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증일아함경

증일아함경 제45권

다르마 러브 2012. 7. 17. 13:57

 

증일아함경 제 四十五권

 

제 四十八 불선품(不善品) 2

 

四.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많은 비구들은 보회 강당에 모여 서로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여래께서는 참으로 뛰어나고 놀라우시다.'

옛날에 죽은 사람의 그 성명과 종족을 알으시고 그의 가진 계율과 그 제자들도 분명히 알으시며, 또 그들의 삼매와 지혜와 해탈과 해탈한 지견과 그 수명의 길고 짧았던 것을 모두 다 알으신다.

어떤가 여러분. 여래께서 법계를 아주 청정하게 분별하시기 때문에 그 부처님들의 성명과 종족을 아시는 것인가. 혹은 여러 하늘들이 여래께 와서 그것을 알려 드린 것인가.'

그 때에 세존께서는 하늘 귀로 그 비구들의 이러한 이야기를 환히 들으시고 곧 비구들에게로 가시어 한 복판에 앉아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여기 모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혹은 무슨 법을 이야기하려 하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저희들은 여기 모여 바른 법의 요점을 이야기하고 있나이다. 즉 저희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였나이다. '여래께서는 참으로 뛰어나고 놀라우시다. 과거의 모든 부처 세존님의 성명을 알으시고 그 지혜의 많고 적음을 모두 다 알으신다. 참으로 이상하고 놀랄 만하다. 어떤가 여러분, 여래께서는 법계를 아주 청정하게 분별하시기 때문에 저 여러 부처님의 성명과 종족을 알으시는가, 혹은 여러 하늘들이 여래님께 와서 그것을 알려 드린 것인가.'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과거 모든 부처님의 신기로운 지혜의 힘과 그 성명과 수명의 길고 짧았던 일을 다 듣고 싶은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지금 바로 그 때이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사실을 말씀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잘 기억하라. 나는 너희들을 위해 그 사실을 자세히 말하리라."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알라. 과거 九十一겁 전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이름을 비파시인 여래,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라 하였다. 또 三十一겁 전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이름을 쉬킨 여래,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라 하였다. 또 三十一겁 안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이름을 비슈바부 여래라 하였느니라.

또 이 현겁 중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이름을 크라쿠챤다 여래라 하였다. 또 이 현겁 중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이름을 카나카무니 여래,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라 하였다. 또 이 현겁 중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이름을 카아샤파라 하였다. 또 이 현겁 중에 내가 세상에 나왔으니 이름을 석가모니 여래,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九十一겁 중에

비파시인 부처 있었고

三十一겁 중에

쉬킨 여래 나왔다.

 

또 그 겁 중에

비슈바부 여래 나왔고

지금의 이 현겁에 네 부처 세상에 나왔나니

 

크라쿠챤다, 카나카, 카아샤파

마치 해가 세상을 비추듯하네

그분들 이름을 알고자 하는가

그분들 이름은 이러하니라.

 

"비파시인 여래는 크샤트리야 종족에서 나왔고 쉬킨 여래도 크샤트리야 종족에서 나왔으며 비슈바부 여래도 크샤트리야 종족에서 나왔다. 크라쿠챤다 여래는 바라문 종족에서 나왔고 카나카무니 여래도 바라문 종족에서 나왔으며 카아샤파 여래도 바라문 종족에서 나왔다. 그리고 지금 나는 크샤트리아 종족에서 나왔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저 앞에 나타난 여러 부처님

모두 크샤트리야 종족에서 나왔고

크라쿠챤다에서 카아샤파까지는

모두가 바라문의 종족에서 나왔다

 

거기서 가장 높아 따를 이 없는

나는 지금 천상과 인간의 스승,

모든 감관 욕심 없고 깨끗하나니

크샤트리야의 종족에서 나오니라.

 

"비파시인 여래의 성은 고오타마요, 쉬킨 여래의 성도 고오타마다. 카아샤파 여래의 성은 카아샤파요, 크라쿠챤다와 카나카무니의 성도 카아샤파다. 그리고 지금 나, 여래의 성은 고오타마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처음의 세 부처님

그 성은 고오타마요

그 뒤로 카아샤파까지는

카아샤파의 성에서 나왔다.

 

지금 현재의 나는

천상, 인간의 공경 받으며

모든 감관 욕심 없고 깨끗하나니

고오타마 성에서 났느니라.

 

"비구들이여, 알라. 비파시인 여래의 종족은 카운디냐요, 쉬킨 여래도 카운디냐에서 나왔으며 비슈바부 여래도 카운디냐에서 나왔다. 크라쿠챤다 여래는 바라타에서 나왔고 카나카무니 여래도 바라타에서 나왔으며 카아샤파 여래도 바라타에서 나왔다. 그리고 지금 나 여래,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는 카운디냐에서 나왔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처음의 세 부처는

카운디냐에서 나왔고

뒤의 셋은 카아샤파까지

바라타에서 나왔다.

 

지금 현재의 이 나는

천상, 인간의 공경 받으며

모든 감관 욕심 없고 깨끗하나니

카운디냐에서 나왔느니라.

 

"비파시인 여래는 파아탈리 나무 밑에 앉아 불도를 이루었고 쉬킨 여래는 푼다리이카 나무 밑에 앉아 불도를 이루었으며 비슈바부 여래는 사알라 나무 밑에 앉아 불도를 이루었고 크라쿠챤다 여래는 시리이사 나무 밑에 앉아 불도를 이루었으며 카나카무니 여래는 우트팔라 나무 밑에 앉아 불도를 이루었고 카아샤파 여래는 냐그로오다 나무 밑에 앉아 도를 이루었다. 그리고 지금 나 여래는 아사타 나무 밑에 앉아 불도를 이루었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처음 한 분은 파아탈리 밑에서

부처의 도를 성취하였고

쉬킨은 푼다리이카 밑에 앉고

비슈바부는 사알라 밑에 앉다.

 

크라쿠챤다는 시리이사 밑에 안고

카나카무니는 우트팔라 밑

카아샤파는 냐그로오다 밑

나는 아사타 밑에서 도를 이루다

 

이 일곱 부처는 하늘 가운데 하늘

온 세상을 환히 비추나니

인연 따라 그 여러 나무 밑에 앉아

제각기 그 도를 이루었느니라.

 

"비파시인 여래의 제자는 十六만 九천이요 쉬킨 여래의 제자는 十六만이다. 비슈바부 여래의 제자는 七만이요 크라쿠챤다 여래의 제자는 八만이다. 카나카무니 여래의 제자는 七만이요 카아샤파 여래의 제자는 六만이다. 그리고 지금 내 제자는 천 二백 五十인이다. 그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아무 번뇌도 없고 결박이 아주 없어졌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비파시인의 제자의 수는

백천 六만 八이요

쉬킨의 제자 수는

백천에 六만이다

 

백천의 비구들은

비슈바부 제자요

크라쿠챤다는 八만

카나카는 七만이다.

 

카아샤파는 六만으로

모두 아라한이요

지금 나 석가모니는

천 二백 五十이다.

 

그들은 모두 아라한의 행으로 널리 법을 펴서 나타내나니

끼친 법의 남은 제자

그 수는 헤일 수 없다.

 

"비파신인 여래의 시자(侍者)의 이름은 대도사(大導師)요 쉬킨 여래의 시자의 이름은 선각(善覺)이다. 비슈바부 여래의 시자의 이름은 승중(勝衆)이요, 크라쿠챤다 여래의 시자의 이름은 길상(吉祥)이다. 카나카무니 여래의 시자의 이름은 비라선이요, 카아샤파 여래의 시자의 이름은 도사(導師)다. 그리고 지금 내 시자의 이름은 아아난다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었다.

 

대 도사와 선각

승중과 길상

비라선과 도사

아아난다는 일곱째 시자다.

 

그들은 모두 성인을 공양하여

그 때를 맞추지 않는 일없고

외우고 익히고 받들어 지녀

그 배운 이치를 잃지 않았다.

 

"비파시인 여래의 수명은 八만 四천 세였고 쉬킨 여래의 수명은 七만 세였다. 비슈바부 여래의 수명은 六만 세였고 크라쿠챤다 여래의 수명은 五만 세였다. 카나카 여래의 수명은 四만 세였고 카아샤파 여래의 수명은 二만 세였다. 그리고 지금 내 수명은 매우 짧아 기껏해도 백세를 지내지 못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처음 부처는 八만에 四천

다음 부처는 七만 세였다.

비슈바부는 六만 세였고

크라쿠챤다는 五만 세였다.

 

카나카 여래는

一만에 二만

카아샤파는 二만

나만 오직 백 년이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나는 모든 부처님의 성과 이름과 자를 관찰하여 분명히 알고 그들이 나온 종족을 모두 익숙히 알며, 그들이 가진 계율과 지혜와 선정과 해탈을 모두 다 아느니라."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여래께서는 강가아 강의 모래알 같은 과거 여러 부처님이 열반하신 일을 알으시고 또 강가아 강의 모래알 같은 미래 여러 부처님이 장차 오실 일도 알으시나이다. 그러하온데 여래께서는 왜 그 많은 부처님들의 행장은 말씀하시지 않으시고 지금 다만 일곱 부처님의 내력만 말씀하시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여래는 일곱 부처님의 내력만 말하는 것이다. 과거의 강가아 강의 모래알 같은 부처님들도 일곱 부처님의 내력만 말씀하셨고 장래의 미륵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도 또 일곱 부처님의 내력만 말씀하실 것이다.

또 사자응(師自應) 여래님이 세상에 나오셔도 그 일곱 부처님의 내력만 말씀하실 것이요 승유순(承柔順) 부처님이 이 세상에 나오셔도 그 일곱 부처님의 내력만 말씀하실 것이며 또 광염(光焰)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도 그 일곱 부처님의 내력만 말씀하실 것이다.

그리고 만일 무구(無垢)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면 카아샤파 부처님들의 내력만 말씀하실 것이요, 또 만일 보광(寶光) 여래님이 세상에 나오시면 석가모니 부처 등의 내력만 말씀하실 것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미륵과 사자응, 승유순

광염과 무구, 보광

이런 차례로 모두 다

불도를 이룰 것이다

 

미륵은 쉬킨을 말하고

사자응은 비슈바부 말하며

승유순은 크라쿠챤다 말하고

광염은 카나카 말하리

 

또 무구는 카아샤파 말하여

모두 다 과거의 인연 말하고

보광도 다 옳은 깨달음 이루어

또 내 내력 설명하리라

 

과거의 그 여러 부처님이나

또 미래의 여러 부처님

그들은 모두 일곱 부처의

과거의 내력을 설명하리라.

 

"이런 이유로 여래는 지금 일곱 부처님의 이름만을 설명한 것이니라."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이 경 이름은 무엇이오며 어떻게 받들어 행하리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경 이름은 <기불명호(記佛名號)>이니 그렇게 생각하고 받들어 행하라."

그 때에 아아난다와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 성의 칼란다카 대숲 동산에 계셨다.

이 때에 장자 사자(師子)는 샤아리푸트라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원컨대 존자는 내 초청을 받아 주소서"

샤아리푸트라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었다.

장자는 존자가 잠자코 청을 받아 주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발에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는 다시 마하아 모옥갈라아나, 레바타, 마하아 카아샤파, 아니룻다, 카아챠아야나, 푸우르나, 우팔리, 수부우티, 라아훌라, 균두, 사미에게로 가서 그러한 우두머리 五백 인을 초청하였다.

때에 사자 장자는 곧 자기 집으로 돌아가 갖가지 아주 맛난 음식을 장만하고 좋은 자리를 펴고 때가 된 것을 알렸다.

"여러 참 사람 아라한께서는 두루 살피소서. 음식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원컨대 몸을 굽혀 저의 집으로 왕림하소서."

그 때에 여러 성문들은 각각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성으로 들어가 장자 집에 이르렀다.

장자는 여러 존자들이 좌정한 것을 보고 손수 진지하여 갖가지 음식을 돌렸다. 여러 성중들이 공양을 마치자 깨끗한 물을 돌리고 각각 성중에게 흰 천 한 벌씩 보시하였다. 그리고 나아가 축원을 받았다.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장자를 위하여 매우 묘한 법을 설명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한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때에 라아훌라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 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물으셨다.

"너는 지금 어디서 오느냐."

라아훌라는 사뢰었다.

"사자 장자의 초청을 받았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떻더냐, 라아훌라야. 음식은 맛이 있더냐, 그리고 정결하더냐."

라아훌라는 사뢰었다.

"음식은 아주 맛나고 또 풍족하였나이다. 그리고 그에게서 이 흰 천을 받았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중은 몇 사람이나 모였더냐. 우두머리는 누구더냐."

라아훌라는 사뢰었다.

"샤아리푸트라 화상이 우두머리였나이다. 그리고 신덕이 있는 제자 五백 인이 모였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떠냐, 라아훌라야. 그 장자는 복을 많이 받겠느냐."

라아훌라는 사뢰었다.

"그렇더이다, 세존이시여. 그 장자가 받는 복의 갚음은 이루 말할 수 없겠나이다. 한 아라한에게 보시하여도 그 복은 한량 없사온데 하물며 신묘한 하늘 사람의 공경을 받는 사람들이겠나이까. 그 五백 사람들은 모두 참사람들이옵니다. 그러므로 장자의 받는 복은 헤아릴 수 없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것은 五백 아라한에게 보시하는 공덕이다. 만일 대중 가운데서 사문 한 사람을 청해 공양한다고 하자. 대중 가운데서 뽑힌 사람의 복과 五백 아라한의 복을 비교한다면 저 복은 백 배, 천 배, 몇억만 배나 되어 비유로써 견줄 수 없을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대중이 뽑은 그 사람의 복은 한량이 없어 번뇌가 아주 사라진 단 이슬을 얻기 때문이니라.

라아훌라야, 알라. 만일 어떤 사람이 스스로 맹세하기를 '나는 기필코 이 여러 강물을 모두 마시겠다.'고 한다면 그는 과연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라아훌라는 사뢰었다.

"안됩니다, 세존이시여. 왜 그러냐 하오면 이 남섬부주는 매우 넓고 크기 때문이옵니다. 이 남섬부주에는 네 개의 큰 강이 있나이다. 즉 강가아, 신두, 시이타아, 아박수이옵고 그 하나하나의 강에는 五백 개 강이 딸려 있나이다. 그러므로 그 사람은 그 물을 모두 마실 수 없나이다. 만일 마시려 한다면 다만 수고만 더할 뿐이요, 마침내 일은 이루지 못할 것이옵니다."

"그는 다시 말한다. '나는 어떤 방법을 세워 그 물을 모두 마실 수 있다.' 무슨 방법으로 그 물을 모두 마실 수 있겠는가. 때에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바닷물을 마시자. 왜 그러냐 하면 일체의 모든 물은 다 바다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어떠냐, 라아훌라야. 그는 과연 그 여러 물을 마실 수 있겠는가."

라아훌라는 사뢰었다.

"그런 방법이면 그는 그 물을 모두 마실 수 있나이다. 왜 그러냐 하오면 모든 물은 다 바다로 돌아가기 때문이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그 물을 모두 마실 수 있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라아훌라야, 일체의 사사로운 보시는 저 강물과 같다. 그래서 복을 얻기도 하고 혹은 얻지 못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대중은 저 큰 바다와 같다. 왜 그러냐 하면 강물이 흘러서 바다로 들어가며 곧 본 이름은 없어지고 다만 큰 바다라는 이름만 있기 때문이니라.

그와 같이 라아훌라야, 지금 저 열 사람은 모두 대중 가운데서 나온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대중이 아니면 그들은 그들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 열 사람이란 이른바 수다원으로 향하는 이, 수다원을 얻은 이, 사다함으로 향하는 이, 사다함을 얻은 이, 아나함으로 향하는 이, 아나함을 얻은 이, 아라한으로 향하는 이, 아라한을 얻은 이, 벽지불 그리고 부처이니 이 열 사람은 모두 대중, 가운데서 나왔고 혼자 독립한 것이 아니니라.

라아훌라야, 이 사실로 보아서도 대중 가운데서 뽑힌 사람은 그 복이 한량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라아훌라야, 만일 선남자, 선여인으로서 그 헤아릴 수 없는 복을 구하려고 하거든 저 성중을 공양하여야 하느니라.

라아훌라야, 알라.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타락 웃물을 물에 넣으면 그것은 어리어 널리 퍼지지 않지마는 만일 기름을 물에 넣으면 곧 물위에 두루 퍼지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라아훌라야, 성중의 비구 중들을 공양하기를 생각하여야 하느니라. 라아훌라야,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사자 장자는 여래께서 대중에 보시하는 복은 찬탄하시고 다른 복은 찬탄하시지 않으심을 들었다.

어느 다른 날 장자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마침 듣자 오매 세존께서는 대중에 보시하는 복은 찬탄하시고 따로 사람을 청하는 복은 찬탄하시지 않으셨다 하오니 지금부터는 항상 성중을 공양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즉 '성중에게만 공양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공양하지 말라' 축생에 보시하여도 그 복을 받거늘 하물며 사람이겠느냐.

다만 나는 복의 많고 적은 것을 말하였을 뿐이다. 왜 그러냐 하면 여래의 성중은 공경할 만하고 귀히 여길 만하여 세상의 위없는 복밭이기 때문이니라.

지금 이 대중 가운데는 향하는 이 넷과 얻은 이 넷과 성문의 법과 벽지불의 법과 그리고 부처의 법이 있다. 만일 선남자, 선여인으로서 이 세 가지 교법을 얻으려고 하거든 대중 가운데 들어가 그것을 구하라. 왜 그러냐 하면 세 가지 교법은 모두 대중 가운데서 나오기 때문이니라.

장자야, 나는 이런 이치를 보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뿐이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에게 '성중에게만 보시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보시하지 말라.'고 가르치지 않았느니라."

장자는 사뢰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님 말씀과 같나이다. 만일 지금부터 복업을 지으려면 마땅히 성중들에게 공양하고 사람을 가려 보시하지 않겠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장자를 위해 미묘한 법을 연설하시어 기쁜 마음을 내게 하셨다.

장자는 그 설법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리고 사자 장자는 복업을 지으려고 결심하였다.

그 때에 여러 하늘은 장자에게 와서 말하였다.

"이 이는 수다원으로 향하는 사람이요 이 이는 수다원을 얻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 이에게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고 이 이에게 보시하면 복을 적게 얻을 것이다."

그 때에 그 하늘 사람은 곧 다음 게송을 읊었다.

 

가려서 보시하기 여래는 찬탄하네

그러므로 덕이 있는 이들에게 보시하라

여기에 보시하면 복 많이 얻으리니

그것은 마치 좋은 밭에 묘종 나듯 하리라.

 

그러나 사자 장자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하늘 사람은 다시 장자에게 말하였다.

"이 이는 계율을 가지는 사람이요 이 이는 계율을 범하는 사람이다. 이 이는 수다원으로 향하는 사람이요 이 이는 수다원을 얻은 사람이다. 이 이는 사다함으로 향하는 사람이요 이 이는 사다함을 얻은 사람이다.

이 이는 아나함으로 향하는 이요 이 이는 아나함을 얻었다. 이 이는 아라한으로 향하는 이요 이 이는 아라한을 얻었다. 이 이는 성문의 법을 닦고 이 이는 벽지불의 법을 닦으며 이 이는 부처의 법을 닦는다. 여기에 보시하면 복을 적게 얻고 여기에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을 것이다."

그러나 장자는 여전히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왜 그렇게 하였는가 하면 여래께서 가리지 말고 보시하라는 교훈을 기억하였기 때문이다.

장자는 어느 다른 날 다시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저는 세존님 말씀을 기억하고 성중을 청해 공양하려 하였사온데 어떤 하늘이 저에게 와서 '이 이는 계율을 가지고 이 이는 계율을 범하였다. 이 사람은 수다원을 향하고 이 사람은 수다원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나아가서는 세 가지 교법을 모두 분별하고 또 다음 게송을 읊었나이다.

 

가려서 보시하기 여래는 찬탄하네

그러므로 덕이 있는 이들에게 보시하라

여기에 보시하면 복 많이 얻으리니

그것 마치 좋은 밭에 묘종 나듯 하리라.

 

때에 저는 다시 생각하였나이다. '여래님 교훈은 어길 수 없다. 어떻게 가리는 마음을 내겠는가.' 그리하여, 마침내 옳고 그르다는 마음과 높고 낮다는 생각이 없었나이다. 때에 저는 다시 생각하였나이다. '나는 일체 중생들에게 보시하자. 만일 네 스스로가 계율을 가지면 끝없는 복을 받을 것이요 만일 계율을 범하면 스스로 그 재앙을 받을 것이다. 다만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자 그들은 먹지 않으면 목숨을 건지지 못한다.'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장자야. 너는 그 행이 서원에 지내는구나. 보살의 보시는 그 마음이 항상 평등하니라.

장자야, 알라. 보살이 보시할 때에 하늘들은 와서 말 할 것이다. '선남자야, 알라. 이 이는 계율을 가지는 사람이요, 이 이는 계율을 범하는 사람이다. 여기에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고 여기에 보시하면 복을 적게 얻을 것이다.' 그러나 보살은 끝내 '여기에는 보시하고 여기에는 보시하지 말자.'는 마음이 없느니라.

그리고 보살은 마음을 굳게 갖고 옳고 그르다는 생각이 없어 이 이는 계율을 가진다고도 말하지 않고 이 이는 계율을 범한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장자야, 언제나 명심하여 평등하게 보시하면 영원히 한량없는 복을 받을 것이다."

때에 사자 장자는 여래님의 교훈을 생각하고 여래님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 뜻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곧 법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자 장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갔다.

장자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사자 장자는 평등한 보시를 생각하기 때문에 여래를 머리에서 발에까지 자세히 바라보고 그 자리에서 곧 법눈이 깨끗하게 되었느니라."

세존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내 우바새 가운데 첫째 제자로서 평등하게 보시하는 이는 이른바 사자 장자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 성의 칼란다카 대숲 동산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그리드라쿠우타산의 그윽한 곳에서 헌 누더기 옷을 입고 있었다.

때에 十천 범가이천들은 범천에서 사라져 샤아리푸트라 앞에 나타나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모두 둘러서서 모시고 있었다.

 

사람 중에서 가장 으뜸 되오며

제일 거룩한 이께 귀의하옵네

우리는 지금 알지 못하나니

어떤 선정을 의지해야 하는가.

 

十천 범가이천이 이렇게 말할 때 샤아리푸트라는 잠자코 인가하였다.

때에 하늘들은 샤아리푸트라가 잠자코 인가하는 것을 보고 곧 발에 예배하고 물러갔다.

하늘들이 떠난지 오래지 않아 샤아리푸트라는 곧 금강 삼매에 들었다.

이 때에 두 귀신이 있었다. 첫째 이름은 가라요 둘째 이름은 우바가라였다. 그들은 바이사문 천왕의 심부름으로 루비우다카 천왕에게 가서 인간과 천상의 일을 의논하려 하였다.

때에 두 귀신은 그 허공을 지나 멀리서 샤아리푸트라가 가부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마음이 고요히 안정 된 것을 보았다. 가라 귀신은 우바가라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주먹으로 저 사문 머리를 칠 수 있다."

우바가라는 말하였다.

"너는 저 사문의 머리를 칠 생각을 내지 말라. 왜냐 하면 저 사문은 아주 신기로운 덕이 있고 큰 위력이 있다. 그 존자 이름은 샤아리푸트라로서 세존님 제자 중에서 지혜롭고 재주 많기로 그에게 지낼 이가 없다. 그래서 그는 제자 중에서 지혜로 제일이다. 만일 그렇게 하면 너는 긴 밤 동안에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가라는 재삼 말하였다.

"나는 저 사문의 머리를 칠 수 있다."

우바가라는 말하였다.

"만일 지금 네가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너는 여기 있어라. 나는 너를 버리고 여기서 떠나리라."

나쁜 귀신 가라는 말하였다.

"너는 저 사문을 두려워하는가."

우바가라는 말하였다.

"나는 진실로 두려워한다. 만일 네가 손으로 저 사문을 치면 이 땅은 두 조각이 날 것이다. 그리고 사나운 바람이 불고 억센 비가 내리며 땅은 진동하고 하늘들은 놀랄 것이다. 땅이 진동하면 四천왕도 놀라고 두려워할 것이요. 四천왕이 알면 우리는 여기서 편히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쁜 귀신은 말하였다.

"나는 지금 사문을 욕보일 수 있다."

착한 귀신은 이 말을 듣고 그를 버리고 곧 떠났다.

때에 그 나쁜 귀신은 곧 손으로 샤아리푸트라의 머리를 쳤다. 천지는 크게 진동하고 四방에서는 사나운 바람이 일고 억센 비가 쏟아지며 땅은 곧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 그 나쁜 귀신은 온 몸이 지옥에 떨어졌다.

그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삼매에서 일어나 옷을 바루고 그리드라쿠우타산에서 내려와 대숲 동산으로 갔다. 그는 세존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몸에 병이 없는가."

샤아리푸트라는 사뢰었다.

"몸에는 원래 병이 없사온데 머리가 좀 아프나이다."

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저 가라 귀신이 손으로 네 머리를 쳤다. 만일 그 귀신이 손으로 수미산을 친다면 수미산은 곧 두 조각이 날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그 귀신은 매우 힘이 세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그 죄의 갚음을 받아 온 몸이 아비 지옥에 떨어졌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이상하고 놀라운 일이다. 금감 삼매의 힘은 그처럼 큰 것이다. 그 삼매의 힘 때문에 상한 데가 없는 것이다. 비록 수미산으로 그 머리를 치더라도 마침내 털끝 하나 움직이지 못하였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들으라. 나는 이제 그 이유를 말하리라.

이 현겁 중에 부처님이 계셨다. 이름을 크라쿠챤타 여래,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라 하였다. 그에게는 두 성문이 있었다. 첫째의 이름은 등수(等壽)요, 둘째의 이름은 대지(大智)였다. 비구 등수는 신통이 제일이었고 비구 대지는 지혜가 제일이었다. 그것은 마치 오늘의 내 제자 샤아리푸트라는 지혜가 제일이요, 모옥갈라아나는 신통이 제일인 것과 같았느니라.

그 때에 등수, 대지 두 비구는 모두 금강 삼매를 얻었다. 어느 때에 등수 비구는 한적한 곳에서 금강 삼매에 들어 있었다.

때에 소먹이는 사람, 염소 먹이는 사람, 나무하는 사람들은 이 비구의 좌선하는 것을 보고 저이끼리 말하였다.

'이 사문은 죽었다.'

그들은 곧 섶나무를 모아 비구 위에 쌓고 불을 붙여 놓고는 그를 두고 떠나 버렸다.

이 때에 등수 비구는 삼매에서 일어나 옷을 바루고 곧 떠났다.

그는 그 날로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때에 그 나무꾼들은 이 비구가 마을에서 걸식하는 것을 보고 저이끼리 말하였다.

'저 비구는 어제 죽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화장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다시 살아났다. 우리는 저의 이름을 짓자. 도로 살이[還活]라고.'

비구들이여, 만일 어떤 비구로서 금강 삼매를 얻으면 불도 태울 수 없고 칼도 벨 수 없으며 물도 떠내려보낼 수 없어 남의 해침을 받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금강 삼매의 위덕은 이와 같다. 지금 이 샤아리푸트라도 그 삼매를 얻었다. 그래서 이 샤아리푸트라는 항상 공삼매와 금강 삼매의, 두 곳에서 노니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은 부디 방편을 구해 금강 삼매를 얻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계속해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에게 가르쳐 주리라. 샤아리푸트라 비구 같은 사람은 그 지혜는 큰 지혜, 분별하는 넓은 지혜가 없는 지혜, 빠른 지혜, 두루 노니는 지혜, 날카로운 지혜 매우 깊은 지혜, 끊는 지혜이니라.

또 그는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고 고요하되 용맹스러우며 생각이 흩어지지 않으며 계율을 성취하고 삼매를 성취하고 지혜와 해탈과 해탈 지견을 성취하였느니라.

유화하여 다툼이 없고 악을 버렸으며, 변재에 통하되 말을 삼가고 악을 떠난 것을 칭찬하며 항상 버리기를 생각하고 중생을 가엾이 여기며 바른 법을 일으켜 남을 위해 설법하되 싫어할 줄 모르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十천의 여러 하늘 사람들

그들은 모두 범가이로서

저 영추산 꼭대기에서

샤아리푸트라께 귀의하였네

 

사람 중에서 가장 으뜸 되오며

제일 거룩한 이께 귀의하오니

우리는 지금 알지 못하나니

어떤 선정을 의지해야 하는가

 

이러한 그 제자의 꽃으로써

부처의 도나무[道樹]를 장엄하나니

마치 저 하늘의 주도원(晝度園)인 듯

그 즐거움 다시 견줄 데 없네.

 

"제자의 꽃이란 바로 이 샤아리푸트라 비구를 말한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이 샤아리푸트라는 능히 부처의 나무를 장엄하기 때문이다. 도나무란 바로 여래를 말한 것이니 여래는 능히 일체 중생을 덮어 주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은 항상 부지런히 용맹 정진하여 샤아리푸트라처럼 되기를 생각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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