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장아함경

장아함경 1 대본경

다르마 러브 2012. 6. 16. 19:36

불설장아함경(佛說長阿含經) 第一권

 

제1분(分) 대본경(大本經) 제一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祇樹) 화림굴(花林窟)에서 큰 비구들 천 二백 五十인과 함께 계시었다.

때에 여러 비구들은 걸식한 뒤에 화림굴 강당에 모여 서로 의논하고 있었다.

“여러 어진 비구들이여, 오직 무상존(無上尊)이 가장 기특하시다. 신통(神通)은 멀리 통달하시고 위력은 넓고 크시다. 과거의 무수한 부처님이 열반(涅槃)에 드시어 모든 결사(結使)를 끊고 희론을 없앤 것을 아시며 또 그 부처님들의 겁수(劫數)의 많고 적음과 명호(名號)와 성자(姓字)와 태어난 종족과 잡수시는 음식과 수명의 길고 짧음과 받으신 괴로움과 즐거움을 아신다. 또 그 부처님들은 어떠한 계(戒)를 가지고 어떠한 법을 가지며 어떠한 지혜를 가지고 어떠한 앎을 가지며 어떻게 하셨는가를 아신다. 어떤가 모든 어진 비구들이여, 여래(如來)는 법성(法性)을 잘 분별하시기 때문에 이러한 일을 아시는가, 혹은 모든 천인(天人)들이 와서 일러주기 때문에 이런 일을 아시는가.”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한적한 곳에 계시면서 천이통(天耳通)이 청정하여 모든 비구들의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시었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화림(花林) 강당으로 가셔서 자리에 앉으시었다. 부처

님은 아시면서 일부러 물으시었다.

“모든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여기 모여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가.”

비구들은 사실을 감추어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착하고 착하다. 너희들은 평등한 믿음을 가지고 집을 떠나 수도(修道)하고 있다. 대개 행해야 할 일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모든 성현(聖賢)들이 법을 강(講)하신 일이요 둘째는 그 분들의 침묵하신 일이다. 너희들의 이야기도 바로 그러한 것이어야 한다. 여래의 신통과 위력은 넓고커서 과거의 무수한 겁(劫)의 일을 아신다. 그것은 법성을 잘 알기 때문이요 또 모든 천인들이 와서 말하기 때문에 아는 것이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偈頌)으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 모두 법당에 모이어

모든 성현들의 일을 이야기할 때

나는 고요한 방에 있으면서

천이통으로써 다 들어 알았네.

 

부처님의 지혜 햇빛 두루 비치어

법계(法界)의 이치를 분별하시고

또 과거의 일을 두루 아나니

부처들의 열반에 드신 일들과

이름과 성과 그 종족과

태어난 것을 또한 아시네.

그 분들의 살고 있던 그 곳을 따라

부처님은 그 인연 모두 아시네.

 

모든 천인은 큰 위력 있고

그 용모는 단정하고 엄숙해

또한 내게 와 말해 주나니

부처들의 열반에 드신 일들과

이름과 성과 그 종족을

간절한 그 음성 두루 아시네

천상 인간에 가장 높으신 부처님

과거의 모든 부처 기억하네.

 

부처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여래가 숙명(宿命)을 아는 지혜로써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의 인연을 아시는 사실을 듣고 싶어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내 말해 주리라.”

때에 모든 비구들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때입니다. 저희들은 즐거이 듣고자 하나이다. 착하십니다.세존이시여, 때를 맞추어 강설해 주시면 마땅히 받들어 행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 기억하라. 나는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이 시키시는 대로 듣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비구들이여, 지금부터 九十一겁(劫) 전에 비바시여래지진(毘婆尸如來至眞)이라는 부처님이 있어 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 다음에는 지금부터 三十一겁(劫) 전에 시기여래지진(尸棄如來至眞)이라는 부처님이 있어 이 세상에 나오셨다. 비구들아, 또 그 다음에는 저 三十一겁(劫) 중에비사바여래지진(毘舍婆如來至眞)이라는 부처님이 있어 세상에 나오셨다. 비구들아, 또 그 다음에는 현재의 현겁(賢劫)중에는 구루손(拘樓孫)이라는 부처님과 구나함(拘那含)이라는 부처님과 가섭(迦葉)이라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리고 나도 지금 이 현겁 중에서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과거 九十一겁에

비바시 부처 있고

다음 三十一겁에

부처 있어 시기라 했다.

 

또 그 겁 중에

비사바 여래 부처 났고

지금 이 현재 겁의

수없는 '나유타'의 해에

넷 큰 선인(仙人)이 있어

중생을 가엾이 여겨 세상에 나왔나니

구루손, 구나함, 가섭, 석가모니.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비바시 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은 八만세이었고, 시기 부처님 때의 수명은 七만 세이었다. 비사바 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은 六만세였고 구루손 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은 四만세였다. 구나함 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은 三만세였고 가섭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은 二만세였다. 그리고 이제 내가 세상에 나오자, 사람의 수명은 백세를 넘는 이 적고 감한 이는 많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 때에는

사람 수명은 八만 四천

시기 부처님 때의 사람

그 수명은 七만세였네.

비바사 때의 사람

그 수명은 六만세

구루손 때의 사람

그 수명은 四만세였네.

 

구나함 때의 사람

그 수명은 三만세

가섭 부처님 때의 사람

그 수명은 二만세였네.

그리고 지금 나 때의 사람은

그 수명은 백을 넘지 못하네.

 

“비바시 부처님은 찰제리[刹利]종족으로서 그 성은 구리야(拘利若)요, 시기 부처님과 비사바 부처님도 또한 그렇다. 구나함 부처님과 가섭 부처님도 그렇다. 그리고 이제 나 여래 지진은 찰

제리 종족으로서 내 성은 '고오타마'라고 한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여래, 시기, 비사바 부처님

그 성은 모두 구리야요

그리고 그 다음의 셋 부처님

그 성은 모두 가섭이다.

 

나는 이제 위없는 높은 이로서

모든 중생들을 인도하나니

천상, 인간에서 제일 용맹스러운

그 성은 고오타마니라.

 

앞의 셋 부처님

그 종족은 찰제리

그 다음의 셋 부처님

그 종족은 바라문

나는 지금 위없는 높은 이

그 종족 용맹스런 찰제리이니라.

 

“비바시 부처님은 파아탈리이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시고, 시기 부처님은 푼다리이카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비사바 부처님은 사알라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시고, 구루손 부처님은 시리이사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구나함 부처님은 우둠바라 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시고, 가섭 부처님은 니그로오다 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이제 나는 앗삿타 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여래는

파아탈리이나무로 나아가

거기서 곧

최정각을 이루었다.

 

시기 부처님은 푼다리이카나무 밑에서

도(道)를 이루어

모든 유(有)의 근본을 없애 버렸다.

 

비사바 여래는

사알라나무 밑에 앉아

해탈 지견(解脫知見)과

걸림 없는 신족통(神足通)을 얻었었나니.

 

구루손 여래는

시리이사나무 밑에 앉아

일체의 지혜가 맑고 깨끗해

물듦도 없고 집착도 없어졌다.

 

구나함모니 부처님은

우둠바라 밑에 앉아

거기서 곧

모든 탐욕의 번뇌를 없애었다.

 

가섭 부처님은

니그로오다나무 밑에 앉아

거기서 곧

모든 유(有)의 근본을 없앴다.

 

그리고 이제 나 석가모니는

앗삿타나무 밑에 앉았나니

여래 十력존(力尊)은

거기서 모든 번뇌를 끊고

모든 악마의 원한을 항복 받고

대중 속에서 큰 광명을 나타내었다.

 

일곱 부처님의 정진(精進)의 힘은

광명을 놓아 어둠을 없애고

제각기 나무 밑에 앉아

거기서 정각을 이루었었다.

 

“비바시 부처님은 三회의 설법이 있었다. 一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十六만 八천이었고 二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十만이었으며 三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八만 명이었다. 시기 부처님도 三회의 설법이 있었다. 一회 때 제자의 수는 十만이었으며 二회 때 제자의 수는 八만이었으며 三회 때 제자의 수는 七만 명이었다. 비사바 여래는 二회의 설법이 있었다. 첫째 번에는 제자의 수가 七만이었고 다음 번에는 제자의 수가 六만 명이었다. 구루손 여래는 一회의 설법이 있었는데 그 제자의 수는 四만 명이었고 구나함 여래는 一회의 설법에 그 제자는 三만 명이었다. 가섭여래도 一회의 설법이 있었는데 그 제자의 수는 二만 명이었다. 그리고 이제 나도 一회의 설법에 제자의 수는 천 二백 五十명이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 부처님의 그 명관(明觀)과

그 지혜는 헤아릴 수 없나니

두루 널리 보아 두려움 없고

三회의 설법에 제자는 많았네.

 

시기 부처님의 광명은 흔들림 없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고

한량없는 큰 위덕(威德)은

아무도 능히 헤아리지 못하네.

그 부처님도 三회의 설법에

제자들이 널리 서로 모였다.

 

비사바는 번뇌를 끊고

큰 선인(仙人)이 요집(要集)하나니

그 이름은 사방에 퍼져

묘한 법의 큰 이름 높이 떨쳤다.

二회의 설법에 제자들 많아

널리 깊은 뜻 연설하였다.

구루손은 一회의 설법

가엾은 중생들의 고통을 덜어주사

도사(導師)로서 그들을 교화하시니

一회의 설법에 제자들 많았다.

 

구나함 여래도

위없이 높기 또 그러하다.

자마금(紫磨金)빛의 몸을 가지고

그 얼굴은 모두 원만하셨네.

一회의 설법 그 제자들 많아

미묘한 법을 널리 연설하셨네.

 

가섭 부처님은 낱낱의 털

한 생각도 어지러움 없고

한 마디 말도 번거롭지 않았네.

一회의 설법에 그 제자 많아

능인(能仁)은 그 뜻이 적멸(寂滅)하고

 

석종(釋種)이라 사문(沙門)의 가장 위이요

하늘 중의 하늘로서 가장 높아라.

내가 제자를 한자리에 모으고

그 모임에 내가 나타난 뜻은

청정(淸淨)한 가르침을 펴고자 함이라

마음은 항상 기쁨에 차고

번뇌가 없어 다시 나지 않는다.

 

비바시, 시기는 三회의 설법

비사바 부처님은 二회의 설법

그 다음 넷 부처는 각각 一회씩

선인(仙人)들의 모임에 연설하셨네.

 

“때에 비바시 부처님에게는 두 제자가 있었다. 一은 건다(騫茶)요 二는 제사(提舍)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시기 부처님에게도 두 제자 있었다. 一은 아비부(阿毘浮)요 二는 삼바바(三婆婆)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비사바 부처님에게도 두 제자 있었다. 一은 부유(扶遊)요 二는 울다마(鬱多摩)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구루손 부처님에게도 두 제자 있었다. 一은 살니(薩尼)요 二는 비루(毘樓)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구나함 부처님에게도 두 제자 있었다. 一은 서반나(舒盤那)요 二는 울다라(鬱多羅)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가섭 부처님에게도 두 제자가 있었다. 一은 제사(提舍)요 二는 바라바(婆羅婆)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었다. 지금 내게도 두 제자 있다. 一은 사리불(舍利弗)이요 二는 목건련으로서 모든 제자 중에서 가장 제일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건다, 제사는

비바시의 제자요

아비부, 삼바바는

시기의 제자니라.

부유와 울다마는

제자 중의 제일로서 함께

악마의 원한을 항복 받았으니

비사바의 제자였었다.

살니와 비루는

구루손의 제자요

서반과 울다라는

구나함의 제자였다.

제사와 바라바는

가섭의 제자요

사리불과 목건련은

내 제일의 제자이니라.

 

“비바시 부처님게 집사(執事)제자 있으니 이름을 무우(無憂)라 하고, 시기 부처님께 집사제자 있었으니 이름을 인행(忍行)이라 했다. 비사바 부처님께 집사제자 있었으니 이름을 적멸(寂滅)이라 하고, 구루손 부처님께 집사제자 있었으니 이름을 선각(善覺)이라 했다. 구나함 부처님께 집사제자 있었으니 이름을 안화(安和)라 하고, 가섭 부처님께 집사제자 있으니 이름을 선우(善友)라 했다. 그리고 내게 집사제자 있으니 이름을 아난(阿難)이라 한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무우와 인행

적멸과 선각

안화와 선우

그리고 아난은 일곱째이다.

 

이들은 모두 부처들의 시자(侍者)되어

모든 이치를 두루 아나니

밤이나 낮이나 방일(放逸)하지 않고

스스로 이롭고 또 남을 이롭게 하네.

 

이들 일곱의 어진 제자는

일곱 부처를 항상 모시어

즐거이 공양(供養)해 섬기며

고요히 멸도(滅度)에 돌아가다.

 

“비바시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방응(方膺)이라 하고, 시기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무량(無量)이라 했다. 비사바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묘각(妙覺)이라 하고, 구루손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상승(上勝)이라 했다. 구나함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도사(導師)라 하고, 가섭 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을 집군(集軍)이라 했다. 그리고 이제 내게 아들이 있으니 이름을 나후라라 한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방응과 무량

묘각과 상승

도사와 집군

그리고 나후라는 일곱째이다.

 

이들은 모두 다 호강스럽고 귀한 아들

그들 부처님의 종성(種姓)을 이어

법을 사랑하고 보시(布施)를 즐겨

거룩한 법에 두려움 없네.

 

“비바시 부처님의 아버지는 반두(槃頭)라 이름하니 찰제리의 왕종(王種)이요, 그 어머니는 반두마저(槃頭摩底)라 이름했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린 성(城)도 반두마저라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의 아버지는 반두

그 어머니는 반두마저

반두마저 라는 성이 있어서

부처님은 그 안에서 설법하셨네.

 

“시기 부처님의 아버지는 명상(明相)이라 이름하는 찰제리의 왕종이요, 그 어머니는 광요(光耀)라 이름했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린 성은 광상(光相)이라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시기 아버지의 이름은 명상

그 어머니 이름은 광요

광상성 안에 있으면서

그 위덕으로 외적을 항복 받았네.

 

“비사바 부처님의 아버지는 선등(善燈)이라 이름하는 찰제리의 왕종이요, 그 어머니는 칭계(稱戒)라 이름했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린 성은 무유(無喩)라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사바 아버지의 이름은 선등

그는 찰제리의 왕종이요

그 어머니는 칭계

그 성 이름은 무유라 했다.

“구루손 부처님의 아버지는 사득(祀得)이라 이름하는 바라문의 종족이요, 그 어머니는 선지(善枝)라 이름했다. 왕의 이름은 안화(安和)요, 왕의 이름을 따라 그 성 이름도 안화라고 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득은 바라문의 종족

어머니 이름은 선지라 했다.

왕의 이름은 안화라 하여

그는 안화서에 살고 있었다.

 

“구나함 부처님의 아버지는 대덕(大德)이라 이름하는 바라문의 종족이요, 그 어머니는 선승(善勝)이라 이름했다. 그 때의 왕은 청정(淸淨)이라 이름하고, 그 왕의 이름을 따라 성 이름도 청정이라 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대덕은 바라문의 종족이요

그 어머니는 선승이라 이름했다

그 왕의 이름은 청정이라 하여

그는 청정성 안에 살고 있었다.

 

“가섭 부처님의 아버지는 범덕(梵德)이라 이름하는 바라문의 종족이요, 그 어머니는 재주(財主)라 이름했다. 그때의 왕의 이름은 급비(汲毘)라 하고, 그가 다스리는 성은 바라나라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범덕은 바라문의 종족

그 어머니 이름은 재주라 했다.

그 때의 왕은 급비라 하여

바라나 성에 살고 있었다.

 

“내 아버지는 정반(淨飯)이라 이름하는 찰제리의 왕종이요, 어머니의 이름은 대청정묘(大淸淨妙)라 했다. 왕이 다스리는 성은 가비라(迦毘羅)라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찰제리 이름은 정반

어머니는 대청정묘라 이름했다

땅은 넓고 백성은 풍족했나니

나는 거기서 태어났노라.

 

이것은 그 모든 부처님의 인연으로서 그분들의 이름과 종족과 출생한 곳들이다. 어떻게 지혜 있는 자로서 이런 인연을 듣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는가.

그 때에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숙명지(宿命智)로써 과거의 부처님의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하노니 너희들은 듣기를 원하는가.”

모든 비구들은 대답했다.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 때입니다. 저희들은 즐거이 듣기를 원하나이다.”

“그러면 자세히 들어라 그리고 잘 기억하라. 내 너희들을 위해 분별 해설하리라.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을 알라. 비바시 보살은 도솔천(兜率天)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에 들 때 바른편 옆구리로 들어가 바른 생각을 어지럽지 않았다. 그 때문에 그 때에 땅은 진동에 큰 광명을 놓았다. 그래서 해와 달이 미쳐 가지 못하는 곳들도 모두 큰 밝음을 입었다. 큰 어둠 속에 있는 지옥의 중생들도 각각 서로 볼 수 있어 그 사는 곳을 알았다. 그때에 그 광명은 또 악마의 궁전까지도 비추었다. 제석(帝釋)을 비롯한 하늘과 범천(梵天)과 사문과 바라문과 및 그 나머지의 모든 중생도 모두 큰 광명을 입었다. 그래서 모든 하늘의 광명은 자연히 나타나지 못했느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빽빽한 구름이 허공에 모일 때

번갯불은 천하를 비추었다.

비바시가 내려와 태에 드실 때

광명이 비추는 것 또한 그랬다.

 

해와 달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큰 밝음 두루 입지 않은 데 없고

태 안은 깨끗해 더러움 없었나니

모든 부처의 법은 다 그런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을 알라. 비바시 보살이 모태에 게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거기 四천자(天子)있어 각각 창을 잡고 그이를 호위했다. 그래서 사람이나 혹은 사람 아닌 것들이 그를 침노하거나 해치지 못했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방에 있는 四천자에게는

큰 이름과 위엄과 덕이 있네

인드라 하늘이 보낸 그들은

보살을 잘 지키어 보호했다.

 

손에는 언제나 제각기 창을 잡고

보살을 호위해 떠나지 않아

사람도 귀신도 침노하지 못하나니

이것이 모든 부처 공통된 법이니라.

 

천신들이 그를 옹호하는 것

천녀들이 하늘을 보호함 같고

권속들도 모두 즐거워 뛰나니

이것이 모든 부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에 들어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어머니의 몸은 편안하고 아늑해 아무런 괴로움도 걱정도 없고 지혜는 더욱 더해갔다. 어머니는 스스로 자기 태를 관찰했다. 보살은 온 몸의 모든 부분이 원만하여 자마금처럼 흠도 티도 없었다. 마치 안목있는 사람이 유리를 관찰할 때 안팎이 맑게 트이어 아무 장애가 없는 것 같았다. 비구들아,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이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깨끗한 유리구슬과 같고

그 밝기는 해와 달 같아라

보살이 모태에 들어 계실 때

어머니는 괴롬도 걱정도 없었고

지혜는 그 때문에 더욱 자랐네.

 

어머니 스스로 태를 관찰할 때에

그 아기는 마치 황금상(像) 같았나니

어머니는 아기 배어 안락하니라

이것이 모든 부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 보살은 도솔천에서 내려와 모태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어머니의 마음은 맑고 깨끗해 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고 또 애욕의 불길에 마음을 태우지도 않았다. 이것이 모든 부처의 공통된 법이다.”

그때에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모태에 들어 계시어

하늘 중에 하늘의 복 성취하였네

그 어머니 마음은 밝고 깨끗해

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네

 

모든 애욕을 버리고 떠나

물들지도 않고 가까이 하지도 않아

욕심의 불꽃에 불살리지 않았나니

모든 부처 어머니는 항상 깨끗하니라.

 

부처님은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도솔천에서 내려와 모태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어머니는 五계(戒)를 받들어 가져 범행(梵行)은 맑고 깨끗하며 신심이 돈독하고 남을 사랑하였다. 모든 착함을 성취하고 편안하고 즐거워 두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도리천에 태어났다.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 중에서 높은 몸을 가지어

정진하고 또 계를 가지면

저승에서 반드시 하늘 몸을 받나니

이 인연으로 부처의 어머니라 부른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세상에 나올 때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다. 그 때문에 땅은 진동하고 광명이 널리 비치었다. 어두운 곳들이 모두 밝음을 입은 것은 처음 태에 들어갈 때와 같았다.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태자가 날 때 온 땅은 진동하고

큰 광명 비치지 않는 곳 없었다

이 세계나 다른 세계나

상하 사방의 十방 세계에

 

광명을 놓아 깨끗한 인(因) 베풀고

하늘 세계의 몸 두루 갖추어

기쁨과 즐거움의 깨끗한 소리로

이내 보살 이름 일컬었나니.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세상에 날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고요한 마음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때에 보살의 어머니는 나뭇가지를 잡아 앉지도 않고눕지도 않았다. 때에 四천자는 향수를 받들고 어머니 앞에 서서 말했다. '그렇습니다. 하늘 어머니여, 지금 거룩한 아드님을 낳으셨습니다. 걱정하지 마소서' 라고.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니라."

그때에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앉지도 눕지도 않고

계(戒)를 가지어 범행을 닦았다.

부처를 낳아 게으르지 않나니

하늘 사람들 받들어 모시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세상에 날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마음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몸은 맑고 조촐해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다. 마치 안목 있는 사람이 깨끗하고 밝은 구슬을 흰 비단 위에 던짐과 같아 서로 더럽히지 않나니 그 둘이 다 깨끗하기 때문이다. 보살이 태에서 나오는 것도 또한 그와 같았다.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깨끗하고 밝은 구슬을

비단 위에 던져도 때묻지 않는 것처럼

보살이 태에서 나올 때에도

맑고 깨끗해 더러움 없느니라.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세상에 날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오른쪽 옆구리에서 나와 땅에 떨어지자 七보(步)를 걸었는데아무도 부축하는 사람도 없었다. 두루 사방을 둘러보고 손을 들어 '천상과 천하에서 오직 내가가장 높다. 중생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제도하려 하노라'고 외쳤다.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사자가 걸으면서

두루 사방을 살핌과 같이

땅에 떨어지자 七보를 걸은

사람의 사자도 그러하였다.

 

또 마치 큰 용(龍)이 걸으며

두루 사방을 살핌과 같이

땅에 떨어지자 걸어가기 七보

사람의 용도 그러하였다.

 

양족존(兩足尊)은 이 세상에 나오실 때에

고요하고 편안하게 七보를 걷고

사방을 둘러보고 큰 소리 외쳤나니

마땅히 나고 죽는 고통을 끊으리라.

 

그가 처음으로 세상에 날 때

짝할 이 없는 부처와 같고

스스로 나고 죽는 근본을 보아

이 몸을 마지막 다시 나지 않으리.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 보살은 이 세상에 날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때에 두 샘물이 솟아났다. 하나는 따뜻하고 하나는 찼다. 그것으로 목욕물을 바친 것이다. 이것이 그의 공통된 법이니라.”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양족존이 이 세상에 나왔을 때에

두 샘물은 스스로 솟아 났나니

그 물을 보살에게 바치자

보살은 목욕하고 청정해졌다.

 

절로 솟는 두 샘물

그 물은 매우 맑고 깨끗하였다

하나는 따뜻하고 하나는 찬 것

그것으로 일체지(一切智)를 목욕시켰다.

 

태자가 처음 나자 부왕(父王) 반두는 관상쟁이와 여러 점쟁이를 불러 태자의 상을 보아 그 길흉(吉凶)을 점치게 했다. 관상가들은 명령을 받아 태자의 상을 보았다. 먼저 옷섶을 헤쳐 그 원만한 상을 보고 서로 점쳐 말했다. ‘이런 상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두 곳으로 가는 것은 필연이어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만일 세속 생활을 하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四천하의 왕노릇 할 것이다. 四병(兵)이 구족해 바른 법으로 천하를 다스릴 때에 치우치거나 굽음이 없어 그 은혜는 천하에 두루할 것이다. 七보(寶)는 스스로 모여 오고, 천명의 아들은 건장하고 용맹스러우며 외적을 항복 받아서 무기는 쓰이지 않고 천하는 태평할 것이다. 또 만일 집을 떠나 도(道)를 배우면 반드시 정각(正覺)을 이루어 十호(號)를 갖추게 될 것이다.’고 하였다.

때에 여러 관상가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이 왕자는 三十 二상(相)을 갖추어 있습니다. 반드시 두 곳으로 나아갈 것은 필연이어서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될 것이요, 만일 집을 떠나면 반드시 정각을 이루어 十호를 갖추어 가질 것입니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백복을 갖춘 태자는 났네

관상가들이 점쳐 말한 것

그것은 책에 있는 그대로라서

두 곳으로 갈 것은 의심 없나니.

 

만일 집에 있어 세상 일 즐기면

반드시 그는 전륜성왕 되리라

七보는 얻기 어려운 것이지만

왕을 위해 七보는 저절로 올 것이다.

 

진금(眞金)으로 된 천개 바퀴살

둘레에는 황금의 덧바퀴 있고

굴리면 나는 듯 두루 다니네

그러므로 이름하여 천륜(天輪)이라 하네.

 

일곱 기둥 가지고 잘 훈련되어

높고 넓고 희기는 눈과 같으며

능히 허공을 날기도 하나니

그러므로 둘째의 상보(象寶)라 하네.

 

말이 나가면 천하를 두르고

아침에 떠나 저녁에 돌아와 먹고

붉은 갈기에 공작의 목

그러므로 셋째의 마보(馬寶)라 하네.

 

맑고 깨끗한 유리의 구슬

그 광명은 一 유순(由旬) 비추네

밤을 비추면 낮처럼 밝나니

그러므로 넷째의 주보(珠寶)라 하네.

 

빛깔, 소리, 냄새, 맛, 또 촉감 등은

세상에는 그녀에게 비길 이 없고

모든 여자 중에서 제일이니라

그러므로 다섯째의 여보(女寶)라 하네.

 

유리로 된 보배와 구슬과

온갖 보배를 왕에게 바칠 때

즐거움과 기쁨으로 올리나니

그러므로 여섯째의 거사보(居士寶)니라.

 

전륜성왕의 생각하는 그대로

군사들은 날쌔게 오고 또 가며

건장하고 날랜 것 왕의 뜻 같나니

그러므로 일곱째의 주병보(主兵寶)니라.

 

이렇게 윤보 상보

마보와 주보

거사보와 여보와 또 주병보

이것을 이름하여 七보라 하네.

 

이것을 보고도 싫증이 없이

五욕(慾)을 스스로 즐거워할 것이요

만일 코끼리가 굴레를 끊은 듯

집을 떠나면 정각을 이루리라.

 

왕에게 이러한 아들이 있네

두 발 가진 사람 중에 가장 높은 이

세상에 있어 법바퀴를 굴리고

도를 이루면 게으름 없으리.

 

그 때에 부왕(父王)은 은근히 재삼 되풀이해 관상가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다시 이 태자를 보라. 三十二상 그것은 어떠 어떠한 것인가.”

때에 관상가들은 태자의 옷을 헤치면서 三十二상을 설명했다.

“一은 발바닥이 편편한 것입니다. 발바닥이 편편하므로 땅을 디딜 때 안온합니다.

二는 발바닥에 수레바퀴 살의 무늬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천개 바퀴 살로 되어 광명과 광명이 서로 비치고 있습니다.

三은 손가락 발가락 사이에 얇은 비단결 같은 막이 있어 그것은 마치 거위의 그것과 같은 것입니다.

四는 손발이 매우 부드러워 천상의 옷과 같은 것입니다.

五는 손가락 발가락이 가늘면서 길어 아무도 따를 수 없는 것입니다.

六은 발꿈치가 원만해 보기에 싫지 않는 것입니다.

七은 장단지가 사슴 다리 같아 아래위가 쪽 곧은 것입니다.

八은 뼈마디가 서로 물어 마치 고리를 서로 잇대어 맺어 놓은 것 같은 것입니다.

九는 남근(男根)이 말의 그것처럼 오므라들어 숨어 있는 것입니다.

十은 바로 서서 팔을 드리우면 무릎을 지나가는 것입니다.

十一은 낱낱의 털구멍에 하나씩 털이 나 그것이 오른쪽으로 돌고 빛은 감청색 유리와 같은 것입니다.

十二는 검푸른 털이 오른쪽으로 돌아 위로 쓸려 있는 것입니다.

十三은 몸이 황금빛인 것입니다.

十四는 살결이 부드럽고 매끄러워 먼지를 타지 않는 것입니다.

十五는 두 어깨가 둥글고 풍만한 것입니다.

十六은 가슴에 卍자(字)의 모양이 있는 것입니다.

十七은 키가 보통 사람의 곱이나 되는 것입니다.

十八은 두 발바닥, 두 손바닥, 두 어깨, 정수리가 모두 판판하고 두터우며 둥근 것입니다.

十九는 몸의 크고 넓기가 니구류나무와 같은 것입니다.

二十은 뺨이 사자와 같은 것입니다.

二十一은 가슴이 방정한 것이 사자와 같은 것입니다.

二十二는 이가 마흔 개나 되는 것입니다.

二十三은 이가 방정하고 고른 것입니다.

二十四는 이가 빽빽하여 빈틈이 없는 것입니다.

二十五는 이가 희고 깨끗하고 고운 것입니다.

二十六은 목구멍이 깨끗하여 먹는 음식의 모든 맛이 맛나지 않음이 없는 것입니다.

二十七은 혀가 길고 넓어 좌우로 귀를 핥을 수 있는 것입니다.

二十八은 목소리가 맑고 깨끗한 칼라빙카 소리와 같은 것입니다.

二十九는 눈이 검푸른 것입니다.

三十은 눈이 아래위로 끔적이는 것이 우왕(牛王) 그것과 같은 것입니다.

三十一은 두 눈썹 사이에 보드랍고 가늘고 광택이 나는 흰털이 있어, 펴면 한 길이나 되고 놓으면 오른쪽으로 감기어 진주(眞珠)와 같은 것입니다.

三十二는 정수리에 육계가 있는 것입니다.”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항상 조용하여 부드러운 발

땅을 밟아도 자국이 나지 않네

천개 바퀴살 모양 장엄하게 꾸미어져

광명과 빛깔을 두루 갖추어 있네.

 

그 몸은 니그로오다나무처럼

길이와 넓이가 평등하며

여래는 진정 희한하여라

말의 그것처럼 남근(男根)이 숨어 있네.

 

황금 보배로 장엄한 몸은

모든 모양이 서로 비치고

속세를 따라 섞이어 놀아도

티끌이나 먼지가 더럽히지 못하네.

 

하늘 빛깔은 지극히 부드럽고

하늘 일산은 저절로 덮어 주네

아름다운 소리에 자금(紫金) 빛 몸은

연꽃이 못물에서 갓나온 것 같네.

 

왕은 그것을 상사(相師)에게 물을 때

상사들은 삼가 왕에게 아뢰면서

보살의 상을

칭찬하기 끝이 없네.

 

온 몸에는 광명을 고루 갖추어

손과 발의 모든 마디마디에

안으로 밖으로 낱낱이 나타났네.

 

음식의 모든 맛을 두루 갖추고

몸은 바르고 곧아 기울어지지 않고

발바닥에는 수레바퀴 모양 있고

그 목소리는 처량한 난새 같네.

 

넓적다리 통통하여 두루 갖춘 것

그것은 과거 업이 만든 것이요

팔꿈치 발꿈치의 원만한 모양

그 눈썹과 눈매 단정하고 엄숙하네.

 

사람 중의 사자로 높은 어른

그 위대한 힘은 가장 제일이니라

그 뺨의 모양은 바르고 고르며

오른 모로 눕는 것 사자와 같고.

 

이는 바르고 골라 모두 四十개

빽빽하고 가지런해 틈이 없어라

과거에 일찍 없은 아름다운 목소리

멀리나 가까이나 인연 따라 미치네.

 

몸은 꼿꼿이해 굽히지 않아도

두 손으로 무릎을 만질 수 있네

손은 가지런하고 또 부드러워

대인(大人)의 아름다운 모양 갖추어 있네.

 

털구멍 하나마다 한 털이 나고

손 발가락 사이에는 얇은 막(膜) 있고

정수리에 육계 검푸른 눈

눈은 아래위로 껌적거리네.

 

두 어깨는 둥글고 두둑하여

三十二상을 갖추어 있네

발뒤꿈치는 높낮이 없고

사슴과 같은 종아리 가늘고 통통하네.

 

하늘 중의 하늘이 여기 오시니

마치 코끼리가 굴레를 벗어난 듯

남과 늙음과 병듦과 죽음의

중생을 고통에서 해탈시키네.

 

자비하신 마음으로

네 가지 진리를 설명하시와

법구(法句)의 뜻을 열어 보여

중생들로 하여금 받들게 하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 보살이 세상에 날 때에 모든 하늘은 허공에서, 손에 손에 일산과 보배 부채를 들고 추위와 더위 바람과 비 티끌과 흙을 막아 주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 중에서 일찍 없었던

가장 높은 이로 태어나셨네

모든 하늘은 공양하는 마음으로

보배 일산과 보배 부채 바치네.

 

“그 때 부왕은 네 유모를 주시었다. 一은 젖을 먹이고 二는 목욕시키고 三은 향을 바르고 四는 유희를 시켜 기쁨과 즐거움으로 받들어 길러 게으름이 없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유모들은 자애(慈愛)가 있어

아기 나자 곧 받들어 길렀다.

一은 젖먹이고 二는 멱감기고

三, 四는 향 바르기, 유희시키기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묘한 향으로써

사람 중의 높은 이께 발라 드렸다.

 

“태자가 동자(童子)가 되었을 때 온 나라의 남녀들은 그를 바라보기에 싫증이 없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공경하고 사랑하기

마치 황금상(象)이 처음 될 때

남녀들이 다투어 자세히 보며

보고 보아도 싫증 없는 것 같네.

 

“태자가 유년이 되었을 때 온 나라의 남녀들은 돌려 가며 안아 주었다. 그것은 마치 보배 꽃을 보는 것과 같았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 중의 높은 이 나타났을 때

많은 사람 공경하고 사랑해

서로 다퉈 돌려 가며 껴안아 주기

마치 보배꽃 향기를 맡는 것 같았다.

 

“사람 중의 높은 이, 세상에 났을 때, 그 눈을 깜짝이지 않는 것은 마치 도리천과 같았다. 눈을 깜짝이지 않기 때문에 비바시(관찰자)라고 이름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하늘 가운데 하늘은 깜짝이지 않는 것

마치 도리천 사람과 같았다

빛깔을 보고 바르게 관찰하네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하니라.

 

“보살이 이 세상에 났을 때 그 소리는 맑게 트이며 부드럽고 화하였다. 그것은 마치 칼라빙카[迦羅頻伽]새의 소리와 같았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히말라야 산에 사는 새가

꽃즙을 마시고 우는 것처럼

저 사람 중의 가장 높은 이

그 소리 맑게 트임이 또한 그렇다.

 

“보살이 이 세상에 났을 때 그 눈은 맑고 트이어 멀리 一유순(由旬)까지 볼 수 있었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맑고 깨끗이 닦은 업(業)의 갚음으로

하늘의 미묘한 광명을 받아

보살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

주위 一 유순을 볼 수 있었네.

 

“보살이 이 세상에 태어나 차츰 자라났을 때, 천정당(天正堂)에 있으면서 도(道)로써 사람들을 교화시켰다. 그 은혜는 뭇 백성들에 미치어 이름과 덕망이 멀리 떨쳤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직 어려서 천정당(天正堂)에 있으면서

도로써 천하를 교화하시고

모든 사무를 처리했나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 하니라.

 

맑고 깨끗한 지혜 넓고 넓으며

도 그 깊기는 큰 바다 같네

그래서 모든 중생 기쁘게 하여

그들의 지혜도 더욱 넓혔네.

 

때에 보살은 밖으로 나가 놀면서 구경하기 위해 어자(御者)에게 명령했다.

“어자야, 보배 수레 장엄하게 장식하여라. 저 동산으로 나가 돌아다니며 구경하리라.”

어자는 곧 수레를 꾸민 뒤에 돌아와 아뢰었다.

“이제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태자는 곧 수레를 타고 동산으로 나갔다. 그때 그 도중에서 한 노인을 보았다. 그는 머리는 희고 이는 빠지고 얼굴은 주름지고 허리는 꼬부라져 지팡이를 짚고 헐떡이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태자는 시자(侍者)를 돌아보면서 물었다.

“저것은 어떤 사람인가.”

“저 분은 늙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늙었다고 하는가.”

“늙었다는 것은 살 나이가 거의 다 되어 앞으로 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늙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나도 앞으로 저렇게 되어 저 괴로움을 면하지 못할 것인가.”

“그렇습니다. 한 번 나면 반드시 늙는 법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태자는 마음이 매우 어두워졌다. 그래서 곧 시자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생각에 잠기었다. ‘이 늙음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부처님은 여기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늙어서 목숨이 장차 다하려

지팡이 기대어 떨며 걷는 것 보다

보살은 스스로 생각했나니

나도 이 걱정 면하지 못하리로구나.

 

그 때에 부왕(父王)은 그 시자에게 물으셨다.

“태자는 놀러 나가 즐거워하더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부왕이 그 까닭을 물었을 때 시자는 대답했다.

“길에서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언짢아했습니다.”

그 때 부왕은 잠자코 스스로 생각하기를 ‘전날 상사(相師)가 태자의 상를 보고 반드시 집을 떠나리라고 말하더니 이제 즐거워하지 않으니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마땅히 방편으로서 깊은 궁중에 있게 한 뒤 五욕(慾)의 향락으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집을 떠나지 못하게 하리라’고 하였다.

그래서 곧 별궁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예쁜 여자를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했다.

부처님은 여기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 부왕은 이 말을 듣고

방편으로써 별관을 장엄한 뒤

五욕의 향락으로 붙잡아 매어

태자를 집 나가지 못하게 했다.

 

그 뒤 어느 때 태자는 다시 시자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타고 소풍하러 나갔다. 그 도중에서 한 병자를 만났다. 그는 잔뜩 쇠약한 몸에 배는 붓고 얼굴은 검어 혼자 똥무더기 위에 누워 있는데 아무도 돌보는 사람 없이 못내 고통 하면서 말도 하지 못했다.

태자는 시자를 돌아보고 물었다.

“저것은 어떤 사람인가.”

“거 분은 병자입니다.”

“어떤 것을 병이라 하는가.”

“병이란 것은 온갖 고통이 못 견디게 굴어 살지 죽을지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이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도 응당 저렇게 되어 그 걱정을 면하지 못하리로구나.”

“그렇습니다. 나면 반드시 병이 있는 법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태자는 마음이 어두워졌다. 곧 어자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생각에 잠기었다. ‘이 병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여기서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 오랫동안 병든 사람 보매

얼굴은 그 때문에 말라빠졌다.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나니

나도 그 걱정 면하지 못하리로구나.

 

그 때 부왕은 또 어자에게 물었다.

“태자는 놀러 나가 즐거워하던가.”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을 묻자 어자는 대답했다.

“길에서 병자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언짢아했습니다.”

그 때 부왕은 전날 상사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집을 나갈 것이다’하던 말을 잠자코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이제 즐거워하지 않으니,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나는 마땅히 방편으로서 온갖 풍류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집을 떠나지 않게 하리라’고 하였다. 곧 별관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예쁜 여자를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했다.

여기서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빛깔, 소리, 냄새, 맛, 촉감 따위는

미묘하여 즐길 만한 것이니라

그것은 보살이 불러온 복

그러므로 그 속에서 즐기는 것이다.

 

또 그 뒤 어느 날 태자는 어자에게 명령하여 장식한 수레를 타고 소풍하러 나갔다. 그 길에서 한 죽은 사람을 만났다. 온갖 빛깔의 깃발은 앞뒤에서 인도하고 일가 친척들은 슬피 울고 부르면서 그 상여를 따라 성 박으로 나갔다.

태자는 어자에게 물었다.

“저것은 어떤 사람인가.”

“저것은 죽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죽음이라 하는가.”

“죽음이란 다한 것입니다. 숨길이 끊기고 열이 식어져 모든 감각 기관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죽고 사는 것이 길을 달리하여 사랑하는 처자와 이별합니다. 그러므로 죽음이라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 나도 반드시 저렇게 되어 그 걱정을 면하지 못할 것인가.”

“그렇습니다. 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태자는 마음이 불안해졌다. 곧 어자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생각에 잠기었다. ‘이 죽음의 고통 나도 또 그렇게 될 것이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처음으로 사람의 죽음을 보았을 때

그것이 다시 살아 날 줄 알았네

태자는 잠자코 생각했나니

나도 이 걱정 면하지 못하리로구나.

 

그 때 부왕은 또 어자에게 물었다.

“태자는 놀러 나가 즐거워하던가.”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을 묻자 어자는 대답했다.

“길에서 죽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부왕은 전날 상사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집을 나갈 것이다’라던 말을 잠자코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오늘도 즐거워하지 않았으니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내 마땅히 방편으로써 모든 음악으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집을 떠나지 않게 하리라’고 했다.

곧 별관을 아름답게 꾸미고 예쁜 여자를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했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동자(童子)는 큰 명예가 있고

아름다운 계집들 둘러싸 있네.

五욕의 향락으로 스스로 즐기는 것

저 인드라[帝釋] 하늘과 같네.

 

또 어느 때 태자는 어자에게 명령하여 장식한 수레를 타고 소풍하러 나갔다. 그 길에서 한 사문(沙門)을 만났다. 그는 법의(法衣)를 입고 바루를 들고 오직 땅만 보고 걸어갔다. 태자는 곧 어자에게 물었다.

“저것은 어떤 사람인가.”

“저 분은 사문입니다.”

“어떤 것은 사문이라 하는가?”

“사문이란 모든 은혜와 사랑을 끊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 사람입니다. 그는 모든 감각 기관을 잘 억눌러 다루어 바깥 욕망에 물들지 않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습니다. 괴로움을 당해도 슬퍼하지 않고 즐거움을 만나도 기뻐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능히 잘 참는 것, 그것은 마치 대지(大地)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사문이라 입니다.”

그 때 태자는

“좋도다! 이 도(道)는 바르고 참되어 길이 번뇌를 여의고 미묘하고 또 맑고 허(虛)하였으니 오직 이것이 참으로 쾌한 것이로다!”

하고 곧 어자에게 명령하였다.

“이 수레를 돌려 가까이 가자.”

그 때 태자는 그 사문에게 물었다.

“그대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바루를 들었구나. 무엇을 뜻하여 구하는가.”

사문은 대답했다.

“사문이라는 것은 마음을 길들여 항복 받아 길이 번뇌를 떠나려 함입니다. 자비심으로 모든 생물을 사랑하여 침노하거나 해치지 않고 마음을 비워 고요하고 편안해 오로지 도 닦기를 힘쓰는 사람입니다.”

“좋구나! 그 도는 가장 진실한 것이다!”

하고 곧 어자에게 명령했다.

“너는 이 보배 옷과 수레를 가지고 돌아가 대왕에게 사뢰라. 나는 여기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三법의(法衣)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으려 한다. 그 까닭은 마음을 다루어 항복 받아 번뇌를 벗어버리고 맑고 깨끗하게 몸을 가지면서 오직 도를 구하기 위함이다.”

어자는 곧 태자가 탔던 수레와 옷을 가지고 부왕에게로 돌아갔다. 태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三법의를 입고 그대로 수도의 생활로 들어갔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태자는 늙고 병든 사람을 보고 이 세상의 고뇌(苦惱)를 알았다. 또 죽은 사람을 보고 세상에 집착하는 뜻이 없어졌다. 그리고 사문을 보자 확연히 크게 깨달았다. 그래서 수레에서 내려와 한 걸음 두 걸음 걷는 동안에는 이 세상의 모든 집착과 속박을 멀리했다.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집을 떠난 것이요,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번뇌를 멀리 떠난 것이다.”

때에 그 나라 사람들은, 태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바루를 들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다는 말을 듣고, 모두 ‘그 도는 반드시 진실한 것이기 때문에 태자로 하여금 나라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리고 소중한 것을 버리게 하였구나’하고 서로 말했다.

 

그 나라 안의 八만 四천인은 태자에게 나아가 제자가 되고 집을 떠나 도를 닦았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깊고 미묘한 법을 가리어

그는 듣자 이내 집을 떠났네

은혜와 사랑의 감옥을 벗어나

아무런 결박도 있을 수 없네.

 

태자는 그들의 소원을 들어 제자로 삼고 그들과 함께 여러 곳에서 돌아가면서 간 곳마다 사람들을 교화할 때에,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은 그를 공경하여 四사(事)로 공양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보살은 생각했다. ‘나는 대중들과 함께 여러 나라로 돌아다녔다. 그러나 그런 번거로운 일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언제나 이 군중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참 도를 구할 수 있을까.’

원을 이루어 한적한 곳에 가서 오로지 수도에 정진했다. 그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아아, 중생들은 참으로 불쌍하다. 항상 어둠 속에 있으면서 몸은 언제나 위험하고 약하다. 남[生]이 있고, 늙음이 있고, 병이 있고, 죽음이 있다. 그래서 몸은 모든 고통이 모여 있는 곳으로서,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서 난다. 이 괴로움의 덩이로 인하여 바퀴처럼 돌아 끝이 없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마땅히 이 괴로움의 원인을 밝게 알아 남과 늙음과 죽음을 없앨 수 있을까.’

보살은 또 이렇게 생각했다. 남과 죽음은 무엇으로부터 무엇을 인연하여 있는가.

그는 곧 지혜로써 그것의 말미암아 오는 곳을 관찰했다. 생(生)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다. 그러므로 <생>은 늙음과 죽음의 인연이다. 생은 유(有)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유>는 생의 인연이다. 유는 취(取)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취>는 유의 인연이다. 취는 애(愛)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애>는 취의 인연이다. 애는 수(受)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수>는 애의 인연이다. 수는 촉(觸)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촉>은 수의 인연이다. 촉은 六입(入)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六입>은 촉의 인연이다. 六입은 명식(名色)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명색>은 六입의 인연이다. 명색은 식(識)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식>은 명색의 인연이다. 식은 행(行)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행>은 식의 인연이다. 행은 치(癡)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치>는 행의 인연이다. 그것은 곧 치를 인연해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해 식이 있고 식을 인연해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해 六입이 있고 六입을 인연해 촉이 있고 촉을 인연해 수가 있고 수를 인연해 애가 있고 애를 인연해 취가 있고 취를 인연해 유가 있고 유를 인연해 생이 있고 생을 인연해 늙음, 병, 죽음, 걱정, 슬픔, 괴로움, 번민이 있는 것이다. 이 괴로움의 무더기는 생(生)을 인연해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괴로움의 음(陰)이라 한다.

보살이 괴로움의 원인을 깊이 생각할 때에, 지(智)가 생기고 눈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통(通)이 생기고 혜(慧)가 생기고 증(證)이 생겼다.

때에 보살은 또 깊이 생각했다.

‘무엇이 없으면 늙음도 죽음도 없고, 무엇이 멸하면 늙음도 죽음도 멸하는가.’

보살은 곧 지혜로써 그것의 말미암아 오는 곳을 관찰했다.

생(生)이 없어지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없고 생이 멸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멸한다. 유가 없기 때문에 생이 없고 유가 멸하기 때문에 생이 멸한다. 취가 없기 때문에 유가 없고 취가 없기 때문에 유가 없고 취가 멸하기 때문에 유가 멸한다. 애가 없기 때문에 취가 없고 애가 멸하기 때문에 취가 멸한다. 수가 없기 때문에 애가 없고 수가 멸하기 때문에 애가 멸한다. 촉이 없기 때문에 수가 없고 촉이 멸하기 때문에 수가 멸한다. 六입이 없기 때문에 촉이 없고 六입이 멸하기 때문에 촉이 멸한다. 명색이 없기 때문에 六입이 없고 명색이 멸하기 때문에 六입이 멸한다.

식이 없기 때문에 명색이 없고 식이 멸하기 때문에 명색이 멸한다. 행이 없기 때문에 식이 없고 행이 멸하기 때문에 식이 멸한다. 치가 없기 때문에 행이 없고 치가 멸하기 때문에 행이 멸한다.

이것을, 치가 멸하기 때문에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기 때문에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기 때문에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기 때문에 六입이 멸하고 六입이 멸하기 때문에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기 때문에 수가 멸하고 수가 멸하기 때문에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기 때문에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기 때문에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기 때문에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과 걱정과 슬픔과 괴로움과 번민이 멸한다고 한다.

보살은 이렇게 괴로움의 음(陰)의 멸(滅)을 깊이 생각할 때에 지(智)가 생기고 눈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통(通)이 생기고 혜(慧)가 생기고 증(證)이 생겼다.

그 때에 보살은 이렇게 역순(逆順)으로 十二인연을 관찰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보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아누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느니라.”

때에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말을 대중에게 이르노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들어라

먼 옛날의 태자 보살은

일찍 듣지 못한 법을 관찰했나니.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해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인가

이렇게 바르게 관찰해 마치고

생(生)으로 말미암아 있는 줄 알았다.

 

<생>은 본래 무엇을 인연해

무슨 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인가

이렇게 깊이 생각해 마치고

그것은 유(有)로부터 있는 줄 알았다.

 

그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취(取)해

엎치락뒤치락 더욱 <유>를 더하네

그러므로 여래는 이렇게 말하노니

<취>는 이 <유>의 인연이니라

 

온갖 더러움의 무더기는

바람 불면 악의 물 흐름과 같나니

그러므로 취의 원인은

애(愛)로 말미암아 널리 퍼진다.

 

애는 이 수(受)를 인연해 생겨

괴로움의 그물의 근본을 일으킨다.

물들고 집착하는 인연으로서

괴로움과 즐거움이 서로 응(應)한다.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수는 촉(觸)을 말미암아 생김을 안다.

 

촉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촉이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촉은 六입(入)으로 생김을 안다.

 

六입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六입이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六입은 명색(名色)에서 생김을 안다.

 

명색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명색이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명색은 식(識)을 따라 생김을 안다.

 

식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식은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식은 행(行)을 따라 생김을 안다.

 

행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행은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행은 치(痴)를 따라 생김을 안다.

 

이와 같은 인연을 가리켜서

실의인(實義因)이라 이름 짓는다

지혜의 방편으로 그것을 관찰하면

능히 인연의 뿌리를 볼 수 있다.

 

괴로움은 성현들이 지은 것도 아니요

또 아무 인연 없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변해 옮는 이 괴로움은

지혜로운 사람은 끊어 없애느니라.

 

만일 무명(無明)이 멸해 다하면

그 때는 곧 행(行)이 없을 것이요

만일 또 행이 멸해 다하면

그 때는 곧 식(識)이 없을 것이다.

 

만일 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명색(名色)도 또한 없을 것이요

명색이 이미 멸해 다하면

六입(入)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六입이 아주 멸하면

거기에는 촉(觸)도 또한 없을 것이요

만일 촉이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수(受)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수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애(愛)도 또한 없을 것이요

만일 애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취(取)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취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유(有)도 또한 없을 것이요

만일 유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생(生)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늙고 병드는 괴로움의 무더기 없어져

일체의 괴로움도 다할 것이니

지혜 있는 사람의 설명하는 바라.

 

十二의 연기(緣起)는 깊고 또 깊어

보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네

오직 부처님만이 잘 아시나니

이것이 있고 없음을 인연함이라.

 

만일 능히 스스로 관찰하며는

거기에는 모든 입(入)이 없을 것이다.

 

깊이 인연을 보아 아는 사람은

밖으로 스승을 구하지 않고

五온(蘊), 十二처(處), 十八계(界)에 있어서

탐욕을 능히 떠나 물들지 않는다.

 

일체의 보시(布施)를 받을 만하고

시주(施主)의 은혜를 깨끗이 갚으리.

만일 거기에 四변재(辯才) 얻고

결정코 깨달음을 얻으량이면

 

능히 모든 결박을 풀고

번뇌를 끊어 방탕하지 않으리니

저 색, 수, 상, 행,식(色受想行識)은

마치 썩어빠진 수레와 같으리라.

 

만일 분명히 이 법을 관찰하면

그 때는 곧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어

마치 새가 허공을 날아

바람 따라 동서로 노니는 것 같으리.

 

보살은 모든 번뇌 끊어 없애기

바람이 가벼운 옷 날리는 것 같아라.

비바시 부처는 한가하고 고요히

모든 법을 자세히 관찰하였네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해 있고

또 무엇으로 하여 없어지는가

 

그는 이렇게 관찰해 마치자

맑고 깨끗한 지혜 생겼다.

늙음과 죽음은 생을 인연해 있고

생이 멸하면 노사(老死) 멸함 알았다.

 

비바시 부처님은 처음으로 도를 이루었을 때 많이 二관(觀)을 닦았다. 一은 안은관(安隱觀)이요 二는 출리관(出離觀)이었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짝없는 여래는

두 가지 관(觀)을 닦았다.

그것은 안온관, 출리관이라

저 언덕으로 이미 건넜다.

 

그 마음은 자유를 얻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고

산 위에 올라가 四방을 살피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 하니라.

 

큰 지혜 광명은 어둠을 흩어

거울을 스스로 비추는 것 같아라.

세상을 위해 걱정 번민 없애고

남, 늙음, 죽음의 괴로움 다 했다.

 

비바시 부처님은 한적한 곳에서 또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제 이미 이 위없는 법을 얻었다. 이것은 매우 깊고 미묘하여 알기도 어렵고 보기도 어렵다. 이것은 번뇌가 없고 맑고 깨끗해, 오직 지혜 있는 사람만이 알 바요 범부(凡夫)로서는 미쳐 갈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모든 중생들이 다른 주장과 다른 소견과 다른 감정과 다른 학문을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다른 소견을 의지해 제각기 구(求)하는 바를 즐기고 제각기 배운 바를 힘쓴다. 그러므로 이 매우 깊은 인연의 법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애욕이 끊어진 열반을 말해도 그것은 더욱 알지 못할 것이다. 내가 저들을 위해 법을 설명해도 저들은 반드시 그것을 알지 못하고 다시 번거로움을 일으킬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입을 다물고 설법하지 않으려 했다.

그 때에 범천왕은 비바시 부처님의 이 생각을 알고 스스로 생각했다. ‘아아, 이 세상은 망한다. 참으로 가엾은 일이다. 비바시 부처님은 그 깊고 미묘한 법을 알면서도 그것을 설명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펴는 빠른 동안에 범천궁(梵天宮)에서 갑자기 내려와 부처님 앞에 서서 그 발 앞에 머리로 땅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가 서 있었다. 그리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또 합장해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때를 보아 법을 베푸소서. 지금 이 중생들은 업장이 엷고 모든 감각 기관이 영리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있어 교화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뒷세상에서 구제할 수 없는 죄를 두려워하며 모든 악한 법을 멸하고 착한 도(道)를 나게 해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부처님은 그 범천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네 말과 같다. 다만 나는 한적한 곳에서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다. 내가 얻은 바른 법은 매우 깊고 미묘하다. 내가 비록 저들을 위하여 설명하더라도 저들은 반드시 그것을 알아듣지 못할 뿐 아니라 도리어 어지러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차라리 잠자코 있어 법을 설명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수 없는 아승지겁(阿僧祗劫) 이전부터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노력해 위없는 행(行)을 닦아 이제 비로소 이 얻기 어려운 법을 얻었다. 비록 내가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빠져 있는 저 중생을 위해 설법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반드시 내 말을 실행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수고롭기만 할 것이다. 이 법은 미묘하여 세상의 일들과 서로 반대되는 것이다. 중생들은 탐욕에 물들고 어리석음에 덮이어 이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범왕이여,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입을 다물고 설법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때에 범천왕은 여러 번 되풀이해 설법하기를 간청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세존께서 설법하시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망할 것입니다. 그것은 참으로 가엾은 일입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지금 곧 설법하시어 저 중생들로 하여금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게 하소서.’

그 때 부처님은 세 번이나 범왕의 간절한 청을 듣고 곧 부처의 눈으로써 세계를 두루 관찰해 보았다. 중생들 가운데는 더러움이 많은 자도 있고 적은 자도 있으며, 근성이 영리한 자도 있고 미련한 자도 있으며, 가르치기에 어려운 자도 있고 쉬운 자도 있으며, 쉽게 가르침을 받는 자는 뒷세상의 죄의 갚음을 두려워할 줄 앎으로써 능히 악한 법을 끊고 착한 도(道)를 낼 수 있는 자도 있음을 보았다. 그것은 마치, 우발라(優鉢羅)꽃, 발두마(鉢頭摩)꽃, 구물두(鳩勿頭)꽃, 분타리(分陀利)꽃이 비로소 진흙에서 나오기는 했지마는 아직 물 속에 있는 것도 있고, 혹은 이미 나와 물과 가지런히 있는 것도 있으며, 혹은 물위에 까지 올라오기는 하였지마는 아직 피지 못한 것도 있어, 그러나 그것들은 다 물에 더럽혀지지 않고 쉽게 피어날 수 있는 것과 같았다. 세계의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음을 보았다.

그 때 세존은 범왕에게 말씀하셨다.

‘내 너희들을 가엾이 여겨 이제 마땅히 감로(甘露)법문을 열어 설명하리라. 이 법은 깊고 미묘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나는 이제 내 말을 믿어 받아 즐거이 듣는 자를 위해서는 설법하겠지마는, 덤비고 어지러워 아무 이익이 없는 자를 위해서는 설법하지 않으리라.’

그 때 범왕은 부처님이 그 청을 들어주심을 알고 기뻐 날뛰면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그 발에 예배한 뒤 자취를 감추었다. 그가 사라진지 오래지 않아 여래는 잠자코 마음으로 생각했다. 나는 우선 누구를 위하여 설법해야 할까 하고.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내 마땅히 반두성 안에 들어가 먼저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를 위해 감로의 법문을 열리라.

그 때 세존은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빠른 시간에 보리 나무 밑에서 사라져 반두성의 녹야원(鹿野苑)에 이르러 자리를 깔고 앉으셨다.

부처님은 여기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자가 숲 속에 있어

자유로이 노니는 것처럼

저 부처님도 또한 그렇게

자유로이 노닐어 걸림이 없네.

 

비바시 부처님은 동산직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성안에 들어가서 왕자 제사와 그 대신의 아들 건다에게 전하라. 과연 알고자 하는가, 비바시 부처님은 지금 녹야원에 계시면서 그대들을 보고자 한다. 빨리 가라.’

때에 저 동산직이는 분부를 받고 저 두 사람에게 가서 부처님 말씀을 알리었다. 그 두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로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그들을 위하여 점차로 설법하시어 보여 가르쳐 이롭고 기쁘게 하였다. 즉 보시론(布施論), 계율론(戒律論), 생천론(生天論)과 애욕의 더러움의 상루(上漏)는 우환 덩어리요, 세속을 떠나는 공덕은 가장 미묘하고 청정하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다.

그 때에 세존은 그 두 사람의 마음이 부드러워져 기뻐하고 즐거이 믿어, 바른 법을 넉넉히 감당할 줄을 알았다. 그래서 곧 그들을 위하여 고성제(苦聖諦)를 말씀하시고 고집성제(苦集聖諦), 고멸성제(苦滅聖諦), 고출요제(苦出要諦)를 두루 펴 해설하셨다. 그 때에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는 앉은자리에서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어 법눈의 청정함을 얻었다. 그것은 마치 흰 바탕이 빛깔을 받기 쉬운 것과 같았다.

그 때에 지신(地神)은 곧 이렇게 외쳤다.

‘비바시 여래는 반두성 녹야원에서 위없는 법의 수레바퀴를 굴리셨다. 그것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모든 하늘이나 악마나 및 다른 세상 사람들로서는 굴릴 수 없는 것이다.’

이 소리는 널리 퍼져 四천왕(天王)을 비롯해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까지 미쳐 가고 잠깐 동안에 범천에 까지 이르렀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기뻐하는 마음으로 뛰며 좋아해

저 여래를 기리어 칭찬하네

비바시는 비로소 부처님 되어

위없는 법바퀴를 굴리시도다.

 

처음으로 보리 나무 밑에서 일어나

반두성으로 나아가시어

거기서 건다와 제사를 위해

四제(諦)의 법바퀴를 굴리시도다.

 

그 때에 저 건다와 제사는

부처님의 교화를 받자 온 뒤에

깨끗한 법바퀴 안에 있어서

깨끗한 행(行)을 닦아 따를 이 없네.

 

다음에는 저 도리천의 무리와

그리고 천제석(天帝釋) 무리들

기쁨에 넘쳐 서로 알릴 때

모든 하늘들 모두 그 소리 듣네.

 

저 부처님은 이 세상에 나와

위없는 법바퀴를 굴리시나니

모든 하늘 무리들 그 수는 늘고

아수륜(阿須倫)은 그 수 줄어들도다.

 

승선(昇仙)의 이름은 널리 퍼지고

착한 지혜로 세상을 멀리하네

모든 법에서 자재(自在)를 얻어

지혜로 법바퀴 굴리느니라.

 

평등한 모든 법을 두루 관찰해

마음을 쉬어 더러움 없다

나고 죽는 재앙을 떠남으로써

지혜로 법바퀴 굴리느니라.

 

고통 없애어 모든 악 떠나고

욕심을 벗어나 자유를 얻고

은혜와 사랑의 지옥 벗어나

지혜로 법바퀴 굴리느니라.

 

바르게 깨달아 사람 중에 높은 이

양족존(兩足尊)은 마음을 스스로 다루어

모든 속박에서 멀리 뛰어나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중생을 교화하고 이끄는 스승

악마의 원수를 항복 받나니

그는 모든 악을 멀리 여의어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번뇌를 떠난 힘은 악마를 꺾고

모든 기관 안정되어 게으르지 않으며

번뇌를 다하고 악마의 결박 벗어나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만일 결정법(決定法)을 배워 마치면

모든 법의 <나> 없음을 깨달으리니

그것은 법 중에서 가장 위되어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내 몸을 이롭게 하기 바라지 않고

그러므로 또 이름도 구하지 않네

오직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므로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중생이 받는 고통과 재앙

늙음, 앓음, 죽음의 핍박을 보고

이 三 악취(惡趣)를 없애기 위해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고

깊은 애욕의 근원을 뿌리 뽑고

흔들림 없이 모든 속박 벗어나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이기기 어려운 것 나는 이기고

이미 이겨 스스로를 항복 받으며

이기기 어려운 저 악마 이겨내어

지혜로 법바퀴를 굴리느니라.

 

이 위없는 법의 수레바퀴는

오직 부처님만이 굴리시나니

하늘, 악마, 천제석, 범천

그 아무 것도 굴릴 자 없느니라.

 

중생에게 친근하여 법바퀴 굴려

천상, 인간의 무리 이익 되게 하나니

이들 천상, 인간의 큰 스승으로

저쪽 언덕으로 건넜느니라.

 

이 때에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는 법을 알아 과(果)를 얻고 진실하여 속임이 없어 아무 두려움이 없음을 성취하였다. 그들은 곧 비바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부처님의 법안에서 깨끗한 행(行)을 닦으려 하나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들이여, 내 법은 청정하니 자재로이 수행하여 모든 괴로움을 아주 없앨 수 있다.’

그 때에 두 사람은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은지 오래지 않아 여래는 또 三사(事)를 가르치셨다. 一은 신족(神足) 二는 관타심(觀他心) 三은 교계(敎誡)였다. 그들은 곧 번뇌를 떠난 마음의 해탈과 남과 죽음에 걸림이 없는 지혜를 얻었다. 그 때에 성안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면서 법의(法衣)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깨끗한 행을 닦는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들은 서로 말하기를, 그 도는 반드시 진실한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로 하여금 세상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리고 소중한 것을 버리게 하였다고 했다.

때에 성안에 있는 八만 四천인은 동산에 계시는 비바시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점차로 설법하시어 보여 가르쳐 이익 되고 기쁘게 하였다. 곧 보시론, 계율론, 생천론 그리고 애욕의 더러운 상루(上漏)는 재앙이 되고 세속을 벗어나는 공덕은 가장 미묘하고 맑고 깨끗하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다.

그 때에 세존은 대중의 마음이 부드러워져 기뻐하고 즐거이 믿어 바른 법을 능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보셨다. 그들을 위하여 <고성제>를 말씀하시고 <고집성제> <고멸성제> <고출요성제>를 널리 펴 해설하셨다. 때에, 八만 四천인은 그 자리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괴로움을 떠나 곧 법눈의 깨끗해짐을 얻었다. 그것은 마치 흰 바탕은 빛깔을 받기 쉬운 것과 같았다. 그들은 법을 알아 과를 얻고 진실하여 속임이 없으며 아무 두려움이 없음을 성취하였다. 그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여래의 법안에서 깨끗한 행을 닦고자 하나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너희들 비구여, 내 법은 청정하여 자재로이 닦으면 모든 괴로움을 아주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때에 八만 四천인은 모두 구족계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은지 얼마 안되어 세존은 다시 三사(事)로써 교화하셨다. 一은 신족 二는 관타심 三은 교계였다. 그들은 곧 번뇌를 떠난 마음의 해탈과 남과 죽음에 걸림이 없는 지혜가 앞에 나타났다.

그 때에 八만 四천인은 부처님이 녹야원에서 사문도 바라문도 모든 하늘도 악마도 범천도 능히 굴릴 수 없는 위없는 법의 바퀴를 굴리신다는 말을 듣고 곧 반두성에 계시는 비바시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머리에 붙는 불을 끄고자 하면

빨리 꺼지기를 찾아야 하듯이

그 사람들도 또 그와 같이

부리나케 여래에게 나아가도다.

 

때에 부처님은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았다. 그 때에 반두성에는 十六만 八천명의 큰 비구들이 있었다. 제사 비구와 건다 비구는 대중들 앞에서 허공에 올라가 몸에서 물과 불을 내며 모든 신변(神變)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다시 대중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했다. 그때 여래는 잠자코 있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이 성안에는 十六만 八천의 큰 비구들이 있다. 나는 마땅히 저들을 유행(遊行)하게 하리라. 저들은 각각 두 사람씩 짝을 지어 六년 동안 여러 곳으로 돌아다닌 뒤 다시 이 성으로 돌아와 구족계를 연설하게 하리라. 때에 수타회천(首陀會天)은 여래의 이 마음을 알았다.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것 같은 빠른 시간에 저 하늘에서 사라져 갑자기 부처님 앞에 나타나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았다. 조금 있다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반두성 안에는 비구들이 많습니다. 저들이 각각 여러 곳으로 노닐면서 六년 동안 포교한 뒤에 다시 이 성에 돌아와 구족계를 연설한다면 저는 마땅히 그들을 보호해 아무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 때에 여래는 이 말을 듣고 잠자코 있음으로써 허가의 뜻을 보이셨다. 수타회천은 부처님의 침묵의 허가를 알고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그 앞에서 사라져 천상으로 돌아갔다. 그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성안에는 비구들이 많다. 너희들은 각각 흩어져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면서 포교하다가, 六년이 지나거든 돌아와 계(戒)를 말하리라.’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잡고 각각 가사와 바루를 가지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보내는 질서 바른 대중은

아무 욕심도 없고 집착도 없었다

그 위엄은 금시조(金翅鳥)와 같고

빈 못을 버리는 학(鶴)처럼 떠나갔다.

 

一년이 지난 뒤 수타회천은 천상에서 내려와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의 순회 포교는 이제 一년이 지나고 앞으로 五년이 남았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六년을 마친 뒤에는 이 성에 돌아와 계를 연설해야 한다’고. 이렇게 六년이 되었다. 수타회천은 또 비구들에게 말했다. ‘이제 六년이 이미 찼다. 마땅히 돌아와 계를 연설하라.’ 때에 모든 비구들은 이 하늘의 말을 듣고 모두 의발(衣鉢)을 거두어 챙긴 뒤 반두성으로 돌아왔다. 거기서 녹야원에 계시는 비바시 부처님께 나아가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잘 길들여진 코끼리가

사람의 가고픈 곳 따르는 것처럼

그와 같이 저 비구 무리도

가르침을 따라 성으로 돌아오다.

 

그 때에 여래는 대중 앞에서 허공에 올라 가부좌(跏趺座)로 앉으시고 계경(戒經)을 연설하시되 인욕(忍辱)이 제일이요, 열반이 으뜸이라 수염과 머리를 깎는다 해서 남이 중 됨을 방해하지 말라고 하시었다.

수타회천은 부처님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서 게송으로 찬탄했다.”

 

여래의 큰 지혜는

미묘하고 홀로 높아

지관(止觀)을 함께 갖추어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시고

 

중생을 가엾이 여김으로써

이 세상에서 도를 이루어

네 가지 거룩한 진리로써

성문(聲聞)을 위해 연설하시니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을 멸한 상태의 진리로다

거룩한 저 여덟 가지 바른 길로

안락한 곳에 중생을 인도하네.

 

이제 저 비바시 부처님은

이 세상에 나타나시어

모든 대중들 가운데 있어

마치 태양이 빛남과 같아라.

 

이 게송을 마치자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다. 그 때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지금 생각해 보니 옛날 어느 때, 내가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에 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까지 태어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오직 수타회천에는 태어나지 못했다. 만일 내가 저 하늘에 태어난다면 다시는 이 곳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아, 나는 그 때 또 이런 생각도 했다. 나는 무조천(無造天)에 가고 싶다고. 그 때에 나는 힘센 장사가 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것 같은 빠른 시간에 여기서 사라져 갑자기 저 하늘에 나타났다. 그 때 그 하늘들은 내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머리로 예배하고 한쪽에 섰었다. 그리고 이내 내게 말했다. ‘우리들은 모두 비바시 부처님의 제자로써 그 부처님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 태어났다’ 하면서 그 부처님의 인연의 본말(本末)을 설명했다. 그리고 또 그들은 ‘우리는 또 시기 부처, 비사바 부처, 구루손 부처, 구나함 부처, 가섭 부처, 석가모니 부처님들의 제자로서 그분들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부처님들의 인연의 본말을 설명했다. 또 내가 아가니타천에 갔을 때도 또한 그러했다.”

때에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동안

나는 신족(神足)으로써

저 무조천(無造天)의

제 七 대선(大仙)에 이르러

두 악마를 항복 받았다.

 

무열천(無熱天)은

손을 모아서 예배했나니

주도(晝度)나무의 향기처럼

석사(釋師) 이름은 멀리 들렸다

상호(相好)를 갖추어

선견천(善見天)에 이르렀다.

 

마치 연꽃이

물에 물들지 않는 것처럼

세존은 아무 데도 물들지 않고

대선견천(大善見天)에 이르렀었다.

 

해가 처음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깨끗하여 티끌의 가리움 없고

또 밝은 가을달처럼

일구경천(一究景天)으로 나아갔었다.

 

이 다섯 거처는

중생들이 깨끗하게 사는 곳

마음이 깨끗하여 여기에 오고

번뇌 없는 곳으로 나아가도다.

 

깨끗한 마음으로 와

모두 부처님 제자가 되었네.

 

더러움과 집착을 버리고 떠나

집착이 없는 것을 즐겨 하면서

법을 알아 깊이 믿어 움직이지 않는다.

 

비바시 아들은

깨끗한 마음으로

조용히 와

큰 선인(仙人)에게 나아갔다.

 

시기 부처 아들은

번뇌도 없고 하염도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와

이유존(離有尊)에게 나아갔다.

 

비사바의 아들은

모든 기관을 완전히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왔나니

마치 해가 하늘을 비추는 것 같았다.

 

구루손 아들은

모든 욕심을 버리고 떠나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왔나니

묘한 광명의 불꽃 왕성하였다.

 

구나함의 아들은

번뇌도 없고 하염도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왔나니

그 광명은 보름달 같았다.

 

가섭의 제자는

모든 기관을 완전히 갖추어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왔나니

큰 신선을 어지럽히지 않았다.

 

신족(神足)이 제일이니라

굳건한 마음으로

부처님 제자 되어

깨끗한 마음으로 나아왔도다.

 

부처님 제자 되어

여래에게 경례하고

부처님께 자세히

아뢰었나니

 

태어난 곳과 도를 이룸과

이름과 성과 또 그 종족과

그리고 깊은 법을 알고 보아서

위없는 도를 이룬 사실을.

 

비구들은 고요한 곳에서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어

부지런히 노력해 게으르지 않아

가지가지 번뇌를 아주 끊는다.

 

이것은 이 모든 부처의

처음과 끝의 인연의 전부로서

연설한 것이니라.

 

부처님이 이 큰 인연경(因緣經)을 연설해 마치시자 모든 비구들은 그것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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