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존자 아난이 구섬미국의 구사라원(瞿師羅園)에 있었다.
이 때 존자 아난이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존자 부류나미다라니자(富留那彌多羅尼子)는 내가 어린 나이로 처음 출가했을 때, 언제나 심오한 법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난아, 생겨난 법에 대해 (이것은 나다)라고 헤아리는 것이지, 생기지 않은 것을 헤아리는 것은 아니다. 아난아, (생긴 법을 나라고 헤아리는 것이지 생기지 않은 것을 헤아리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색은 생겨난 것이다. 그 생겨난 것을 가지고 나라고 생각한다. 생기지 않은 것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다. 수․상․행․식고 생겨나는 것이다. 생겨난 것을 가지고 나라고 생각한다. 생기지 않는 것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다. 비유하면 어떤 장정이 손에 거울을 들거나 맑은 물을 거울로 삼으면 얼굴이 환히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와 같나니, 나타났기 때문에 보는 것이지 나타나지 않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아난아, 색은 생긴 것이다. 생겨났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고 나라고 헤아리는 것이지, 생기지 않은 것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수․상․행․식도 생겨난 것이다. 생겼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고 나라고 헤아리는 것이지, 생기지 않은 것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다. 어떤가? 아난아, 색은 영원한 것인가, 아니면 무상한 것인가?'
아난이 대답하였습니다.
'무상한 것입니다.'
또 물었습니다.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인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또 물었습니다.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그런데 거룩한 제자가 그런 것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른 것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헤아리겠는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이와 같이 수․상․행․식은 영원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대답하였다.
'무상한 것입니다.'
'만일 무상한 것이라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또 물었습니다.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그런데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그런 것에 대해 다시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헤아리겠는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아난아, 그러므로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다 나라는 것 이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와 같이 수․상․행․식도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다 나라는 것이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와 같음을 사실 그대로 알고 사실 그대로 관찰하는가?
이와 같이 관찰하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내어 탐욕을 여의고 해탈(解脫)한다. 그리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이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후세(後世)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아느니라.
이와 같이 수․상․행․식에 대해서도 싫어하는 마음을 내어 탐욕을 여의고 해탈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이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아느니라.'
모든 비구들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그 존자는 내게 큰 이익을 주었습니다. 나는 그 존자에게서 법을 듣고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안(法眼)이 깨끗해졌습니다. 나는 그 때부터 언제나 이 법으로써 출가(出家)한 외도(外道)가 아닌 사문 바라문의 사부대중(四部大衆)을 위해 설명하였습니다."
(富留那經 대정장 2/66 상~ 중;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359~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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