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증일아함경

증일아함경 제10권

다르마 러브 2012. 7. 16. 21:45

 

증일아함경 제 十권

 

제 十九 권청품(勸請品)

 

一.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의 도량 나무[道場樹]밑에 계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도를 얻은 지 오래지 않아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얻은 매우 깊은 이 법은 알기 어렵고 깨닫기 어려우며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다. 번뇌가 없어진 미묘한 지혜를 가진 사람만이 깨달아 알 것이다. 그 이치를 분별하여 익히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곧 기쁨을 얻을 것이다. 비록 내가 사람을 위해 이 묘한 법을 연설하더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믿고 받아 주지 않고 또 받들어 행하지 않으면, 한갓 수고롭고 손해만 있을 뿐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침묵을 지키자. 설법할 것이 없다.”

그 때에 범천왕은 범천 위에서 여래의 생각을 알았다.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동안에 범천에서 내려와 세존 앞에 나타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사뢰었다.

“이 남섬부주[閻浮提]는 결국 망하고 三계(界)는 눈을 잃게 되겠나이다. 여래,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께서 이 세상에 나타나심은 마땅히 법보(法寶)를 연설하셔야 할 것이온데, 이제 그 법을 연설하시지 않으려 하나이다. 원컨대 여래께서는 두루 중생을 위하여 깊은 법을 널리 연설하소서. 그리고 이 중생들의 근기(根機)는 제도하기 쉽사온데, 만일 법을 듣지 못하면 영원히 법의 눈을 잃게 되어 반드시 법에서 버려진 아들이 되고 말 것이옵니다.

비유하면 웃팔라 꽃이나 쿠무다 꽃이나 푼다리이카 꽃이 땅에서는 나왔지마는 물위에 나오지 못하여 피지 못하는 것과 같나이다. 어떤 꽃은 차차 자라려고 하지마는 여전히 물에서 나오지 못하고 어떤 것은 물위에 나와서 물에 젖지 않는 것도 있나이다.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근기는 이미 익었으면서도 남[生]과 늙음과 병과 죽음에 시달려,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만다면 어찌 가엾지 않겠나이까. 지금이 바로 그 때이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들을 위하여 설법하소서.”

그 때에 세존께서는 범천왕이 생각하는 마음을 알으시고 또 일체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범천은 지금 여래에게 나아와

법의 문 열어 주기 간청하나니

듣는 사람은 독실한 믿음 얻어

깊은 이 법의 요지 분별하여라.

 

마치 저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

두루 중생 무리를 보는 것처럼

내 이제 이 법을 지니었나니

높은 데 올라 법의 눈을 나타내리.

 

그 때에 범천은 ‘여래께서는 반드시 중생들을 위해 깊고 묘한 법을 연설하실 것이다’생각하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곧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천상으로 돌아갔다.

그 때에 범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二.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아라아나시이의 선인이 살던 사슴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일이 있다. 도를 배우는 사람은 그것을 가까이 하지 말라. 그 두 가지란 욕심과 즐거움에 탐착하는 것이다. 그것은 비천한 법으로서 온갖 괴로움의 실마리이니 이것이 이른바 ‘두 가지 일이 있으니 도를 배우는 사람은 가까이 하지 말라’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나는 이 두 가지 일을 버리고 지극히 요긴한 도를 가져,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었다. 그래서 온갖 신통을 얻고 사문(沙門)의 결과를 이루어 열반에 이르게 되었다.

어떤 지극히 요긴한 도가 있어,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었으며, 온갖 신통을 얻고 사문의 결과를 이루어 열반에 이르게 되었는가. 이른바 성현의 여덟 가지 바른 길이 그것이다.

여덟 가지 바른 길이란, 바른 소견, 바른 다스림,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활, 바른 방편, 바른 생각, 바른 선정이니, 이것을 지극히 요긴한 도라 한다. 나는 이것으로써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었으며, 온갖 신통을 얻고 사문의 결과를 이루어 열반에 이르렀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위의 두 가지 일을 버리고 지극히 요긴한 도를 닦아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라아훌라와 카아샤파와 용과

두 가지 어려움과 대애도와

비방과 비방 아님과 범천의 청

두 가지 일은 마지막에 있다.)

 

三.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석제환인(釋帝桓因)은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사뢰었다.

“어떻게 하면 비구는 애욕을 끊어 마음의 해탈을 얻고 영원히 안온한 곳에 이르러 아무 걱정이 없이 천상, 인간의 공경을 받게 되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석제환인이여, 만일 어떤 비구로서 이 공(空)의 법을 듣고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이해하면, 일체 모든 법을 깨달아 여실히 알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몸이 감각하는 괴롭고 즐거운 법과,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는 법은 몸에 있어서 모두 항상되지 않아서 공(空)으로 돌아간다고 관(觀)한다.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법의 변하는 것을 관한 뒤에는 곧 어떤 생각도 일으키지 않는다.

이미 아무 생각이 없으면 곧 두려움이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으면 곧 열반에 든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여실히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어 마음의 해탈을 얻고 영원히 안온한 곳에 이르러 아무 걱정이 없이 천상, 인간의 공경을 받는다는 것’이니라.”

석제환인은 세존 발에 예배한 뒤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 때에 존자 마하아 모옥갈라아나는 세존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하고 앉아 몸과 뜻을 바로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까 그 석제환인은 도의 자취를 보고 그렇게 물었던가, 도의 자취를 보지 못하고 그렇게 물었던가, 나는 이제 시험해 보리라.’

그 때에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곧 신통으로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에 三十三천으로 갔다. 석제환인은 마하아 모옥갈라아나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맞으면서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존자 마하아 모옥갈라아나님, 존자는 오래간만입니다. 존자와 함께 법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여기 앉으십시오.”

이 때에 모옥갈라아나는 석제환인에게 물었다.

“세존께서 너를 위해 애욕을 끊는 법을 말씀하셨다. 나도 그것을 듣고 싶다. 지금 곧 나를 위해 그것을 말해 달라.”

석제환인은 말하였다.

“나는 지금 여러 가지 하늘 일이 너무 많습니다. 내 개인의 일도 있고 혹은 여러 하늘들의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까 들은 것을 다 잊어버렸습니다. 모옥갈라아나님, 옛날에 나는 아수라들과 싸운 일이 있습니다. 그날 우리 하늘은 이기고 아수라는 졌습니다.

그 때에 나는 몸소 나아가 싸웠습니다. 그래서 여러 하늘들을 거느리고 이내 천궁(天宮)으로 돌아와 최승강당(最勝講堂)에 앉았습니다.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에 최승강당이라 하였습니다.

이 강당은 층계의 난간은 행렬을 이루었고 난간과 난간은 서로 이어졌으며, 낱낱 층계 머리에는 七백 누각이 있고 낱낱 누각에는 천녀 일곱 명씩이 있으며 한 천녀에게는 몸[使人]종 일곱 명씩이 있습니다. 원컨대 존자 모옥갈라아나님은 거기 가서 보십시오.”

그 때에 석제환인과 바이슈라마나[毘舍門] 천왕은 존자 모옥갈라아나를 앞세우고 최승강당으로 갔다.

석제환인과 바이슈라마나 천왕은 모옥갈라아나에게 말하였다.

“이것이 최승강당입니다. 두루두루 구경하십시오.”

모옥갈라아나는 말하였다.

“천왕들이여, 이 강당은 참으로 묘하고 아름답다. 그대들이 전생에 복을 지었기 때문에 이런 보배 강당이 저절로 된 것이다. 마치 인간 세상에서 조그만 즐거운 일이 있어도 서로 경화하는 것처럼, 이 하늘 궁전도 그것과 다를 것이 없다. 다 전생에 복을 지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 때에 석제환인의 좌우에 있던 천녀들이 제각기 달아 나간 곳을 알 수가 없었다. 마치 인간 세상에서 꺼리는 일이 있으면 모두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그 때에 석제환인이 데리고 있던 천녀들이 마하아 모옥갈라아나가 오는 것을 보고 제각기 내달아 숨어 버리는 것도 그와 같았다. 때에 모옥갈라아나는 생각하였다. ‘이 석제환인은 매우 음탕하다. 나는 그를 놀라게 하리라.’

그 때에 모옥갈라아나는 곧 오른 다리로 땅을 누르매 그 궁전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석제환인과 바이슈라마나 천왕은 모두 두려워 온 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그리하여 생각하였다. ‘이 마하아 모옥갈라아나는 큰 신통이 있어서 이 궁전을 여섯 가지로 진동시킨다. 매우 기특하여 전에 없던 일이다’고. 이 때에 마하아 모옥갈라아나는 생각하였다. ‘이 석제환인은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 나는 이제 그 깊은 이치를 물으리라’고.

“석제환인이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 애욕을 제하는 법은 어떤 것인가. 지금이 바로 그것을 말할 때다. 바라건대 우리를 위해 말하라.”

석제환인은 대답하였다.

“모옥갈라아나님, 나는 세존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여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함이 없는 곳에 이르러 아무 괴로움이 없고 천상, 인간의 존경을 받나이까’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석제환인이여, 어떤 비구는 법을 듣고는 전연 집착이 없고 또한 색(色)을 탐내지 않고, 모든 법은 아무 것도 없는 줄을 깨닫고는,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은 항상되지 않다고 관찰하여, 그것을 남김없이 모두 없애지마는 또한 아주 없어지는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관찰하고는 전연 집착이 없고 세상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또 두려움이 없게 되어 곧 열반을 얻는다. 그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받지 않을 줄을 여실히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고 마침내 함이 없는 곳에 이르러 아무 괴로움이 없고 천상, 인간의 존경을 받는 것이라 한다’고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에 나는 이 말씀을 듣고 세존 발에 예배한 뒤, 세 번 돌고 물러 나와 천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때에 존자 마하아 모옥갈라아나는 석제환인과 바이슈라마나에게 깊은 법을 자세히 해설하고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에 三十三천에서 사라져 곧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으로 돌아왔다. 그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여래께서는 전에 석제환인에게 애욕을 제하는 법을 말씀하셨다 하옵는데,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다시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알라. 석제환인은 내게 와서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내게 그 뜻을 물었었다. 즉 ‘세존이시여, 비구는 어떻게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나이까’고. 나는 석제환인에게 ‘석제환인이여, 만일 어떤 비구가 모든 법은 공해서 아무 것도 없고 또한 집착할 것이 없으며, 또 항상 됨이 없어 남음이 없이 모두 사라질 줄을 알되, 또한 아주 없어지는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관찰하고는 전연 집착이 없고 세상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그는 이렇게 관찰하고는 거기에 전연 집착하지 않고 세상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다시는 두려움이 없게 된다. 이미 두려움이 없으면 곧 열반에 이르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여실히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는다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 때에 석제환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배하고 곧 물러가 천상으로 돌아갔느니라.“

그 때에 마하아 모옥갈라아나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四.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의 어떤 두 생물은 우뢰와 번개와 벼락 치는 것을 보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두 생물이란 하나는 짐승의 왕 사자요, 또 하나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어떤 두 생물은 세상에서 우뢰와 번개와 벼락 치는 것을 보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을 배우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어 사람의 지혜를 없게 한다. 그 두 가지 법이란, 하나는 나보다 나은 이에게 묻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다만 잠에만 빠져 노력할 뜻이 없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어떤 두 가지 법은 사람의 지혜를 없게 한다’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법이 있어 사람으로 하여금 큰 지혜를 이루게 한다. 그 두 가지 법이란, 하나는 남에게 이치 묻기를 좋아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잠에 빠지지 않고 노력할 뜻을 가지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어떤 두 가지 법은 사람으로 하여금 큰 지혜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다. 마땅히 그 나쁜 법을 멀리 떠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어 사람으로 하여금 빈천하여 재물이 없게 한다. 그 두 가지 법이란, 어떤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볼 때에는 곧 그것을 금해 못하게 하는 것과 스스로도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어떤 두 가지 법은 사람으로 하여금 빈천하여 재물이 없게 한다’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법이 있어 사람을 부귀하게 한다. 그 두 가지 법이란, 하나는 어떤 사람이 남에게 보시하는 것을 보면 그 기쁨을 도와주는 것과, 그리고 스스로도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어떤 두 가지 법은 사람을 부귀하게 한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보시하기를 배우고 탐심을 가지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七.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어 사람으로 하여금 빈천한 집에 태어나게 한다. 그 두 가지 법이란, 하나는 부모와 여러 어른에게 효순 하지 않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나 보다 나은 이를 받들어 섬기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두 가지 법이 있어 사람으로 하여금 빈천한 집에 태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다시 두 가지 법이 있어 사람을 호귀(豪貴)한 집에 나게 한다. 그 두 가지 법이란 하나는 부모와 형제와 친척들에게 공경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사람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서 보시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두 가지 법이 있어 사람을 호귀한 집에 나게 한다’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八.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수심(須深)이라는 바라문의 딸은 존자 마하아 카우슈틸라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카우슈틸라에게 아뢰었다.

“우다카 라아나푸트라와 알라카 라아마는 마침내 이 깊은 법 안에서 교화를 받지 못하고 각각 목숨을 마쳤습니다. 세존께서는 그 두 사람에게 예언하시기를 ‘한 사람은 불용처(不用處)에 나고 한 사람은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에 날 것이다. 또 그 두 사람은 거기서 다시 목숨을 마치면 한 사람은 변두리의 국왕이 되어 헤아릴 수 없이 사람을 죽일 것이요, 한 사람은 날개 있는 사나운 삵[狸]이 되어 다른 날짐승, 길짐승들은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그 사람은 언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리라’고는 예언하시지 않으셨는데,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이 말을 들은 존자 카우슈틸라는 수심 여인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그것을 말씀하지 않으신 것은 그 이유를 묻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그 사람이 언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리라고는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지금은 세존께서 열반에 드셨기 때문에 그 이유를 물을 수 없거니와 만일 세상에 계신다면 가서 그 이유를 묻겠습니다. 지금 존자 카우슈틸라께서는 나를 위해 그 사람은 언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것인가를 말씀하여 주소서.”

그 때에 존자 카우슈틸라는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갖가지의 과보가 같지 않아서

중생이 가는 곳도 또한 그렇네

스스로도 깨닫고 남도 깨닫게 하는

그러한 말재주가 내게는 없다.

 

선정과 지혜와 해탈의 변설은

본래의 하늘 눈의 신통을 기억하여

괴로움의 근본을 모두 끊나니

그러한 말재주가 내게는 없네.

 

그 때에 수심 여인도 곧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러한 지혜 있고

질박하고 곧으며 티와 때 없고

용맹스러워 항복 받을 것 받아

대승(大乘)의 해야 할 일 행하시었네.

 

존자 카우슈틸라는 다시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런 마음 갖기는 매우 어렵네

그것은 모든 법의 요지를 얻고

하기 어려운 일도 능히 이루어

뛰어난 일을 향하여 나아가리.

 

그 때에 존자는 수심 여인을 위해 중요한 법을 자세히 설명하여 그 마음을 기쁘게 하였다. 그 여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이내 물러갔다.

때에 수심 여인은 존자 카우슈틸라의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九.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존자 마하아 카아타아야나는 바나의 깊은 못 곁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놀았다. 존자 카아타아야나의 명성은 四방에 멀리 퍼졌다.

그 때에 존자 장로 간다 바라문도 거기서 돌아다니면서 교화하고 있었다. 간다 바라문은 ‘존자 카아탸아야나가 그 못 곁에서 五백 비구를 데리고 노는데, 그는 공덕을 두루 갖추었다’는 말을 듣고 ‘나는 저에게 가서 문안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 때에 상색(上色) 바라문은 五백 제자를 데리고 존자 카아탸아야나에게 가서 문안하고 한쪽에 앉아, 존자 카아탸아야나에게 물었다.

“카아탸아야나의 행동은 법답지 않다. 나이 젊은 비구로서 덕망이 높은 우리 바라문에게 예배하지 않는구나.”

카아탸아야나는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알라. 저 여래,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께서는 두 가지 처지를 말씀하셨다. 그 두 가지 처지란 첫째는 늙은이의 처지요, 둘째는 젊은이의 처지이니라.”

바라문은 물었다.

“어떤 것이 늙은이의 처지며, 어떤 것이 젊은이의 처지인가.”

카아탸아야나는 말하였다.

“가령 바라문으로서 나이 八十, 九十이 되었더라도 그가 음욕을 그치지 않고 온갖 나쁜 짓을 행하면 그 바라문은 비록 늙었다 하더라도 아직 젊은 처지에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것을 아직 젊었으면서 늙은 처지에 있다고 하는가.”

“바라문이여, 만일 어떤 비구로서 나이는 二十혹은 三十, 四十이더라도, 음욕을 익히지 않고 나쁜 짓을 행하지 않으면 바라문이여, 그것은 나이는 젊었으나 늙은이의 처지에 있는 것이라 한다.”

“이 대중 가운데 혹 어떤 비구로서 음욕을 행하지 않고 나쁜 짓을 행하지 않는 이가 있는가.”

카아탸아야나는 말하였다.

“우리 대중 가운데에는 어떤 비구도 음욕을 익히거나 나쁜 짓을 행하는 사람은 없느니라.”

때에 바라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여러 비구들 발에 절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지금 나이는 젊었으나 늙은이의 처지에 있고 나는 지금 나이는 늙었으나 젊은이의 처지에 있습니다.”

그 바라문은 다시 카아탸아야나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말하였다.

“나는 지금 카아탸아야나님과 비구승에게 귀의하여 목숨을 마칠 때까지 살생하지 않겠습니다.”

카아탸아야나는 말하였다.

“너는 지금 내게 귀의하지 말라. 내가 귀의하는 곳으로 너도 따라가야 한다.”

바라문은 물었다.

“존자 카아탸아야나님은 누구에게 귀의합니까.”

때에 존자 카아탸아야나는 곧 꿇어앉아 여래께서 열반하신 곳을 향하여 말하였다.

“석씨의 아들로서 집을 나와 도를 배우셨다. 나는 언제나 그분에게 귀의한다. 그리고 그 분은 곧 내 스승님이시다.”

바라문은 물었다.

“그 사문 고오타마께서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나는 뵈옵고 싶습니다.”

“그 여래께서는 이미 열반에 드셨다.”

“만일 그 여래께서 세상에 계셨다면 나는 백천 요오자나라도 가서 문안드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여래께서 열반에 드셨지마는 나는 지금 거듭 부처님과 법과 중에게 귀의하여 예배하옵고, 목숨이 다할 때까지 다시는 살생하지 않겠습니다.”

그 때에 상색 바라문은 존자 카아탸아야나의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十.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 두 사람이란 첫째는 법을 연설하는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렵고, 둘째는 법을 들어 받아 가지고 받들어 행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렵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두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법을 연설하기를 배우고 법을 듣기를 배우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十一.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에 노닐으시다가 차차 바이샤알리로 오셔서, 바이샤알리 북쪽에 있는 암라파알리 동산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암라파알리 여자는 세존께서 그 동산에 오셔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우보(羽寶)로 꾸민 수레를 타고 바이샤알리를 나와, 좁은 길 어귀에서 바로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가다가 수레에서 내려 세존께 나아갔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멀리서 그 여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들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삿된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

그 여자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지극히 묘한 법을 말씀하셨다. 그 여자는 세존께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비구 중들과 함께 저의 청을 받아 주소서.”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으셨다. 그 여자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으신 줄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오던 길로 돌아갔다.

그 때에 바이샤알리의 남, 녀, 노, 소는 세존께서 암라파알리 동산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시다는 말을 들었다. 때에 그 성의 五백 동자는 우보로 꾸민 갖가지 수레를 탔는데 옷과 일산과 깃발과 시종들도 다 희었다. 혹은 붉은 수레에 붉은 말을 탔는데 옷과 일산과 깃발과 시종들도 다 붉었다. 혹은 푸른 수레에 푸른 말을 탔는데 옷과 일산과 깃발과 시종들도 다 푸르렀다. 혹은 누른 수레와 누른 말을 탔는데 옷과 일산과 깃발과 시종 들다 다 누렇다. 그 위용(威容)이 장엄하기는 마치 왕의 행차와 같았다.

그들은 바이샤알리에서 나와 세존이 계신 곳으로 향하다가 수레를 달려 성안으로 들어가는 그 여자를 도중에서 만났다. 그 때에 동자들은 그 여자에게 물었다.

“너는 여자로서 마땅히 수줍어해야 할 것이어늘, 어찌 소를 때리고 수레를 몰아 성안으로 달려가는가.”

그 여자는 대답하였다.

“여러분, 아십시오. 나는 내일 부처님과 비구 중을 청하였습니다. 그래서 수레를 타고 달려가는 것입니다.”

“우리도 부처님과 비구 중에게 공양을 드리고자 한다. 지금 너에게 순금 천냥을 줄 것이니 내일만은 우리로 하여금 공양하도록 하라.”

“그만두시오 귀공자님들, 나는 승낙할 수 없습니다.”

“너에게 二천냥, 三천냥, 四천, 五천 내지, 백천냥 금을 줄 것이니, 부디 승낙하여 내일 우리들로 하여금 부처님과 비구 중에게 공양하도록 하라.”

그 여자는 대답하였다.

“나는 승낙할 수 없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세존께서는 늘 ‘세상 사람은 두 가지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그 두 가지란 재물에 대한 희망과 목숨에 대한 희망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나를 내일까지 보장하겠습니까. 내가 먼저 여래를 청하였으니 지금 곧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때에 그 동자들은 각기 손을 흔들면서 말하였다.

“우리들 따위는 저 여자만도 못하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서로 갈라졌다.

때에 동자들은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세존께서는 동자들이 온 것을 보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동자들의 위엄스런 거동과 복장을 보라. 제석천이 나가 놀 때와 다름이 없구나.”

세존께서는 동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가장 보기 어려운 두 가지 일이 있다. 그 두 가지 일이란 첫째는 은혜를 갚을 줄 아는 것이요, 둘째는 큰 은혜는 말할 것도 없고 조그만 은혜라도 잊지 않는 것이다. 동자들이여, 이것이 ‘세상에는 가장 보기 어려운 두 가지 일이 있다’는 것이다.

동자들이여, 알라. 은혜 갚기를 생각하고 또 큰 은혜는 말할 것도 없이 조그만 은혜라도 잊지 않을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은혜를 알아 갚을 줄 알고

항상 생각해 남에게 가르치면

지혜로운 이 공경해 모시고

천상, 인간에 그 이름 들리리.

 

“그러므로 동자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할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세존께서는 동자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자세히 말씀하셨다. 그들은 듣고는 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이내 물러나 떠났다.

그 때에 그 여자는 그날 밤으로 갖가지 맛난 반찬과 음식을 장만하고 앉을 자리들을 펴고, 이른 아침에 세존께 나아가 사뢰었다.

“때가 되었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누추한 집이지만 왕림하소서.”

때에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바이샤알리로 들어가 그 여자 집에 이르렀다. 그 여자는 세존께서 좌정하신 것을 보고 손수 음식을 받들어 부처님과 비구 중들에게 올렸다. 부처님과 비구 중들이 공양을 마치자 맑은 물을 돌린 뒤에, 다시 금으로 꾸민 조그만 평상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아 사뢰었다.

“이 암라파알리 동산을 여래님과 비구 중에게 바쳐, 미래와 과거와 현재의 스님들로 하여금 여기서 지내시게 하겠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동산을 받아 주소서.”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 여자를 위해 곧 그 동산을 받으셨다. 그리고 곧 다음과 같이 축원하셨다.

 

과수원으로 시원한 것 베풀고

다리를 놓아 사람 건너게 하며

길가마다에 변소를 지어

사람들로 하여금 고달픔 쉬게 하며

 

낮이나 밤이나 안온을 얻어

그 받는 복 헤아릴 수 없으리니

모든 법과 계행을 이루게 되어

죽어서는 반드시 천상에 나리.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곧 일어나 떠나셨다.

그 때에 그 여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애욕 끊는 법과 사자 왕과

지혜롭지 못한 일과 재물 적은 일

가난한 집과 수심 여자와

카아탸아야나와 설법과

그리고 암라파알리 여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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