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증일아함경

증일아함경 제43권

다르마 러브 2012. 7. 17. 13:38

 

증일아함경 제 四十三권

 

제 四十七 선악품(善惡品)

 

一.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중생이 열 가지 법을 받들어 행하면 곧 천상에 날 것이요 또 열 가지 법을 행하면 곧 나쁜 세계에 날 것이며 또 열 가지 법을 행하면 열반 세계에 들어갈 것이다.

어떤 열 가지 법을 수행하면 나쁜 세계에 나는가. 이에 어떤 사람은 생물을 죽이고 도둑질하며 음탕하고 거짓말하며 비단말하고 나쁜말하며 이간질말로 싸움 붙이고 질투하며 성내고 삿된 소견을 낸다. 이것이 열 가지 법이니 어떤 중생이나 이 열 가지 법을 행하면 나쁜 세계에 들어가느니라.

어떤 열 가지 법을 수행하면 천상에 나는가. 이에 어떤 사람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으며 비단말하지 않고 나쁜말하지 않으며 이간질말로 싸움 붙이지 않고 질투하지 않으며 성내지 않고 삿된 소견을 내지 않는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열 가지 법을 행하면 곧 천상에 나느니라.

어떤 열 가지 법을 행하면 열반에 이르게 되는가. 이른바 열 가지 생각이니 부처를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며 비구 중을 생각하고 하늘을 생각하며 계율을 생각하고 보시를 생각하며 휴식을 생각하고 아나아파아나를 생각하며 몸을 생각하고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열 가지 법을 생각하면 열반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하늘이나 나쁜 세계에 나는 열 가지 법은 버리기를 생각하고 열반에 이르게 되는 열 가지 법은 잘 닦고 받들어 행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二.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악의 근본으로 말미암아 바깥 물건도 줄어 없어지거늘 하물며 안 법이겠는가.

열 가지 악이란 이른바 살생, 도둑질, 음행, 거짓말, 비단말, 나쁜말, 싸움 붙이는 이간질말, 질투, 성내어 해치는 마음과 삿된 소견을 가지는 것이니라.

살생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중생의 수명이 매우 짧아지고 도둑질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중생이 나자 곧 비천하게 되며 음행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중생의 가문이 순결하지 않고 거짓말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중생의 입이 냄새나고 깨끗하지 않으며 비단말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땅이 편편하지 않게 되고 이간질말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땅에 가시가 나며 나쁜 말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곡식이 풍성하지 않게 되며 성내어 해치는 마음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온갖 더러운 물건이 많고 삿된 소견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여덟 가지 큰 지옥이 스스로 생기느니라.

이 열 가지 악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바깥 물건으로 하여금 줄어 없어지게 하거늘 하물며 안 물건이겠는가.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열 가지 나쁜 법은 버리기를 생각하고 열 가지 좋은 법은 닦아 행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三.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여래께서는 참으로 이런 말을 하셨나이까. 즉 '내게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고 다른 이에게 보시하면 복을 적게 얻는다. 내 제자에게 보시하고 다른 이에게는 보시하지 말라.' 만일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여래님을 헐뜯는 것이 아니겠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소. 즉 '오직 내게만 보시하고 남에게는 보시하지 말라.'

대왕은 아시오. 나는 항상 이렇게 말하오. 즉 '만일 비구로서 바리에 남은 음식이 있어 물에 던지면 곤충들이 그것을 먹어도 오히려 복을 받겠거늘 하물며 사람에게 보시하여 복을 받지 않겠는가.' 대왕이여, 나는 다만 이렇게 말하오. '계율을 가지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은 계율을 범하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보다 그 복이 더 많다.'라고."

그 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앞으로 나아 와 사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계율을 가지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은 계율을 범하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보다 그 복이 배나 많을 것이옵니다."

왕은 다시 사뢰었다.

"니르그란타는 내게 와서 말하였나이다. '사문 고오타마는 환술(幻術)을 알아 세상 사람들을 능히 돌이킨다.' 세존이시여, 이 말이 사실이옵니까, 혹은 아니옵니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러하오, 대왕이여. 아까부터 말하는 것처럼 내게는 환술이 있어 능히 세상 사람들을 돌이키오."

왕은 사뢰었다.

"어떤 것이 돌이키는 환술이옵니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살생하는 이는 그 죄가 헤아리기 어렵지마는 살생하지 않는 이는 복이 한량이 없소. 도둑질하는 이는 받는 죄가 한량이 없지마는 도둑질하지 않는 이는 받는 복이 한량이 없소. 음탕한 이는 받는 죄가 한량이 없지마는 음탕하지 않는 이는 받는 복이 한량이 없소. 삿된 소견을 가진 이는 받는 죄가 한량이 없지마는 바른 소견을 가진 이는 받는 복이 한량이 없소. 내가 아는 환법이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오."

왕은 사뢰었다.

"만일 세상 사람이나 악마나 혹은 악마 하늘 등의 형상 있는 중생으로서 이 환술을 깊이 알면 큰 행복을 얻을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저 외도 이학들이 내 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나이다. 그리고 세존님의 네 무리는 언제나 네 궁중에 있기를 허락하여 그 필요한 것에 다라 공양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런 말 마시오, 왜 그러냐 하면 축생들에게 보시하여도 오히려 그 복을 받고 계율을 범하는 이에게 보시하여도 그 복을 받거늘, 더구나 계율을 가지는 이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한량이 없을 것이오.

외도 선인들에게 보시하면 一억의 복을 받고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 벽지불 및 부처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헤아릴 수 없을 것이오.

그러므로 대왕은 마땅히 마음을 내어 미래, 과거의 여러 부처와 그 성문 제자들을 공양하도록 하시오. 대왕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四.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많은 비구들은 식사를 마치고 모두 보회 강당에 모여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즉 이야기란 '의복, 장식, 음식의 이야기, 이웃 나라 도적들이 싸운 이야기, 술 마시고 음행 하는 다섯 가지 향락의 이야기, 노래, 춤, 놀이, 풍류의 이야기'등,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들이 한량없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하늘 귀로 비구들의 이런 이야기를 들으시고 곧 보회 강당으로 가시어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여기 모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저희들은 여기 모여 이런 쓸데없는 일들을 이야기하였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만 두라, 비구들이여. 그런 따위 이야기는 그만 두라. 왜 그러냐 하면 그런 이야기는 아무 의의가 없고 또 선한 법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이야기로 말미암아 범행을 닦을 수 없고 번뇌가 아주 사라진 열반을 얻을 수 없으며 사문의 평등한 길을 얻을 수 없느니라.

그것은 모두 세속 이야기로서 바른 길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 너희들은 이미 세속을 떠나 도를 닦는다. 그러므로 행을 무너뜨리는 그런 이야기를 생각할 것이 아니니라.

만일 너희들이 이야기하고 싶거든 열 가지 법의 공덕을 이야기하라. 열 가지란 어떤 것인가. 만일 정근하는 비구로서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고, 용맹스런 마음이 있으며, 많이 들어 남을 위해 설법하고, 두려움이 없으며, 계율을 완전히 갖추고, 삼매를 성취하며, 지혜를 성취하고, 해탈을 성취하며, 해탈한 지혜를 성취하는 것이다.

만일 너희들이 이야기하고 싶으면 이 열 가지 일을 이야기하여야 한다. 왜 그러냐 하면 그것은 일체를 윤택하게 하여 이익 되는 바가 많고 범행을 닦아 번뇌가 아주 사라진 하염없는 곳에 이르는 열반에의 요긴한 길이기 때문이니라.

너희들은 이제 선남자로서 이미 집을 떠나 도를 배운다. 그러므로 이 열 가지 일을 생각하여야 한다. 이 이야기는 바른 법의 이야기로서 나쁜 세계를 떠나는 것이니,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많은 비구들은 모두 보회 강당에 모여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즉, '지금 이 슈라아바스티이 성에는 곡식이 귀해 구걸하여도 얻기 어렵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몸은 음식을 의지해 보존할 수 있고 네 가지 요소는 마음의 생각하는 법을 의지하며 법은 선의 근본을 의지한다.'고 하셨다.

우리는 길을 나누어 따로따로 행걸하자. 그래서 행걸하는 사람이 아름다운 여자를 보면 즐거운 접촉을 갖게 되고 또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을 얻는 것도 좋지 않은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청정하여 흐림이 없는 하늘 귀로 멀리서 비구들의 이런 이야기를 들으시고 곧 보회 강당으로 가시어 대중 가운데 앉아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여기 모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지금 '슈라아바스티이 성은 행걸하여도 얻기 어렵다. 그러므로 길을 나누어 한 사람씩 차례로 행걸하면 때로는 아름다운 여자의 좋은 옷도 보고 또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도 얻을 수 있다.' 저희들은 바로 이런 이야기를 하였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행걸하는 비구로서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 네 가지 공양을 받고 또 빛깔, 소리, 냄새, 맛, 닿임을 얻으려고 하는가. 나는 항상 훈계하였다. '행걸에는 친할 것과 친하지 않아야 할 두 가지가 있다. 혹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을 얻더라도 그것이 나쁜 법을 더하고 좋은 법이 없으면 그것은 친하지 않을 것이요 만일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을 행걸해 얻어서 그것이 좋은 법을 더하고 나쁜 법을 더하지 않으면 그것은 친할 것이다.'

너희 비구들은 우리 법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 하는가. 너희들의 이야기는 바른 법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므로 그런 법은 버리고 다시는 생각하자 말라. 그것으로는 번뇌가 쉬고 번뇌가 아주 사라진 열반으로 갈 수는 없느니라.

너희들이 만일 이야기하려고 하거든 열 가지 법을 이야기하라. 열 가지 법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정근하는 비구로서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고 용맹스런 마음이 있으며 많이 들어 남을 위해 설법하고 두려움이 없으며 계율을 완전히 갖추고 삼매를 성취하며 지혜를 성취하고 해탈을 성취하며 해탈한 지혜를 성취하는 것이다.

너희들이 이야기하고 싶거든 이 열 가지 일을 이야기하라. 왜 그러냐 하면 그것은 일체를 윤택하게 하여 많은 이익이 있으며 범행을 닦아 번뇌가 아주 사라진 하염없는 열반 세계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니라.

그 이야기는 사문의 목적이다. 그것을 항상 생각해 마음에서 떠나지 않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많은 비구들은 모두 보회 강당에 모여 제각기 다른 주장을 하였다. 즉,

"이 슈라아바스티이 성은 걸식하여도 얻기 어려워 비구들이 편안히 살 곳이 못된다. 우리는 한 사람을 내세워 차례로 걸식하도록 하자. 그 행걸하는 비구는 능히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을 구하여 모자람이 없게 될 것이다."

그 때에 대중 가운데 어떤 비구는 말하였다.

"우리는 여기서 행걸할 수 없다. 모두 마가다 국으로 가서 거기서 행걸하자. 거기는 곡식이 풍성하고 음식이 매우 많다."

또 어떤 비구는 말하였다.

"우리는 그 나라에서 걸식할 수 없다. 왜 그러냐 하면 아자아타스트루 왕은 그 나라를 다스리면서 주로 비법을 행한다. 또 그는 부왕을 죽이고 데바닷타와 친구가 되어 있다. 그러므로 거기서 행걸할 수 없다."

또 어떤 비구는 말하였다.

"지금 저 구류사 국은 인민이 번성하고 재물과 보배가 많다. 거기 가서 행걸하자."

또 어떤 비구는 말하였다.

"우리는 거기서 행걸할 수 없다. 왜 그러냐 하면 악생왕(惡生王)이 그 나라를 다스린다. 그는 사납고 흉해 자비가 없으며 그 인민들도 사납고 거칠어 싸우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거기서 걸식할 수 없다."

또 어떤 비구는 말하였다.

"우리는 코오삼미이나 바아라아나시이 성의 우다야나 왕이 다스리는 곳으로 가자. 그는 불법을 독실히 믿어 뜻이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가 거기서 걸식하면 소원을 이룰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하늘 귀로 이 비구들의 이런 주장을 들으시고 곧 옷을 정돈하고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시어 한 가운데 앉아 물으셨다.

"너희들은 여기 모여 무슨 이야기를 하려 하며 또 무슨 일을 이야기하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저희들은 여기 모여 제각기 이렇게 이야기하였나이다. '지금 슈라아바스티이 성은 곡식이 귀하여 행걸하여도 얻기 어렵다. 모두 마가다 국으로 가서 거기서 행걸하자. 그 나라는 재물과 보배가 많아 구하는 것을 얻기 쉽다.'

그 중의 어떤 비구는 말하였나이다. '우리는 그 나라에서 행걸할 수 없다. 왜 그러냐 하면 그 아자아타스트루 왕은 거기서 다스리면서 주로 비법을 행한다. 또 그는 부왕을 죽이고 데바닷타와 친구가 되어 있다. 그러므로 거기서 행걸할 수 없다.'

또 어떤 비구는 말하였나이다. '지금 구류사 국은 인민이 번성하고 재물과 보배가 많다. 그 나라에 가서 걸식하자.'

또 어떤 비구는 말하였나이다. '우리는 거기서 걸식할 수 없다. 왜 그러냐 하면 악생왕이 거기서 다스리는데 그는 사람됨이 흉악하고 자비가 없어 싸우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거기서 걸식할 수 없다.'

또 어떤 비구는 말하였나이다. '우리는 코오삼미이나 바아라아나시이 성의 우다야나 왕이 다스리는 곳으로 가자. 그는 불법을 독실히 믿어 뜻이 흔들리지 않는다. 거기 가서 걸식하면 소원을 이룰 것이다.'

저희들은 여기서 이런 이야기를 하였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왕이 다스리는 그 나라를 칭찬하거나 비방하지 말고 또 그 왕들의 우열을 말하지 말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사람이 선과 악을 지으면

그 행의 근본에는 원인이 있다.

그들은 제각기 그 갚음 받아

마침내 없어짐이 있을 수 없다

 

모든 사람이 선과 악을 지으면

그 행의 근본에는 원인이 있다

선을 행하면 선의 갚음을 받고

악을 행하면 악의 갚음 받는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그런 생각으로 나라 일을 비판하지 말라. 그런 비판으로는 번뇌가 아주 사라진 열반 세계에 이를 수 없고 또 사문의 바른 행법을 얻을 수도 없다. 만일 그런 비판을 하려 한다면 그것은 바른 업이 아니니라.

너희들은 열 가지 좋은 일을 공부하여야 한다. 열 가지란 무엇인가. 그것은 정근하는 비구로서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고 용맹스런 마음이 있으며 많이 들어 남을 위해 설법하고 두려움이 없으며 계율을 완전히 갖추고 삼매를 성취하며 지혜를 성취하고 해탈을 성취하며 해탈한 지혜를 성취하는 것이다.

만일 너희들이 이야기하려 하거든 이런 열 가지 일을 이야기하라. 왜 그러냐 하면 그것은 일체를 두루 윤택하게 하고 범행을 닦아 번뇌가 아주 사라진 열반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니라.

너희들은 집을 나와 도를 배우면서 세속을 떠났다. 그러므로 그것을 부지런히 생각하여 마음에서 떠나지 않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七.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많은 비구들은 보회 강당에 모여 모두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지금 푸라세나짓 왕은 주로 비법을 행하고 거룩한 교훈을 범한다. 그래서 아라한의 도를 얻은 비구니를 모함하여 十二년 동안 궁중에 가두어 두고 정을 통하고 있다. 또 부처님과 법 과 비구 중을 섬기지 않고 아라한에 대해 독실히 믿는 마음이 없으니, 즉 부처님과 법과 성중에 대한 신심이 없다.

우리는 여기서 살지 말고 멀리 떠나야 한다. 왜 그러냐 하면 왕이 비법을 행하면 그 대신도 비법을 행할 것이요 대신이 비법을 행하면 그 좌우의 관리들도 비법을 행할 것이며 관리가 비법을 행하면 모든 백성들도 비법을 행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기 살지 말고 먼 나라로 가서 행걸하자.

그리고 또 그 나라의 교화된 풍속을 볼 수 있다. 교화된 풍속을 보면 특이한 곳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하늘 귀로 이 비구들의 이런 이야기를 들으시고 곧 그들에게로 가시어 한 복판에 앉아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여기 모여 무엇을 의논하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저희들은 여기서 의논하였나이다. '푸라세나짓 왕은 주로 비법을 행하고 거룩한 교훈을 범한다. 그래서 비구니를 모함하여 十二년 동안 깊은 궁중에 가두어 두고 정을 통하고 있다. 또 도인의 행은 세 세계를 뛰어 나는데 저 왕은 부처님과 법과 비구 중을 섬기지 않고 아라한에 대한 독실한 믿음이 없다. 그 마음이 없으면 곧 세 거룩한 분에게 마음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구태여 여기서 살지 말고 멀리 떠나 노닐자. 왜 그러냐 하면 왕이 비법을 행할 때에는 그 신하와 백성들도 악을 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의 풍속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나라 일을 이야기하지 말라. 먼저 내 몸을 단속하여 생각하고 살피며 헤아리고 분별하여야 한다. 그런 이야기란 지극한 이치에 맞지 않고 또 사람으로 하여금 범행을 닦아 번뇌가 아주 사라진 하염없는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먼저 자기 몸을 닦고 법다운 행을 불꽃처럼 일으켜 가장 거룩한 이에게 돌아가야 한다. 만일 비구로서 자기 몸을 닦고 법의 즐거움을 일으키면 그런 사람들은 바로 내 몸에서 난 사람이라 할 것이다.

비구로서 어떻게 법의 즐거움을 불꽃처럼 일으켜 거짓이 없이 가장 거룩한 이에게 귀의하는가. 이에 비구는 안으로 몸을 관찰하여 몸이라는 생각이 그치고 스스로 그 마음을 거두어 이지러운 생각을 버리면 근심과 걱정이 없어진다. 밖으로 그 몸을 관찰하여 몸이라는 생각이 그치고 스스로 그 마음을 거두어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면 근심과 걱정이 없어진다. 다시 안팎으로 몸을 관찰하여 몸이라는 생각이 그친다.

안으로 느낌을 관찰하고 밖으로 느낌을 관찰하며 안팎으로 느낌을 관찰하고, 안으로 마음을 관찰하고 밖으로 마음을 관찰하며 안팎으로 마음을 관찰함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다. 또 안으로 법을 관찰하고 밖으로 법을 관찰하며 안팎으로 법을 관찰하여 법이란 생각이 그치고 스스로 그 마음을 거두어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면 걱정이 없어지느니라.

이와 같이 비구는 능이 스스로 그 행을 불꽃처럼 왕성하게 하고 법의 즐거움을 일으켜 가장 거룩한 이에게 스스로 귀의한다. 만일 미래나 현재의 비구들로서 능히 스스로 불꽃처럼 일어나 그 행의 근본을 잃지 않으면 바로 내 몸에서 난 사람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만일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거든 열 가지 일을 이야기하라.

어떤 열 가지 일인가. 그것은 이른바 정근하는 비구로서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고 용맹스런 마음이 있으며 많이 들어 남을 위해 설법하고 두려움이 없으며 계율을 완전히 갖추고 삼매를 성취하며 지혜를 성취하고 해탈을 성취하며 해탈한 지혜를 성취하는 것이다.

너희들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거든 이 열 가지 일을 이야기하라. 왜 그러냐 하면 그것은 일체를 윤택하게 하여 이익이 많고 범행을 닦아 번뇌가 아주 사라진 하염없는 열반 세계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니라.

이 이야기는 사문의 목적이다. 그러므로 늘 생각해 마음에서 떠나지 않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八.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슈라아바스티이 성안에 있는 어느 장자는 라아훌라를 위하여 좌선하는 집을 지어 주었다.

그 때에 라아훌라는 며칠 동안 그 집에 머무르다가는 곧 세간에 나가 노닐었다. 때에 장자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가서 존자 라아훌라님을 뵈오리라.'

때에 장자는 라아훌라 방으로 갔다가 아무도 없이 텅비어 있는 것을 보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존자 라아훌라님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라아훌라님은 지금 세간에 나가 노닐고 있습니다."

장자는 말하였다.

"여러분, 다른 사람을 보내어 이 방에 머무르게 하십시오. 세존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과수원을 만들고 다리나 배를 만들며 길 가까이 뒷간을 만들어 그것으로 보시하면 항상 복을 받고 계법을 성취하여 죽은 뒤에는 천상에 난다.' 그래서 나는 라아훌라님을 위해 집을 지은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라아훌라님은 내 방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원컨대 여러분, 사람을 보내어 이 방에 머무르게 하십시오."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장자님 시키는 대로 하지요."

때에 비구들은 곧 어떤 비구를 보내어 그 방에 있게 하였다.

이 때에 존자 라아훌라는 생각하였다. '나는 세존님을 떠난 지 너무 오래다. 지금 가서 문안 드리리라.'

때에 존자 라아훌라는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잠깐 앉았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그는 어떤 비구가 그 방에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물었다.

"누가 내 방에 그대를 있게 하였는가."

그 비구는 대답하였다.

"여러 스님들이 나를 보내어 이 방에 있게 하였습니다."

때에 라아훌라는 도로 세존님께 나아가 그 사실을 자세히 사뢰었다.

"알 수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과연 스님들이 저의 방에 다른 도인을 보내어 있게 할 수 있겠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그 장자에게 가서 말하라. '내 몸과 입과 뜻의 행에 어떤 허물이 있었던가. 몸의 세 가지, 입의 네 가지, 뜻의 세 가지 허물이 없었는가. 장자는 먼저 내게 방을 주었는데 뒤에 다시 스님들에게 그것을 주었다.'라고."

라아훌라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장자의 집으로 가서 그에게 말하였다.

"내게 몸의 세 가지, 입의 네 가지, 뜻의 세 가지 허물이 없었는가."

장자는 대답하였다.

"나는 라아훌라님의 몸이나 입이나 듯의 허물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라아훌라는 말하였다.

"그러면 왜 내 방을 빼앗아 스님에게 주었는가."

장자는 대답하였다.

"나는 방이 비어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스님에게 보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때에 생각하였습니다. '존자 라아훌라님은 반드시 내 방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것을 보시했을 뿐입니다."

때에 라아훌라는 장자의 말을 듣고는 곧 도로 세존님께 나아가 그 사실을 자세히 사뢰었다.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빨리 챤타아를 쳐서 이 제타 숲 절에 있는 비구들을 모두 보회 강당에 모아라."

아아난다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비구들을 불러 모두 보회 강당에 모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청정한 보시를 설명하리라. 너희들은 잘 명심하라."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들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청정한 보시란 어떤 것인가. 비구들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에게 물건을 보시하고는 뒤에 도로 그것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주면 그것은 고른 보시가 아니요 평등한 보시가 아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의 물건을 빼앗아 성중에게 주었다가 그 성중에게서 도로 빼앗아 다시 다른 사람에게 주면 그것은 평등한 보시도 아니요, 또 청정한 보시도 아니니라.

비구들이여, 나는 지금 너희들에게 말한다. 주는 이는 준다고 생각하고 받는 이는 주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것은 평등한 보시가 아니니라.

만일 그 비구가 목숨을 마쳤다면 그는 그 방을 가지고 대중 가운데서 절차를 밟되 대중들에게 외쳐 알려야 한다.

'아무 비구가 목숨을 마쳤다. 지금 이 방을 여러분의 소유다. 누구를 여기 있게 하면 좋을까. 여러분의 분부를 따르겠다. 여러분, 지금 아무 비구에게 맡겨 그를 있게 하면 모두가 함께 승인하시겠는가.' 그래서 대중이 듣지 않으면 이렇게 두 번 세 번 말해야 한다.

만일 대중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허락하지 않는데 그것을 주면 그것은 평등한 보시가 아니요 곧 잡되고 흐린 물건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지금 그 방을 라아훌라에게 돌리나니 너는 이것을 깨끗이 받아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九.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의 칼란다카 대숲 동산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때에 존자 대균두(大均頭)는 한적한 곳에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앞, 뒤와 복판의 여러 가지 소견을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

그 때에 대균두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세존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지금 이 여러 가지 소견이 앞, 뒤에서 서로 응하나이다. 어떻게 하오면 이 소견들을 없앨 수 있겠사오며, 또 다른 소견을 생기지 않게 하겠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균두야, 그 소견은 생기는 곳이나 멸하는 곳이 모두 덧없어 괴롭고 공한 것이다. 균두야, 그런 줄 알고 그렇게 생각하라.

대개 그 소견에는 六十二종이 있다. 열 가지 선한 자리에 머물러 그 소견을 없애야 한다. 열 가지란 어떤 것인가.

균두야, '남은 살생하기를 좋아하지마는 나는 살생하지 않아야 하고 남은 도둑질하기를 좋아하지마는 나는 도둑질하지 않으며 남은 깨끗한 행을 범하지마는 나는 깨끗한 행을 행하고 남은 거짓말을 하지마는 나는 거짓말하지 않으며 남은 이간질하는 말을 하여 싸움을 붙이거나 비단말, 나쁜 말을 하거나 질투, 성냄, 삿된 소견을 가지지마는 나는 바른 소견을 가지자.'

균두야, 알라. 나쁜 길을 따라 바른 길을 만나고 삿된 소견을 쫓아 바른 소견에 이르며 삿됨을 돌이켜 바름으로 나아가려는 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자기가 물에 빠져 있으면서 남을 건네주려 하여도 마침내 그리 될 수 없는 것과 같이 자기가 열반에 들지 못하고서 남을 열반에 들게 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느니라.

마치 어떤 사람이 자기가 물에 빠지지 않고서 남을 건네주려 하면 그것은 그리 될 수 있는 것처럼, 자기가 반열반에 들고서 다시 남을 열반에 들게 하려면 그것은 그리 될 수 있느니라.

그러므로 균두야, 살생을 떠나고 살생하지 않아서 열반에 들며 도둑질을 떠나고 도둑질하지 않아서 열반에 들며 음행을 떠나고 음행 하지 않아서 열반에 들며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하지 않아서 열반에 들며 비단말을 떠나고 비단말을 하지 않아서 열반에 들며 추한 말을 떠나고 추한 말을 하지 않아서 열반에 들며 싸움 붙이기를 떠나고 싸움을 붙이지 않아서 열반에 들며, 질투를 떠나고 질투하지 않아서 열반에 들며 성냄을 떠나고 성내지 않아서 열반에 들며 삿된 소견을 떠나고 바른 소견을 얻어 열반에 들기를 생각하라.

균두야, 알라. 범부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있는가 내가 없는가. 내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가. 세상은 항상 된가, 항상 되지 않은가, 세계는 한정이 있는가, 한정이 없는가. 목숨이 곧 몸인가, 목숨과 몸은 다른가. 여래는 죽는가, 죽지 않는가. 죽음은 있는가, 죽음은 없는가, 누가 이 세계를 지었는가.'

이렇게 온갖 삿된 소견을 가져 '범천이 이 세계를 만들었는가, 땅 주인이 이 세계를 벌려 놓았는가. 범천이 중생들을 만들고 땅 주인이 이 세상을 만들었는가. 중생은 본래는 없던 것이 지금 있고 본래 있던 것이 곧 멸할 것인가.'고 하나니,

범부들은 들은 것도 없고 본 것도 없어 그렇게 생각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범천은 저절로 있게 되었다.>

이것은 범지들이 하는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소견 아니다.

다만 그들의 소견이니라.

 

<우리 주인은 연꽃을 내었고

그 꽃 속에서 범천이 났고

땅 주인은 범천을 내었다.>

저절로 났다는 말 맞지 않는다.

 

<땅 주인은 크샤트리야 종족과

범지들 종족의 부모이니라.>

그러면 어떻게 크샤트리야 아들이

다시 도로 범지를 내었겠는가.

 

그들이 난 곳을 더듬어 보면

저 모든 하늘들이 말하는 바의

그것은 모두 칭찬하는 말이거니

도리어 제 굴레에 쓰이느니라.

 

<저 범천이 사람을 내었고

땅 주인은 세상을 만들었다.>

혹은 <다른 이가 만들었다.>

이 말을 누가 있어 증명할 건가

 

성냄과 탐욕과 어리석음의

이 세 가지가 함께 어울려

마음은 자유를 얻지 못하면

<내 세상 훌륭하다.> 스스로 일컫는구나

 

하늘 신이 세상을 만들었거나

저 범천이 낸 것도 아니거늘

그런데도 범천이 만들었다 한다면

그것은 허망한 말이 아닌가.

 

그 자취 찾으면 갈래가 많아

진심을 말하자면 허망하니라

그 행이 각각 달라 같지 않거니

그러므로 그 행은 진실이 아니니라.

 

"균두야, 알아야 한다. 중생들은 그 소견이 같지 않고 그 생각은 각기 다르다. 그 여러 소견들은 모두 덧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그런 소견을 가지면 그것은 모두 덧없고 변하는 법이니라.

혹 남은 살생하더라도 우리는 살생을 떠나야 한다. 남은 비록 도둑질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멀리 떠나야 한다. 그래서 그런 행을 익히지 않고 마음을 오로지하여 어지럽지 않게 하며 깊이 생각하고 헤아려, 그 일어나는 삿된 소견과 내지 열 가지 나쁜 법을 모두 버리고 그 행을 익히지 않아야 하느니라.

남은 성을 내더라도 우리는 참기를 배우고 남은 질투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하며, 남은 교만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버리기를 생각하고 남은 스스로 칭찬하고 남을 헐더라도 우리는 스스로 칭찬하거나 남을 헐지 않으며, 남은 욕심이 많더라도 우리는 욕심이 적기를 배워야 하고 남은 계율을 범하더라도 우리는 그 계율을 닦아야 하느니라.

이 때에 균두는 여래님의 설법을 듣고는 한적한 곳에서 깊이 생각하고 헤아려 보았다. 그리고 선남자들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우려고 세 가지 법복을 입는 그 목적을 따라 위없는 범행을 닦았다. 그래서 생, 사는 이미 끝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여실히 알았다.

이 때에 균두는 이내 아라한이 되었다.

그 때에 균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十.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옥 중생으로 그 죄의 갚음을 받는 한정은 一겁이다. 그러나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다. 축생도 그 죄의 갚음을 받는 한정은 一겁이다. 그러나 중간에 일찍 죽는 것이 있다. 아귀도 그 갚음을 받는 한정은 一겁이다. 그러나 중간에 일찍 죽는 것이 있다.

비구들이여, 알라. 북구로주 사람의 수명은 천 세로서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없다. 왜 그러냐 하면, 그 땅 사람들은 매인 데가 없어서 비록 목숨을 마치더라고 천상의 좋은 곳에 나 타락하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동승신주 사람들은 수명이 五백 세로서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고, 서우화주 사람들은 수명이 二백 五十세로서 중간에 일찍 죽는 사람이 있고, 남섬부주 사람들은 수명이 백 세로서 중간에 일찍 죽는 사람이 많으니라.

비록 사람의 수명이 백 세까지 살더라도 그 사람들은 백 세 동안에 그 행이 같지 않고 그 성질도 각기 다르다. 즉 처음 十 세 때에는 아직 어려서 지각이 없고 二十 때에는 다소 지각이 있으나 아직도 완전하지 못하며 三十 때에는 의욕이 왕성하여 색에 탐착하고 四十 때에는 온갖 기술이 많아 하는 일이 끝이 없으며 五十 때에는 도리를 분명히 알아 익힌 것을 잊지 않느니라.

六十 때에는 재물에 집착하고 마음에 결단이 없으며 七十 때에는 게으르고 잠자기를 좋아하며 몸과 성질이 느리고 八十 때에는 젊은 마음이 없고 또 꾸밈이 없으며 九十 때에는 병이 많고 피부가 쭈그러져 얼굴에 주름살이 지며 백 세 때에는 모든 감관이 쇠하고 뼈마디가 드러나며 잊음이 많고 정신이 혼미 하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만일 사람이 백 세를 살면 그만한 어려움을 겪어야 하고 또 三백 번의 겨울, 여름, 봄, 가을을 지내야 한다. 그러나 그 수명을 계산해 보면 하잘 것 없느니라.

만일 사람이 백 세를 살면 三만 六천 끼니를 먹는다. 그러나 그 동안에는 먹지 않는 때가 있다. 즉 화가 나서 먹지 않고 주지 않아서 먹지 않으며 병이 나서 먹지 않는다. 그의 먹고 먹지 않는 것을 계산할 때에는 또 어머니 젖을 먹는 때가 있다. 대충 요약해 말해서 三만 六천 끼니니라.

비구들이여, 사람이 만일 백 세를 산다면 그것은 한정된 햇수로서 그 음식 먹는 사정이 대개 이와 같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이 남섬부주 사람들도 그 수명이 매우 길어 한량없는 수명과 같은 때가 있었다. 즉 헤아릴 수 없는 오랜 과거 세상에 '온갖 병 고치는 이[療衆病]'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수명이 매우 길어 얼굴이 단정하며 한량없는 쾌락을 누렸다. 그 때에는 앓거나 늙거나 죽는 재앙이 없었다.

때에 어떤 부부는 아들을 낳았다. 그 아들은 이내 죽었다. 그 부모는 아들을 안아 일으켜 앉히고 밥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그 아들은 일어나 앉지도 않고 밥을 먹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죽었기 때문이다.

때에 그 부모는 생각하였다. '내 아들은 지금 무슨 화가 났기에 음식도 먹으려 하지 않고 말도 하지 않는가.' 그들은 아직 <죽음>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그들은 또 생각하였다. '우리 아들은 이레가 지났어도 먹지 않는다. 무엇 때문에 잠자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이 사정을 저 왕에게 가서 알려야 하겠다.'

때에 그 부모들은 왕에게 가서 그 사정을 자세히 아뢰었다.

때에 왕은 생각하였다. '이제 <죽음>의 메아리가 들리는구나.'

왕은 말하였다.

'너희들은 그 아이를 내게로 데려 오라.'

그 때에 그 부모는 곧 아기를 안고 왕에게 갔다. 왕은 아기를 보고는 부모에게 말하였다.

'이 아이는 벌써 죽었다.'

부모는 아뢰었다.

'<죽음>이란 어떤 것입니까.'

왕은 말하였다.

'이 아이는 다시는 일어나 다니거나 말하거나 대답하거나 음식을 먹거나 장난하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몸은 꼿꼿하여 움직이지 않을 것이니 그것을 <죽음>이라 하느니라.'

부모는 아뢰었다.

'이 아이는 오래지 않아 몸이 퉁퉁 부었다가 곧 문드러지고 나쁜 냄새가 나면서 다시는 쓸데없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부모는 왕의 말을 믿지 않고 죽은 아이를 다시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몸은 모두 문드러지고 나쁜 냄새가 났다.

때에 그 부모는 비로소 왕의 말을 믿고 말하였다.

'이 아이는 오래지 않아 몸이 부어 터져 모두 허물어지고 말겠구나.'

그 부모는 다시 그 부은 아이를 안고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왕이여, 이제 이 아이를 공물(貢物)로 바치나이다.'

그러나 그 부모는 울지도 않았다. 왜 그러냐 하면 아직 죽음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때에 그 왕은 그 아이 가죽을 벗겨 큰북을 만들었다. 그리고 명령하여 일곱 층 다락을 지어 그 북을 그 위에 달고 곧 한 사람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알라, 이 북을 잘 지키면서 백년 에 한 번씩 치기를 어기지 말라.'

그는 왕의 명령을 따라 백 년만에 한 번 쳤다.

때에 사람들은 그 북 소리를 듣고 '일찍 못 듣던 소리다.'

하고 이상해 하면서 사람들끼리 말하였다.

'이 무슨 소리인가. 무슨 소리기에 여기까지 들리는가.'

왕은 말하였다.

'저것은 죽은 사람 가죽 소리니라.'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이상하다. 저런 소리를 듣겠구나.'고 하였다.

너희 비구들이여, 그 때의 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그 때의 왕은 바로 나였었기 때문이니라.

이것으로도 알 수 있지마는 옛날 남섬부주 사람들의 수명은 매우 길고 지금의 남섬부주 사람들 수명은 매우 짧고 죽는 이도 한이 없다. 왜 그러냐 하면 사람들이 많이 살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명이 매우 짧고 얼굴은 화색을 잃으며 이런 변괴가 있는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이 남섬부주의 五十년은 저 四천 왕의 하루 낮 하룻밤이다. 그들의 날 수 계산은 三十일이 한 달이요 열 두 달이 一년이다. 그들의 수명은 五백 세로서 혹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느니라.

인간 수명의 十八억 세는 환활(還活) 지옥의 하루 낮 하룻밤이다. 그들의 날 수 계산도 三十일이 한 달이요 열 두 달이 一년이다. 그들의 수명은 천 세로서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지마는 인간의 수명으로 계산하면 三十六억 세이니라.

인간의 백 세는 三十三천의 하루 낮 하룻밤이다. 그들의 날과 달과 햇수로 계산하여 그 수명은 천 세로서 중간에 혹 일찍 죽는 이가 있느니라.

인간의 수명의 三十六억 세는 아비 지옥의 하루 낮 하룻밤이다. 그들의 날 수 계산도 三十일이 한 달이요 열 두 달이 一년이다. 그들의 수명은 二만 세로서 인간의 한코티의 수명이니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그 수명을 계산하면 무상천을 제외하고는 자꾸 곱으로 더해 간다. 무상천의 수명은 八만 四천 겁으로서 정거천을 제하고는 이 세상에 오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방일하지 말고 현재의 몸으로써 번뇌를 없애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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