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다양한 사상과 논쟁

無記 5. 14가지 주장에 대한 급고독장자의 바른 이론

다르마 러브 2013. 8. 26. 22:34

외도가 또 물었다.

장자여, 너는 지금 자기 자신을 어떻게 보며 자신은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느냐?

장자가 대답하였다.

너희들은 각각 자기의 견해를 말하라. 그 다음에 내가 내 견해를 말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 때 어떤 외도가 이렇게 말했다.

장자여, 나는 일체 세간은 영원한 것이라고 본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것이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장자여, 나는 일체 세간은 영원하지 않다고 본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것이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장자여, 세간은 영원하기도 하고 영원하지 않기도 하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것이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세간은 영원한 것도 아니고 영원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것이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세간은 끝이 있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것이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세간은 끝이 없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것이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세간은 끝이 있기도 하고, 끝이 없기도 하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세간은 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끝이 없는 것도 아니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목숨은 곧 몸이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목숨과 몸은 다르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여래는 후생이 있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여래는 후생이 없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여래는 후생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또 어떤 이는 말했다.

여래는 후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도 허망한 것이다.

여러 외도들이 장자에게 말했다.

우리는 각각 우리의 견해를 말했다. 너도 마땅히 네 견해를 말해야 할 것이다.

장자가 대답하였다.

내 견해로는, 진실이라는 것은 함이 있는 것[有爲]이고 생각[思量]하는 것이며 인연을 따라 일어나는 것이다. 만일 그것이 함이 있고 생각하는 것이며 인연을 따라 일어나는 것이라면 그것은 곧 무상(無常)한 것일 테고, 만약 무상한 것이라면 곧 괴로운 것일 게다.

이렇게 알고 나면 일체 견해에 대해서 아무 것도 취할 것이 없다. 너희들 견해대로 '세간은 영원한 것이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것이다'라고 하면서 이 견해가 진실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함이 있는 것이고 생각하는 것이며 인연을 따라 일어나는 것이다. 만일 그 진실이 함이 있고 생각하는 것이며 인연을 따라 일어나는 것이라면, 그것은 곧 무상한 것일 테고, 만약 무상한 것이라면 곧 괴로운 것일 게다. 그런 까닭에 너희들은 괴로움을 친근히 하여 오직 괴로움만 받고 괴로움에 굳게 머물며 괴로움에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

또 너희들 말대로 '세간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것이다'라는 그런 견해도 또한 저와 같은 잘못이 있느니라. 또 '세간은 영원하기도 하고 영원하지 않기도 하다. 영원한 것도 아니고 영원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세간은 끝이 있다. 세간은 끝이 없다. 세간은 끝이 있기도 하고 끝이 없기도 하다. 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끝이 없는 것도 아니다. 목숨은 곧 몸이다. 목숨과 몸은 다르다. 여래는 후생이 있다. 후생이 없다. 후생이 있기도 하고 후생이 없기도 하다. 후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후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것이다'라는 그런 견해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어떤 외도가 급고독 장자에게 말했다.

네 견해와 같이 '만일 그와 같이 보는 것이 진실이어서, 저 함이 있고 생각하는 것이며 인연을 따라 일어나는 것이라면 그것은 무상한 것이다. 만일 무상한 것이면 그것은 괴로운 것이다'라고 한다면, 장자의 견해도 또한 괴로움을 친근히 하여 괴로움을 받고 괴로움에 머물고 괴로움에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

장자가 대답하였다.

내가 아까 '견해가 진실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함이 있고 생각하는 것이며 인연을 따라 일어나는 법으로서, 다 무상한 것이고 무상한 것은 곧 괴로움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이 괴로움을 알았기 때문에 나는 모든 견해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느니라.

저 외도는 말했다.

그렇다! 장자의 말과 같다.

그 때 급고독 장자는 외도들의 정사(精舍)에서 그들의 이론을 항복 받고 바른 이론을 세워, 저 외도들의 앞에서 사자처럼 외쳤다. 그리고는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외도들과 서로 논란한 것을 부처님께 자세하게 아뢰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급고독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때때로 저 어리석은 외도들을 꺾어 항복 받고 바른 이론을 세워야 하느니라.

(給孤獨經 대정장 2/248 하~249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385~1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