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부정관(不淨觀)에 대하여 설명하시고 또 부정관을 찬탄하시면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부정관을 닦되, 많이 닦아 익힌 사람은 큰 결과와 큰 복리(福利)를 얻을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정관을 닦고 난 뒤에 몹시 몸을 싫어하고 근심하여, 혹은 칼로 찔러 자살하기도 하고 혹은 독약을 마시기도 하며, 혹은 목을 매 자살하기도 하고 바위에서 떨어져 자살하기도 하며, 혹은 다른 비구를 시켜 죽이게 하기도 하였다. 어떤 비구는 오로(惡露) 따위의 부정한 것을 매우 싫어하고 근심하는 마음을 내어 녹림(鹿林) 범지(梵志)의 아들에게 가서 녹림 범지의 아들에게 말하였다.
현수(賢首)여, 그대가 나를 죽인다면 옷과 발우는 네 것이 될 것이다.
그러자 녹림 범지의 아들은 곧 그 비구를 죽이고 칼을 가지고 발구마하 곁으로 가서 그 칼을 씻었다. 그 때 어떤 마천(魔天)이 허공에서 녹림 범지의 아들을 찬탄해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현수여, 너는 한량없는 공덕을 얻었다. 그리하여 계율을 지키고 덕이 있는 모든 사문 석자(釋子)들로 하여금 건너지 못한 이는 건너게 하였고, 벗어나지 못한 이는 벗어나게 하였으며, 평온을 얻지 못한 이는 평온을 얻게 하였고, 열반에 들지 못한 이는 열반에 들게 하였다. 그리고 오래도록 이익이 될 가사와 발우와 여러 가지 물건들은 모두 네 것이 될 것이다.
그 때 녹림 범지의 아들은 이 찬탄하는 소리를 듣고 나서 악하고 삿된 견해가 더욱 불어나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지금 진실로 복덕을 많이 지었다. 계율을 지키고 공덕이 있는 사문 석자들로 하여금 건너지 못한 이는 건너게 하였고, 벗어나지 못한 이는 벗어나게 하였으며, 평온을 얻지 못한 이는 평온을 얻게 하였고 살아나지 못한 이는 살아나게 하였고, 열반에 들지 못한 이는 열반에 들게 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의 가사와 발우와 여러 가지 물건들은 내 것이 되었다.'
그리고는 곧 손에 날카로운 칼을 들고 여러 방사(房舍)와 경행(經行)하는 곳과 특별한 방과 선방을 골고루 돌아다니면서 비구들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문이 계를 잘 지키고 덕이 있는가? 건너지 못한 이는 내가 능히 건너게 해줄 것이고, 벗어나지 못한 이는 내가 벗어나게 해줄 것이며, 평온하지 못한 이는 내가 평온하게 해줄 것이요, 열반에 들지 못한 이는 내가 열반에 들게 해줄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 중에 몸을 싫어하고 근심하던 사람들은 방에서 모두 나와 녹림 범지의 아들에게 말했다.
나는 아직 건너지 못하였으니 네가 나를 건너게 해다오. 나는 아직 벗어나지 못하였으니 네가 나를 벗어나게 해다오. 나는 아직 평온을 얻지 못하였으니 네가 나를 평온을 얻게 해다오. 나는 아직 열반에 들지 못하였으니 네가 나를 열반에 들게 해다오.
그 때 녹림 범지의 아들은 곧 예리한 칼로 그 비구들을 차례로 죽여……(내지)……그 죽인 사람이 60명에 이르렀다.
그 때 세존께서는 보름날 계(戒)를 설명하실 때가 되자, 모든 비구들 앞에 앉아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인(因)과 무슨 연(緣)으로 비구들이 점점 적어지고 자꾸 줄어들고 없어지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부정관 닦는 법을 말씀하시고 또 부정관을 찬탄하시자 비구들이 부정관을 닦고는 몸을 싫어하고 근심하는 마음이 심해져서……(이 사이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60명이나 되는 비구들을 죽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런 까닭에 비구들이 자꾸 적어지고 점점 줄어들어 없어져 가나이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또 다른 법을 말씀하시어 비구들로 하여금 그 법을 듣고 부지런히 지혜를 닦고 바른 법 받기를 좋아하게 하여 바른 법에 즐겁게 머물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까닭이 있었구나. 그렇다면 나는 이제 차례로 설법하리라. 미세한 선정에 머물러 그것을 따라 깨달음이 열리면 이미 일어났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빨리 그치게 하라. 비유하면 마치 큰 비가 와서 일어났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티끌을 빨리 잠재우게 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아서 비구들아, 미세한 선정을 닦으면 일어났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모든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빨리 그치게 할 수 있으리라. 아난아, 어떤 미세한 선정을 많이 닦아 익히고 그것을 따라 깨달음이 열리면, 이미 일어난 것이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능히 그치게 하겠느냐? 이른바 안나반나념(安那般那念 : 數息觀)에 머무는 것이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안나반나념에 머물기를 어떻게 닦아 익혀야 그것을 따라 깨달음이 열리면, 이미 일어난 것이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능히 그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마을을 의지하여 살면서……(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내쉬는 숨이 멸한다는 생각을 배우는 것이니라.
金剛經 대정장 2/207 중~208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157~1159.
'아함경 주제별 정리 > 수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安那般那念(出入息念) (3) 出入息念 수행의 방법과 이익 (0) | 2013.08.29 |
---|---|
安那般那念(出入息念) (2) 安那般那念(出入息念)의 생각(念)으로 닦아야 하는 五法 (0) | 2013.08.29 |
사념처 수행 (8) 4념처 수행을 설하는 대표 경전 - 念身經 (0) | 2013.08.29 |
사념처 수행 (7) 4념처 수행을 설하는 대표 경전 - 念處經 (0) | 2013.08.29 |
사념처 수행 (6) 四念處를 닦는 것 (0) | 2013.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