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부처님의 생애

출가이후 성도 및 교단형성 4.마왕 파순의 세 딸의 공격

다르마 러브 2013. 8. 27. 08:4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울비라(鬱羅) 마을의 니련선강[尼連禪河] 가에 머물고 계셨는데, 보리수(菩提樹) 밑에서 도를 이루신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그 때 악마 파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이 지금 울비라 마을의 니련선강 가에 있는데, 보리수 밑에서 도를 이룬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내가 지금 그곳에 가서 어려움에 빠지게 하리라.'

그런 생각을 하고는 곧 젊은 사람으로 변화하여 부처님 앞에 가서 게송을 읊었다.

혼자서 쓸쓸한 곳에 들어와

선정에 들어 조용히 사색하고 있구나.

나라와 재물 이미 버렸거늘

여기서 다시 무엇을 구하는가?

만일 마을의 이익을 구한다면

어찌하여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않는가?

이미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으면서

끝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그 때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순이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짓이다'라고 생각하시고 곧 게송을 설하셨다.

이미 큰 재물의 이익을 얻었기에

마음이 만족하고 편하고 고요하다.

모든 마군(魔軍) 무찔러 항복 받고

색욕(色欲)도 또한 집착하지 않노라.

혼자서 조용히 사색하면서

선정의 묘한 기쁨 섭취하고 있나니

그러므로 구태여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친하려고 하지 않노라.

악마는 다시 게송을 읊었다.

구담이여, 만일 스스로

안온한 열반의 길을 알았거든

혼자서나 무위(無爲)를 실컷 즐기지

어찌하여 억지로 남을 교화하려 하는가?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악마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찾아와 저 언덕으로 건너는 방법 물으면

나는 곧 그에게 올바른 대답 해주어

그로 하여금 열반(涅槃)을 얻게 한다.

그 때 그가 방일하지 않으면

악마의 뜻대로 되지 않으리.

악마가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엉긴 기름처럼 생긴 돌이 있어

새가 날아와 먹으려 하였으나

끝내 그것을 맛보지 못하고

부리만 다친 채 허공으로 돌아갔네.

나도 또한 그 새와 같이

헛수고만 하고 하늘로 돌아가네.

악마는 이와 같이 말하고 근심과 슬픔을 품고 마음으로 몹시 뉘우치며 머리를 숙이고 땅에 엎드려 손가락으로 땅을 긋고 있었다.

그 악마에게는 세 딸이 있었는데, 첫째 딸의 이름은 애욕(愛欲)이고, 둘째 딸의 이름은 애념(愛念)이며, 셋째 딸의 이름은 애락(愛樂)이었다. 그 세 딸이 파순이 있는 곳에 와서 게송으로 말했다.

아버지는 지금 무슨 걱정을 하십니까?

장부여, 무엇이 그리도 근심되십니까?

저는 지금 이 애욕의 밧줄로

코끼리 길들이듯 그를 결박해

아버지 앞에 끌고 와서

아버지 마음대로 하도록 하리다.

악마가 딸들에게 대답하였다.

그는 은애(恩愛)를 이미 여의었으니

애욕으로는 능히 부를 수 없다.

그는 악마 경계를 이미 벗어났으니

그러므로 나는 근심하고 시름한다.

그 때 악마의 세 딸이 몸에서 광명을 방출하니 그 빛의 밝기가 치성하여 마치 구름 속의 번갯불 같았다. 그들은 부처님 앞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서 아뢰었다.

저희들은 지금 세존의 발 아래 귀의(歸依)합니다. 부디 모시고 싶사오니 심부름이나 하도록 허락해 주소서.

그러나 그 때 세존께서는 전혀 돌아보지도 않으셨다.

여래는 이미 모든 애욕을 여의고 마음이 잘 해탈한 줄을 알라.

이렇게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

그러자 세 마녀는 저희들끼리 말했다.

남자들은 갖가지 형상에 따라 좋아하는 애욕이 생겨난다. 우리 이제 각각 변화해서, 백 명의 처녀 모양, 백 명의 갓 시집온 신부 모양, 백 명의 아이를 낳지 않은 여자 모양, 백 명의 아이를 낳은 여자 모양, 백 명의 중년 여자 모양, 백 명의 늙은 여자 모양으로 변신해 보자. 이런 갖가지 형상으로 변신하여 사문 구담이 있는 곳으로 가서 '저희들은 지금 높으신 이의 발 아래 귀의하나이다. 부디 모시면서 심부름이나 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해보자.

이렇게 의논한 뒤에 갖가지 모습으로 변화하였다.……(바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 세존의 발 아래 귀의하나이다. 부디 모시면서 심부름이나 하게 해 주십시오.

그 때에도 세존께서는 전혀 돌아보지도 않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래의 법은 모든 애욕을 여의는 것이니라.

이렇게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

그러자 악마의 세 딸은 저희들끼리 말했다.

'만일 아직 애욕을 여의지 못한 장부라면 우리들의 갖가지 아름다운 몸을 보고 마음이 곧 혼미해지고 어지러워져서 욕기(欲氣)가 치밀어 올라 가슴이 찢어지고 뜨거운 피에 얼굴이 달아오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사문 구담은 우리를 전혀 돌아보지도 않는다. 아마도 여래는 애욕을 여의고 해탈하였으며 선해탈(善解脫)하였다는 생각을 얻은 것 같다. 우리는 이제 각각 게송으로 물어 보자.'

그리고 그들은 다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났다.

애욕 천녀(天女)가 곧 게송으로 말했다.

혼자서 선정에 들어 고요한 속에서

세속의 돈과 재물과 보배를 버렸네.

이미 세상 이익을 버렸는데

이제 다시 무엇을 구하려 하는가.

만일 마을의 이익을 바란다면

어찌하여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는가.

이미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으면서

마침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이미 큰 재물의 이익을 얻어

마음이 만족하고 편하고 고요하다.

모든 악마를 무찔러 항복 받고

색욕(色欲)에 집착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구태여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가까이 친하려 하지 않는다.

다음에는 애념 천녀가 게송으로 말했다.

어떤 묘한 선정을 많이 닦았기에

다섯 가지 욕망의 흐름을 건너고

또 다시 어떠한 방편으로써

여섯째 바다까지 건너갔는가.

어떤 묘한 선정을 많이 닦았기에

그다지도 많고 많은 욕망을 여의고

저 언덕에 건너갈 수 있게 되어

애욕에 구속되지 아니합니까.

그 때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몸은 지식(止息)의 즐거움 얻고

마음이 잘 해탈하여

작용도 없으며 짓는 것도 없어서

바른 생각으로 흔들리지 않노라.

모든 법을 밝게 깨달아

온갖 어지러운 생각 일으키지 않고

탐애와 성냄과 수면과 덮음의 번뇌

이런 것들을 이미 다 여의었노라.

이러한 것들 많이 닦아 익혀서

다섯 가지 욕망을 벗어나게 되었고

또한 그 여섯 번째 바다를 건너

저 언덕에 이르게 되었노라.

이와 같이 선정을 닦아 익혀서

또한 저 많고 많은 애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너게 되었기에

애욕에 구속되지 않는 것이다.

다음에는 애락 천녀가 게송으로 말했다.

은애(恩愛)를 벌써 다 끊어버렸고

두텁게 쌓인 온갖 욕망 끊어 없애면

사람으로 태어나 깨끗한 믿음 생기고

탐욕의 바다 건너게 되며

밝은 지혜 개발(開發)하여

죽음이란 악마의 경계 뛰어 넘으리.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큰 방편 넓은 제도로 인해

여래의 법과 율(律)에 들어온 사람

그들은 이미 다 제도 받은 사람이거니

지혜로운 사람이 또 무엇을 걱정하리.

그 때 세 천녀들은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그녀들의 아비 악마 파순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마침 악마 파순이 멀리 딸들이 오는 것을 보고 게송으로 그들을 조롱하였다.

너희들 세 딸들아

스스로 해낼 수 있다고 뽐내면서

모두들 몸에서 광명을 방출하여

마치 구름 속에 흐르는 번개 빛 같았지.

크게 정진한 분의 처소에 이르러

제각기 예쁜 자태 나타냈으나

도리어 그 분께 깨지고 말았으니

마치 바람에 날리는 솜 같구나.

손톱으로 산을 무너뜨리려 함이요

이로 깨물어 철환(鐵丸)을 부수려 함이요

털이나 또 연뿌리 같은 실로

큰 산을 빙빙 돌리려는 것과 같구나.

질긴 결합의 속박에서 다 해탈하였거늘

부질없이 그 마음 흔들리길 바라느냐.

바람의 발을 붙들어 매려 함이요

허공의 달을 떨어뜨리려 함이며

손으로 큰 바다 물을 퍼내려 함이요

호흡의 기운으로 설산(雪山)을 움직이려 함이네.

질긴 결합의 속박에서 영원히 해탈한 사람

행여 흔들어 동요시키려 하는 것

깊고도 거대한 바다 속에서

발 붙일 땅을 구하려는 것 같다네.

여래께서는 일체에 대해

그리고 질긴 결합의 속박에서 다 해탈하셨나니

바른 깨침의 큰 바다에서

흔들어 동요되길 바람도 그러하니라.

악마 파순은 이렇게 세 딸을 조롱한 뒤에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魔女經 대정장 2/286 중~287 하;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611~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