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다툼과 참회ㆍ계율

사소한 다툼과 논쟁 (8) 비록 공부일지라도 다투는 마음으로 승부를 가리지 말라

다르마 러브 2013. 8. 28. 22:25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제자 모옥갈라아나와 제자 아아난다는 서로 내기하였다.

“우리 둘이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 보자, 누가 이기는가.”

때에 다른 비구들은 이 둘이 서로 내기하는 말을 듣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지금 저 두 사람은 내기하였나이다, ‘우리 둘이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 보자, 누가 잘하는가’고”

세존께서는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그 두 비구를 불러오너라.”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비구는 부처님 분부를 받고 곧 그들에게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당신들을 부르십니다.”

그 두 사람은 비구의 말을 듣고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 미련한 사람들아, 참으로 그런 말을 하였는가. ‘우리 소리를 내어 경을 외워 보자, 누가 잘하는가’고”

두 사람은 사뢰었다.

“그러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너희들은 혹 내가 서로 다투는 일을 설법하는 것을 들은 일이 있는가, 그런 법이라면 범지들과 무엇이 다른가.”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였나이다.”

“나는 처음부터 비구들을 위해 그런 법을 말한 일이 없다. 그런데 서로 승부를 다투어 되겠는가. 내가 지금 설법하는 것은 항복시키고 교화시키려는 것이다. 만일 어떤 비구로서 내 법을 들을 때에는 명심하여 네 가지 인연을 생각하라. 즉 ‘이 법은 경과 아비다르마와 계율에 맞는가, 맞지 않는가’고. 그래서 만일 맞거든 받들어 행해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많이 외운다고 이익 될 것 없나니

그것은 훌륭하다 하지 않는다

그것은 소머리를 셈과 같나니

사문으로서의 중요한 일 아니다.

적거나 많거나 외우고 익혀

그 법을 법대로 따라 행하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하나니

사문의 법이라 할 만하니라.

아무리 一천 문장을 외운다 해도

이치 아니면 무슨 이익 있으리

그보다 차라리 한 글귀나마

들어서 도 얻음만 같지 못하다.

비록 천마디 말 외운다 해도

이치 아니면 무슨 이익 있으리

그보다 차라리 한 이치나마

들어서 도 얻음만 같지 못하네.

천을 천 곱한 적이 있을 때

나 혼자 그것을 이긴다 해도

자기를 이기는 것만 같지 못하네

스스로 참는 것이 제일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지금부터는 다투는 마음으로 승부를 겨루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일체 사람들을 항복시키려 하기 때문이니라. 만일 비구로서 승부를 겨루려는 마음으로 서로 다투면 곧 법률로써 그를 다스릴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스스로 수행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그 두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 발에 예배하고 용서를 구하였다.

“지금부터는 다시 하지 않겠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참회를 받아 들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큰 법안에서 잘 허물을 고쳤다. 겨루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알았구나. 너희들의 참회를 용서한다. 비구들이여, 다시는 그런 짓을 말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673 중-하 ;『한글 증일아함경』1, pp. 465~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