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보시

보시의 종류와 과보 (14) 평등하게 보시하는 것이 제일 거룩하지만, 계율을 가지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이 범하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보다 훌륭하다.

다르마 러브 2013. 9. 5. 12:27

그 때에 아나아타핀디카 장자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장자는 집에서 널리 보시하는가."

장자는 사뢰었다.

"구차한 이에게 보시하여 밤낮으로 끊이지 않고 네 성문, 큰 저자, 길거리에서나 부처님과 비구 중들, 이 여덟 곳에 보시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옷을 구하는 이에게는 옷을 주고, 음식을 구하는 이에게는 음식을 주어 온 나라 안의 보배가 끝내 모자라지 않고 또 의복, 음식, 침구, 의약들을 모두 보시하나이다.

어떤 하늘은 내게 와서 공중에서 말하였나이다.

'높은 이 낮은 이를 분별하라. 이 이는 계율을 가지고, 이 이는 계율을 범한다. 이 이에게 보시하면 복을 받고 저 이에게 보시하면 갚음이 없다'고.

그러하오나 내 마음에는 저 이, 이 이가 없어 더 주고 덜 주려는 마음을 내지 않고 일체 중생을 두루 똑같이 사랑하였나이다. 그래서 '목숨을 의지하고 형체가 있는 중생은 먹는 것이 있으면 살고 먹지 않으면 목숨을 구원하지 못한다. 일체 중생에게 보시하면 그 갚음은 한량이 없고 그 받는 과보도 더하고 덜함이 없다'고 생각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장자여. 평등하게 보시하면 그 복이 제일 거룩하니라. 그러나 중생들 마음은 우열이 있다. 계율을 가지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은 계율을 범하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보다 훌륭하니라."

그 때에 천신은 허공에서 한량없이 칭송하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은 어리석은 중생들 우열 따라

가려서 보시하는 거룩함 말하시네

그 좋은 복밭을 구할 양이면

여래 무리들에 지날 것 없네.

 

"그러하나이다. 지금 여래께서는 잘 설법하셨나이다. 계율을 가지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은 계율을 범하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보다 훌륭하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아나아타핀디카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너를 위해 성현의 무리를 설명하리니 잘 생각하고 명심해 가져라. 어떤 보시는 보시는 적은데 많은 복을 얻고 어떤 보시는 보시도 많고 복도 많이 얻느니라."

장자는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이치를 설명하여 주소서. 어떤 보시는 보시는 적은데 많은 복을 얻고 어떤 보시는 보시도 많고 복도 많이 얻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라한을 향하는 이, 아라한을 얻은 이, 아나함을 향하는 이, 아나함을 얻은 이, 수다원을 행하는 이, 수다원을 얻은 이, 사다함을 향하는 이, 사다함을 얻은 이가 있다. 장자여, 이런 사람이 성현의 무리로서 이런 이에게는 적게 보시해도 많은 복을 얻고 많이 보시하여도 많은 복을 얻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네 가지 향(向)을 성취한 사람

그는 네 가지 결과를 얻는다

그들은 성현의 무리라 하나니

그에게 보시하면 얻는 복 많다.

 

대정장 2/755 상-중 ;『한글 증일아함경』2, pp. 234~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