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한 바차 종족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떻습니까? 구담이시여, 목숨[命]이 곧 몸[身]입니까?
부처님께서 출가한 바차 종족에게 말씀하셨다.
목숨이 곧 몸이라고 하는 것은 정확한 해답이라고 할 수 없느니라.
어떻습니까? 구담이시여, 목숨도 다른 것이고 몸도 다른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출가한 바차 종족에게 말씀하셨다.
목숨도 다르고 몸이 다르다고 하는 것도 정확한 해답이라고 할 수 없느니라.
출가한 바차 종족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떻습니까? 구담이시여, '목숨이 곧 몸입니까?'라고 여쭈어도 '정확한 해답이라고 할 수 없다'고 대답하시고 '목숨은 몸과 다릅니까?'라고 여쭈어도 '정확한 해답이라고 할 수 없다'고 대답하셨습니다. 사문 구담께서는 어떤 법이 있기에 제자가 목숨을 마치면, 곧 예언하여 말씀하시기를 '아무개는 어느 곳에 태어났고 아무개는 어느 곳에 태어났다. 그 제자들은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 몸을 버리면, 곧 의식[意生身]을 타고 다른 곳에 태어난다'고 하십니까? 그 때를 당해서는 목숨도 다르고 몸도 다른 것이 아닙니까?
부처님께서 바차 종족에게 말씀하셨다.
남은 것이 있음을 말한 것이고, 남은 것이 없음을 말한 것이 아니니라.
바차 종족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어찌하여 남은 것이 있음을 말씀하시고 남은 것이 없음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바차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불이 남은 물질이 있으면 타고, 남은 물질이 없으면 타지 않는 것과 같느니라.
바차 종족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불이 남은 물질이 없는데도 타는 것을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바차 종족에게 물었다.
어떤 것을 보고 불이 남은 물질이 없는데도 탄다고 하느냐?
바차 종족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유하여 말씀드리면 큰 불 더미에 세찬 바람이 불면 불이 공중에 날려갑니다. 그런 것이 어찌 남은 물질이 없는데도 불이 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바차 종족에게 말씀하셨다.
바람이 불어 불을 날리는 것도 남은 물질이 있는 것이다. 남은 물질이 없다고 할 수 없느니라.
바차 종족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공중에 날리는 불을 어떻게 남은 물질이 있다고 말씀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바차 종족에게 말씀하셨다.
공중에 날리는 불은 바람을 의지하기 때문에 머물고 바람을 의지하기 때문에 타는 것이다. 바람을 의지하기 때문에 남은 물질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바차 종족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중생이 여기에서 목숨을 마치고 의식을 타고 다른 곳에 가서 태어나는데 어떤 남은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바차 종족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이 여기에서 목숨을 마치고 의식을 타고 다른 곳에 가서 태어날 그 때를 당해서는 애욕으로 말미암아 집착하고, 또 애욕으로 인해 머무르기 때문에 남은 것이 있다고 말하느니라.
바차 종족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중생은 애락(愛樂)으로써 남은 것이 있고, 염착(染着)으로써 남은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직 세존께서는 남은 것이 없기 때문에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셨습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세간에 일[緣]이 많아 하직인사를 하고 돌아가려고 합니다.
(身命經 대정장 2/244 상~중;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360~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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