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사람이름)여, 어떤 사문(沙門) 범지(梵志)는 옷을 입지 않고 몸을 드러내며, 혹은 손으로 옷을 삼거나 나뭇잎으로 옷을 삼거나, 구슬로 옷을 삼기도 하고, 혹은 병으로 물을 뜨지 않거나, 혹은 국자[魁]로 물을 뜨지 않기도 한다. 칼이나 몽둥이로 노략질해 얻은 밥은 먹지 않고 남을 속여 얻어온 밥도 먹지 않는다. 스스로 가서 공양을 받지 않고 지정된 공양은 받지 않으며, '오너라. 존자여, 착하다. 존자여, 머물라. 존자여' 하면서 주는 공양은 받지 않는다. 만일 두 사람의 밥이 있으면 그 중간에서 먹지 않고, 아기 밴 집의 밥은 먹지 않으며, 개를 기르는 집의 밥은 먹지 않는다. 만일 집에 똥파리가 있어 날아오면 곧 먹지 않는다. 물고기를 먹지 않고 짐승 고기를 먹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고 나쁜 물은 마시지 않는다. 전혀 마실 것이 없으면 마시지 않는 행을 배운다. 혹은 한 입만 먹고 한 입으로 족하다 하며, 혹은 두 입 세 입 네 입 나아가 일곱 입을 먹고 일곱 입으로 족하다 한다. 혹은 하루에 한 끼를 먹고 한 끼로 족하다 하며, 2일 3일 4일 5일 6일 7일 나아가 반 달, 한 달에 한 끼를 먹고도 한 끼로 족하다고 말한다.
혹은 나물을 먹거나 돌피를 먹으며, 혹은 메기장을 먹거나 두꺼운 보리껍질을 먹으며, 혹은 두두라밥[頭頭邏食]을 먹거나 거친 밥을 먹으며, 일 없는 곳에 가서 일이 없음으로 말미암아 나무뿌리를 먹거나 열매를 먹으며, 혹은 저절로 떨어진 과일을 먹는다.
혹은 잇댄 옷[連合衣]을 가지거나 털옷을 가지며, 혹은 두사옷[頭舍衣]을 가지거나 털두사옷을 가지며, 혹은 온전한 가죽옷을 가지거나 좀 뚫어진 가죽옷을 가지거나, 전부 뚫어진 가죽옷을 가진다. 혹은 헝클어진 머리털을 가지거나 땋은 머리털을 가지며, 헝클어지고 땋은 머리털을 다 가지기도 한다. 혹은 머리를 깎거나 혹은 수염을 깎기도 하고, 혹은 머리와 수염을 다 깎기도 한다. 머리털을 뽑기도 하고 혹은 수염을 뽑기도 하며, 혹은 수염과 머리털을 다 뽑기도 한다.
혹은 꼿꼿이 선 채로 전혀 앉지 않는 이도 있고 무릎을 꿇은 채 걷는 이도 있다. 혹은 가시밭에 누워 가시밭으로 평상을 삼기도 하고, 과일 위에 누워 과일을 평상으로 삼기도 한다. 물을 섬겨 밤낮 없이 손으로 물을 퍼내기도 하고, 불을 섬겨 옛날부터 불을 지펴왔으며, 해와 달을 섬겨 존우대덕(尊祐大德)도 그것을 향하여 합장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것들은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고 번열(煩熱)의 행을 배우는 것이다.
사자여, 이런 고행에 대해서 나는 없애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사자여, 그러나 이런 고행은 하열하고 천한 업으로서, 지극히 고통스럽고 지극히 고달프며 범인(凡人)이 행하는 것으로서 이것은 성인의 도가 아니다.
(師子經 대정장 1/441 하~442 상;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9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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