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전법교육

사리불의 교화 사례 2.안거하기 위해 먼길을 떠나는 비구들에게 설법

다르마 러브 2013. 8. 27. 16:1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석씨의 천현(天現)마을에 계셨다.

그 때 서방의 많은 비구들은 서방으로 돌아가 안거하려 하면서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찾아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어 여러 가지로 가르치고 기쁘게 하셨다. 이 때 서방의 많은 비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 서방의 많은 비구들은 서방으로 돌아가 안거하고자 이제 하직을 고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서방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사리불에게 하직을 고하였는가?"

"아직 하직을 고하지 않았습니다."

"사리불은 순수하게 범행을 닦는다. 너희들은 가서 하직을 고하거라. 그는 능히 너희들로 하여금 이치로써 이익되게 하여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하게 하리라."

이 때 모든 서방 비구들은 하직하고 물러나 떠나려 하였다.

이 때 존자 사리불은 부처님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의 어떤 견고수(堅固樹) 밑에 앉아 있었다. 모든 서방 비구들은 존자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물러앉아 사리불게 아뢰었다.

"저희는 서방으로 돌아가 안거하려고 일부러 찾아와 하직을 아룁니다."

사리불은 말하였다.

"그대들은 세존께 하직을 아뢰었습니까?"

"이미 아뢰었습니다."

"그대들이 서방으로 돌아가면 여러 다른 나라의 여러 사람들이 반드시 그대들에게 질문할 것입니다. 그대들은 세존에게서 들은 좋은 설법을 잘 배우고, 잘 기억하며, 잘 관찰하고, 잘 들어가 능히 그들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여 부처님을 비방하는 것이 되지 않게 할 수 있겠습니까? 또 그들이 힐난하고 꾸짖거나 폄하하고 등지는 일이 없게 할 수 있겠습니까?"

모든 비구들은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저희들은 법을 듣기 위해 존자께 찾아왔습니다. 원컨대 존자께서는 저희를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존자 사리불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염부제 사람들은 총명하고 날카롭습니다. 혹 찰리나 바라문, 장자, 사문들은 반드시 그대들에게 '너희들의 스승은 어떻게 설법하며 무엇을 너희들에게 가르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그대들은 '우리 스승께서는 오직 욕망과 탐욕[欲貪]을 항복 받으라고 말씀하시고 이것으로써 가르치신다'고 대답해야 합니다.

그들은 다시 그대들에게 '어떤 법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는가'고 물을 것이니, 그대들은 다시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스승께서는 오직 저 색음(色陰)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음(受陰)․상음(想陰)․행음(行陰)․식음(識陰)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고 말씀하신다. 우리 스승께서는 이렇게 설법하신다.'

그들은 다시 '욕망과 탐욕에 어떤 재앙이 있기에 너희 스승은 색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음․상음․행음․식음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고 말하는가'고 물을 것이니, 그대들은 다시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만일 색에 대해서 욕심을 끊지 않고, 탐욕을 끊지 않으며, 사랑을 끊지 않고, 생각을 끊지 않고, 갈망을 끊지 않으면 그 색이 변하거나 혹은 달라질 때에 곧 근심․슬픔․괴로움․번민이 생기리니,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 욕망과 탐욕에서 이러한 재앙을 보았기 때문에 색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상․행․식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는 것이다.'

그들은 다시 '욕망과 탐욕을 끊으면 어떤 행복과 이익이 있다고 보기에 너희 스승은 색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고, 수․상․행․식에 대해서 욕망과 탐욕을 항복 받으라고 말하는가'라고 물을 것이니, 그대들은 다시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만일 색에 대해서 욕심을 끊고 탐욕을 끊으며, 생각을 끊고 사랑을 끊고 갈망을 끊으면, 그 색이 변하거나 혹은 달라지더라도 근심․슬픔․괴로움․번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

여러분, 만일 좋지 않은 법의 인연을 받고도 현세에서 즐겁게 살면서 괴로워하지도 않고, 걸리지도 않으며, 번민하지도 않고, 애태우지도 않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도 좋은 곳에 태어난다면, 세존께서는 끝내 '모든 좋지 않은 법은 끊어야 한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이요, 또한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으면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가르치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모든 좋지 않은 법의 인연을 받기 때문에 현세에서 괴롭게 살면서 걸리고, 마음이 타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나쁜 세계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마땅히 모든 좋지 않은 법을 끊고,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아 평등하게 괴로움을 없애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만일 모든 착한 법의 인연을 받고도 현세에서 괴롭게 살면서 걸리고, 마음이 타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도 나쁜 세계에 떨어진다면, 세존께서는 끝내 '착한 법을 받아 가지고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아 평등하게 괴로움을 없애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착한 법을 받아 가지면 현세에서 즐겁게 살면서 괴로워하지 않고, 걸리지도 않으며, 번민하지도 않고, 애태우지도 않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도 좋은 곳에 태어납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그것을 찬탄하시면서 사람들에게 '모든 착한 법을 받고 부처님 법 안에서 모든 범행을 닦아 평등하게 괴로움을 없애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라'고 가르치신 것입니다."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설명하자 여러 서방 비구들은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였다. 존자 사리불이 이 법을 설명하자, 모든 비구들은 다 함께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西經 대정장 2/33 중~34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77~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