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이샤알리의 원숭이 못 가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아아난다를 데리고 바이샤알리에 가서 걸식하셨다. 그 때에 바이샤알리에는 비라선이라는 큰 장자가 있었다. 그는 재물이 많아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러나 인색하고 탐욕스러워 보시할 마음은 조금도 없고 오직 과거에 지은 복만을 먹고 새 복은 짓지 않았다. 그는 많은 미녀들을 데리고 후궁에서 풍류를 잡히면서 즐겨 하고 있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 거리로 가시어 아시면서도 일부러 아아난다에게 물으셨다.
"지금 풍류 소리가 들리는 저 집은 어떤 집인가."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저것은 비라선 장자 집이옵니다."
"저 장자는 지금부터 이레 뒤에는 목숨을 마치고 체곡(涕哭)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그것은 떳떳한 법으로서 한 뿌리를 끊은 사람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체곡 지옥에 들어가게 되어 있다. 지금 저 장자는 과거에 지은 복은 이미 다하고 세 복은 짓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혹 어떤 인연으로서 저 장자로 하여금 이레 뒤에 목숨을 마치지 않게 할 수 있겠나이까."
"목숨을 마치지 않게 할 인연은 없다. 과거에 지은 업이 이제 다했으니 그것은 면할 수 없느니라."
"혹 어떤 방법으로 저 장자로 하여금 체곡 지옥에 들어가지 않게 할 수는 없나이까."
"저 장자로 하여금 체곡 지옥에 들어가지 않게 할 방법은 있느니라."
"어떤 방법이면 저 장자를 체곡 지옥에 들어가지 않게 하겠나이까."
"만일 저 장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옷을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면 죄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제자 지금 가서 저 장자로 하여금 집을 떠나 도를 배우도록 하겠나이다."
아아난다는 곧 세존을 하직하고 그 장자 집으로 가서 문밖에 서 있었다.
그 때에 장자는 아아난다가 온 것을 보고 곧 나가 맞이해 앉기를 청하였다. 아아난다는 장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일체 지혜를 가진 이에게 들었다. 그런데 여래께서는 '그대는 지금부터 이레 뒤에는 목숨을 마치고 체곡 지옥에 날 것이라'고 예언하셨다."
장자는 그 말을 듣고 곧 두려운 생각이 들어 몸의 털이 모두 일어섰다. 그는 아아난다에게 말하였다.
"혹 어떤 인연으로 이레 뒤에 목숨을 마치지 않을 수 있게 하겠습니까."
"이레 뒤에 목숨을 마치지 않게 할 방법은 없느니라."
"혹 어떤 인연으로 내가 목숨을 마친 뒤에 체곡 지옥에 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만일 그 장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옷을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면 지옥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그대는 지금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면 저쪽 언덕에 이르게 될 것이다."
장자는 말하였다.
"아아난다님, 우선 먼저 가십시오. 저도 형편 따라 곧 갈 것입니다."
아아난다는 그를 내버려두고 곧 떠났다. 장자는 생각하였다. '이레라고 하였으니 아직 멀다. 나는 우선 다섯 가지 향락으로 즐기자. 그리고 집을 떠나 도를 배우자.'
아아난다는 그 이튿날 다시 장자 집으로 가서 그에게 말하였다.
"하루가 지났으니 이제 엿새밖에 남지 않았다. 곧 집을 떠나라."
장자는 말하였다.
"아아난다님, 우선 먼저 가십시오. 나도 형편 보아 곧 따라 갈 것입니다."
그러나 장자는 여전히 떠나지 않았다. 그 때에 아아난다는 이틀, 사흘 내지 엿새가 되어 장자 집으로 가서 그에게 말하였다.
"곧 집을 떠나라. 후회해야 소용없을 것이다. 만일 집을 떠나지 않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곧 체곡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장자는 말하였다.
"존자님, 우선 앞에 가십시오. 나도 형편 보아 곧 뒤를 따라 갈 것입니다."
아아난다는 말하였다.
"장자는 무슨 신통으로 저기 갈 수 있기에 나를 먼저 가라고 하는가. 우리 같이 가자."
그 때에 아아난다는 그 장자를 데리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사뢰었다.
"지금 이 장자는 집을 나와 도를 배우려고 하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로 하여금 수염과 머리를 깎고 도를 배우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직접 그 장자를 제도하라."
아아난다는 부처님 분부를 받고 곧 장자의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옷을 입히고 바른 법을 배우게 하였다. 그 때에 아아난다는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너는 생각하기를 수행하라. 즉 부처를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며 비구승을 생각하고 계율을 생각하며 보시를 생각하고 하늘을 생각하며 휴식을 생각하고 숨길을 생각하며 몸을 생각하고 죽음을 생각하라. 이와 같은 법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열 가지를 생각하면 곧 큰 과보를 얻어 단 이슬 법의 맛을 얻는다는 것이니라."
그 때에 비라선은 이러한 법을 수행하고 그 날로 목숨을 마쳐 四천왕천에 났다.
아아난다는 곧 그를 화장하고 세존께 돌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세존께 사뢰었다.
"아까 그 비라선 비구는 이제 목숨을 마쳤나이다. 어디 태어났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비구는 목숨을 마치고 지금 四천왕천에 났느니라."
"거기서 또 목숨을 마치면 어디서 나겠나이까."
"거기서 목숨을 마치면 三十三천에 날 것이요, 다시 계속해서 야마천, 도솔천, 화자재천, 타화자재천에 날 것이요, 거기서 목숨을 마치면 다시 돌아 와 四천왕천에 날 것이다. 아아난다야, 이와 같이 비라선 비구는 일곱 번 천상, 인간을 돌아다니다가 최후로 사람의 몸을 얻고 집을 떠나 도를 배워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그는 여래에게 믿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니라.
아아난다야, 알아야 한다. 이 남섬부주 땅은 남북이 二만 一천 요오자나요, 동, 서가 七천 요오자나인데,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남섬부주 땅에 사는 사람들을 공양한다면 그 복을 많다고 하겠는가."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매우 많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중생이 소 젖을 짜는 동안이나 믿는 마음이 끊어지지 않고 열 가지 생각을 수행하면 그 복은 헤아릴 수 없어 헤아리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아난다야, 부디 방편을 구해 열 가지 생각을 닦도록 하라. 아아난다야,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아아난다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739 중~740 상 ;『한글 증일아함경』2, pp. 179~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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