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불교의 우주관

미래세 (6) 이 세상 경계가 무너져 없어지는 변

다르마 러브 2013. 8. 29. 10:27

"너희들은 여기 모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저희들은 여기 모여 법을 이야기하고 있나이다. 지금 이야기한 것은 모두 법다운 이야기였나이다."

"착하다,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집을 떠난 사람이니 응당 법을 이야기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또 성현의 침묵도 버리지 않아야 한다. 왜 그러냐 하면, 비구들은 한 곳에 모이면 두 가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는 법 이야기요, 둘째는 성현의 침묵이다. 너희들이 이 두 가지를 아울러 행하면 마침내 안온을 얻고 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은 아까 어떤 법다운 이치를 이야기하였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저희들은 아까 여기 모여 이런 이야기를 하였나이다. '저 수미산은 매우 기이하고 뛰어났으며 높고 넓고 크다. 그러나 그러한 수미산도 오래지 않아 무너져 없어질 것이다. 또 그 주위의 철위산(鐵圍山)도 그와 같이 무너져 없어질 것이다'고. 아까 저희들은 여기서 이런 법다운 이야기를 하였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세상 경계가 무너져 없어지는 변을 듣고 싶으냐."

"지금이 바로 그 때이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곧 말씀하시어 중생들의 마음을 해탈시켜 주소서."

"너희들은 잘 생각하고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라."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수미산은 매우 넓고 커서 어떤 산도 따를 수 없다. 비구들이여, 수미산을 알고 싶은가. 그것은 물위로 나온 높이가 八만 四천 요오자요, 물에 들어간 깊이도 八만 四천 요오자나다. 그리고 그 산은 금, 은, 수정, 유리의 네 가지 보배로 되었고, 그 네 모서리도 금, 은, 수정, 유리의 네 가지 보배로 되었느니라. 금으로 된 안 성에 은으로 된 바깥 성이요, 은으로 된 안 성에 금으로 된 바깥 성이며, 수정으로 된 안 성에 유리로 된 바깥 성이요, 유리로 된 안 성에 수정으로 된 바깥 성이다.

또 수미산 위에는 다섯 종류의 하늘이 거기서 살고 있다. 그것은 다 과거 인연으로 말미암아 거기서 살고 있다. 어떤 것이 다섯 종류의 하늘인가. 이른바 그 은으로 된 성안에는 세각천(細脚天)이 살고 있고, 그 금으로 된 성안에는 시리사천(尸利沙天)이 살고 있으며, 수정으로 된 성안에는 환열천(歡悅天)이 살고 있고, 유리로 된 성안에는 역성천(力盛天)이 살고 있다.

금 성과 은 성 중간에는 비사문 천왕이 헤아릴 수 없는 야차들을 데리고 살고 있고, 금 성과 수정 성 중간에는 비루박차 천왕이 온갖 용신(龍神)들을 데리고 살고 있고, 수정 성과 유리 성 중간에는 비류륵차 천왕이 살고 있고, 유리 성과 은 성 중간에는 제두뢰타 천왕이 살고 있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수미산 밑에는 아수라가 살고 있다. 그 아수라는 三十三천과 싸우려 할 때에는 먼저 세각천과 싸운다. 거기서 이기면 다시 금 성으로 가서 시리사천과 싸우고, 거기서 이기면 다시 수정 성으로 가서 환열천과 싸우고, 거기서 이기면 다시 유리 성으로 가서 역성천과 싸우고, 거기서 이기면 곧 三十三천과 싸운다.

비구들이여, 알라. 三十三천 꼭대기에는 三十三천이 살고 있는데 밤낮으로 광명이 서로 비추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수미산을 의지해 해와 달이 돌아다닌다. 해 천자 성곽은 세로와 가로가 五十一 요오자요, 달 천자의 성곽은 세로와 가로가 三十九 요오자나다. 거기서 제일 큰 별은 세로와 가로가 一 요오자나요, 가장 작은 별은 세로와 넓이가 二백 걸음이다. 수미산 꼭대기의 동, 서, 남, 북은 세로와 가로가 八만 四천 요오자나다. 그 산 가까운 남쪽에 큰 철위산이 있는데 길이는 八만 四천리요, 높이는 八만 리다.

또 그 산 밖에는 니미타산이 그 산을 싸고 있고, 니미타산 밖에는 카라산이 있으며, 카라산밖에는 비사산이 있고, 비사산 밖에는 마두산(馬頭山)이 있으며, 마두산 밖에는 비나야산이 있고, 비나야산 다음에는 철위산과 큰 철위산이 있으며, 철위산 중간에는 여덟 개 큰 지옥과 두 개 지옥과 열 여섯 개 작은 지옥이 있느니라.

그 철위산은 남섬부주 땅에 큰 이익을 준다. 왜 그러냐 하면 만일 그 철위산이 없었다면 거기는 언제나 나쁜 냄새가 날 것이다. 철위산 밖에는 향적산(香積山)이 있고, 향적산 곁에는 八만 四천 마리 흰 코끼리가 살고 있는데, 모두 여섯 개 어금니를 가졌고 금과 은으로 얽어 장식하였다. 그 향적에는 八만 四천 개 굴이 있어 코끼리들은 거기서 살고 있는데, 모두 금, 은, 수정, 유리로 되었다. 가장 좋은 코끼리는 제석천왕이 타고, 가장 나쁜 코끼리는 전륜성왕이 타느니라.

향적산 곁에는 마타 못이 있는데 거기는 웃팔라 연꽃과 쿠무다 꽃이 있으며 코끼리들은 그 뿌리를 파먹는다. 마타 못 곁에는 우사가라산이 있는데 그 산에는 여러 가지 초목과 새와 짐승과 벌레들이 살고, 또 산을 의지해 신통을 가진 도인들이 살고 있다. 또 반다산과 깃자쿠우타산이 있는데 그 산들은 다 남섬부주 땅을 의지하는 산들이다.

비구들이여, 알라. 이 세간이 무너져 없어지려 할 때에는 비가 오지 않아 섬은 묘종이 자라지 않고 모든 물의 근원은 마른다. 그래서 일체의 행은 모두 덧없어 오래 머무르지 못하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어떤 때에는 이른바 강가아 강, 신두 강, 쉬타아 강, 아박수 강의 네 강도 모두 바싹 마른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갖가지로 덧없이 변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혹 때로는 이 세상에 두 개 해가 나타난다. 그 때에는 온갖 초목이 모두 말라 떨어진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덧없이 변해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그 때에는 온갖 물의 근원도 모두 다 말라 버리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이 세상에 두 개 해가 나타날 때에는 네 큰 바닷물은 백 요오자나 안까지 모두 마르다가 七백 요오자나까지 모두 말라 버리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이 세상에 세 개 해가 나타날 때에는 네 큰 바닷물은 천 요오자나 안까지 저절로 마르다가 내지 七천 요오자나까지 모두 말라 버린다.

비구들이여, 알라. 네 개 해가 세상에 나타날 때에는 네 큰 바다의 물깊이는 一천 요오자 밖에 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모든 행은 덧없이 오래 머무르지 못하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만일 이 세상에 다섯 개 해가 나타날 때에는 네 큰 바닷물은 七백 요오자 밖에 안 남았다가 점점 줄어 五백 요오자나가 된다. 비구들이여, 알라. 다섯 개 해가 나타날 때에는 바닷물은 한 요오자나 밖에 안 남았다가 점점 말라 완전히 없어진다. 또 그 때에는 바닷물이 일곱 자밖에 남지 않았다가 모두 말라 버리고 만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모든 행은 덧없이 오래 머무르지 못하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혹 때로 여섯 개 해가 나타날 때에는 이 땅은 六만 八천 요오자 두께까지 모두 타면서 연기가 나고 수미산도 점점 녹아 무너진다. 또 그 때에는 이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녹아 무너진다. 마치 옹기 굴에 옹기를 굽는 것처럼, 이 삼천대천세계도 그와 같아서 온 세계가 빈 틈 없이 벌겋게 불이 붙는다.

비구들이여, 또 그 때에는 여덟 가지 큰 지옥도 모두 녹아 없어지고 사람들도 죄다 죽는다. 수미산을 의지해 있는 다섯 가지 하늘도 모두 목숨을 마치고 三十三천, 야마천 내지, 타화자재천도 모두 목숨을 마치고 궁전이 모두 비게 된다. 또 그 때에는 수미산과 삼천대천세계가 온통 타서 없어진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모든 행은 없어진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모든 행은 덧없어 오래 머무르지 못하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혹 때로는 일곱 개 해가 나타난다. 그 때에는 이 땅은 六만 八천 요오자나 및 삼천대천세계 두께까지 모두 불이 일어난다. 그 때에는 저 수미산이 점점 녹아 무너지고 백천 요오자나까지 저절로 무너져 아주 없어진다. 티끌이나 연기도 볼 수 없는데 더구나 그 재를 볼 수 있겠는가.

그 때에는 三十三천과 내지 타화자재천 궁전이 모두 불이 붙어 그 불꽃은 범천에까지 올라간다. 그 궁전에서 새로 난 천자들은 지금까지 그런 불타는 겁(劫)을 보지 못하였으므로 그 불꽃을 보고는 불에 탈까 모두 두려워한다. 그러나 옛날부터 살던 천자는 일찍 그런 불타는 겁을 보았기 때문에 뒤에 난 천자들을 위로하면서 말한다.

'너희들은 두려워하지 말라. 저 불은 결코 여기까지 오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알라. 일곱 개 해가 날 때에는 여기서 여섯 하늘 내지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재가 되고 나아가서는 어떤 모양의 물질도 없게 된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모든 행은 덧없어 오래 보존할 수 없고 모두 완전히 없어지고 마느니라.

그 때에는 사람들은 목숨을 마치고는 모두 타방 세계에 나고 혹은 천상에 난다. 또 지옥에 나는 중생이라도 묵은 죄가 없어지면 천상이나 혹은 타방 세계에 난다. 만일 지옥에 난 중생으로서 지은 죄가 끝나지 않았으면 다시 타방 세계로 옮겨간다. 비구들이여, 알라. 일곱 해가 날 때에는 다시는 해와 달의 광명과 별들의 비춤도 없다. 그 때에는 해와 달이 아주 없어지고 또 낮과 밤이 없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인연의 깊음으로 말미암아 이런 무너짐을 가져온다'는 것이니라.

또 비구들이여, 알라. 그 무너진 겁이 다시 이루어질 때에는 어느 때에 가서 불이 저절로 사라지고 허공에서 큰 구름이 일어나 비가 내리게 된다. 그 때에는 이 삼천대천세계 안에는 물이 가득 차서 범천에까지 돌아간다. 비구들이여, 알라. 그 때에는 그 물은 차차 정지했다가 스스로 말라진다.

거기에 다시 수람(隨嵐)이라는 바람이 일어난다. 그 바람은 그 물을 불어 한 곳에 모으고, 다시 천 수미산, 천 기미타산, 천 니미타산, 천 카라산, 천 이사산, 천 비나야산, 천 철위산, 천 대철위산을 만들고 또 八천 지옥을 만들며, 다시 천 마두산, 천 향적산, 천 반다바산, 천 우사가산, 천 남섬부주, 천 서우화주, 천 동승신주, 천 북구로주를 만들고, 다시 천 바닷물, 천 四천 왕궁, 천 三十三천, 천 야마천, 천 도솔천, 천 화자재천, 천 타화자재천을 만드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어느 때에 가서는 물은 없어지고 땅이 다시 생긴다. 그 때에는 땅 위에 지비(地肥)가 저절로 생긴다. 그것은 매우 향기롭고 맛나 단 이슬 맛보다 훌륭하다. 그 지비의 맛은 마치 포도주(蒲挑酒)를 맛보는 것과 같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어느 때에 광음천은 저희끼리 말한다.

'우리는 저 남섬부주로 가서 그 지형을 살펴보고 곧 돌아오자.'

그 광음 천자들은 이 세상에 내려와 지비가 있는 것을 보고 곧 손가락으로 찍어 맛보고 입에 넣어 먹는다. 그 지비를 많이 먹는 천자는 점점 위신(威神)과 광명이 없어지고 뼈와 살이 생겨 몸이 무거워지면서 곧 신통을 잃고 허공을 나르지 못하게 된다. 그 지비를 적게 먹는 천자는 몸도 무거워지지 않고 신통도 잃지 않아 허공을 날아다니느니라.

그 때에 신통을 잃은 천자들은 모두 울부짖으면서 저희끼리 말한다.

'지금 우리는 매우 불행하게 되었다. 신통을 잃어 하늘에 돌아가지 못하고 이 세상에 살게 되었다. 그것은 지비를 먹었기 때문이다.'

고 하면서 서로 얼굴을 바라본다. 그 때에 탐욕이 많은 천자는 곧 여자가 되어 정욕을 행하면서 서로 즐겨 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세상이 처음 될 때에 이 음욕이 있어 세상에 퍼졌다'는 것이다. 이 음욕은 오래된 떳떳한 법으로서 여자는 반드시 세상에 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묵은 법은 지금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니라.

그 때에 다른 광음천들은 이 천자들이 타락한 것을 보고 모두 와서 꾸짖는다.

'너희들은 왜 이런 더러운 짓을 행하느냐.'

그 때에 타락한 중생들은 생각한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둘이서 즐기는 이 짓을 남들이 보지 못하게 할까.'

그래서 집을 지어 그 몸뚱이를 가리우게 되었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이런 인연으로 지금의 집이 있게 되었다'는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그 뒤 어느 때 지비는 저절로 땅에 들어가고 멥쌀이 났다. 그것은 매우 곱고 깨끗하며 또 껍질이 없고 향기롭고 좋아 사람을 살찌고 희게 하였다. 그것은 아침에 베면 다시 저녁에 나고 저녁에 베면 아침에 났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그 때에 처음으로 쌀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그 뒤 어느 때에 사람들은 게을러져 생활에 힘쓰지 않고 생각하였다.

'나는 날마다 이 쌀을 거둘 것이 없다. 이틀에 한 번씩 거두자,'

그래서 그는 이틀에 한 번씩 쌀을 거두게 되었다. 그 때에 그들은 차차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그로 말미암아 <난다>는 사실이 있게 되었다.

'우리 쌀을 거두러 가자.'

그 중생은 대답하였다.

'나는 이미 이틀 양식을 준비해 놓았다.'

그는 이 말을 듣고 이런 생각이 났다.

'나는 나흘 먹을 양식을 쌓아 두리라.'

그는 곧 나흘 먹을 양식을 준비하였다.

또 어떤 중생이 다른 중생에게 말하였다.

'우리 함께 쌀을 거두러 가자.'

그는 대답하였다.

'나는 나흘 먹을 양식을 이미 준비하였다.'

그는 이 말을 듣고 이런 생각이 났다.

'나는 여드레 먹을 양식을 준비해 놓으리라.'

그는 곧 여드레 먹을 양식을 마련하였다.

그 때부터 그 멥쌀은 다시 나지 않았다. 중생들은 제각기 생각하였다.

'세상에는 큰 재앙이 생겼다. 그 멥쌀이 드디어 전처럼 나지 않는다. 이제 이것을 고루 나누어야 하겠다.'

그들은 곧 그것을 갈라 가졌다. 한 중생은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내 쌀은 감추어 두고 남의 쌀을 훔치자,'

그래서 그 중생은 자기 쌀은 감추어 두고 남의 쌀을 훔쳤다.

주인은 그것을 보고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왜 내 쌀을 훔치느냐. 이번만은 네 죄를 용서해 주겠으니 다시는 범하지 말라.'

그 때에 이 세상에는 처음으로 훔치는 마음이 있게 되었다.

그 때에 어떤 중생은 이 말을 듣고 생각하였다.

'나도 지금 내 쌀을 감추고 남의 쌀을 훔치리라.'

그래서 그 중생은 곧 자기 몫은 두고 남의 몫을 가졌다. 주인은 그것을 보고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왜 내 쌀을 가지느냐.'

그러나 그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때에 그 주인은 곧 주먹으로 그를 때리면서 말하였다.

'지금부터는 다시 침범하지 말라.'

그 때에 많은 사람들은 중생들이 서로 훔친다는 말을 듣고 모두 모여 저희끼리 말하였다.

'세상에는 서로 훔치는 나쁜 법이 있다. 이제 밭지기를 두어 밭을 지키게 하자. 총명하고 재주 많은 어떤 중생을 세워 밭지기로 추대하자.'

그들은 곧 밭지기를 뽑고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알아야 한다. 세상에는 물건을 훔치는 나쁜 법이 있다. 네가 밭을 지키면 값을 받을 것이다. 누구나 와서 남의 쌀을 훔치거든 곧 그 죄를 다스려라,'

그래서 곧 밭지기를 두었다.

비구들이여, 알라. 그 때에 그 밭지기를 크샤트리야 종족이라 불렀다. 그러나 그것은 다 옛날 법으로서 지금의 법은 아니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처음으로 크샤트리야 종족이 있어

모든 성 가운데서 최상이 되고

총명하고 재주가 많은 그 사람

천상, 인간의 존경을 받다.

"그 때부터 남의 물건을 침범하는 이가 있으면 크샤트리야는 그를 잡아 법으로 다스렸다. 그래도 그가 그 죄를 고치지 않고 다시 범하면 크샤트리야 주인은 곧 명령하여 칼이나 몸뚱이를 만들어, 그 목을 베어 나무에 달았다. 그 때부터 이 세상에는 처음으로 살생이 있게 되었느니라.

그 때에 사람들은 '쌀을 훔치는 자는 크샤트리야 주인이 곧 잡아죽인다'는 명령을 듣고 모두 두려워 해 몸의 털이 일어섰다. 그래서 그들은 초막을 짓고 거기 들어앉아 고요히 생각하면서 범행을 닦아 마음을 온전히 하였다. 즉 집의 살림과 처자와 며느리를 버리고 혼자 그 마음을 고요히 하여 범행을 닦았다. 그로 말미암아 바라문이라는 성명이 있었고 그 때부터 두 가지 종성이 이 세상에 있게 되었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그 때부터 도둑으로 말미암아 살생이 있었고, 살생으로 말미암아 칼과 몽둥이가 생겼다. 그 때에 크샤트리야 주인은 백성들에게 말하였다.

'얼굴이 단정하고 재주가 많은 이가 있으면 그로 하여금 이 백성들을 통치하게 하리라.'

또 말하였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자가 있으면 그로 하여금 그 죄를 다스리게 하리라.'

그 때부터 바이샤 종성이 이 세상에 있게 되었다.

그 때에 여러 중생들은 생각하였다.

'지금 중생들이 서로 죽이는 것은 다 그 직업 때문이다. 나는 지금부터 그들을 위해 심부름해 줌으로써 생활해 가리라.'

그래서 그 때부터 슈우드라 종성이 이 세상에 나타났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맨 처음에 크샤트리야 족이 있었고

그 다음에는 바라문족 있었고

셋째의 그 이름은 바이샤요

또 그 다음에는 슈우드라 성 있었다.

이제 이 네 가지 종성이 있어,

차차 서로 이어 붙어 가나니

그러나 그들은 다 하늘에서 생긴 몸

모두 다 꼭 같은 한 빛깔이다.

"비구들이여, 알라. 그 때에 죽이고 훔치는 마음이 있었고, 그 자연의 멥쌀은 아주 없게 되었느니라.

그 때에 다섯 가지 종자가 있었다. 첫째는 뿌리 종자, 둘째는 줄기 종자, 셋째는 가지 종자, 넷째는 꽃 종자, 다섯 째는 열매 종자와 또 그 밖의 나는 종자이니 이것을 다섯 가지 종자라 한다. 그것들은 다 다른 나라에서 바람에 불려 온 것으로서 그것을 취해 종자로 삼아 스스로 살아갔느니라.

비구들이여, 세상에는 이와 같은 징조로써 곧 생, 노, 병, 사가 있어 오늘의 이 다섯 가지 쌓임의 몸이 있게 되어 괴로움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이 이른바 겁(劫)이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때의 변하고 바뀌는 것이니라.

나는 너희들을 위해 모든 부처 세존님이 항상 행하는 일을 다 설명하였다. 너희들은 고요한 곳에 한가히 있기를 즐기고 고요히 생각하여 게을리 하지 말라. 지금에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뒤에 후회하여도 이익이 없을 것이다. 이것이 내 가르침이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735 중~738 상 ;『한글 증일아함경』2, pp. 167~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