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불교의 특징

계급의 부정 (2) 종성간의 평등

다르마 러브 2013. 8. 29. 08:23

“너희들 바라문이여, 이제 내 법 가운데서 집을 나와 도를 닦을 때 모든 바라문은 너희들을 나무라지 않는가.”

그들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부처님의 큰 은혜를 무릅써 집을 나와 도를 닦는데, 실은 우리들은 저 모든 바라문들의 꾸짖음을 받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무슨 일로 너희들을 꾸짖는가.”

두 사람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들은 말하기를 ‘우리 바라문 종족이 제일이요 다른 종족은 비열하다. 우리 종족은 맑고 희며 다른 종족은 검고 어둡다. 우리 종족은 범천의 계통으로서 범천의 입에서 나왔다. 현재의 법 중에서 청정한 진리를 깨달아 뒷세상에서도 또 청정하다. 너희들은 왜 청정한 종족을 버리고 저 고오타마의 다른 법으로 들어갔느냐’고 합니다. 세존이시여, 우리가 불법 중에서 집을 나와 도를 닦는 것을 보고 이런 말로 우리를 나무랍니다.”

부처님은 바실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보라. 모든 사람이 미련하고 무식하여 마치 금수와 같아 거짓으로 스스로 일컫기를 ‘바라문 종족이 제일이요 다른 것은 비열하다. 우리 종족은 맑고 희며 다른 것은 검고 어둡다. 우리 바라문 종족은 범천의 계통으로서 범천의 입에서 났다. 현재에도 청정하고 뒷세상에서도 또한 청정하다’고 일컫지마는 바실타여, 이제 나의 위없는 正眞의 도 가운데에는 種姓을 필요로 하지 않고 교만한 마음을 믿지 않는다. 세속의 법에서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마는 우리 법은 그렇지 않다. 만일 沙門이나 바라문으로서 자기의 종성을 믿고 교만한 마음을 품는다면 우리 법 가운데서는 끝내 위없는 도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만일 능히 종성의 관념을 버리고 교만한 마음을 없애면 곧 우리 법 가운데서 도를 이루어 바른 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하류(下流)를 미워하지마는 우리 법은 그렇지 않다.”

부처님은 바실타에게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四성(姓)의 종별이 있으니 선과 악이 섞이어 있어 지혜로운 사람의 칭찬하는 바도 되고 지혜로운 사람의 나무라는 바도 된다. 어떤 것을 四성이라 하는가. 一은 찰제리(刹利)라는 종이요, 二는 바라문 종이요, 三은 거사(居士) 종이요, 四는 수타라(首陀羅) 종이다. 바실타여, 너는 들으라. 찰제리종 중에도 살생(殺生)하는 자도 있고 도둑질하는 자도 있으며 음란한 자도 있고 속이는 자도 있으며 두말하는 자도 있으며 말을 꾸미는 자도 있고 간탐하는 자도 있으며, 질투하는 자도 있고 비뚤어진 소견을 가진 자도 있다. 바라문종, 거사종, 수타라종도 또한 그러하여 온갖 十악행이 있다. 바실타여, 대개 착하지 않은 행에는 착하지 않은 갚음이 있고 검고 어두운 행에는 곧 검고 어두운 갚음이 있다. 만일 이 갚음이 오직 찰제리, 거사, 수타라종에만 있고 바라문 종에는 없다고 한다면 곧 저 바라문종은 스스로 ‘우리 바라문종은 가장 제일이요 다른 것은 비열하다. 우리 종성은 맑고 희며 다른 것은 검고 어둡다. 우리 바라문 종은 범천의 계통으로서 범천의 입에서 났다. 현재에도 청정하고 미래도 또 청정할 것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착하지 않은 행을 행하여 착하지 않은 갚음이 있고 검고 어두운 행을 행하여 검고 어두운 갚음이 있는 것이 반드시 바라문종, 찰제리종, 거사종, 수타라종에 같이 있다면 곧 바라문종은 홀로 ‘우리 종성은 청정하여 제일이다’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바실타여, 만일 찰제리종 가운데는 살생하지 않는 자 있고 도둑질하지 않고 음란하지 않으며 거짓말하지 않고 두말하지 않으며 욕설하지 않고 말을 꾸미지 않으며 간탐하지 않고 질투하지 않으며 비뚤어진 소견을 가지지 않은 자도 있다. 바라문종, 거사, 수타라종도 또한 그와 같아서 다같이 十선(善)을 닦는다. 대개 선법을 닦으면 반드시 선의 갚음이 있고 청백한 행을 행하면 반드시 흰 갚음이 있다. 만일 이 갚음이 오직 바라문종에만 있고 찰제리, 거사, 수타라에는 없다면 곧 바라문종은 마땅히 ‘우리 종족은 청정하여 가장 제일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四성에 다같이 이 갚음이 있다면 곧 바라문은 홀로 ‘우리 종족은 청정하여 가장 제일이다’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부처님은 바실타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현재 바라문종을 보면 서로 결혼하여 아기를 낳은 것이 세상과 다름이 없다. 그런데 거짓으로 ‘우리는 범천의 입에서 났다. 현재에 있어서도 청정하고 뒷세상도 또한 청정하다’고 일컫는다. 이제 내 제자들은 종성이 한결같지 않고 계통이 각각 달라 내 법 가운데서 집을 나와 도를 닦는다. 만일 어떤 사람이 묻기를 ‘너는 누구의 종성이냐’고 하거든, 마땅히 그에게 이렇게 대답하라. ‘나는 사문 석가종의 아들이다’라고. 또 스스로 말하라. ‘우리 사문종은 친히 입에서 나왔고 법화(法化)로 쫓아 났다. 현재에도 청정하고 미래에도 청정하다’고. 무슨 까닭인가. 대범(大梵)의 이름은 곧 여래의 호(號)로서 여래는 세간의 눈이요, 세간의 지혜요 세간의 법이요 세간의 범이요 세간의 법바퀴요 세간의 감로(甘露)요 세간의 법주(法主)다. 바실타여, 만일 찰제리종 가운데서 독실하게 부처님이 여래가 지진(至眞) 등정각(等正覺)의 十호의 구족한 것을 믿고 법을 독실하게 믿어 ‘여래의 법은 미묘하고 청정하여 현재에도 수행해야 하고 언제나 설할 수 있으며 열반(涅槃)으로 나아가는 길을 보이고 또 그것은 지혜로운 자만이 알 수 있는 것으로서 범우(凡愚)들은 미칠 수 없는 가르침인 것을 믿고 또 독실하게 중을 믿어 ’중은 성질이 착하고 곧 도과(道果)를 성취하며 부처님의 진정한 제자로서 법과 법을 성취한다. 이른 바 중(衆)은 계중(戒衆)을 성취하고 정중(定衆), 혜중(慧衆), 해탈중(解脫衆), 해탈지견중(解脫智見衆)을 성취한다. 수다원(須陀洹)을 향해서는 수다원을 얻고 사다함(斯陀含)을 향해서는 사다함을 얻으며 아나함(阿那含)을 향해서는 아나함을 얻고 아라한을 향해서는 아라한을 얻는 四쌍(雙) 八배(輩)는 바로 여래의 제자 중이다. 공경할 만하고 높일 만한 세상의 복밭이 되어 마땅히 사람의 공양을 받을 만하다고 믿고 또 계(戒)를 독실히 믿어 거룩한 계는 구족하여 이지러지거나 샘[漏]이 없고 모든 흠이나 틈이 없으며 또 더러운 점이 없어 지혜로운 이의 칭찬하는 바로서 선적(善寂)을 구족할 것이라고 믿는 자 있다면 바실타여, 모든 바라문, 거사, 수타라종도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독실히 부처님을 믿고 법을 믿고 중성취와 성계(聖戒)성취를 믿을 것이다. 바실타여, 찰제리종 가운데 아라한을 공양하고 공경 예배하는 자가 있다면 바라문, 거사, 수타라도 또한 다 아라한을 공양하고 공경 예배한다.”

小緣經 대정장 1/36 하~37 중;『한글 장아함경』pp. 14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