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교단

의식주 (4) 아난아, 너는 왜 내게는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들자고 청하지 않았느냐?

다르마 러브 2013. 8. 29. 16:02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아나율타도 또한 사위성에 있으면서 사라라암산(娑羅羅巖山)에 머물렀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존자 아난도 또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존자 아나율타는 존자 아난이 또한 걸식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말하였다.

"존자 아난이여, 마땅히 알라. 내 삼의(三衣)는 더럽고 다 떨어졌다. 현자여, 이제 여러 비구들에게 간청하여 나를 위해 옷을 만들어 다오."

존자 아난이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잠자코 그렇게 간청하기를 허락하였다. 이에 존자 아난이 사위성에서 걸식을 마치고, 밥을 먹은 뒤에 오후가 되어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 니사단(尼師檀)을 어깨에 걸치고, 손에는 열쇠[戶?]를 들고, 방마다 두루 돌아다니면서 비구들을 보고 말하였다.

"여러분, 지금 사라라암산으로 가서, 존자 아나율타를 위해 옷을 만드십시다."

이에 비구들은 아난의 말을 듣고, 모두 사라라암산으로 가서,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지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아난이 손에 열쇠를 들고, 방마다 두루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물으셨다.

"아난아, 너는 무슨 일로 손에 열쇠를 들고, 방마다 왔다갔다 하면서 두루 돌아다니느냐?."

아난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비구들을 시켜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왜 내게는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들자고 청하지 않았느냐?"

아난이 곧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여쭈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사라라암산으로 가시어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만드소서."

세존께서 아난을 위하여 잠자코 허락하셨다. 세존께서는 아난을 데리고 사라라암산으로 가시어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그 때 사라라암산에는 8백 명의 비구가 세존과 함께 모여 앉아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을 짓고 있었다. 그 때에 존자 대목건련(大目?連)도 또한 대중 가운데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목건련이여, 나는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감을 펴 마름질하여 끊고, 잇대어 붙이고 합하여 기우리라."

그 때에 존자 대목건련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감을 펴 마름질하소서. 비구들이 마땅히 끊어서 잇대어 붙이고 모아 기울 것입니다."

이에 세존께서 곧 존자 아나율타를 위하여 옷감을 펴 마르시고, 모든 비구들은 곧 끊어서 잇대어 붙이고 모아 기워서, 하루 사이에 삼의(三衣)를 다 지어 마쳤다. 그 때 세존께서 존자 아나율타의 삼의가 이미 다 지어진 것을 아시고 곧 말씀하셨다.

"아나율타여, 너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가치나법(迦?那法)3)을 설명하여라. 나는 지금 허리가 아파 조금 쉬어야겠다."

존자 아나율타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에 세존께서는 우다라승(優多羅僧)을 네 겹으로 접어 평상 위에 펴고, 승가리(僧伽梨)를 접어 베개로 삼고, 오른쪽으로 누워 발과 발을 포개고, 광명상을 지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세우고, 언제든지 일어날 생각을 가지셨다. 그 때에 존자 아나율타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아나율타는 이어서 가치나법에 대해 설명하는데 여기서는 생략한다)

迦絺那經 대정장 1/552 상~중;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578~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