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증일아함경

증일아함경 제36권

다르마 러브 2012. 7. 17. 10:36

 

증일아함경 제 三十六권

 

제 四十二 팔난품(八難品)

一.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범부들은 설법하는 때를 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한다. 비구들이여, 알라. 여덟 가지 듣지 못하는 때가 있어 사람이 수행하지 못한다. 여덟 가지란 무엇인가.

여래가 세상에 나와 널리 설법하면 열반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지옥에 난 중생은 그 여래가 행한 바를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첫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나올 때에는 널리 설법한다. 그러나 축생에 난 중생은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둘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나올 때에는 널리 설법한다. 그러나 아귀에 난 중생은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셋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나올 때에는 널리 설법한다. 그러나 장수천(長壽天)에 난 중생은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이것이 넷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나올 때에는 널리 설법한다. 그러나 변방에 난 중생은 성현을 비방하고 온갖 삿된 업을 짓는다. 이것이 다섯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나와 널리 설법하면 열반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생은 중앙국에 났으나 여섯 가지 감관이 완전하지 못하고 또 선, 악의 법을 분별하지 못한다. 이것이 여섯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나와 널리 설법하면 열반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생은 중앙국에 났고 또 여섯 가지 감관이 완전하여 이지러짐이 없으나 그는 삿된 소견을 가져 '사람도 없고 보시도 없으며 받는 이도 없다. 선, 악의 갚음도 없고 금생, 후생도 없으며 부모도 없다. 또 사문이나 바라문들로서 아라한이 되어 스스로 증득하여 즐겁게 노는 사람도 없다'고 한다. 이것이 일곱째 어려움이다.

또 여래가 세상에 나오지 않고 또 설법하여 열반에 이르게 하지 않더라도 중생은 중앙국에 나서 여섯 감관을 완전히 갖추고 능히 법을 듣고 총명하고 재주가 많아 법을 들으면 곧 이해하며 바른 소견을 닦아 '물건도 있고 보시도 있으며 받는 이도 있다. 선, 악의 갚음도 있고 금생, 후생도 있다. 세상에는 사문이나 바라문들로서 바른 소견을 닦아 아라한을 증득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것이 여덟째 어려움으로서 범행을 닦는 사람이 수행할 바가 아니니라.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여덟 가지 어려움이 있어 범행을 닦는 사람이 수행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한 가지 조건이 있어 범행인이 수행하는 것이다. 그 한 가지란 이른바 여래가 세상에 나와 널리 설법하여 열반에 이를 수 있고, 또 그 사람은 중앙국에 나서 지혜와 변재와 총명이 있어 부딪치는 사물마다 모두 통달하며 바른 소견을 닦고 선, 악의 법을 분별하여 '금생도 있고 후생도 있다. 세상에는 사문이나 바라문들로서 바른 소견을 닦아 아라한을 증득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것이 이른바 '범행을 닦는 사람이 한 법을 수행하여 열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한 가지가 아닌 여덟 가지 어려움은

사람이 도를 얻지 못하게 한다

지금 바로 현재에 있으면

세상에서 부처를 만날 수 없다.

 

마땅히 바른 법 배워야 하고

또 그것을 잃어버리지 말라

지나간 일들만 돌이켜 생각하면

곧 지옥 속에 떨어지리.

 

여기서 탐욕을 끊어 없애고

그 바른 법을 고요히 생각하고

나고 죽는 근본을 아주 끊으면

끊기어 사라질 때가 없으리.

 

여기서 탐욕을 끊어 없애고

그 바른 법을 고요히 생각하고

나고 죽는 근본을 아주 끊으면

이 세상에 오래 존재하리라.

 

이미 받아 난 사람 몸으로

바르고 참된 법을 잘 분별하여

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여덟 가지 어려움에 떨어지리라.

 

이제 여덟 가지 어려움 말했나니

이것은 부처 법의 중요한 행이다

한 가지 어려움도 그 괴롭기

마치 바다에 뜬 널판 같아라.

 

비록 한 가지 어려움을 떠날

그럴 이치가 있기는 하더라도

만일 하나의 네 가지 진리 잃으면

영원히 바른 길을 떠나게 되리.

 

그러므로 마음을 오로지하여

묘한 이치를 고요히 생각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바른 법 들으면

곧 함이 없는 곳을 얻게 되리라.

 

"그러므로 비구들은 부디 여덟 가지 어려운 곳을 떠나 거기 나기를 원하지 말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다.

 

二.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덟 가지 큰 지옥이 있다. 여덟이란, 첫째는 도로 살이[還活] 지옥이요, 둘째는 검은 밧줄[黑繩] 지옥이며, 셋째는 서로 해침[等害] 지옥이요, 넷째는 울음[涕哭] 지옥이며, 다섯째는 큰 울음[大涕梏] 지옥이요, 여섯째는 아비 지옥이며, 일곱째는 불꽃[炎] 지옥이요, 여덟째는 큰 불꽃[大炎] 지옥이니 비구들이여, 이와 같은 여덟 큰 지옥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도로 살이, 검은 밧줄

서로 해침, 두 울음

다섯 역적은 아비 지옥

불꽃과 큰 불꽃.

 

이것이 여덟 지옥

거기서는 살 수 없다.

 

그 모두는 악을 지은 탓

열 여섯 작은 지옥 둘러쌌고

 

그리고 그 쇠 지옥은

모두 불에 타면서

 

한 요오자나 안은

뜨거운 불꽃 매우 사납다.

 

성 넷에 문 넷

그 안은 편편한데

쇠로 된 성이 있고

쇠판으로 덮었다.

 

"이것은 모두 중생들이 죄를 지은 갚음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한량없는 고통을 받게 하여 살과 피는 모두 없어지고 오직 뼈만 남아 있느니라.

무슨 이유로 도로 살이 지옥이라 하는가. 거기 있는 중생들은 몸이 꼿꼿해 움직이지 않고 고통에 시달리되 옮겨갈 수 없으며, 그 몸에는 살도 피도 없다. 그 때에 그들은 저희끼리 말한다.

'중생아, 도로 살라.'

그리하여 그 중생들은 곧 도로 살아난다. 이런 이유로 도로 살이 지옥이라 하느니라.

또 무슨 이유로 검은 밧줄 지옥이라 하는가. 그 중생들은 몸의 힘줄이 모두 밧줄로 화하고 톱으로 그 몸을 켠다. 그러므로 검은 밧줄 지옥이라 하느니라.

또 무슨 이유로 서로 해침 지옥이라 하는가. 그 때에 그 중생들은 모두 한 곳에 모여 서로 그 목을 베는데 이내 다시 살아난다. 이런 이유로 서로 해침 지옥이라 하느니라.

또 무슨 이유로 울음 지옥이라 하는가. 그 중생들은 선의 근본이 전연 없기 때문에 모발이 아주 없고 그 지옥 안에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면서 칭원하고 울부짖는 소리가 끊어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울음 지옥이라 하느니라.

또 무슨 이유로 큰 울음 지옥이라 하는가. 그 중생들이 그 지옥 속에서 받는 한량없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울부짖으면서 가슴을 치고 쥐어짜며 같은 소리로 외친다. 이런 이유로 큰 울음 지옥이라 하느니라.

또 무슨 이유로 아비 지옥이라 하는가. 그 중생들은 부모를 죽이고 부처의 탑을 부수며 중들과 사우고 그릇되고 뒤바뀐 소견을 익히면서 삿된 소견과 어울려 고칠 수가 없다. 이런 이유로 아비 지옥이라 하느니라.

또 무슨 이유로 불꽃 지옥이라 하는가. 그 지옥 중생들은 몸에서 연기가 나면서 몸이 모두 문드러진다. 그러므로 불꽃 지옥이라 하느니라.

또 무슨 이유로 큰 불꽃 지옥이라 하는가. 그 중생들은 그 지옥에서 남아 있는 죄인들을 전연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큰 불꽃 지옥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이여, 이런 이유로 여덟 큰 지옥이라 하느니라.

이 낱낱 지옥에는 열 여섯 작은 지옥이 있다. 그 이름은 우발 지옥, 발두 지옥, 구모두 지옥, 분타리 지옥, 미증유(未曾油) 지옥, 영무(永無) 지옥, 우혹(愚惑) 지옥, 축취(縮聚) 지옥, 도산(刀山) 지옥, 탕화(湯火) 지옥, 화산(火山) 지옥, 회하(灰河) 지옥, 형극(荊棘) 지옥, 불시(沸屎) 지옥, 검수(劍樹) 지옥, 열철환(熱鐵丸) 지옥이니 이것이 열 여섯 작은 지옥으로서 한량없는 중생들이 거기서 사느니라.

중생으로서 바른 소견을 헐고 바른 법을 비방하면서 멀리 떠나는 이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도로 살이 지옥에 난다. 중생으로서 살생하기를 좋아하는 이는 검은 밧줄 지옥에 난다. 중생으로서 소, 염소 따위를 잡는 이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서로 해침 지옥에 난다. 중생으로서 주지 않는 것을 가지고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이는 울음 지옥에 나느니라.

중생으로서 항상 음탕하기를 좋아하고 또 거짓말하는 이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큰 울음 지옥에 난다. 중생으로서 부모를 죽이고 절을 부수며 중들과 싸우며 성인을 비방하며 뒤바뀐 소견을 익히는 이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아비 지옥에 난다. 중생으로서 여기서 들은 말을 저기 가서 전하고 저기서 들은 말을 여기 와서 전하며 남에게 수단을 구하는 이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불꽃 지옥에 나느니라.

중생으로서 닥치는 대로 싸우고 남의 물건을 탐내며, 인색하고 미워하며 의심을 가지는 이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큰 불꽃 지옥에 나느니라.

중생으로서 온갖 잡된 업을 지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열 여섯 작은 지옥에 나느니라.

그 때에 옥졸은 그 중생들을 다루어 고통이 한량없다. 즉 혹은 팔을 끊고 다리를 끊으며 혹은 팔과 다리를 자른다. 혹은 코를 베고 귀를 베며 혹은 코와 귀를 벤다. 혹은 나무를 가져와 누르고 풀을 배 위에 얹으며 머리를 묶어 단다. 혹은 가죽을 벗기고 살을 베어 둘로 만들었다가 도로 합쳐 하나로 만든다. 혹은 다섯 가지로 발뒤꿈치를 베고 혹은 불에다 뒤지면서 굽고 혹은 쇠를 녹여 쏟으며 혹은 다섯 갈래로 찢고 혹은 몸을 늘이며 혹은 날카로운 도끼로 목을 베었다가 다시 살리되 반드시 인간에서 지은 죄가 없어진 뒤에 라야 거기서 나온다.

또 옥졸은 그 중생을 잡아다 큰 몽둥이로 몸을 부수고 등골 힘줄을 벗기며 칼나무 위로 몰아 올렸다가 다시 밑으로 몰아 내리면 쇠부리를 가진 까마귀가 그 살을 쪼아먹는다. 또 다섯 묵음으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다가 다시 들어 끓는 가마에 넣고 쇠꼬치로 그 몸을 지르고 바람이 그 몸에 불면 본래와 같이 다시 살아난다.

또 옥졸은 그 중생을 도산과 화산에 오르게 하여 잠깐도 그치지 못하게 하여 거기서 받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되, 반드시 인간에서 지은 죄가 모두 없어진 뒤에 라야 거기서 나온다.

그 때에 죄인은 뜨거운 재 지옥에 들어가기를 구해 받는 고통이 한량없고 거기서 나와서는 거슬린 가시 지옥으로 들어가 바람이 불면 그 고통은 한량이 없다. 또 거기서 나와 열시 지옥에 들어가면 유충들이 그 뼈와 살을 파먹는데 그 고통은 견딜 수가 없다. 거기서 다시 검수 지옥에 들어가면 그 몸이 찔리는 고통은 참을 수가 없다.

그 때에 옥졸은 그 중생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어디서 왔는가.'

죄인들은 대답한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지 모릅니다.'

'어디로 갈 것인가.'

'어디로 갈는지도 모릅니다.'

또 묻는다.

'무엇을 구하는가.'

그들은 대답한다.

'우리는 배고프고 목마름에 매우 괴로워 못 견디겠다.'

그 때에 옥졸은 뜨거운 쇠탄자를 그 입에 넣으면 몸이 타는 고통을 견딜 수가 없다. 그러나 그 죄가 없어진 뒤에 라야 목숨을 마친다.

그 때에 그 죄인들은 많은 지옥을 지나면서 거기서 수천 만년 동안 고통을 받은 뒤에 라야 나오게 되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그 때에 염라대왕은 '중생들로서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행하면 모두 이와 같은 죄를 받는다. 중생들로서 몸과 입과 뜻으로 선을 행하면 그들은 다 광음천에 날 것이다'고 생각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이 언제나 기뻐하기

마치 저 광음천에 사는 것 같고

지혜로운 이 언제나 두려워하기

마치 저 지옥에 사는 것 같다.

 

"비구들이여, 그 때에 죄인들은 염라대왕의 이런 분부를 들었다. 즉

'나는 언제나 옛날에 지은 죄를 모두 없앨 수 있을까. 그래서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사람의 몸을 받아 중앙국에 태어나면 착한 벗을 사귀고 부모와 함께 모여 불법을 독실히 믿고 여래 제자들 중에서 집을 떠나 도를 배워 현재에서 번뇌를 없애고 번뇌가 없게 될 것이다.'

그는 다시 지옥 중생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부지런히 노력해 여덟 가지 어려운 곳을 떠나고 중앙국에 태어나 착한 벗을 사귀고 범행을 닦아 소원을 이루어 본래의 서원을 잃지 말도록 하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만일 선남자, 선녀인으로서 여덟 큰 지옥과 열 여섯 작은 지옥을 떠나려 하면 부디 방편을 구해 여덟 가지 바른 도를 닦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다.

 

三.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이샤알리의 나씨 동산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시면서 세간에 나와 노닐으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바이샤알리를 돌아보시고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금 보는 저 바이샤알리

다시는 보지 못하겠구나

또 다시는 들어가지 못하리니

이제 하직을 고하고 떠나리라.

 

이 때에 바이샤알리의 사람들은 이 게송을 듣고 모두 근심에 잠겨 세존님 뒤를 따라 눈물을 떨어뜨리면서 저희끼리 말하였다.

"오래지 않아 여래님은 세상을 떠나시리니 이 세상은 광명을 잃겠구나."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쳐라 그쳐라. 근심하지 말라. 부서져야 할 물건은 부서지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것은 되지 않느니라. 나는 전에 네 가지 법으로써 깨달음을 얻었고 또 네 가지 무리들에게 그것을 가르쳤다.

네 가지란 무엇인가. '일체의 행은 덧없다.' 이것이 첫째 법이다. '일체의 행은 괴롭다.' 이것은 둘째 법이다. '일체의 행은 <나>가 없다.' 이것은 셋째 법이다. '열반은 완전히 사라짐이다.' 이것은 넷째 법의 근본이니라.

그러므로 여래는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날 것이다. 너희들은 이 네 가지 법의 근본을 알고 모든 중생들을 위해 그 뜻을 설명하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바이샤알리 사람들을 돌아가게 하려고 곧 큰 구덩이를 신통으로 만들고, 여래님은 비구들을 데리고 저쪽 언덕에 계시고 그 나라 사람들은 이쪽 언덕에 있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자기 바루를 허공에 던져 저쪽 사람들에게 주면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바루를 잘 공양하고 또 재주가 많은 법사(法師)를 공양하면 언제나 한량없는 복을 얻을 것이다."

세존께서는 그 바루를 주시고 곧 쿠쉬나가라로 가셨다. 그 때에 쿠쉬나가라의 五백여 역사(力士)들은 한 곳에 모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리는 다 같이 어떤 뛰어난 일을 하여 우리가 죽은 뒤에 이름이 멀리 퍼져 자손들에게 전해지도록 하자. 옛날의 쿠쉬나가라 역사들의 힘은 따르기 어려우리라."

조금 뒤에 다시 생각하였다.

'우리는 어떤 공덕을 지을까.'

그 때에 쿠쉬나가라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방정한 돌이 있었다. 길이는 백 二十 걸음이요, 넓이는 六十 걸음이었다.

"우리는 함께 이것을 세우자."

그들은 온 힘을 다해 세우려 하였으나 세울 수가 없었다. 움직이지 않는데 도저히 들 수는 없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거기 가셔서 말씀하셨다.

"동자(童子)들이여, 무엇 하려 하는가."

동자들은 사뢰었다.

"우리는 아까 이런 이야기를 하였나이다. '이 돌을 옮겨 대대로 이름을 전하자'고. 그러나 이레 동안이나 힘을 썼으나 아직 옮기지 못하였나이다."

"너희들은 나로 하여금 이 돌을 들게 해 보겠는가."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돌을 들어보소서."

그 때에 세존께서는 오른 손으로 그 돌을 들어 왼 손바닥에 놓았다가 다시 허공에 던졌다. 그 돌은 범천에까지 올라갔다. 그래서 그 역사들은 그 돌을 볼 수 없어 세존께 사뢰었다.

"그 돌은 지금 어디로 갔나이까. 우리는 모두 볼 수 없나이다."

"그 돌은 지금 저 범천 위에 있느니라."

"그 돌은 언제 이 남섬부주로 돌아오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비유로 말하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로 알게 된다. 만일 어떤 사람이 범천에 올라가서 그 돌을 들어 이 남섬부주에 던지면 十二년이 걸려야 여기 온다. 그러나 지금 여래는 위신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돌아 올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시자 그 돌은 곧 돌아와 공중에서 수백 가지 하늘 꽃을 뿌렸다.

그 때에 五백여 명 동자들은 멀리서 그 돌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제 자리에 있지 못하고 모두 흩어져 달아났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알아하리라."

 

세존께서는 왼 손을 펴 그 돌을 잡아 오른 손바닥에 세웠다. 그 때에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번 진동하고 허공의 신묘한 하늘들은 온갖 웃팔라 꽃을 흩었다.

그 때에 五백 동자들은 처음 보는 놀랍고 기이한 일이라고 찬탄하였다.

"여래님의 위신은 참으로 따를 수 없다. 이 돌은 길이가 백 二十 걸음이요 넓이가 六十 걸음인데 한 손으로 가만히 있게 하신다."

그들은 사뢰었다.

"여래께서는 어떤 힘으로 그 돌을 움직이시나이까. 신통의 힘이십니까, 지혜의 힘이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신통의 힘도 쓰지 않고 지혜의 힘도 쓰지 않는다. 나는 부모의 힘으로 이 돌을 가만히 있게 하였느니라."

"이상하나이다, 부모의 힘은 어떠하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너를 위해 비유로 말하리라. 지혜로운 이는 비유를 들면 스스로 아느니라. 동자들이여, 알라. 열 마리 낙타 힘은 한 마리 보통 코끼리 힘보다 못하고 또 열 마리 낙타와 한 마리 보통 코끼리 힘은 한 마리 가라륵 코끼리 힘보다 못하며 또 열 마리 낙타와 한 마리 보통 코끼리와 가라륵 코끼리 힘은 한 마리 구타연 코끼리 힘보다 못하니라.

또 열 마리 낙타와 한 마리 보통 코끼리와 내지 구타연 코끼리 힘도 한 마리 바마나 코끼리 힘보다 못하고, 또 그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가니류 코끼리 힘보다 못하며 또 그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우발 코끼리 힘보다 못하고 또 그런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발두마 코끼리 힘보다 못하며 또 그런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구무타 코끼리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마리 분타리 코끼리 힘보다 못하며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마리 향 코끼리 힘보다 못하니라.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마리 마가나극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사람 나라연의 힘보다 못하며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사람 전륜성왕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사람 아유월치의 힘보다 못하며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사람 보처(補處) 보살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보리수 밑에 앉은 한 보살의 힘보다 못하며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사람 여래가 부모에게 받은 몸의 힘보다 못하다. 나는 이제 부모의 힘으로 이 돌을 가만히 있게 하였느니라."

五백 동자들은 다시 사뢰었다.

"여래님의 신통 힘은 어떠하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옛날 내 제자에 모옥갈라아나라는 이가 있었다. 그는 신통이 제일이었다. 어느 때 그와 나는 비라야 대숲 동산에 있었다. 그 때에 그 나라에 흉년이 들어 사람들은 서로 잡아먹고 흰 뼈가 길에 가득하였었다. 그래서 집을 나와 도를 배우는 사람은 구걸해도 얻기 어려웠다. 제자들은 파리하게 여위어 기운이 빠졌고 마을 사람들도 모두 굶은 빛으로 의지할 곳이 없었다.

그 때에 모옥갈라아나는 내게 와서 말하였다.

'지금 이 비라야는 흉년이 들어 구걸할 곳이 없고 백성들은 굶주려 살 길이 없나이다. 저는 여래님께 직접 들었나이다. '이 땅 밑에는 저절로 된 지비(地肥)가 있어 매우 향기롭고 맛나다'고.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에게 허락하시어 그 지비를 끄집어내어 사람에게 먹게 하고 제자들도 기운을 얻게 하소서.'

나는 그 때에 모옥갈라아나에게 말하였다.

'땅 속의 고물 거리는 벌레들은 어디다 두려 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한 손을 변화시켜 땅 모양으로 만들고 한 손으로 지비를 뒤집어 내면 그 고물 거리는 벌레들은 다 제 자리에서 편안할 것입니다.'

'너는 무슨 신통으로 이 땅을 뒤집으려 하는가.'

'제가 이 땅을 뒤집기는 마치 어른이 한 개 나뭇잎 뒤집는 것 같아서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나는 다시 말하였다.

'그만 두어라, 그만 두어라. 모옥갈라아나야, 구태여 지비를 뒤집을 필요가 없다. 왜 그러냐 하면 중생들이 그것을 보면 모두 두려운 생각이 들어 온 몸의 털이 일어 설 것이요, 또 모든 부처님 절이 무너질 것이다.'

그 때에 그는 말하였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 제자들이 북구로주로 가서 걸식하는 것을 허락하소서.'

나는 그에게 말하였다.

'이 대중 가운데 신통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거기까지 가서 걸식하겠는가.'

그는 말하였다.

'신통이 없는 사람은 제가 데리고 가겠나이다.'

나는 말하였다.

'그만 두어라, 그만 두어라. 모옥갈라아나야, 제자들이 거기까지 가서 걸식할 것이 없다. 왜 그러냐 하면 미래 세상에도 이렇게 흉년이 들어 구걸해도 얻기 어렵고 사람들은 제 얼굴빛이 없을 것이다. 그 때에 장자나 바라문들은 비구들에게 너희들은 왜 북구로주로 가서 걸식하지 않느냐. 옛날의 석씨 제자들은 큰 신통이 있어 이런 흉년을 만나 모두 북구로주로 가서 걸식하여 스스로 구제하였었다. 그런데 지금의 석가 제자는 신통도 없고 사문의 위신의 행도 없다고 말할 것이다.

그래서 비구들은 가벼이 여김으로서 그 장자 거사들로 하여금 모두 교만한 마음을 가져 한량없는 죄를 받게 할 것이다. 모옥갈라아나야, 알라. 이런 이유로 저 비구들이 모두 저기 가서 걸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

동자들이여, 알라. 모옥갈라아나의 신통은 그 덕이 이와 같다. 그의 신통의 힘을 계산하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차서 빈틈이 없더라도 여래의 신통의 힘보다 못하기는 백 배, 천 배, 수억만 배나 되어 비유로써 견줄 수라 없느니라."

동자들은 사뢰었다.

"여래님 지혜의 힘은 어떠하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옛날 내게는 샤아리푸트라라는 제자가 있었다. 그는 지혜가 제일이었다. 세로와 가로가 八만 四천 요오자나나 되는 바다에 물이 가득 차 있고 또 높이가 八만 四천 요오자나가 되는 수미 산은 물에 들어간 것도 그와 같다. 또 남섬부주는 남, 북이 二만 一천 요오자나요, 동, 서가 七천 요오자나다. 이제 비교할 때에 그 네 바닷물을 먹으로 하고 그 수미산을 나무 껍질로 하고 남섬부주에 있는 초목을 붓으로 하여 삼천대천세계 백성들로 하여금 모두 샤아리푸트라 비구의 지혜를 쓰게 하려고 한다. 그런데 동자여, 알라. 그 네 바다 물의 먹이 다하고 붓이 다하고 사람들이 모두 다 죽도록 써도 샤아리푸트라 비구의 지혜는 다 쓸 수가 없느니라.

동자들이여, 이와 같이 그는 내 제자 중에서 지혜가 제일이어서 그 보다 뛰어 나는 이가 없었다. 그 샤아리푸트라 비구를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채워 빈틈이 없더라도 여래의 지혜에 비하면 백 배, 천 배, 수억만 배나 못해 비유로써 견줄 수 없다. 여래의 지혜는 이와 갔느니라."

그 때에 동자들은 다시 사뢰었다.

"혹 그 힘보다 더 큰 힘이 있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힘은 그 모든 힘보다 뛰어 난다. 그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무상(無常)의 힘이다. 오늘 밤중에 여래는 사알라 나무 밑에서 무상의 힘으로 세상을 떠날 것이다."

그 때에 동자들은 모두들 눈물을 떨어뜨리면서 말하였다.

"여래님의 돌아가심은 어찌 그리 빠르시나이까. 세상은 눈을 잃게 되었구나."

그 때에 바라타 장자의 딸 군다라계두 비구니는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나신다는 말을 들은지 이미 며칠이 지났다. 나는 세존님께 나아가 친히 뵈옵고 문안 드리리라.'

그 비구니는 곧 바이샤알리에서 나와 세존님께로 가다가 세존님께서 길에서 비구들과 五백 동자들을 데리고 막사알라 나무 사이로 가시려는 것을 보았다. 그는 세존님 앞에 나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사뢰었다.

"저는 세존님께서 오래지 않아 열반에 드실 것이라고 들었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바로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들것이다."

비구니는 사뢰었다.

"저는 집을 나와 도를 배우면서도 아직 소원을 이루지 못하였사온데 세존께서는 저를 버리고 열반에 드시려 하나이다. 원컨대 세존님께서는 미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저의 소원을 이루게 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괴로움의 근원을 생각하라."

"실로 괴롭나이다, 세존이시여. 실로 괴롭나이다, 여래시여."

"너는 무슨 이치를 알았기에 괴롭다고 말하는가."

비구니는 사뢰었다.

"나는 괴로움, 늙는 괴로움, 앓는 괴로움, 죽는 괴로움과 근심, 슬픔, 번민의 괴로움과 사랑을 떠나는 괴로움과 원수를 만나는 괴로움, 통틀어 말하오면 다섯 쌓임의 괴로움입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저는 이런 이치를 알았기 때문에 괴롭다고 말하나이다."

그 때에 비구니는 이 이치를 생각하고는 그 자리에서 세 가지 트인 지혜를 얻었다.

비구니는 사뢰었다.

"저는 차마 세존님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뵈올 수 없나이다. 원컨대 제가 먼저 죽는 것을 허락하소서."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그 때에 비구니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님 발에 예배하고 이내 그 앞에서 허공을 날으면서 열 여덟 가지 신통을 나타내었다. 다니기도 하고 앉기도 하며 거닐기도 하였다. 혹은 몸에서 연기를 내면서 자유로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여 걸림이 없었다. 혹은 물과 불을 내어 공중에 가득 채웠다.

그는 이렇게 무수한 신통을 나타내고는 곧 남음 없는 열반 세계에서 열반에 들었다. 그가 열반에 드는 날 八만 천자는 청정한 법눈을 얻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 중에서 첫째 비구니로서 지혜가 빠른 이는 이른바 군다라 비구니가 바로 그이니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사알라 나무 사이에 가서 나를 위해 자리를 펴되 머리를 북쪽으로 두게 하라."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는 세존님 분부를 받고 사알라 나무 사이로 가서 여래님을 위해 자리를 펴고는 세존님께 돌아 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사뢰었다.

"북쪽으로 머리를 두게 하고 자리를 폈나이다. 때를 알아하소서."

세존께서는 그 나무 사이로 가시어 펴놓은 자리로 가셨다.

그 때에 존자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무슨 이유로 여래께서는 자리를 펴되 북쪽으로 머리를 두게 하라고 하셨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가 죽은 뒤에 불법은 북천축(北天竺)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리를 펴되 북쪽으로 향하게 하였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세 가지 법복을 제정하셨다.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무엇 때문에 세존께서는 지금 세 가지 법복을 제정하시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장차 오는 세상의 단월 시주를 위하여 이 옷을 제정한다. 그들로 하여금 복을 받게 하기 위해 옷을 제정하는 것이다."

조금 있다가 세존께서는 입으로 五색 광명을 내어 사방을 두루 비추었다. 존자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무슨 이유로 지금 여래께서는 입으로 五색 광명을 내시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아까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아직 성도하기 전에는 오랫동안 지옥에 살면서 뜨거운 쇠탄자를 머금었고 혹은 초목을 먹고 이 네 가지 요소를 길렀다. 혹은 노새, 나귀, 낙타, 코끼리, 말, 돼지, 염소가 되었으며, 혹은 아귀가 되어 이 네 가지 요소를 기르면서 태를 받은 재앙을 겪었고 혹은 천상의 복을 받아 단 이슬을 먹었다. 그런데 나는 이제 여래가 되어 뿌리의 힘으로 도를 깨달아 여래의 몸을 이루었다.' 그런 이유로 입에서 五색 광명을 내는 것이니라."

또 조금 있다가 입에서 미묘한 광명을 내니 먼저 광명보다 더 훌륭하였다.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또 무슨 이유로 여래께서는 아까보다 더 훌륭한 광명을 내시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아까 생각하였다. '모든 부처 세존은 열반에 드신 뒤에는 그 끼친 법이 세상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였다.' 나는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무슨 방법으로 내 법을 세상에 오래 존재하게 할까. 내 몸은 금강과 같은 몸이다. 나는 이 몸을 부수어 겨자씨 만큼씩 만들어 세상에 널리 펴 장차 오는 세상으로 하여금 믿고 즐기게 하고 시주로서 내 얼굴을 보지 못한 이로 하여금 그것을 공양하는 인연을 가지게 하자.

그 복으로 말미암아 장차 네 가지 성의 집이나 네 천왕의 집이나 三十三천, 야마천, 도솔천, 화자재천, 타화자재천에 날 것이다. 또 그 복으로 말미암아 장차 욕심 세계, 형상 세계, 무형 세계에 날 것이다. 또는 수다원의 도, 사라함, 아나함, 아라한, 벽지불의 도나 혹은 부처의 도를 이룰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광명을 내는 것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몸소 상가아티이를 네 겹으로 접어 베고 오른쪽으로 누워 다리를 포개었다. 존자 아아난다는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또 스스로 한탄하였다.

"나는 아직 도를 이루지 못하고 번뇌에 묶여 있다. 그런데 지금 세존께서는 나를 버리고 열반에 드신다. 나는 누구를 의지해야 할까."

세존께서는 그런 줄을 알으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아난다 비구는 지금 어디 있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아아난다 비구는 지금 여래님 침대 뒤에서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어쩔 줄을 모르나이다. 또 스스로 한탄하기를 '나는 아직 도를 이루지 못하고 번뇌를 끊지 못하였다. 그런데 지금 세존께서는 나를 두고 열반하신다'고 하나이다."

세존께서는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그쳐라, 그쳐라. 아아난다야, 근심하지 말라. 대개 세상에 있는 물건으로서 없어져야 할 것은 아무리 변하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는 것이다. 부지런히 노력하여 바른 법 닦기를 생각하라. 그렇게 하면 오래지 않아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 번뇌 없는 행을 성취할 것이다.

과거의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에게도 그 시자가 있었고 또 미래의 항하의 모래 알 같은 부처에게도 그 시자가 있어 아아난다와 같을 것이다.

전륜성왕에게는 보기 드문 네 가지 법이 있다. 네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전륜성왕은 그 궁궐에서 나갈 때에는 보는 사람들로서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고 그 때에 전륜성왕의 무슨 명령이 있으면 듣는 사람은 모두 기뻐하였으며 또 그 명령을 듣고는 아무도 싫어하지 않았고 전륜성왕이 침묵하면 백성들은 그 침묵을 보고 또 기뻐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전륜성왕의 보기 드문 네 가지 법이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지금 아아난다에게도 네 가지 보기 드문 법이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만일 아아난다 비구가 잠자코 대중 가운데로 가면 그를 보는 사람은 모두 기뻐한다. 아아난다 비구의 무슨 말이 있으면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모두 기뻐하며, 잠자코 있어도 그러하다.

또 아아난다 비구는 네 가지 무리나 크샤트리야나 바라문에게로 가거나 국왕이나 거사들 가운데로 들어가면 그들은 모두 기뻐하고 공경하며 아무리 보아도 싫어하지 않는다. 만일 아아난다 비구의 무슨 말이 있으면 그 말을 듣고는 아무도 싫어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아아난다의 보기 드문 네 가지 법이니라."

그 때에 아아난다는 세존께 사뢰었다.

"여자들과는 어떻게 사귀어야 하나이까. 가령 비구들이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집집이 걸식하면서 그 복으로 중생들을 제도할 때 말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서로 보지 말고 보더라도 말하지 말며 만일 말하게 되거든 부디 마음을 온전히 가져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자들과는 사귀지 말고

또 서로들 말하지 말아라

만일 여자를 멀리 떠나면

곧 여덟 가지 어려움 떠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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