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전법교육

마하가섭에 의한 바라문여인의 제도와 부처님에 의한 바라문의 교화

다르마 러브 2013. 8. 27. 16:31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의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세존께서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바루를 들고 라아자그리하에 가셔서 걸식하시면서 어떤 골목에 계셨다. 그 때에 그 골목에 어떤 바라문 아내는 바라문에게 밥을 주려고 문을 나왔다가 멀리서 세존을 보고 곧 나아가 사뢰었다.

“혹 바라문을 보셨나이까.”

그 때에 존자 마하아 카아샤파는 그 골목에 먼저부터 있었다. 세존께서는 손으로 그를 가르키셨다.

“저이가 바라문이다.”

그 바라문 아내는 세존을 물끄러미 보고는 잠자코 말이 없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욕심이 없고 성냄 없으며

어리석음 버리고 지혜 있어서

온갖 번뇌 다 버린 아라한이면

그런 이야말로 바라문이다.

욕심이 없고 성냄 없으며

어리석음 버리고 지혜 있어서

결박과 부림[使]의 무더기 버린

그런 이야말로 바라문이다.

욕심이 없고 성냄 없으며

어리석음 버리고 지혜 있어서

<나>라는 잘난 체 버린 이

그런 이야말로 바라문이다.

만일 바른 법 알고자 하면

그것은 부처님이 말하셨나니

지극한 정성으로 그에게 귀의하라

그는 위없이 높은 이시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마하아 카아샤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바라문 아내를 위해 몸을 나타내어 묵은 죄를 면하게 하라.”

카아샤파는 부처님 분부를 받고 바라문 아내의 집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그 때에 그 바라문 아내는 갖가지 맛난 음식을 장만해 카아샤파에게 바쳤다. 카아샤파는 그 음식을 받고 그를 제도하기 위해 다음 게송으로 법의 보시를 하였다.

제사에는 불이 으뜸이 되고

여러 글에서는 게송[頌]이 제일이며

사람 중에서는 임금이 높고

모든 물에서는 바다가 제일이다.

뭇 별에서는 달이 우두머리요

밝은 것에는 해가 첫째가 되며

모든 방위의 경계에서는

동, 서, 남, 북의 상, 하가 있다.

천상이나 인간의 사람 중에는

부처님이 가장 높으시나니

그 복을 구하려 하는 사람은

부처님에게 돌아가 의지하라.

그 때에 바라문 아내는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카아샤파에게 아뢰었다.

“원컨대 범지님, 제 청을 받아 우리 집에서 공양하소서.”

카아샤파는 그 청을 받아들여 그 집에서 공양하였다. 공양이 끝난 것을 보고 바라문 아내는 낮은 평상을 가지고 와서 카아샤파 앞에 앉았다. 카아샤파는 미묘한 법을 차례로 말하였다. 이른바 그 ‘논(論)이란, 보시와 계율과 천상에 나는데 대한 논(論)이요, 탐욕은 더러운 것이므로 번뇌를 끊는 것이 제일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집을 떠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 카아샤파는 바라문 아내의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리어, 못내 기뻐하는 줄을 알고 모든 부처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고(苦), 집(集), 멸(滅), 도(道)를 설명하였다. 바라문 아내는 그 자리에서 온갖 번뇌의 때가 없어지고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마치 새롭고 깨끗한 흰 천은 때가 없어서 빛깔에 물들기 쉬운 것처럼 바라문 아내도 그와 같아서 그 자리에서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는 법을 얻어 법을 보고 법을 분별하여 의심이 없었고, 두려움이 없게 되어 세 거룩한 불, 법, 승에 귀의하여 다섯 가지 계를 받아 가졌다.

마하아 카아샤파는 바라문 아내를 위해 미묘한 법을 거듭 설명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카아샤파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그 남편은 집에 돌아왔다. 그 아내의 얼굴빛이 매우 빛나고 부드러워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을 보고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는 그 동안의 사실을 그 남편에게 자세히 말하였다. 바라문은 곧 그 아내를 데리고 절에 계신 세존에게로 갔다. 바라문은 세존께 문안 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바라문 아내도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바라문은 세존께 사뢰었다.

“아까 어떤 바라문이 저의 집에 오셨다는 데 지금 어디 계시나이까.”

그 때에 존자 마하아 카아샤파는 세존 계신 데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로 하고 묘한 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멀리 카아샤파를 가리키셨다.

“저이가 존자 바라문이다.”

바라문은 말하였다.

“고오타마시여, 어찌하여 사문을 바라문이라 하나이까. 사문과 바라문은 다르지 않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문을 말하려면 내가 바로 사문이다. 왜 그러냐 하면 나는 사문으로서 사문이 받들어 가지는 모든 계율을 나는 이미 다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또 바라문을 말하려면 내가 바로 바라문이다. 왜 그러냐 하면 나는 곧 바라문으로서, 과거 바라문들이 가졌던 법과 행을 아는 이미 다 알았기 때문이다.

만일 사문을 말하려면 마하아 카아샤파가 바로 그이다. 왜 그러냐 하면 사문의 모든 계율을 카아샤파 비구는 다 거두어 지니기 때문이다. 만일 바라문을 말하려면 카아샤파 비구가 바로 그이다. 왜 그러냐 하면 모든 바라문들이 받들어 가지는 계율을 카아샤파 비구는 다 환히 알기 때문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저 바라문을

주술(呪術)을 아는 이라 말하지 않는다.

범천에 난다고 외치지마는

아직 결박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박도 없고 태어날 곳도 없고

일체의 번뇌를 능히 벗어나

천상의 복을 일컫지 않으면

그것이 사문, 바라문이니라.

그 때에 바라문은 세존께 사뢰었다.

“결박이란 어떤 것이옵니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애욕이 곧 결박이요, 성냄과 어리석음이 곧 결박이다. 나는 이 애욕이 아주 사라져 남음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도 또한 그렇다. 나는 그런 결박이 다시는 없느니라.”

바라문은 말하였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깊고 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다시는 내게 그런 결박이 없게 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을 위해 미묘한 논(論)을 차례로 말씀하셨다. 이른바 ‘보시와 계율과 천상에 나는 데 대한 논이요, 탐욕은 더러운 것이므로 그 번뇌를 끊는 것이 제일이요, 그러기 위해서는 집을 떠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 때의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의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리어 매우 기뻐하는 줄을 아셨다. 그래서 옛날의 여러 부처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고, 집, 멸, 도의 법을 설명하셨다. 세존께서 그 바라문 위해 설법하시자 바라문은 곧 그 자리에서 온갖 번뇌의 때가 없어지고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마치 새롭고 깨끗한 흰 천은 빛깔에 쉽게 물드는 것처럼 그 바라문도 그와 같아서 그 자리에서 곧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는 법을 얻어 법을 보고 그 법을 분별하여 의심이 없었고, 두려움이 없게 되어 세 거룩한 불, 법, 승에 귀의하고 다섯 가지 계를 받아 가져 여래의 참다운 제자가 되어 다시는 물러나지 않았다.

그 때에 그 바라문 부부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가졌다.

대정장 2/589 상~590 상;『한글 증일아함경』1, pp. 164~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