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을 유행하실 적에 죽림가란다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사리자는 오후에 연좌(燕坐)에서 일어나 존자 대구치라(大拘?羅)가 있는 곳으로 가서 서로 문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존자 사리자가 말하였다.
"어진이 구치라여, 묻고 싶은 일이 있는데 들어 주겠소?"
존자 구치라가 아뢰었다.
"존자 사리자여, 묻고 싶은 말이 있으면 물으시오, 내가 듣고 나서 생각해 보리다."
존자 사리자가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착하지 않은 것[不善]은 착하지 않다고 말하고, 착하지 않은 뿌리[不善根]는 착하지 않은 뿌리라고 말하는데, 어떤 것이 착하지 않은 것이며, 어떤 것이 착하지 않은 뿌리입니까?"
"몸으로 짓는 악한 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악한 행은 착하지 않은 것이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착하지 않은 뿌리입니다. 이것을 착하지 않은 것이라 하고, 이것을 착하지 않은 뿌리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착한 것[善]은 착하다 말하고, 착한 뿌리[善根]는 착한 뿌리라 말하는데, 어떤 것이 착한 것이며, 어떤 것이 착한 뿌리입니까?"
"몸으로 짓는 묘한 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묘한 행은 착한 것이요, 탐내지 않음과 성내지 않음과 어리석지 않음은 착한 뿌리입니다. 이것을 착한 것이라 하고, 이것을 착한 뿌리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지혜는 지혜라고 말하는데, 어떤 것이 지혜입니까?"
"이러한 것을 알기 때문에 지혜라 하오. 어떤 것을 아는가? '이것은 괴로움이다'라고 사실 그대로를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원인이다'라고 사실 그대로를 알며, '이것은 괴로움의 멸함이다'라고 사실 그대로를 알고, '이것은 괴로움을 멸하는 길이다'고 사실 그대로를 아는 것이니, 이러한 것을 알기 때문에 지혜라 하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식은 식이라고 말하는데, 어떤 것이 식(識)입니까?"
"식은 이것을 알기 때문에 식이라 하오. 어떤 것을 아는가? 빛깔을 알고, 소리를 알며, 냄새를 알고, 맛을 알며, 촉감을 알고, 법을 아오. 이것을 알기 때문에 식이라 하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지혜와 식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입니까, 갈라지는 것입니까? 또는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까?"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으로서 갈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지혜로 아는 것이 곧 식으로 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으로서 나눌 수 없고, 또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알 때에 당신은 무엇으로써 압니까?"
"알 때에 나는 지혜로써 압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지혜에는 어떤 뜻이 있고, 어떤 우수함이 있으며,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
"지혜에는 싫어한다는 뜻이 있고, 욕심이 없다는 뜻이 있으며, 사실 그대로 본다는 뜻이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어떤 것이 바른 소견[正見]입니까?"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발생 괴로움의 소멸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면 이것을 바른 소견이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바른 소견이 생깁니까?"
"두 가지 인연으로 바른 소견이 생기오. 어떤 것이 둘인가? 첫째는 남에게서 듣는 것이요, 둘째는 자기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 가지 인연으로 바른 소견이 생기는 것이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거둠이 있어 바른 소견을 거두어 심해탈(心解脫)의 결과와 혜해탈(慧解脫)의 결과를 얻고, 심해탈의 공덕과 혜해탈의 공덕을 얻습니까?"
"다섯 가지 거둠이 있어 심해탈의 결과와 혜해탈의 결과를 얻고, 심해탈의 공덕과 혜해탈의 공덕을 얻소. 어떤 것이 다섯인가? 첫째는 진제(眞諦)에 거둠이요, 둘째는 계에 거둠이며, 셋째는 널리 들음에 거둠이요, 넷째는 그침에 거둠이며, 다섯째는 관찰에 거둠입니다. 이것을 다섯 가지 거둠이 있어 바른 소견을 거두어 심해탈의 결과와 혜해탈의 결과를 얻고, 심해탈의 공덕과 혜해탈의 공덕을 얻는 것이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어떻게 미래의 생명이 생깁니까?"
"어리석은 범부는 무지하고 많이 듣지 못하여 무명에 덮이고 애욕에 얽매이며, 착한 벗을 만나지 못하고 거룩한 법을 알지 못하며, 거룩한 법을 모시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미래의 생명이 생기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어떻게 미래의 생명이 생기지 않게 됩니까?"
"만일 무명이 이미 다하여 명(明)이 생기고 나면 반드시 괴로움도 다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래의 생명이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감각이 있습니까?"
"세 가지 감각이 있소. 곧 즐거운 감각과 괴로운 감각과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이요. 이것들은 무엇을 인연하여 있는가 하면 갱락(更樂)을 인연하여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각(覺 : 受)과 상(想)과 사(思), 이 세 가지 법은 합해지는 것입니까, 갈라지는 것입니까? 또 이 세 가지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까?"
"각(覺)과 상(想)과 사(思), 이 세 가지 법은 합해지는 것이지 갈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또 이 세 가지 법은 따로 주장[施設]할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느낌[覺]이 느끼는 것[所覺]이요, 생각[想]이 생각하는 것[所想]이요, 의도[思]가 의도하는 것[所思]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 법은 합해지는 것이지 갈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또 이 세 가지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멸(滅)에는 어떤 상대가 있습니까?"
"멸은 상대가 없소."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5근(根)은 제각기 다른 행과 다른 경계가 있어서 각각 제 경계를 감수(感受)합니다. 곧 안근(眼根) 이근(耳根) 비근(鼻根) 설근(舌根) 신근(身根), 이 5근은 제각기 다른 행과 다른 경계가 있어서 각각 제 경계를 감수하는데, 무엇이 그 모든 경계를 다 감수하며, 무엇이 그들의 의지처가 됩니까?"
"5근은 제각기 다른 행과 다른 경계가 있어서 각각 제 경계를 받습니다. 곧 안근 이근 비근 설근 신근, 이 5근은 제각기 다른 행과 다른 경계가 있어서 각각 제 경계를 감수하는데, 뜻[意]이 그 모든 경계를 다 감수하며, 뜻이 그들의 의지처가 되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뜻[意]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릅니까?"
"뜻은 목숨을 의지하고, 목숨을 의지하여 머무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목숨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릅니까?"
"목숨은 따뜻한 기운[暖]을 의지하고, 따뜻한 기운을 의지하여 머무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목숨과 따뜻한 기운,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입니까, 갈라지는 것입니까? 또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까?"
"목숨과 따뜻한 기운,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이지 갈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또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목숨으로 인하여 따뜻한 기운이 있고, 따뜻한 기운으로 인하여 목숨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일 목숨이 없으면 곧 따뜻한 기운이 없고, 따뜻한 기운이 없으면 곧 목숨이 없습니다. 이는 마치 기름과 심지로 인하여 등불을 켤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거기에 불꽃으로 인하여 빛이 있고 빛으로 인하여 불꽃이 있으니, 만일 불꽃이 없으면 빛이 없고 빛이 없으면 불꽃이 없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목숨으로 인하여 따뜻한 기운이 있고 따뜻한 기운으로 인하여 목숨이 있으니, 만일 목숨이 없으면 따뜻한 기운이 없고 따뜻한 기운이 없으면 곧 목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이지 갈라지는 것이 아니며, 또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법이 산목숨에는 있다가 죽은 뒤에는 없어지고 그 몸이 무덤 사이에 버려지면 나무처럼 무정하게 됩니까?"
"세 가지 법이 산몸에는 있다가 죽은 뒤에는 없어지고 그 몸을 무덤 사이에 버리면 나무처럼 무정해집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첫째는 목숨이요, 둘째는 따뜻한 기운이며, 셋째는 의식[識]입니다. 이 세 가지 법이 산몸에 있다가 죽은 뒤에는 없어지고 그 몸이 무덤 사이에 버려지면 나무처럼 무정해지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죽음과 멸진정(滅盡定)에 드는 것은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죽음은 목숨이 이미 끝나고, 따뜻한 기운이 이미 떠나며, 모든 근(根)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구는 멸진정에 들어도 목숨이 끝나지 않고, 따뜻한 기운이 떠나지 않으며, 모든 근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죽음과 멸진정에 드는 것은 이러한 차별이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멸진정에 든 것과 무상정(無想定)에 든 것은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비구가 멸진정에 들면 생각[想]과 앎[知]이 멸합니다. 그러나 비구가 무상정에 들면 생각과 앎이 멸하지 않습니다. 멸진정에 든 것과 무상정에 든 것은 이러한 차별이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멸진정에서 일어나는 것과 무상정에서 일어나는 것은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나는 멸진정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구가 무상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나는 생각[想]이 있다고 할까, 나는 생각이 없다고 할까?' 하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멸진정에서 일어나는 것과 무상정에서 일어나는 것은 이러한 차별이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비구가 멸진정에 들어갈 때에는 몸의 행과 입과 뜻의 행 중 어느 법을 먼저 멸합니까?"
"비구가 멸진정에 들어갈 때에는 먼저 몸의 행을 멸하고, 다음에 입의 행을 멸하며, 나중에 뜻의 행을 멸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몸의 행과 입과 뜻의 행 중 어느 법이 먼저 생깁니까?"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먼저 뜻의 행이 생기고, 다음에는 입의 행이 생기며, 나중에 몸의 행이 생깁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 몇 가지 촉(觸)을 느낍니까?"
"비구가 멸전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세 가지 촉(觸)을 느낌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촉감[不移動觸]이요, 둘째는 소유가 없다는 촉감[無所有觸]이며, 셋째는 모양이 없다는 촉감[無相觸]입니다.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이 세 가지 촉감을 느낍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공(空)과 무원(無願)과 무상(無相), 이 세 법은 뜻도 다르고 말도 다릅니까? 혹은 뜻은 하나인데 말만 다릅니까?"
"공과 무원과 무상, 이 세 법은 뜻도 다르고 말도 다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움직이지 않는 선정[不移動定]이 생깁니까?"
"네 가지 인연으로 움직이지 않는 선정이 생깁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하면, 만일 비구가 탐욕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며, 나아가 제 4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면, 이것을 네 가지 인연으로 움직이지 않는 선정이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무소유정(無所有定)이 생깁니까?"
"세 가지 인연으로 무소유정이 생깁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하면, 만일 비구가 일체의 색(色)에 대한 생각을 벗어나고, 마침내 무소유처(無所有處)를 얻어 성취하여 노닐면, 이것을 세 가지 인연으로 무소유정이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無想定)이 생깁니까?"
"두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이 생깁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일체의 생각[想]을 기억[念]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생각이 없는 경계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 인연으로 무상정이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에 머뭅니까?"
"두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에 머무릅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일체의 생각을 기억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생각이 없는 경계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 가지 인연이 있어 무상정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에서 일어납니까?"
"세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에서 일어납니다. 첫째는 일체의 생각을 기억하는 것이고, 둘째는 생각이 없는 경계를 기억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이 몸과 6처와 명근(命根)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세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그 두 분은 '훌륭하고 훌륭합니다'라고 서로를 찬탄하였고, 서로 이야기한 것을 기뻐하며 받들어 행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尊者大拘絺羅經 대정장 1/790 중~792 중;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1654~1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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