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불제자

수보리존자 (1) 진여의 법을 관찰하며 33천에서 오시는 부처님을 맞이하다.

다르마 러브 2013. 9. 5. 10:40

이 때에 우둠바라 꽃빛 비구니는 오늘 여래께서 남섬부주의 승가시 못 가에 오신다는 말을 듣고 생각하였다. '네 무리와 국왕, 대신과 온 나라 백성들이 모두 나갈 것이다. 만일 내가 이 비구니 꼴로 간다면 그것은 맞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제 전륜성왕의 형상으로 가서 세존님을 뵈오리라'고.

그는 곧 제 얼굴을 숨기고 전륜성왕의 형상을 짓고 일곱 가지 보배를 두루 갖추었다. 일곱 가지 보배란 이른바 바퀴, 코끼리, 말, 구슬, 천녀, 장군, 창고지기니 이것을 일곱 가지 보배라 한다.

그 때에 존자 수부우티는 라아자그리하의 깃자쿠우타 산의 어떤 한 산 기슭에서 옷을 깁고 있었다. 그는 오늘 세존께서 남섬부주로 오시는데 네 가지 무리들이 모두 모인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지금 가서 여래님께 문안하고 예배하리라' 생각하였다. 그는 옷 깁기를 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발을 들어 내딛었다. 그는 다시 생각하였다. '여래님 형상이란 무엇인가. 세존님이란 바로 눈, 귀, 코, 입, 몸, 뜻이 그것인가. 가서 보면 바로 땅, 물, 불, 바람의 네 가지 요소일까. 일체 모든 법은 다 비고 고요하여 지을 것도 없고 지어진 것도 없다. 그것은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신 것과 같다. 즉

 

만일 누구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또 가장 높은 이께 예배하려 하거든

쌓임과 경계와 모든 감관들

그것은 모두 다 덧없다 관찰하라.

 

옛날 과거의 그 부처님과

또 미래의 모든 그 부처님도

지금 현재의 이 부처처럼

그것은 모두 다 덧없느니라.

 

만일 부처님께 예배하려 하거든

지난 과거나 장차 올 미래나

그리고 지금의 현재에 있어

그것 모두 공(空) 법이라 관찰하여라.

 

또 만일 부처님께 예배하려 하거든

지나간 과거나 장차 올 미래와

또 현재의 모든 부처는

<나>가 없는 것이라 생각하여라.

 

그 속에는 <나>도 없고 목숨도 없으며 남도 없다. 지을 것도 없고 지어진 것도 없으며, 형용할 것도 없고, 가르칠 것도 없다. 모두는 비고 고요한데 어느 것인가. <나>란 주인이 없다. 나는 지금 진여의 법 무더기에 귀의하리라'고. 그래서 존자 수부우티는 도로 앉아 옷을 기웠다.

그 때에 우둠바라 꽃빛 비구니는 전륜성왕의 형상으로 일곱 가지 보배를 앞뒤에 세우고 세존님께 나아갔다. 이 때에 다섯 왕들은 멀리서 전륜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모르면서 저희끼리 말하였다.

'참으로 놀랍고 이상하다. 이 세상에는 여래와 전륜성왕의 두 보배가 나타났구나.'

그 때에 세존께서는 수만의 하늘 사람들을 데리고 수미산 꼭대기에서 못 가로 내려오셨다. 세존께서 발을 들어 땅을 밟으시자 이 三천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이 때에 변장한 전륜성왕이 세존님께 가까이 가자 여러 작은 국왕들과 백성들은 모두 피하였다. 그 때에 변장한 전륜성왕은 세존님께서 가까이 온 줄을 알고 본래 형상으로 돌아가 비구니가 되어 세존님 발에 예배하였다. 다섯 왕들은 그것을 보고 청원하면서 저희끼리 말하였다.

"우리는 오늘 큰 손해를 보았다. 우리가 여래님을 먼저 뵈어야 할 것인데 저 비구니가 먼저 뵈었다."

비구니는 세존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사뢰었다.

"저는 지금 가장 높은 이께 예배하나이다. 오늘 제일 먼저 뵈었나이다. 저는 우둠바라 꽃빛 비구니로서 바로 여래님의 제자이옵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 비구니를 위해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착한 업으로써 먼저 예배하는 것

그것은 최초라도 허물없나니

모든 것 비어 해탈하는 문

그것이 부처님께 예배하는 도리니라.

 

만일 부처님께 예배하려 하거든

장차 올 미래나 지난 과거나

모두 공한 법이라 관찰하여라

그것이 부처님께 예배하는 도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