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섭은 오랫동안 사위국 아련야의 평상에 앉아 지내다가, 수염과 머리를 기르고, 해어진 누더기 옷을 입고 부처님의 처소로 찾아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수없이 많은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설법을 하고 계셨다. 모든 비구들은 존자 마하 가섭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았다. 그를 보고 나서 비구들은 마하 가섭을 업신여기는 마음이 생겨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은 어떤 비구이기에 의복이 누추하고 위용(威容)도 없이 옷자락을 펄럭이면서 오고 있을까?"
그 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시고 마하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가섭아, 여기 자리 반을 비워두었으니, 이 자리에 앉아라. 나는 이제야 마침내 누가 먼저 출가하였는지를 알았다. 네가 먼저 출가했는지 내가 먼저 출가했는지를 말이니라."
그곳에 있던 모든 비구들은 마음에 두려움이 생겨 온 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리하여 그들은 서로 수군거렸다.
"여러분, 이상합니다. 아마도 저 존자 마하 가섭에게는 큰 덕과 큰 힘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는 우리 스승의 제자인데도 스승께서 자리의 반을 내어 주시며 앉으라고 청하시는군요."
그 때 존자 마하 가섭이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저의 스승이시고, 저는 제자입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나는 너의 스승이고 너는 나의 제자이다. 이제 그대는 우선 앉아라. 그리고 편안한 자세를 취하라."
존자 마하 가섭이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다시 여러 비구들을 경계하여 깨우쳐주고, 또 존자 마하 가섭도 당신이 얻은 훌륭하고 광대한 공덕과 같다는 것을 대중에게 나타내시기 위해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탐욕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고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는 초선(初禪)을 완전히 갖추어, 낮이나 밤이나 혹은 밤낮 없이 머무른다. 마하 가섭도 나처럼, 탐욕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고,……(내지)……초선(初禪)을 완전히 갖추어 낮이나 밤이나 혹은 밤낮 없이 머무른다. 나는 제2선․제3선․제4선을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려고 하면 낮이나 밤이나, 혹은 밤낮 없이 머무르고, 저 마하 가섭도 또한 이와 같이……(내지)……제4선을 완전히 갖추어 낮이나 밤이나, 혹은 밤낮 없이 머무르느니라.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자애로움․불쌍히 여김․기뻐함․평정․허공의 경계․의식의 경계․아무 존재도 없는 경계․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생각하지 않는 것도 아닌 경계와, 신통 경계인 천이(天耳)․타심지(他心智)․숙명지(宿命智)․생사지(生死智)․누진지(漏盡智)를 완전하게 갖추어, 밤이나 낮이나, 혹은 밤낮으로 머문다. 저 가섭 비구도 또한 그와 같이……(내지)……번뇌가 다한 지혜를 완전하게 갖추어, 낮이나 밤이나 혹은 밤낮으로 머무르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한량없이 많은 대중들 가운데서, 마하 가섭의 광대하고 훌륭한 공덕이 당신과 같음을 찬양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衲衣重經 대정장 2/302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704~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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