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불제자

마하가섭존자 5) 비구니절에서 마하가섭의 사자후

다르마 러브 2013. 9. 4. 15:1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고, 존자 마하 가섭과 존자 아난은 기사굴산(耆??山)에 머물고 있었다.

그 때 존자 아난이 존자 마하 가섭의 처소를 찾아가서 존자 마하 가섭에게 말하였다.

"지금 저와 함께 기사굴산을 나가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하십시다."

존자 마하 가섭은 잠자코 승낙하였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섭과 존자 아난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하려고 하다가, 존자 아난이 존자 마하 가섭에게 말하였다.

"시간이 너무 이릅니다. 함께 잠시 비구니의 정사(精舍)에 들렀다 가시지요."

그래서 그들은 그곳을 거쳐가기로 하였다. 그 때 모든 비구니들은 존자 마하 가섭과 존자 아난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얼른 자리를 펴고 앉기를 권하였다. 그리고 여러 비구니들은 존자 마하 가섭과 존자 아난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존자 마하 가섭은 여러 비구니들을 위해 갖가지 법을 설하여 가르쳐 보여서 밝게 해주고 기쁘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 때 투라난타(偸羅難陀) 비구니는 기뻐하지 않고 이렇게 욕설을 하였다.

"성자[阿梨] 마하 가섭이여, 어떻게 성자 아난 비제하모니(?提呵牟尼) 앞에서 비구니들을 위해 설법할 수 있습니까? 비유하면 마치 바늘을 파는 아이가 바늘을 만드는 기술자의 집에 바늘을 팔려고 하는 것처럼, 성자 마하 가섭께서 성자 아난 비제하모니 앞에서 비구니를 위해 설법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존자 마하 가섭은 투라난타 비구니가 불쾌한 마음으로 욕설하는 말을 듣고 존자 아난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저 투라난타 비구니가 불쾌한 마음으로 모진 욕설을 하는 것을 들었는가? 아난이여, 어째서 나는 바늘을 파는 아이이고 그대는 바늘을 만드는 기술자이며, 또 내가 그대 앞에서 바늘을 판단 말인가?"

존자 아난이 존자 마하 가섭에게 말하였다.

"그만 두시지요. 참으십시오. 저 어리석은 늙은 할멈은 지혜가 적고 일찍이 공부를 못해 그런 것입니다."

"아난이여, 세존․여래․응공[應]․등정각(等正覺)께서 알고 보신 것을 대중들 앞에서, 달에 비유하여 설한 경[月譬經]으로 훈계하고 가르치는 것을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그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비구는 마땅히 달처럼 살아가야 하고 항상 출가한지 오래되지 않은 비구처럼 매사(每事)에 조심하고 삼가라'고 하셨다. 이와 같이 자세하게 말씀해 주셨는데 아난이여, 그대는 달처럼 살아가며 항상 출가한지 오래되지 않은 비구처럼 매사에 조심하고 삼가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렇지 못합니다, 존자 마하 가섭이시여."

"아난이여, 세존․여래․응공․등정각께서 알고 보신 것으로 '비구야, 마땅히 달처럼 살아가고, 항상 출가한지 오래되지 않은 비구처럼 매사에 조심하고 삼가는 자는 오직 마하 가섭뿐이다'라고 하신 말씀을 그대는 들었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존자 마하 가섭이시여."

"아난이여, 그대는 일찍이 세존․여래․응공․등정각께서 알고 보신 것으로 한량없이 많은 대중들 앞에서 '그대는 여기에 와서 앉아라'라고 하시는 청함을 받은 일이 있는가? 또 세존께서 당신의 광대한 덕과 같은 사람이라고 그대를 찬탄한 일이 있는가? 아난은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었고……(내지)……번뇌가 다한 신통이라고 그대를 칭찬하신 일이 있는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존자 마하 가섭이시여."

"그렇다면 아난이여, 세존․여래․응공․등정각께서는 한량없이 많은 대중들 앞에서 스스로 '잘 왔다. 마하 가섭아, 그대에게 내 자리의 반을 나누어준다'고 말씀하시고, 또 대중들 앞에서 자기의 광대한 공덕과 같은 공덕이 있는 사람이라 하시며, 탐욕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었으며……(내지)……번뇌가 다한 신통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마하 가섭을 찬양하셨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존자 마하 가섭이시여."

그 때 마하 가섭은 비구니들 가운데서 이렇게 사자처럼 외쳤다.

 

是時經 대정장 2/302 중~하;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706~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