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섭은 사위국 동원에 있는 녹자모 강당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저녁 해질 무렵에 선정에서 일어나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존자 마하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이미 노쇠해 모든 기관이 쇠약해졌으니 이 누더기 옷이 무거울 것이다. 내 옷이 가볍고 더 좋다. 너도 지금부터는 대중들과 함께 기거할 적에도 거사들이 입는 괴색(壞色)의 가벼운 옷을 입어라."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오랫동안 아련야행(阿練若行)을 익혔고, 아련야행과 누더기 옷과 걸식에 대하여 찬탄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몇 가지 진리를 보았기에 아련야행을 익히고 아련야행을 찬탄하였고, 누더기 옷을 입고 걸식하면서 누더기 옷과 걸식하는 법에 대하여 찬탄하였느냐?"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두 가지 진리를 보았습니다. 하나는 현세에서 안락하게 사는 이익을 얻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 세계의 중생들을 위해 큰 등불이 되는 것입니다. 미래 세상의 중생들은 '과거에 상좌(上座)들은 여섯 가지 신통력이 있었다. 출가한 지 오래되어 범행이 순수하고 익숙해져서, 세존으로부터 찬탄을 들었으며, 지혜로운 범행자들이 떠받들어 섬기는 대상이 되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아련야행을 익히고 아련야행에 대하여 찬탄하였으며, 누더기 옷을 입고 걸식하면서, 누더기 옷과 걸식하는 법에 대하여 찬탄하였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듣는 모든 사람들은 깨끗한 마음으로 따르고 기뻐하며 오랫동안 안락과 이익을 얻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가섭아, 그대는 오랫동안 중생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었다. 중생을 안락하게 하였고 세상을 가엾이 여겼으며, 천상과 인간을 안락하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두타법을 비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요, 두타법을 찬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곧 나를 찬탄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두타법은 내가 오랫동안 칭송하고 찬탄해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섭아, 아련야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누더기 옷과 걸식하는 법을 찬탄하여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마하 가섭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極老經 대정장 2/301 하;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702~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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