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다양한 사상과 논쟁

지도자들에 대한 존경과 공경의 정도

다르마 러브 2013. 8. 26. 22:16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을 유행하실 적에 죽림가란다원에서 1,250명의 큰 비구들과 함께 여름 안거를 지내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 밥을 비셨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가사와 발우를 거두고, 손과 발을 씻으시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이교도의 동산 공작림(孔雀林)으로 가셨다.

그 때 그 이교도의 동산 공작림에는 전모(箭毛)1)라는 이교도가 있었다. 그는 명성과 덕망이 있는 종주(宗主)로서 여러 사람의 스승이었고, 또 큰 명예가 있어 대중들의 공경과 존중을 받으면서 5백 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는 대중 속에서 높고 큰 소리로 여러 가지 축생들의 이야기[畜生之論]를 시끄럽게 외쳐대고 있었다. 이른바 왕 도적 싸움 음식 의복 부인 처녀 음녀 세상 공야(空野) 바다 나라 백성들, 그는 이런 축생들의 논리를 전개하며 대중들과 함께 앉아 떠들고 있었다. 이교도 전모는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그 대중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잠자코 있으라. 저기 사문 구담이 오신다. 저 대중들은 침묵하는 대중들로서 늘 침묵을 좋아하고 침묵을 찬양한다. 그가 만일 우리가 침묵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혹 여기로 올지도 모른다."

이교도 전모는 대중들에게 침묵하게 하고 자기도 잠자코 있었다. 세존께서 이교도 전모가 있는 곳으로 가시자 전모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잘 오셨습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사문 구담께서는 오랜만에 여기 오셨습니다. 이 자리에 앉으소서."

세존께서 곧 이교도 전모가 펴놓은 자리에 앉으시자 이교도 전모는 곧 세존께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우다이(優陀夷)여, 아까는 무슨 일을 이야기하였으며, 무슨 일로 여기 이렇게 모여 앉아 있느냐?"

이교도 전모가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그 이야기는 우선 거론하지 마소서. 그 이야기는 재미가 없습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그 이야기는 나중에 들으셔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세존께서 거듭 물으셨다.

"우다이여, 아까는 무슨 일을 이야기하였으며, 무슨 일로 여기 이렇게 모여 앉아 있느냐?"

이교도 전모도 또한 똑같이 거듭해서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그 이야기는 우선 거론하지 마소서. 그 이야기는 재미가 없습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그 이야기는 나중에 들으셔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가 다시 말하였다.

"그러나 사문 구담께서 재삼 거론하시니 굳이 듣고자 하신다면 지금 곧 말씀드리겠습니다. 구담이시여, 우리는 구살라국(拘薩羅國)의 많은 범지들과 함께 구살라 학당에 모여 앉아 이러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앙가국(鴦伽國) 마갈타국(摩竭陀國) 사람들에게는 크고 좋은 이익이 있다. 앙가국과 마갈타국 사람들은 크고 좋은 이익을 얻었다. 이런 큰 복밭들이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함께 지내고 있다.'

구담이시여, 그 복밭이란 곧 불란가섭(不蘭迦葉)을 말한 것입니다. 왜냐 하면 구담이시여, 불란가섭은 이름과 덕망이 있는 종주로서 여러 사람들의 스승이며, 또 큰 명예가 있어 대중의 존경과 존중을 받으면서 5백 명의 이교도 제자를 거느리고 있는데, 그들은 이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마식가리구사리자ㆍ사야비라지자ㆍ니건친자ㆍ파부가전ㆍㆍ아이다계사검바리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담이시여, 아이다계사검바리는 이름과 덕망이 있는 종주로서 여러 사람의 스승이며, 또 큰 명예가 있어 대중의 공경과 존중을 받으면서 5백 명의 이교도 제자를 거느리고 있는데, 그들도 이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고 있습니다.

구담이시여, 또 아까 우리는 사문 구담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이 사문 구담은 이름과 덕망이 있는 종주로서 여러 사람들의 스승이시며, 또 큰 명예가 있어 대중의 공경과 존경을 받으면서 큰 비구 1,250명을 거느리고 있는데, 그 분 또한 이 왕사성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고 계신다.'

구담이시여, 우리들은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제 이 모든 사문 범지들 중에 그 누가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는가? 혹 제자들에게서 법의 꾸짖음을 받거나, 또는 제자가 스승을 비난하여 (이 분은 전연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하고는 그만 그를 버리고 떠난 일은 없는가?'

구담이시여, 우리는 또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 불란가섭은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지 못하고 제자들에게서 법의 꾸짖음을 받았다. 또 많은 제자들이 그를 비난하여 (이 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다.'

구담이시여, 옛날에 불란가섭은 자주 제자들과 함께 있으면서 손을 들고 이렇게 크게 외쳤습니다.

'너희들은 조용하라. 너희들에게 와서 일을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들은 나에게 와서 일을 묻는다. 너희들은 이 일을 결단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이 일을 결단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제자들은 그 중간에 다시 다른 일을 의논하며 스승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도 않았습니다. 구담이시여, 우리는 또 생각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이 불란가섭은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지 못하고 제자들에게서 법의 꾸짖음을 들었다. 또 많은 제자들이 그를 비난하여 (이 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 곧 그를 버리고 떠났다.'

마식가리구사리자 사야비라지자 니건친자 파부가전 아이다계사검바리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구담이시여, 저희들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 아이다계사검바리는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지 못하고 제자들에게서 법의 꾸짖음을 들었다. 또 많은 제자들이 그 스승을 비난하여 (이 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 곧 그를 버리고 떠났다.'

구담이시여, 옛날에 아이다계사검바리는 자주 제자들과 함께 있으면서 손을 들고 이렇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너희들은 조용하라. 너희들에게 와서 일을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들은 나에게 와서 일을 묻는다. 너희들은 이 일을 결단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이 일을 결단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제자들은 그 중간에 다시 다른 일을 의논하며 스승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도 않았습니다. 구담이시여, 우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이 아이다계사검바리는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지 못하고 제자들에게서 법의 꾸짖음을 들었다. 또 많은 제자들이 그를 비난하여 (이 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곧 그를 버리고 떠났다.'

그러나 구담이시여, 우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 사문 구담은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고 제자들에게서 법의 꾸짖음을 듣지 않는다. 또 제자들이 스승을 비난하여 (이 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 곧 그를 버리고 떠난 일도 없다.'

구담이시여, 옛날에 사문 구담께서는 자주 대중들과 함께 계시면서 한량없는 백천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어떤 사람이 코를 골면서 졸고 있었는데, 다른 한 사람이 그를 보고 '코를 골면서 졸지 말라. 너는 세존께서 설하시는 감로(甘露)처럼 미묘한 법을 듣고 싶지 않은가?'라고 말하자 그 사람은 곧 잠자코 소리가 없었습니다. 구담이시여, 우리는 또 생각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이 사문 구담은 제자들의 공경 존중 공양 섬김을 받고 제자들에게서 법의 꾸짖음을 듣지 않는다. 또한 제자들이 스승을 비난하여 (이 분은 옳지도 않고 당치도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고 말한 뒤에 곧 그를 버리고 떠난 일도 없다.'"

箭毛經 대정장 1/781 중~782 중;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1616~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