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국(毘舍離國) 대림(大林)정사에 계셨다.
그 때 비리야바라두바차(毘梨耶婆羅豆婆遮)라는 바라문이 이른 아침에 소를 샀다가 값도 미처 치르기 전에 그 날로 소를 잃고 엿새 동안 찾지 못하였다. 그는 소를 찾아다니다가 대림정사에 이르렀는데 멀리서 세존께서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것을 보니, 풍채가 뛰어나고 모든 감각기관이 청정하였으며 그 마음은 고요하고 지관(止觀)을 성취하여, 그 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불꽃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는 그런 현상을 보고 곧 그 앞에 나아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찌하여 아무 구함이 없이
쓸쓸하고 고요한 여기에 계십니까?
혼자 텅 비고 조용한 곳에 계시건만
그래도 마음이 즐거울 수 있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얻거나 잃는 일 때문에
나는 마음이 어지러워지지 않나니
나는 너와는 같지 않다는 것을
바라문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얻고 잃음을 마음에 두면
그 마음 자유롭지 못하리라.
그 때 바라문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장 훌륭한 범지의 처신
비구가 말한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내 이제 진실을 말하리니
비구는 내 말을 자세히 들으시오.
사문은 지금 이른 아침에
먹이던 소를 잃어버리고
엿새 동안 못 찾는 일이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사문은 지금 깨밭을 갈아
거기다 깨 씨를 뿌려 놓고는
잡초가 우거질까 걱정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사문은 지금 모를 심고
그 논에 물이 딸려 잎사귀 말라
이내 죽을까 두려워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사문은 지금 일곱 명의 딸이
과부가 되어 그들 모두가
외동 유복자를 기르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사문은 지금 일곱 사람의
사랑하지 않는 아들이 있어
방탕해 많은 빚 진 일이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사문은 지금 빚쟁이들이
모두 몰려와 문마다 지키면서
불어난 이자를 독촉하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사문은 지금 일곱 벌이나 되는
침구를 쌓아놓고 좀이 먹는가
뒤져보는 걱정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사문은 지금 빨간 눈동자에
노랑 머리털 사나운 아내에게
밤낮으로 그 욕설 듣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사문은 지금 텅 빈 창고에
쥐들이 몰려와 들끓음으로
양식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십니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확실히 나는 지금 이른 새벽에
먹이던 소를 잃어버리고
엿새 동안 못 찾는 일이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깨밭을 갈아
거기에 깨 씨를 뿌려 놓고는
잡초가 우거질까 걱정하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모를 심고
그 논에 물이 딸려 잎사귀 마르고
이내 죽을까 두려워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나는 지금 과부가 된
일곱 딸이 있어 그들이 모두
외동 유복자 기르는 일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일곱 명의 아들이 있어
방탕해 많이 빚진 일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빚쟁이들이
모두 몰려와 문마다 지키면서
불어난 이자 독촉하는 일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일곱 벌의
침구를 쌓아 두고 좀이 먹는가
뒤져보는 걱정 없나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빨간 눈동자에
노랑 머리털 사나운 아내 있어
밤낮으로 그 욕설 듣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확실히 나는 지금 텅 빈 창고에
쥐들이 몰려와 들끓음으로
양식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일 없으니
그러므로 안락하게 지내느니라.
언제나 집착하여 버리지 못하므로
중생들은 안락하게 지내지 못하거니와
탐욕을 끊고 은애(恩愛)마저 여의면
언제나 안락하게 지낼 수 있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정진(精進)바라두바차 바라문을 위해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해주신 뒤에, 부처님의 항상한 법을 차례로 설법해주셨다. 즉 보시를 하고 계율을 지키며,……(내지)……그는 바른 법 안에서 마음에 두려움이 없음을 얻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도 지금부터 바른 법과 율 안에서 비구가 되어 도를 배우고 비구 신분을 얻어 범행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부터 바른 법과 율 안에서 비구가 되어 구족계를 받고 온갖 범행을 닦아 아라한이 되어 마음이 잘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정진바라두바차 바라문은 아라한이 되어 스스로 깨달아 앎을 인연해 해탈의 즐거움을 얻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지금 대선(大仙)의 위없는 법을
기뻐하고 또 즐거워하나이다.
모든 탐욕과 즐거운 일 여의게 되었으니
부처님을 뵌 것이 헛되지 않습니다.
失牛經 대정장 2/318 중~319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796~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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