경하지도 존중하지도 예로써 섬기지도 공양하지도 않는다.'
만일 그가 다시 '어떤 종류의 사문 바라문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예로써 섬기고 공양해야 하는가?' 하고 묻거든,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대답하라.
'만일 그가 눈으로 빛깔을 볼 때 탐욕을 여의고, 욕망을 여의며, 사랑을 여의고, 갈망을 여의며, 기억을 여의어서 마음속이 고요하고 법답지 않은 행동을 하지 않으며, 평등한 행동을 하고 성글고 매끄럽지 않은 행동은 하지 않으며, 귀․코․혀․몸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고 뜻과 법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이 한다면, 그러한 사문 바라문은 마땅히 공경하고 존중하며 예로써 섬기고 공양해야 할 것이다.'
만일 그가 다시 '무슨 까닭으로 그런 종류의 사문 바라문은 공경하고 존중하며 예로써 섬기고 공양해야 하는가?' 하고 묻거든,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대답하라.
'우리는 눈으로 빛깔을 볼 때 탐욕을 여의지 못하고, 욕망을 여의지 못하며, 사랑을 여의지 못하고, 갈망을 여의지 못하며, 기억을 여의지 못하여 마음속이 고요하지 않고 법답지 않은 행동을 하며, 성글고 매끄럽지 않은 행동을 한다. 귀․코․혀․몸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며, 뜻과 법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이 한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사문 바라문은 탐욕을 여의고, 욕망을 여의며, 갈망을 여의고, 기억을 여의어서 마음속이 고요하고 법다운 행동을 하며, 성글고 매끄럽지 못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귀․코․혀․몸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고, 뜻과 법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이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서 차이점을 찾아보았고 그 차별을 보았다. 그러므로 그런 종류의 사문 바라문은 마땅히 공경하고 존중하며 예로써 섬기고 공양해야 한다.'
이와 같이 말하고 나서 다시 그가 '그런 사문 바라문은 어떤 행이 있고 어떤 형상이 있고 어떤 모양이 있기에, 너희들은 그 사문 바라문이 탐욕을 여의고 탐욕을 항복 받은 곳으로 향하며, 성냄을 여의고 성냄을 항복 받은 곳으로 향하며, 어리석음을 여의고 어리석음을 항복 받은 곳으로 향하는지를 아는가?' 하고 묻거든,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대답하라.
'우리가 사문 바라문들을 볼 때 이런 종류가 있었다. 즉 공적(空寂)하고 한가한 곳이나 숲 속이나 나무 밑에서 낮은 평상에 풀을 깔고는, 멀리 여의는 행(行)을 닦고 모든 여자들을 떠나, 혼자서 선정(禪定)을 같이 닦는 이와 가까이하기를 좋아한다. 그들은 그곳에서 눈으로 빛깔을 보아도 즐거워하거나 집착하는 일이 없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감촉을 느껴도 즐거워하거나 집착하는 일이 없다. 만일 그 사문 바라문에게 이러한 행과 이러한 형상과 이러한 모양이 있다면, 우리는 이로써 그 사문 바라문이 탐욕을 여의고 탐욕을 항복 받은 곳으로 향하고, 성냄을 여의고 성냄을 항복 받은 곳으로 향하며, 어리석음을 여의고 어리석음을 항복 받은 곳으로 향하는 줄을 압니다.'"
이 때 모든 사문 바라문과 장자(長者)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기이한 말씀입니다. 세존이시여, 스스로를 찬양하지도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으면서 그 이치를 올바르게 설명하셨습니다. 모든 입처(入處)에 대해서 각각 그 더러움과 깨끗함을 분별하여 연기를 자세히 말씀하시니, 여래․응공․등정각의 말씀답습니다. 비유하면 사부(士夫)가 빠진 사람을 능히 건지고, 닫힌 것을 능히 열어주며, 헤매는 사람에게 길을 가르쳐주고, 어두운 곳에 등불을 켜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스스로를 찬양하지도 않으시고 남을 헐뜯지도 않으시면서 그 이치를 바르게 설명하셨습니다. ……(내지)…… 여래․응공․등정각의 말씀답습니다."
爾時。世尊告頻頭城婆羅門長者。若人問汝言。何等像類沙門.婆羅門不應恭敬.尊重.禮事.供養。汝當答言。若沙門.婆羅門眼見色。未離貪.未離欲.未離愛.未離渴.未離念。內心不寂靜。所行非法。所行疏澀行。耳.鼻.舌.身.意法亦復如是。如是像類比丘。不應恭敬.尊重.禮事.供養。作是說已。當復問言。何故如此像類沙門.婆羅門。不應恭敬.尊重.禮事.供養。汝應答言。我等眼見色。不離欲.不離愛.不離渴.不離念。內心不寂靜。耳.鼻.舌.身.意法亦復如是。彼沙門.婆羅門眼見色。亦不離貪.不離欲.不離愛.不離渴.不離念。內心不寂靜。行非法。行疏澀行。耳.鼻.舌.身.意法亦復如是。我於斯等求其差別。不見差別之行。是故我於斯等像類沙門.婆羅門不應恭敬.尊重.禮事.供養。若復問言。何等像類沙門.婆羅門所應恭敬.尊重.禮事.供養。汝應答言。若彼眼見色。離貪.離欲.離愛.離渴.離念。內心寂靜。不行非法行。行等行。不疏澀行。耳.鼻.舌.身.意法亦復如是。如是像類沙門.婆羅門所應恭敬.尊重.禮事.供養若復問言。何故於此像類沙門.婆羅門恭敬.尊重.禮事.供養。汝應答言。我等眼見色。不離貪.不離欲.不離愛.不離渴.不離念。內心不寂靜。行非法行。行疏澀行。耳.鼻.舌.身.意法亦復如是。斯等像類沙門.婆羅門離貪.離欲.離渴.離念。內心寂靜。行如法行。不行疏澀行。耳.鼻.舌.身.意法亦復如是。我等於彼。求其差別。見差別故。於彼像類沙門.婆羅門所應恭敬.尊重.禮事.供養如是說已。若復問言。彼沙門.婆羅門有何門。有何形貌。有何相。汝等知是沙門.婆羅門離貪.向調伏貪。離恚.向調伏恚。離癡.向調伏癡。汝應答言。我見彼沙門.婆羅門有如是像類。在空閑處.林中樹下.卑床草蓐。修行遠離。離諸女人。近樂獨人。同禪思者。若於彼處。無眼見色可生樂着。無耳聲.鼻香.舌味.身觸可生樂着。若彼沙門.婆羅門有如是行.如是形貌.如是相。令我等知是沙門。婆羅門離貪.向調伏貪。離恚.向調伏恚。離癡.向調伏癡。時。諸沙門.婆羅門長者白佛言。奇哉。世尊。不自譽.不毁他。正說其義。各各自於諸入處。分別染汚淸淨。廣說緣起。如如來.應.等正覺說。譬如士夫。溺者能救。閉者能開。迷者示路。闇處然燈。世尊亦復如是。不自譽.不毁他。正說其義。乃至如如來.應.等正覺說。(頻頭城經 대정장 2/76 하~77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41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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