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수한제 이학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저는 이제 사문 구담을 지극히 믿습니다. 원컨대 구담이시여, 잘 설법하시어 저로 하여금 '이것은 병이 없는 것이요, 이것은 열반이다'라고 알게 해 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수한제여, 만일 너의 거룩한 혜안(慧眼)이 깨끗해지지 못한다면, 내가 너를 위하여 병 없음과 열반을 말하더라도 끝내 알지 못하고, 한낱 나를 번거롭게 하고 괴롭게만 할 것이다. 수한제여, 마치 날 때부터 장님인 사람이 남이 찾아가서 '너는 알아야 한다. 이것은 푸른빛이요, 누런 빛 빨간 빛 흰 빛이다'라고 하면 그 말을 따르는 것과 같나니, 수한제여, 날 때부터 장님인 사람이 혹 남의 말로 인해, 그 푸른 빛 누런 빛 빨간 빛 흰 빛을 알겠는가?"
"아닙니다, 구담이시여."
"그와 같이 수한제여, 만일 너의 거룩한 혜안이 깨끗해지지 못한다면, 내가 너를 위하여 병 없음과 열반을 말하더라도 끝내 알지 못하고, 한낱 나를 번거롭게 하고 괴롭게만 할 것이다. 수한제여, 내가 너를 위하여 너의 증세에 꼭 맞는 묘한 약을 말하여 아직 깨끗하지 못한 거룩한 혜안(慧眼)을 청정하게 하리라. 수한제여, 만일 너의 거룩한 혜안이 청정해지면, 너는 곧 '이것은 병이 없는 것이요, 이것은 열반이다'라고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수한제여, 마치 날 때부터 장님인 사람에게 여러 친족들이 있어, 그들이 그를 사랑하고 가엾게 여겨, 이익과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기 때문에, 그를 위하여 눈을 치료하는 의사를 구하는 것과 같다. 그 눈을 치료하는 의사는 여러 가지 치료법을 베푸는데, 혹은 토하게 하고, 혹은 내리게 하며, 혹은 코에 물을 붓고, 혹은 다시 씻어 내리며, 혹은 힘줄을 자극하고, 혹은 눈물을 흘리게 하면, 수한제여, 혹 그럴 때 깨끗한 두 눈을 얻게 되는 것과 같다. 수한제여, 만일 그의 두 눈이 청정해지면, 곧 스스로 '이것은 푸른 빛 누런 빛 빨간 빛 흰 빛이다'라고 볼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 때묻은 더러운 옷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저 사람은 나의 원수이다. 오랜 세월 동안 때묻은 옷으로써 나를 속였다.'
그래서 그는 미워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니 수한제여, 이 사람은 혹 그를 죽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수한제여, 나는 너를 위해 너의 증세에 꼭 맞는 묘한 약을 말하여, 아직 깨끗해지지 못한 거룩한 혜안을 청정하게 하리라. 수한제여, 만일 너의 거룩한 혜안이 청정해지면, 너는 곧 '이것은 병이 없는 것이요, 이것은 열반이다'라고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수한제여, 아직 깨끗하지 못한 거룩한 혜안을 청정하게 하는 네 가지 법이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 선법(善法)을 듣는 것, 잘 생각하는 것, 법과 다음 법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수한제여, 너는 마땅히 이렇게 배워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선법을 듣고 잘 생각하여, 법과 다음 법을 향해 나아가라. 수한제여, 너는 마땅히 이렇게 배우라. 수한제여, 너는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하여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고 나서는 곧 선법을 듣고, 선법을 들은 뒤에는 잘 생각하고, 잘 생각한 뒤에는 곧 법과 다음 법을 향해 나아가고, 법과 다음 법을 향해 나아간 뒤에는 곧 이 괴로움[苦]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이 괴로움의 발생[苦習]을 알며, 이 괴로움의 소멸[苦滅]을 알고, 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苦滅道]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아야 한다.
어떻게 괴로움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태어남[生]이 괴로움이요, 늙음[老]이 괴로움이며, 병듦[病]이 괴로움이요, 죽음[死]이 괴로움이며, 싫어하는 것과 만남이 괴로움이요, 사랑하는 것과 헤어짐이 괴로움이며, 구하되 얻지 못함이 괴로움이니, 간략히 말해 5성음(盛陰)이 괴로움이다'라고 이렇게 괴로움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괴로움의 발생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이 애욕은 장차 미래의 목숨을 받고, 기쁨의 탐욕[喜欲]과 함께 여러 가지 목숨을 원한다'고 이렇게 괴로움의 발생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괴로움의 소멸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이 애욕은 장차 미래의 목숨을 받고 기쁨의 탐욕과 함께 여러 가지 목숨을 원한다. 그러나 그것은 멸할 수 있고 무여(無餘)일 수 있으며, 끊을 수 있고 버릴 수 있으며, 토할 수 있고 다할 수 있으며, 무욕(無欲)일 수 있고 없앨 수 있으며, 쉬고 그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이렇게 괴로움의 소멸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8정도[支聖道]로서 곧 바른 견해[正見]와 나아가 바른 선정[正定]까지이다. 이것을 여덟 가지라 한다'고 이렇게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이 법을 말씀해 마치시자, 수한제 이학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떠나, 모든 법에 대한 법안(法眼)이 생겼다. 이에 수한제 이학은 법을 보고, 법을 얻고, 희고 깨끗한 법을 깨달았다.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 다시는 다른 높일 이가 없어 남을 좇지 않고, 망설임 없이 이미 과증(果證)에 머물러, 세존의 법에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제가 출가하여 도를 배우게 하시고,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비구가 되게 해 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여, 범행을 닦아라."
그래서 수한제 이학은 곧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되었다. 수한제 이학은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구족계를 받고 법을 안 뒤에는 아라하(阿羅訶)가 되었다.
鬚閑提經 대정장 1/672 하~673 상;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11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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