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교단

통제와 화합의 승가공동체 (12) 처음 온 비구들과 본래 있던 비구들이 서로 문안하느라 시끄러울 때의 일

다르마 러브 2013. 8. 29. 15:28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씨의 이말라키 과수원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와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거기서 여름 안거를 마친 뒤 五백 비구들을 데리고 세간에 노닐면서 차츰 석씨 촌으로 왔다.

그 때에 처음 온 비구들과 본래 있던 비구들은 각각 서로 말을 걸고 서로 문안하면서 그 음성들이 높고 컸었다.

세존께서는 그 비구들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 곧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동산에 누가 저처럼 떠드는가. 마치 나무나 돌을 부수는 소리 같구나."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지금 샤아리푸트라와 모옥갈라아나가 五백 비구들을 데리고 여기 와 있사온데 처음 온 비구들과 본래 있던 비구들이 서로 문안하느라고 저런 소리가 있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빨리 샤아리푸트라와 모옥갈라아나를 보내라. 여기 있지 못하게 하라."

아아난다는 분부를 받고 곧 샤아리푸트라와 모옥갈라아나에게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분부가 계십니다. 빨리 여가서 떠나가시오, 여기 머무르지 마시오."

샤아리푸트라는 대답하였다.

"예, 분부대로 하겠소."

그 때에 샤아리푸트라와 모옥갈라아나는 곧 그 동산을 나와 五백 비구들을 데리고 길을 걸어 떠났다.

그 때에 여러 석씨들은 샤아리푸트라와 모옥갈라아나 비구가 세존님의 물리침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곧 그들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샤아리푸트라에게 아뢰었다.

"여러분은 어디로 가시렵니까."

샤아리푸트라는 대답하였다.

"우리는 여래님의 물리침을 받고 각기 안온한 곳을 찾습니다."

석씨들은 말하였다.

"여러분, 조금 생각을 멈추시오. 우리들이 여래님께 참회하겠습니다."

때에 석씨들은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멀리서 온 비구들의 허물을 용서하소서. 원컨대 세존께서는 때를 따라 깨우쳐 주소서. 그 중에서 멀리서 온 비구로서 처음으로 도를 배우고 처음으로 우리 법에 들어온 이가 존안(尊顔)을 뵈옵지 못하면 반드시 후회하여 마음이 변할 것입니다.

마치 무성한 묘종이 물기를 만나지 못하면 곧 자라나지 못하는 것처럼 저 비구들도 그와 같아서, 여래님을 뵈옵지 못하고 가면 혹 후퇴하여 마음이 변할는지 모를 것입니다."

그 때에 범천왕도 여래님 마음속의 생각을 알고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동안에, 범천에서 떠나서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멀리서 온 비구들의 저지른 허물을 용서하시고 때를 따라 깨우쳐 주소서. 그 가운데 어떤 비구로서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이는 곧 후회하여 마음이 변할 것입니다. 만일 그들이 여래님의 존안을 뵈옵지 못하면 곧 마음이 변해 본래의 업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마치 갓난 송아지가 그 어미를 잃으면 근심에 잠겨 먹지 않는 것처럼, 저 처음으로 배우는 비구들도 여래님을 뵈옵지 못하면 곧 이 바른 법에서 멀리 떠날 것이옵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석씨들의 간(諫)함과 또 범천왕의 송아지의 비유를 받아들이시고 아아난다를 돌아보셨다. 아아난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래님은 이미 여러 사람들과 하늘 사람의 간청을 들어 주셨다.'

아아난다는 곧 샤아리푸트라와 모옥갈라아나에게 가서 말하였다.

"여래께서 여러 스님들을 보고 싶어하십니다.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그 사리를 사뢰었습니다."

그 때에 샤아리푸트라는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제각기 가사와 바리를 챙겨라. 세존님께로 같이 가자. 여래께서는 이미 우리들의 참회를 들어주셨다."

이에 샤아리푸트라와 모옥갈라아나는 五백 비구들을 데리고 세존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샤아리푸트라에게 물으셨다.

"내가 아까 여러 비구 중들을 보냈는데 그대 생각에는 어떻던가."

샤아리푸트라는 샤뢰었다.

"아까 여래님께서 여러 비구 중들을 보내실 때에 저는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여래께서 고요한 곳에서 혼자 하염없이 계시기를 좋아하시고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신다. 그러므로 여러 중들을 보내시는 것이다'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다음에는 어떤 생각이 났는가. 그 때의 그 무리들은 누구의 허물인가."

샤아리푸트라는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때에 저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나도 한적한 곳에서 혼자 놀고 시끄러운 데서는 있지 말자'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런 말 마라. 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어떻게 한적한 곳에 있을 수 있겠는가. 지금 그 성중들의 허물이 어찌 샤아리푸트라와 모옥갈라아나로 인하지 않겠는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모옥갈라아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여러 중들을 보냈을 때에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였는가."

모옥갈라아나는 사뢰었다.

"여래님께서 중들을 보내실 때에 저는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여래께서는 혼자 하염없이 계시려고 중들을 보내시는 것이다.'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다음에는 무엇을 생각하였는가."

모옥갈라아나는 사뢰었다.

"지금 여래께서는 성중들을 보내셨다. 우리는 그들을 도로 모아 흩어지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였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좋다, 모옥갈라아나야. 그대 말이 옳다. 이 무리 가운데의 우두머리는 오직 나와 그대 둘 뿐이다. 지금부터 그대는 여러 후배 비구들을 잘 가르쳐 긴 밤 동안에 언제나 안온한 곳에 살게 하고 중간에서 물러나 생, 사에 떨어지지 않게 하라.

 

대정장 2/770 하~771 중 ;『한글 증일아함경』2, pp. 296~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