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4대(大)로 된 몸에 대해서 싫어하고 근심하며 탐욕을 여의고 등져버리지만 식(識)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왜냐 하면 4대로 된 몸에서는 더함이 있고 줄어듦이 있으며 취함이 있고 버림이 있음을 보지만, 마음[心]과 뜻[意]과 식(識)에 대해서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능히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탐욕을 여의어 해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이것을 보호하고 아끼면서 나[我]라고 하는 것에 매달려, 얻거나 취하는 것이 있으면 '이것은 나이다. 이것은 내 것이다. 둘 다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그것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탐욕을 여의어 등져버리지 못한다.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4대로 된 몸에 대해서 나[我]와 내 것[我所]이라고 얽매일지언정 식(識)에 대해서 나와 내 것이라고 얽매이지는 않는다. 왜냐 하면 4대로 된 몸에서는 10년을 머무르고 20년 30년 나아가 백 년 동안 머무르다가도 결국 소멸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많기도 한 것을 보지만, 마음과 뜻과 식은 밤과 낮, 시시각각으로 잠깐 사이에 변하고 옮겨 다른 것이 생기고 다른 것이 소멸하기 때문이다. 마치 원숭이가 숲 속에서 놀 때, 잠깐 사이에 여기저기로 나무 가지를 옮겨 잡으며 하나를 놓고 곧 다른 한 나무 가지를 잡는 것과 같나니, 그 마음과 뜻과 식도 또한 그와 같아서, 다른 것이 생기고 또 다른 것이 소멸하느니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모든 연기(緣起)에 대해서 잘 사유하고 관찰한다. 즐거움과의 감촉[樂觸]을 인연해 즐겁다는 느낌이 생겨 즐겁다는 느낌을 깨달았을 때, 즐겁다는 느낌의 깨달음을 사실 그대로 안다. 그 즐거움과의 감촉이 소멸하면 즐거움과의 접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도 또한 소멸하고 그치며, 맑고 시원해지며, 쉬고 사라지느니라. 즐겁다는 느낌에서와 같이 괴로움과의 접촉[苦觸]․기쁨과의 접촉[喜觸]․근심과의 접촉[憂觸]도 마찬가지이며, 평정과의 접촉[捨觸]을 인연하여 평정하다는 느낌이 생겨 평정한 느낌을 깨달았을 때, 평정한 느낌의 깨달음을 사실 그대로 안다. 그 평정과의 접촉이 소멸하면 그 평정과의 접촉을 인연하여 생긴 평정하다는 느낌도 또한 소멸하고 그치며, 맑고 시원해지며, 쉬고 사라지느니라. 그는 이와 같이 사유한다.
'이 느낌과 접촉은 즐거움과의 접촉과 접촉에 얽매임을 일으킨다. 이러저러한 즐거움과 접촉하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즐거움을 느끼고, 이러저러한 즐거움과의 접촉이 소멸하면 이러저러한 즐겁다는 느낌도 또한 소멸하고 그치며, 맑고 시원해지고 쉬고 사라진다.'
이와 같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색(色)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수(受)․상(想)․행(行)․식(識)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낸다. 싫어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해탈(解脫)하며, 해탈지견(解脫知見)이 생겨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후세에서는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如是我聞。一時。佛住王舍城迦蘭陀竹園。爾時。世尊告諸比丘。愚癡無聞凡夫於四大身厭患.離欲.背捨而非識。所以者何。見四大身有增.有減.有取.有捨。而於心.意.識。愚癡無聞凡夫不能生厭.離欲.解脫。所以者何。彼長夜於此保惜繫我。若得.若取。言。是我.我所.相在。是故愚癡無聞凡夫不能於彼生厭.離欲.背捨。愚癡無聞凡夫寧於四大身繫我.我所。不可於識繫我.我所。所以者何。四大色身或見十年住。二十.三十。乃至百年。若善消息。或復小過。彼心.意.識日夜時剋。須臾轉變。異生異滅。猶如獼猴遊林樹間。須臾處處。攀捉枝條。放一取一。彼心.意.識亦復如是。異生異滅。多聞聖弟子於諸緣起善思惟觀察。所謂樂觸緣生樂受。樂受覺時。如實知樂受覺。彼樂觸滅。樂觸因緣生受亦滅止.淸涼.息沒。如樂受。苦觸.喜觸.憂觸.捨觸因緣生捨受。捨受覺時。如實知捨受覺。彼捨觸滅。彼捨觸因緣生捨受亦滅止.淸涼.息沒。彼如是思惟。此受觸生.觸樂.觸縛。彼彼觸樂故。彼彼受樂。彼彼觸樂滅。彼彼受樂亦滅止.淸涼.息沒。如是。多聞聖弟子於色生厭。於受.想.行.識生厭。厭故不樂。不樂故解脫。解脫知見。我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作。自知不受後有。(無聞經 대정장 2/81 하;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44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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