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수행

수행의 차제 (8) 일곱 종류의 물 사람(水喩人)

다르마 러브 2013. 8. 29. 11:52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일곱 종류의 물 사람[水喩人]을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라."

비구들은 사뢰었다.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일곱 종류의 물 사람인가. 물밑에 빠져 있는 사람이 있고, 잠깐 물에서 나왔다가 도로 빠지는 사람이 있으며, 물에서 나와 바라보는 사람이 있고 물에서 머리를 내어 머무는 사람이 있으며, 물 속을 가는 사람이 있고, 물에서 나와 저쪽 언덕으로 가려는 사람이 있으며, 이미 저쪽 언덕에 이르른 사람이 있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일곱 종류의 물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것이니라.

어떤 사람이 물밑에 빠져 있으면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인가. 이른바 어떤 사람은 착하지 않은 법이 그 몸에 가득 차서 몇 겁을 지내도록 고치지 못한다. 그런 사람을 물밑에 있는 사람이라 하느니라.

어떤 사람이 물에서 나왔다가 도로 빠지는 사람인가. 이른바 어떤 사람은 믿음 뿌리가 점점 엷어져 비록 착한 법이 있지마는 그것이 든든하지 못하다. 그래서 그는 몸과 입과 뜻으로 선을 행하다가 뒤에 다시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행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난다. 그런 사람을 물에서 나왔다가 도로 빠지는 사람이라 하느니라.

어떤 사람이 물위에서 나와 바라보는 사람인가. 이른바 어떤 사람은 믿음의 좋은 뿌리는 있으나 몸과 입과 뜻의 행에 있어서 조금도 그 법이 나아지지 않고 스스로 그것을 지켜 머무나니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아수라에 난다. 그런 사람을 물위에 나와 바라보는 사람이라 하느니라.

어떤 사람이 물에서 머리를 내밀어 머무는 사람인가. 이른바 어떤 사람은 믿음과 정진으로 세 가지 결박을 끊어 다시는 물러나지 않고 반드시 구경(究竟)에 이르러 위없는 도를 성취한다. 그런 사람을 물에서 머리를 내밀어 머무는 사람이라 하느니라.

어떤 사람이 물을 건너려는 사람인가. 이른바 어떤 사람은 믿음과 정진으로 항상 부끄러움을 가져 세 가지 결박을 끊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져 이 세상에 태어나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난다. 그런 사람을 물을 건너려는 사람이라 하느니라.

어떤 사람이 저쪽 언덕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인가. 이른바 어떤 사람은 믿음 뿌리와 정진으로 욕심 세계의 다섯 가지 결박을 끊고 아나함이 되어 거기서 열반에 들고 다시는 이 세상에 오지 않는다. 그런 사람을 저쪽 언덕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이라 하느니라.

어떤 사람이 이미 저쪽 언덕에 건너간 사람인가. 이른바 어떤 사람은 믿음 뿌리가 있고 정진하면서 부끄러워 할 줄을 알고, 번뇌를 다하고 번뇌가 없게 되어 현재에서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여실히 알며 그 남음 없는 열반 세계에서 반열반한다. 그런 사람을 저쪽 언덕에 건너간 사람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일곱 종류의 물 사람인 바 나는 이제 너희들에게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들이 수행하여야 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일을 나는 이제 다 시행하였다. 너희들은 한적한 곳이나 혹은 나무 밑에서 좌선하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이것이 내 가르침이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대정장 2/729 하~730 상 ;『한글 증일아함경』2, pp. 149~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