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출가한 어떤 바차 종족이 부처님께 찾아와 합장하고 문안인사를 드렸다. 문안인사를 다 드리고 나서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떻습니까? 세존이시여, 나라고 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아무 대답이 없으셨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물었으나 세존께서는 여전히 두 번 세 번 다 대답하시지 않으셨다. 그 때 출가한 바차 종족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미 세 번이나 사문 구담에게 여쭈어 보았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 나는 그만 돌아가야겠다.'
그 때 존자 아난이 부처님의 뒤에서 부채로 부처님을 부쳐드리고 있었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출가한 바차 종족이 세 번씩이나 질문했는데도 세존께서는 왜 대답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것은 저 출가한 바차 종족으로 하여금 '사문은 내가 묻는 것에 대답하지 못한다'고 하는 잘못된 생각을 더하게 하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만일 나라고 하는 것이 있다고 대답한다면 그가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삿된 견해를 더 늘어나게 할 것이요, 만일 내가 나라고 하는 것은 없다고 대답한다면,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의혹이 어찌 더 늘어나지 않겠느냐? 그렇다면 그에게 본래는 나라고 하는 것이 있었는데 지금 끊어 없앴다고 말해야 하겠느냐? 만일 본래부터 나라고 하는 것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곧 상견(常見)이요, 지금 끊어 없앴다고 한다면 그것은 곧 단견(斷見)이다. 여래는 그 두 극단을 여의고 중도에 서서 다음과 같이 설법한다.
'이 일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이 있고, 이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 일이 생기는 것이다. 즉 무명(無明)을 연(緣)하여 행(行)이 있고,……(내지)……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괴로움의 번민이 멸하느니라.'
時。有婆蹉種出家來詣佛所。合掌問訊。問訊已。退坐一面。白佛言。云何。瞿曇。爲有我耶。爾時。世尊黙然不答。如是再三。爾時。世尊亦再三不答。爾時。婆蹉種出家作是念。我已三問沙門瞿曇。而不見答。但當還去。時。尊者阿難住於佛後。執扇扇佛。爾時。阿難白佛言。世尊。彼婆蹉種出家三問。世尊何故不答。豈不增彼婆蹉種出家惡邪見。言沙門不能答其所問。佛告阿難。我若答言有我。則增彼先來邪見。若答言無我。彼先癡惑豈不更增癡惑。言先有我從今斷滅。若先來有我則是常見。於今斷滅則是斷見。如來離於二邊。處中說法。所謂是事有故是事有。是事起故是事生。謂緣無明行。乃至生.老.病.死.憂.悲.惱苦滅。(有我經 대정장 2/245 중;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367~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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