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에 계두 범지는 이레 동안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으로 성중에게 공양하고 다시 향과 꽃을 여래 위에 뿌렸다. 그 꽃들은 허공에서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교로대(交露坮)로 화하였다. 범지는 그것을 보고 못내 기뻐해 어쩔 줄을 모르면서 세존 앞으로 나아가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도 도에 들어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그래서 계두 범지는 곧 도를 닦게 되어 모든 감관이 고요해졌고 스스로 그 뜻을 닦아 잠을 없애 버렸다.
비록 눈으로 빛깔을 보더라도 잡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그 눈알음도 나쁜 생각이 없어 잡생각으로 달리지 않았다. 그래서 눈을 잘 보호하였다. 또 귀로 소리를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을 보아도 그러했으며 몸으로 닿임을 알아도 보드랍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고 뜻으로 법을 아는 데 있어서도 그러하였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덮는 다섯 가지 결박과 덮개를 없앴다.
사람의 지혜를 없애는 살해할 뜻이 없이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그래서 스스로 살생하지 않고 살생하기를 생각하지 않으며 남을 시켜 살생하지도 않았다. 칼이나 몽둥이를 잡지 않고 인자한 마음을 내어 일체 중생을 대하였다. 또 도둑질을 버리고 도둑질할 생각을 내지 않아 그 마음을 깨끗이하였다. 그래서 항상 보시할 마음을 가지며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도둑질하지 못하게 하였다. 또 스스로 음행 하지 않고 남을 시켜서도 음행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범행을 닦아 깨끗해 더러움이 없었으며 범행 안에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또 스스로도 거짓말하지 않고 남을 시켜서도 거짓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진실을 생각해 거짓으로 세상 사람을 속이는 일이 없으면서 그 안에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또 스스로도 두말하지 않고 남을 시켜서도 두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서 이 말을 듣더라도 저기 가서 전하지 않고 저기서 저 말을 듣더라도 여기 와서 전하지 않으면서 그 안에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그 음식에 있어서도 만족할 줄을 알았다. 그래서 그 맛나는 맛에도 집착하지 않고 그 고운 빛깔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기름지고 깨끗함에도 집착하지 않았다. 다만 그 몸을 지탱하고 목숨을 보존하며 묵은 병을 고치고 새 병이 생기지 않게 하며 도를 닦아 언제나 함이 없는 곳에 머무르려고 하였다. 그것은 마치 남자나 여자가 부스럼에 고약을 바르는 것은 그 부스럼을 고치기 위해서인 것처럼, 음식에 있어서 만족할 줄 아는 것도 묵은 병을 고치고 새 병이 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또 그는 때로는 밤을 새우면서 도를 닦아 때를 놓치지 않고 서른 일곱 가지 도의 행을 잃지 않았다.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잠덮개를 없애었다. 초저녁에는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잠의 덮개를 없애었고, 밤중에는 오른쪽으로 누워 다리를 포개고 생각을 매어 밝은 데 두었으며, 새벽에도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그 뜻을 깨끗이 하였다.
그래서 그는 음식에 만족할 줄 알고 거닐기에 때를 놓치지 않으며 탐욕과 더러운 생각을 버리고 어떤 나쁜 행도 없이 첫째 선정에 놀았다. 다시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으면서도 모든 생각을 쉬고 기쁨과 즐거움으로 둘째 선정에 놀았다. 다시 즐거움은 없어지고 보호하는 생각이 청정하여 스스로 몸의 즐거움을 알아 성현들이 구하는 바의 보호하는 생각이 청정한 셋째 선정에 놀았다. 그는 다시 괴로움과 즐거움이 없어지고 아무 근심이 없으며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는 보호하는 생각이 청정해 넷째 선정에 놀았다.
그는 또 삼매에 든 마음이 더러움이 없어 청정하고 도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다시 삼매를 얻어 무수한 세상일을 기억하고, 또 과거의 一생, 二생, 三생, 四생, 五생, 十생, 二十생, 四十생, 五十생, 백생, 천생, 만생, 수천만생과 이루어지는 겁, 무너지는 겁,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겁의 일을 기억하였다.
즉 '나는 어디서 났다. 성은 무엇이며 이름은 무엇이었다.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떤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다. 또 목숨의 길고 짧았던 것과 저기서 죽어 여기서 났고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났다'는 그 인연과 본말을 모두 다 알았다.
그는 또 삼매에 든 마음이 더러움이 없어 청정하고 두려움이 없게 되어 중생들의 나는 이와 죽는 이를 모두 보았다. 그는 또 하늘 눈으로 중생들의 나는 이와 죽는 이와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좋은 모양과 나쁜 모양과 혹은 좋고 혹은 추한 것은 다 그 행의 종류를 따른다는 것을 모두 다 알았다.
또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뜻으로 나쁜 행을 행하고 성현을 비방하며 온갖 삿된 업의 근본을 지으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난다. 또 어떤 중생은 몸과 입과 뜻으로 선한 행을 행하고 성현을 비방하지 않으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의 좋은 곳에 난다는 것을 모두 다 알았다.
그는 또 하늘 눈으로 중생들의 좋고 추한 것과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좋은 모양과 나쁜 모양을 관찰해 모두 다 알고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또 보시하는 마음이 있고 번뇌가 다한 뒤에는 괴로움을 관찰해 여실히 알았다. 즉 '이것은 괴로움이다. 이것은 괴로움의 원인이요, 괴로움의 사라짐이며,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여실히 알았다.
그는 이렇게 관찰하고는 탐욕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생존의 번뇌와 무명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하고는 곧 해탈하였다는 지혜를 얻었다. 그래서 그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태를 받지 않을 줄을 여실히 알았다. 그 때에 계두범지는 아라한이 되었다.
대정장 2/696 중~697 상 ;『한글 증일아함경』2, pp. 29~31.
'아함경 주제별 정리 > 수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행실천 사례 (7) 아나율타가 부처님께 ‘대인의 8념’ 설법을 듣고 도를 이룸 (0) | 2013.08.29 |
---|---|
수행실천 사례 (6) 거리에서 예쁜 여자를 본 다기사 존자의 수행실천 (0) | 2013.08.29 |
수행실천 사례 (4) 주리반특가의 깨달음 (0) | 2013.08.29 |
수행실천 사례 (3) 라훌라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아나아파아나[安般]수행으로 아라한이 되는 과정 (0) | 2013.08.29 |
수행실천 사례 (2) 거문고 타는 비유의 이십억이비구 수행이야기 (0) | 2013.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