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수제(樹提) 장자의 손자인 장수(長壽) 동자가 몸에 병이 들어 위독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장수 동자가 몸에 병이 들어 위독하다는 말을 들으시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왕사성으로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시다가 장수 동자의 집에 이르셨다. 장수 동자는 멀리서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평상을 붙들고 일어나려고 하였다.……(이 사이에 세 가지 느낌에 대한 말에서부터 병의 고통이 점점 심해질 뿐 조금도 차도가 없다고 한 데까지는 앞의 차마경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동자야,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자.'
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신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저는 지금 다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에 의지하여 거기에서 다시 여섯 가지 지혜로운 생각[明分想]을 닦아 익혀야 한다.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이른바 일체 행(行)은 다 무상(無常)한 것이라는 생각과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苦]이라는 생각, 괴로운 것은 나라고 할 것이 없다[無我]는 생각, 음식은 더러운 것이라는 생각과, 일체 세상은 좋아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죽는다는 생각 등이니라.
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에 의지하여 여섯 가지 지혜로운 생각을 닦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지금 그것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죽은 뒤에 내 할아버님 수제 장자는 장차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
그 때 수제 장자가 장수 동자에게 말했다.
너는 내 걱정을 하지 말아라. 너는 지금은 우선 세존의 설법을 듣고 생각하고 기억하면, 오랜 세월 동안 행복과 이익과 안락의 요익함을 얻을 것이다.
그 때 장수 동자가 말했다.
저는 일체 행은 다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과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이라는 생각과, 괴로운 것은 나라고 할 것이 없다는 생각과 음식은 더러운 것이라는 생각과 일체 세상은 즐거워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죽는다는 생각을 가져, 언제나 눈 앞에 있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스스로 사다함과(斯陀含果)를 예언하였다.
장수 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저의 집에 머무시면서 공양하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고, 장수 동자는 곧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세존께 공경을 다하여 공양하였다.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시고 다시 동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게 해주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長壽經 대정장 2/270 상~중;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512~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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