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교리

믿음 (3) 삼보에 귀의하면 ……

다르마 러브 2013. 8. 28. 12:15

그 때에 三十三천의 어떤 천자는 그 형체에 다섯 가지 죽을 징조가 있었다.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꽃갓이 저절로 시드는 것이요, 둘째는 옷에 때가 끼이는 것이며, 셋째는 겨드랑이에 땀이 흐르는 것이요, 넷째는 본래 자리를 즐겨 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옥녀(玉女)가 거스리는 것이다.

그 때에 그 천자는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가슴을 치고 탄식하였다. 때에 제석천왕은 그 천자가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가슴을 치고 탄식하는 소리를 듣고 한 천자에게 물었다.

“저것은 무슨 소리이기에 여기까지 들리는가.”

그 천자는 대답하였다.

“천왕은 알으소서. 지금 어떤 천자는 목숨을 마치려는 다섯 가지 죽을 징조가 나타났나이다. 첫째는 꽃갓이 시들고 둘째는 옷에 때가 끼이며, 셋째는 겨드랑이에 땀이 흐르고 넷째는 본래 자리를 즐겨 하지 않으며 다섯째는 옥녀(玉女)가 거스리는 것입니다.”

그 때에 제석천왕은 목숨을 마치려는 그 천자에게 가서 말하였다.

“너는 왜 지금 그처럼 근심하고 괴로워하는가.”

천자는 대답하였다.

“존자 인드라[因提]여, 어떻게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않겠습니까. 장차 목숨이 끊어지려고 다섯 가지 죽을 징조가 나타났나이다. 즉 꽃갓이 시들고 옷에 때가 끼이며, 겨드랑이에 땀이 흐르고 본래 자리가 즐겁지 않으며 옥녀가 거스립니다. 이제는 이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궁전을 모두 잃을 것이요 五백 옥녀도 별처럼 흩어질 것입니다. 내가 먹는 단 이슬도 이제는 맛이 없습니다.”

그 때에 제석천왕은 그 천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여래의 게송을 듣지 못하였는가. 즉

모든 현상은 덧없는 것이어서

한 번 나면 반드시 죽음 있거니

나지 않으면 또한 죽지도 않네

그 사라진 경계 가장 즐겁다.

너는 왜 그처럼 근심하고 괴로워하는가. 모든 현상은 덧없는 것인데, 그것을 덧있게 하려 하여도 그렇게 되지 않느니라.”

천자는 대답하였다.

“천제여, 내 어떻게 걱정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내 몸은 청정하여 때가 없고, 그 광명은 해나 달과 같아서 비추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몸을 버리면 장차 이 라아자그리하 성안의 돼지 뱃속에 태어날 것입니다. 거기 나서는 항상 똥을 먹을 것이요 죽을 때에는 칼에 베일 것입니다.”

제석천왕은 말하였다.

“너는 지금 부처와 법과 중에게 귀의하라. 그 때에는 세 가지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천자는 말하였다.

“어째서 세 거룩한 이에게 귀의하면 세 가지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습니까.”

제석천왕은 말하였다.

“그렇다, 천자여. 세 거룩한 이에게 스스로 귀의하면, 마침내 세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는다. 여래께서도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즉

부처님께 귀의하는 모든 사람은

세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는다

번뇌 다하여 하늘 위에 살다가

이네 곧 열반에 이를 것이다.

그 때에 그 천자는 제석천왕에게 물었다.

“여래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천왕은 대답하였다.

“지금 여래께서는 마가다의 라아자그리하 성안의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서 큰 비구들 五백 인과 함께 계신다.”

“나는 지금 저기 가서 여래를 뵈올 만한 그런 힘이 없습니다.”

천왕은 말하였다.

“천자여, 알라.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하방(下方) 세계를 향해 이렇게 말하라. ‘원컨대 세존께서는 잘 관찰하소서. 나는 지금 수궁(垂窮)의 땅에 있나이다. 원컨대 가엾이 여기소서. 나는 거룩한 여래, 무소착에게 귀의하나이다’고.”

그 때에 천자는 제석천왕의 말을 따라 곧 꿇어앉아 하방을 향해 제 성명을 일컫고 ‘부처님과 법과 중에 귀의하나이다. 목숨을 마칠 때까지 부처님의 참 제자가 되겠나이다. 천자가 소용이 없나이다’고. 이렇게 세 번 말하고는 ‘돼지 태 속에 살지 않고 장차 장자의 집에 태어나리라’고 하였다.

그 때에 천자는 이 인연을 짓고 곧 제석천왕을 향해 이 게송을 외웠다.

좋은 인연이요 나쁜 인연 아니며

법을 위함이요 재물 위함이 아니며

바른 법으로써 인도하는 것

그것은 거룩한 이 찬탄하는 것이다.

악에 안 떨어지는 천왕 말씀 들었거니

돼지 태는 참으로 인연하기 어렵고

스스로 관찰하여 장자 집에 나

그로 해서 장차는 부처님 뵈오리라.

그래서 천자는 그 목숨의 길고 짧음을 따라 라아자그리하 성안의 큰 장자 집에 태어나게 되었다.

대정장 2/677 하~678 상 ;『한글 증일아함경』1, pp. 480~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