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다툼과 참회ㆍ계율

포살과 자자 (6) 포살방법의 제정

다르마 러브 2013. 8. 29. 06:51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계율을 말씀하시는 보름날이 되어 여러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이어 보회 강당으로 가셨다.

때에 세존께서는 잠자코 대중을 둘러보시고 대중들도 조용히 말이 없었다.

이 때에 아아난다는 세존께 사뢰었다.

"지금 성중들은 모두 강당에 모였나이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을 위하여 계율을 말씀하소서."

때에 세존께서는 잠자코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조금 있다가 아아난다는 다시 사뢰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옵니다. 초저녁이 지나려 하나이다. 계율을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여전히 잠자코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조금 있다가 아아난다는 다시 사뢰었다.

"밤중이 지나려 하와 대중들은 지쳤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곧 계율을 말씀하여 주소서."

그러나 세존께서는 여전히 잠자코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조금 있다가 아아난다는 다시 사뢰었다.

"새벽이 밝으려 하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곧 계율을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대중 가운데 부정한 자가 있기 때문에 계율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상좌(上座) 비구를 시켜 계율을 말하게 하리라. 만일 상좌 비구가 말할 수 없다면 계율 가지는 이를 시켜 말하게 하리라. 또 만일 계율을 가지는 이가 없으면 계율을 외워 밝게 통한 이를 시켜 그것을 외워 말하게 하리라. 지금부터 나는 계율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이 대중 가운데는 부정한 자가 있다. 만일 내가 여기서 계율을 말하면 그 사람은 머리가 부숴져 일곱 조각이 되어, 저 수라 열매와 같이 될 것이다."

때에 아아난다는 슬피 울면서 말하였다.

"지금 성중은 갑자기 외롭게 되었구나. 여래님의 바른 법은 어찌 그리 빨리 떠나는가. 부정한 사람은 어찌 그리 빨리 생기는가."

이 때에 모옥갈라아나는 생각하였다. '이 대중 가운데 누가 법을 헌 사람인가. 그가 이 대중 가운데 있어 여래님으로 하여금 계율을 말씀하지 못하게 하는가.' 그는 곧 삼매에 들어 대중들의 마음속의 더러움을 살펴보았다.

그 때에 모옥갈라아나는 마사(馬師)와 만숙(滿宿)의 두 비구가 대중 가운데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비구들에게 가서 말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일어나 이 자리를 떠나라. 여래님께 꾸중을 들었다. 너희들 때문에 여래님은 계율을 말씀하시지 않으신다."

그러나 두 비구는 잠자코 말하지 않았다. 모옥갈라아나는 두 번 세 번 말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일어나라. 여기 있지 말라."

그러나 그 비구들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때에 모옥갈라아나는 곧 앞으로 나가 그들 손을 잡고 문 밖에 끌어내고는 돌아 와 문을 걸고 부처님께 나아가 사뢰었다.

"부정한 비구는 문 밖으로 끌어내었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곧 계율을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만 두라. 모옥갈라아나야. 나는 다시는 비구들을 위해 계율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여래 말에는 두 가지 말이 없다. 네 자리로 돌아가라."

모옥갈라아나는 다시 사뢰었다.

"지금 이 대중 가운데 불상사가 생겼사오매 저는 유나법(維那法)을 행할 수 없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다른 사람을 뽑으소서."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그 때에 모옥갈라아나는 머리를 조아려 세존님 발에 예배하고 본 자리로 돌아갔다.

(중략)

지금은 내가 세상에 나와 한 번 모임의 성중은 천 二백 五十인이다. 十二년 동안 범하는 사람이 없었고 또 한 게송으로 계율을 삼았다. 즉

그 입과 뜻을 단속하되 청정하고

그 몸의 행도 또한 청정케 하라

이 세 가지 행을 깨끗이 하여

큰 선인(仙人)의 도를 닦아 행하라.

十二년 동안 이 한 게송을 말하여 계율로 삼았는데 이 계율을 범하는 사람이 생겨 二백 五十 가지 계율이 있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스님들은 모여 계율에 있는 대로 서로 말하되

'여러분, 모두 들으시오. 오른 十五일 계율을 설명하는 날이오. 지금 스님들이 승인하면 스님네들은 화합하여 계율을 말할 것이오.'

이렇게 알린 뒤에, 만일 어떤 비구가 할 말이 있으면 계율을 설명하지 않고 모두 잠자코 있으며, 만일 할 말이 없으면 계율을 설명하여야 한다. 그렇게 차례로 계율을 설명한 뒤에는 다시 물어야 한다.

'여러분, 누가 청정하지 않는가.'

이렇게 두 번 세 번 묻는다.

'누가 청정하지 않는가.'

그래서 청정한 사람은 잠자코 그대로 있느니라.

그런데 지금 사람의 수명은 짧아 기껏 해도 백 세를 지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아아난다야, 그것을 잘 받들어 가져야 하느니라."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먼 옛날에는 모든 부처 세존님의 수명은 매우 길고 계율을 범하는 이가 적어 더러운 일이 적었나이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수명이 매우 짧아 백 년을 지내지 못하나이다. 과거 부처님이 멸도(滅度)하신 뒤 그 끼치신 법은 얼마 동안 세상에 머물렀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과거 부처님들이 멸도 하신 뒤 그 법은 오래 보존되지 않았느니라."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여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에는 바른 법이 얼마 동안 세상에 보존되겠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내가 멸도한 뒤에도 그 법은 오래 보존될 것이다. 카아샤파 부처님이 멸도 하신 뒤에는 그 끼치신 법은 이레 동안 세상에 머물렀느니라. 아아난다야, 너는 지금 여래의 제자가 적다고 하는가. 그렇게 보지 말라. 동방의 제자가 무수 억천이요, 남방의 제자도 무수 억천이니라.

그러므로 아아난다야, 너는 이렇게 생각하라. '우리 석가 부처님의 수명은 매우 길다.' 왜 그러냐 하면 육신은 비록 멸도 하였지마는 법신은 여기 산다. 이것이 그 이치이니, 부디 생각하고 받들어 행하여야 하느니라."

대정장 2/786 중~787 중 ;『한글 증일아함경』2, pp. 354~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