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拘薩羅國)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祈樹給孤獨園)으로 가셨다. 그 때 사위국에는 교만한 바라문이 살고 있었다. 그의 부모는 두 사람 다 종성이 깨끗하여 흠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자들이었으며, 일곱 대를 내려오면서 모두 맑고 깨끗한 자들이었다. 그는 바라문의 스승이 되어 언론에 통달하고, 모든 논과 기록과 책을 만 가지나 분명히 알며, 법의 낫고 못함을 알고, 모든 글귀와 기설(記說)을 분별하였으며, 얼굴도 단정하였다. 그래서 그는 혹은 태생으로 거만을 떨기도 하고, 족성으로 거만을 떨기도 하며, 얼굴로 거만을 떨기도 하고, 총명함으로 거만을 떨기도하고, 재물로 거만을 떨기도하며, 부모도 어떤 존자도 스승과 어른도 공경하지 않았다.
그는 사문 구담께서 구살라국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는 '지금 사문 구담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 보자. 만일 그가 무슨 말을 한다면 나도 같이 이야기할 것이요, 아무 말도 없으면 나도 잠자코 돌아오리라'고 생각하였다. 이 때 교만한 바라문은 흰 마차를 타고 여러 젊은 바라문들에게 앞뒤로 호위를 받으면서 황금 자루 일산을 들고 황금 병을 지니고 세존을 뵈러 갔고, 동산 문에 이르러서는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시면서 교만한 바라문을 돌아보지 않으셨다. 그러자 교만한 바라문은 '사문 구담은 나를 돌아보지도 않는구나. 나는 일단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교만한 바라문의 생각을 아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교만한 이여, 이곳까지 찾아오고도
좋지 못하게 교만만 더하는구나
조금 전 도리로써 일부러 찾아왔으니
마땅히 그 도리를 더욱 더하라.
이 때 교만한 바라문은 '사문 구담은 이미 내 마음을 알고 있다. 가서 공경히 예배드리자'고 생각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교만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예배할 것 없다. 마음만 깨끗하면 이미 족하니라."
그 때 그의 여러 대중들이 제각기 큰 소리로 외쳤다.
"참으로 기이합니다. 세존께서는 큰 덕이 있고 큰 힘이 있으십니다. 이 교만한 바라문은 자기 태생을 믿고 교만을 부리고, 족성으로 교만을 부리며, 얼굴로 교만을 부리고, 총명함으로 교만을 부리고, 재물로 교만을 부리며, 그의 부모도 어떤 존자도 스승과 어른도 공경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사문 구담 앞에 와서는 스스로를 낮추어 겸손하게 발에 대고 공경히 예배하려고 하는군요."
그 때 교만한 바라문은 대중들 앞에서 소리치며 조용하게 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누구에게 교만한 마음 일으키지 말고
누구에게 공경하는 마음 일으켜야 하며
누구를 잘 위로해야 하고
누구를 잘 공양해야 합니까?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모와 어른과 형님
화상(和尙)과 여러 스승들
존경할 만한 모든 사람들께
교만한 마음 내선 안되네.
마땅히 잘 받들어 공경하고
스스로를 낮추어 인사드리며
마음을 다해 받들어 섬기고
여러 가지 공양도 올려야 하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떠나
모든 번뇌 다한 저 아라한은
바른 지혜로 잘 해탈하였고
모든 교만한 마음 항복받았나니
이러한 어질고 거룩한 이들에게
합장하고 머리 조아려 예배하여라.
그 때 세존께서는 교만한 바라문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치고 기뻐하게 하셨다. 그리고 모든 부처님과 세존들께서 차례로 설법하셨던 것처럼 보시와 지계, 하늘에 태어나게 하는 공덕, 애욕, 맛들임, 재앙, 번뇌가 청정해짐, 벗어나고 멀리 떠나게 하는 모든 청정한 분(分)을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자세히 설명하시자, 마치 때와 더러움이 없는 희고 깨끗한 옷이 빨리 물감을 받아들이듯이, 교만한 바라문은 그 자리에서 괴로움․괴로움의 발생․괴로움의 소멸․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를 이해하고, 빈틈없는 한결같음[無間等]을 얻게 되었다. 그 때 그 교만한 바라문은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법을 알고, 법에 들어가서 모든 의혹을 건너고, 남의 구제를 받지 않고, 바른 법 안에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고,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여쭈었다.
"저도 이 바른 법 안에서 출가하고 구족계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교만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이라도 이 바른 법 안에서 출가하고 구족계를 받을 수 있느니라."
그는 곧 출가하여 홀로 고요한 곳에서 사유하였고, 선남자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치고서 바른 믿음으로 집 아닌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목적대로, 아라한이 되어 마음이 잘 해탈하였다.
(憍慢經 대정장 2/23 하~24 중;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 126~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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