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두나(頭那) 범지는 오후에 천천히 걸어 부처님께 나아가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만일 어떤 이가 '너는 범지냐?' 하고 묻는다면, 너는 스스로 범지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
"구담이시여, 만일 바로 범지라고 말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부모가 천거한 바로서 생(生)을 받음이 청정하며, 나아가 7대 동안 부모의 종족이 끊어지지 않았고, 대대로 악이 없었으며, 널리 듣고 모두 기억해 네 가지 경전을 환히 외우고, 인(因) 연(緣) 정(正) 문(文) 희(戱)의 5구설(句說)을 깊이 통달한 사람일 것입니다. 구담이시여, 정녕 범지라고 일컬을 자는 바로 저입니다. 왜냐 하면 나는 부모가 천거한 바로서 생을 받음이 청정하며, 나아가 7대 동안 부모의 종족이 끊어지지 않았고, 대대로 악이 없었으며, 널리 듣고 모두 기억해 네 가지 경전을 환히 외우고, 인(因) 연(緣) 정(正) 문(文) 희(戱)의 5구설을 깊이 통달했기 때문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두나여, 내가 이제 네게 물으리니, 너는 아는 대로 대답하라. 두나여,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옛날에 수(壽)가 다하고 명(命)을 마치도록 경서를 외워 기억하고 경서를 널리 유포하며, 경서를 외워 익힌 범지들이 있었으니, 이른바 그들은 야타(夜 ) 바마(婆摩) 바마제바(婆摩提婆) 비사밀다라(毗奢蜜?邏) 야타건니(夜陀?尼) 응의라바(應疑羅婆) 바사타(婆私 ) 가섭(迦葉) 바라바(婆羅婆) 바화(婆和)였다. 그들은 다섯 가지 범지를 시설하였으니, 곧 범(梵)과 같은 범지 하늘과 같은 범지 범지의 경계를 넘지 않는 범지 범지의 경계를 넘는 범지요, 다섯 번째는 전다라(?茶羅) 범지이다. 두나여, 이 다섯 종류의 범지 중에 너는 어느 범지에 속하느냐?"
두나가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이 이치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하실 뿐 자세히 분별하지 않으시니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사문 구담이시여, 자세히 말씀하시어 저로 하여금 그 뜻을 알게 해 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두나여,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라. 내가 너를 위하여 자세히 분별하여 말하리라."
"예, 구담이시여."
두나는 분부를 받아 경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나여, 어떤 범지가 범(梵)과 같은가? 어떤 범지는 부모가 천거한 바로서 생을 받음이 청정하며, 나아가 7대 동안 부모의 종족이 끊어지지 않았고 대대로 악이 없었다. 그는 48년 동안 동자의 범행을 행하면서 경서를 얻어 그것을 외워 익히려고 한다. 그는 경서를 얻어 그것을 외워 익힌 뒤에는 스승을 공양하기 위하여 재물을 구걸하되, 법답게 하고 법답지 않게 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법답지 않은 것인가? 농사 살림살이 책 계산 산수 조각 글씨 문장 경(經) 시(詩) 칼이나 몽둥이 왕의 심부름 등으로 재물을 구하지 않고 법답게 구걸해 구걸한 재물로 스승을 공양한다. 그는 재물을 보시한 뒤에 자애로운 마음으로 1방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고, 이렇게 2 3 4방과 4유 상하 일체를 두루 채운다. 자애로운 마음[慈心]으로 맺힘도 없고 원망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을 가득 채우고 성취하여 노닌다. 이와 같이 슬픈 마음[悲心]과 기쁜 마음[喜心]도 또한 그러하며, 평정한 마음[捨心]으로 맺힘도 없고 원망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을 가득 채우고 성취하여 노닌다. 두나여, 이런 범지는 범과 같으니라.
두나여, 어떤 범지가 하늘과 같은가? 어떤 범지는 부모가 천거한 바로서 생을 받음이 청정하며, 나아가 7대 동안 부모의 종족이 끊어지지 않았고 대대로 악이 없었다. 그는 48년 동안 동자의 범행을 행하면서 경서를 얻어 그것을 외워 익히려고 한다. 경서를 얻어 그것을 외워 익힌 뒤에는 스승을 공양하기 위하여 재물을 구걸하되, 법답게 하고 법답지 않게 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법답지 않은 것인가? 농사 살림살이 책 계산 산수 조각 글씨 문장 경 시 칼이나 몽둥이 왕의 심부름 등으로 재물을 구하지 않고 법답게 구걸해 구걸한 재물로 스승을 공양한다. 그는 재물을 보시한 뒤에 몸으로 짓는 묘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묘행을 행한다. 몸으로 짓는 묘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묘행을 행한 뒤에 그는 이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서 천상에 태어난다. 두나여, 이런 범지는 하늘과 같으니라.
두나여, 어떤 범지가 경계를 벗어나지 않는 범지인가? 어떤 범지는 부모가 천거한 바로서 생을 받음이 청정하며, 나아가 7대 동안 부모의 종족이 끊어지지 않았고 대대로 악이 없었다. 그는 48년 동안 동자의 범행을 행하면서, 경서를 얻어 그것을 외워 익히려고 한다. 그는 경서를 얻어 그것을 외워 익힌 뒤에는 스승을 공양하기 위하여 재물을 구걸하되, 법답게 하고 법답지 않게 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법답지 않은 것인가? 농사 살림살이 책 계산 산수 조각 글씨 문장 경 시 칼이나 몽둥이 왕의 심부름 등으로 재물을 구하지 않고 법답게 구걸해 구걸한 재물로 스승을 공양한다. 그는 재물을 보시한 뒤에 자신을 위해서 아내를 구하되, 법답게 하지 법답지 않게 하지는 않는다.
어떤 것이 법답지 않은 것인가? 그는 범지의 딸에게 마음이 쏠려 서로 사랑하고 서로 안고 교합하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그는 범지의 딸에게 장가들고, 범지의 딸이 아니거나 찰리의 딸에게는 장가들지 않는다. 또 아이 밴 여자나 아이를 낳은 여자에게는 장가가지 않는다. 두나(頭那)여, 무엇 때문에 범지는 아이 밴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가? 그 여자 때문에 다른 남자들로부터 더러운 음욕을 가진 자라고 불려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범지는 아이 밴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다. 두나여, 무엇 때문에 범지는 아이 낳은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가? 그 여자 때문에 다른 남자들로부터 더러운 성냄을 가진 자라고 불려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범지는 아이 낳은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다. 두나여, 그가 장가를 드는 것은 재물을 위해서도 아니요[不爲財物], 교만함을 위해서도 아니며[不爲??], 장엄을 위해서도 아니요[不爲莊嚴], 장식을 위해서도 아니며[不爲飾], 다만 자식을 얻기 위해서이다[但爲子故]. 그는 아들을 낳은 뒤에도 만일 옛날 범지들의 종요로운 맹세와 처소와 경계가 있으면, 거기에 머무르고 그것을 지켜 그것을 벗어나지 않는다. 두나여, 이와 같은 범지가 그 경계를 벗어나지 않는 범지이니라.
두나여, 어떤 범지가 경계를 벗어나는 범지인가? 어떤 범지는 부모가 천거한 바로서 생을 받음이 청정하며, 나아가 7대 동안 부모의 종족이 끊어지지 않았고 대대로 악이 없었다. 그는 48년 동안 동자의 범행을 행하면서 경서를 얻어 그것을 외워 익히려고 한다. 그는 경서를 얻어 그것을 외워 익힌 뒤에는 스승을 공양하기 위하여 재물을 구걸하되, 법답게 하고 법답지 않게 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법답지 않은 것인가? 농사 살림살이 책 계산 산수 조각 글씨 문장 경 시 칼이나 몽둥이 왕의 심부름 등으로 재물을 구하지 않고 법답게 구걸해 구걸한 재물로 스승을 공양한다. 그는 재물을 보시한 뒤에 스스로 아내를 구하되, 법답게 하지 법답지 않게 하지는 않는다.
어떤 것이 법답지 않은 것인가? 그는 범지의 딸에게 마음이 쏠려 서로 사랑하고 서로 안고 교합하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그는 범지의 딸에게 장가들고, 범지의 딸이 아니거나 찰리의 딸에게는 장가들지 않는다. 또 아이 밴 여자나 아이를 낳은 여자에게도 장가들지 않는다. 두나여, 무엇 때문에 범지는 아이 밴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가? 그 여자 때문에 다른 남자들로부터 더러운 음욕을 가진 자라고 불려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범지는 아이 밴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다. 두나여, 무엇 때문에 범지는 아이 낳은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가? 그 여자 때문에 다른 남자들로부터 더러운 성냄을 가진 자라고 불려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범지는 아이 낳은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다. 두나여, 그가 장가를 드는 것은 재물을 위해서도 아니요, 교만함을 위해서도 아니며, 장엄함을 위해서도 아니요, 장식을 위해서도 아니며, 다만 자식을 얻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그는 아들을 낳은 뒤에는 옛날 범지들의 종요로운 맹세와 처소와 경계가 있어도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받아 가지지 않으며 곧 그것을 벗어난다. 두나여, 이와 같은 범지가 그 경계를 벗어나는 범지니라.
두나여, 어떤 범지가 범지 전다라인가? 어떤 범지는 부모가 천거한 바로서 생을 받음이 청정하며, 나아가 7대 동안 부모의 종족이 끊어지지 않았고 대대로 악이 없었다. 그는 48년 동안 동자의 범행을 행하면서 경서를 얻어 그것을 외워 익히려 한다. 그는 경서를 얻어 그것을 외워 익힌 뒤에는 스승을 공양하기 위하여 재물을 구걸하되, 법답게 하고 법답지 않게 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법답지 않은 것인가? 농사 살림살이 책 계산 산수 조각 글 씨 문장 경 시 칼이나 몽둥이 왕의 심부름 등으로 재물로 구하지 않고 법답게 구걸해 구걸한 재물로 스승을 공양한다. 그는 재물을 보시한 뒤에 스스로 아내를 구하되, 법답게 하고 법답지 않게 하지는 않는다.
어떤 것이 법답지 않은 것인가? 그는 범지의 딸에게 마음이 쏠려 서로 사랑하고 서로 껴안고 교합하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그는 범지의 딸에게 장가들고, 범지의 딸이 아니거나 찰리의 딸에게는 장가들지 않는다. 또 아이 밴 여자나 아이를 낳은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다. 두나여, 무엇 때문에 범지는 아이 밴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가? 그 여자 때문에 다른 남자들로부터 더러운 음욕을 가진 자라고 불려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범지는 아이 밴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다. 두나여, 무엇 때문에 범지는 아이 낳은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가? 그 여자 때문에 다른 남자들로부터 더러운 성냄을 가진 자라고 불려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범지는 아이 낳은 여자에게는 장가들지 않는다. 범지여, 그가 장가를 가는 것은 재물을 위해서도 아니요, 교만함을 위해서도 아니며, 장엄함을 위해서도 아니요, 장식을 위해서도 아니며, 다만 자식을 얻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그는 아들을 낳은 뒤에는 왕에 어울리는 일 도적에 어울리는 일 사도(邪道)에 어울리는 일을 행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범지는 마땅히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한다. 그리고 범지는 그 때문에 물들지 않아야 하고, 또한 그 때문에 더러워지지도 않아야 한다. 비유하면 마치 불과 같아서 깨끗한 것도 태우고 깨끗하지 않은 것도 태워야 한다. 또 범지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범지는 그 때문에 물들지 않아야 하고 또한 그 때문에 더러워지지도 않아야 한다'.
두나여, 이와 같은 범지가 범지 전다라이니라.
두나여, 이 다섯 종류의 범지에서 너는 어느 범지에 속하느냐?"
두나가 아뢰었다.
"구담(瞿曇)이시여, 마지막에 말씀하신 그 범지 전다라에도 저는 아직 미치지 못하거늘, 하물며 다른 범지이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시여, 저는 이미 이해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과 법과 비구스님들께 귀의하겠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제가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頭那經 대정장 1/680 중~681 하;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1160~1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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