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다양한 사상과 논쟁

불교-자이나교 5.뜻의 업을 중시하는 불교와 신업을 중시하는 자이나교

다르마 러브 2013. 8. 27. 08:30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란타(那難陀)를 유행하실 적에 파바리나(波婆離)숲에 머무셨다. 그 때 장고행니건(長苦行尼?)은 오후에 천천히 거닐어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러자 세존께서 물으셨다.

"고행자여, 니건친자(尼?親子)는 몇 가지 행을 마련하여 악업(惡業)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는가?"

장고행니건이 대답하였다.

"구담이시여, 제 스승 니건친자는 우리들을 위해 행(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거나, 악업을 짓지 않게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들을 위해 형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할 뿐입니다."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고행자여, 니건친자는 몇 가지 형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는가?"

장고행니건이 대답하였다.

"구담이시여, 제 스승 니건친자는 우리 무리들을 위해 세 가지 형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합니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즉 몸의 형벌[身罰] 입의 형벌[口罰] 뜻의 형벌[意罰]입니다."

"고행자여, 어떻게 몸의 형벌이 다르고, 입의 형벌이 다르며, 뜻의 형벌이 다른가?"

"구담이시여, 우리들의 몸의 형벌이 다르고, 입의 형벌이 다르며, 뜻의 형벌이 다릅니다."

"고행자여, 이 세 가지 형벌은 이렇게 서로 비슷한데 니건친자는 어떤 형벌을 가장 무겁다고 주장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는가? 몸의 형벌인가, 입의 형벌인가, 뜻의 형벌인가?"

"구담이시여, 이 세 가지 형벌은 이렇게 서로 비슷합니다. 그러나 제 스승니건친자는 몸의 형벌을 마련하여, 가장 무거운 것으로 삼아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합니다. 입의 형벌은 그렇지 않고 뜻의 형벌은 가장 낮은 것으로서, 몸의 형벌의 지극히 크고 매우 무거운 것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고행자여, 너도 몸의 형벌이 가장 무겁다고 말하는가?"

장고행니건이 대답하였다.

"구담이시여, 몸의 형벌이 가장 무겁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두 번 세 번 물으셨다.

"고행자여, 너도 몸의 형벌이 가장 무겁다고 말하는가?"

장고행니건도 또한 두 번 세 번 대답하였다.

"구담이시여, 몸의 형벌이 가장 무겁습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두 번 세 번 장고행니건에게 이 일을 물어 확인하신 뒤에 곧 잠자코 계셨다. 장고행니건이 여쭈었다.

"사문 구담께서는 몇 가지 형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십니까?"

그 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고행자여, 나는 형벌을 마련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거나 악업을 짓지 않게 하지 않는다. 나는 다만 업을 주장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할 뿐이니라."

"구담이시여, 몇 가지 업을 주장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십니까?"

"고행자여, 나는 세 가지 업을 주장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하면 신업(身業) 구업(口業) 의업(意業)이니라."

"구담이시여, 신업이 다르고 구업이 다르며 의업이 다른 것입니까?"

"고행자여, 나의 신업이 다르고 구업이 다르며 의업이 다르니라."

"구담이시여, 이 3업(業)이 이렇게 서로 비슷한데 어느 업을 가장 무거운 것이라 주장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십니까? 신업입니까, 구업입니까, 의업입니까?"

"고행자여, 이 3업은 이렇게 서로 비슷하나, 나는 의업(意業)을 가장 무거운 것이라 주장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한다. 신업과 구업은 그렇지 않다."

"구담이시여, 의업을 가장 무거운 것이라 주장하십니까?"

"고행자여, 나는 의업을 가장 무거운 것이라 주장하느니라."

장고행니건이 다시 두 번 세 번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의업을 가장 무거운 것이라 주장하십니까?"

세존께서도 다시 두 번 세 번 대답하셨다.

"고행자여, 나는 의업을 가장 무거운 것이라 주장하느리라."

이에 장고행니건은 두 번 세 번 세존에게 이 일을 물어 확인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을 세 번 돌고 물러나와 니건친자의 처소로 갔다. 니건친자는 멀리서 장고행니건이 오는 것을 보고 곧 물었다.

"고행자야, 어디서 오는가?"

장고행니건이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저는 나란타의 파바리나(波婆離)숲에 있는 사문 구담의 처소에서 옵니다."

"고행자야, 혹 사문 구담과 서로 토론한 적이 있는가?"

"서로 토론하였었습니다."

"고행자야, 만일 사문 구담과 서로 토론한 것이 있으면 모두 내게 말하라. 나라야 그와 토론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장고행니건이 세존과 토론한 것을 모두 그에게 말하자, 니건친자는 다 듣고 곧 찬탄하여 말하였다.

"착하다, 고행자여. 너는 스승에 대하여 제자로서 해야 할 법을 행하였다. 지혜로운 변재(辯才)와 총명함으로 결정하였으며, 안온하고 두려움이 없어 잘 제어하는 법을 성취하였으며, 큰 변재를 체득하여 감로의 당기[甘露幢]를 얻었고, 그 감로의 세계에서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었구나. 무슨 까닭인가? 곧 너는 사문 구담에게 '몸의 형벌을 가장 무거운 것이라 주장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한다. 입의 형벌은 그렇지 못하고 뜻의 형벌은 가장 낮은 것으로서 몸의 형벌이 지극히 크고 매우 무거운 것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