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주제별 정리/전법교육

부처님의 교육방법 2.실없이 거짓말을 하는 라훌라에게 물그릇을 이용해 가르침.

다르마 러브 2013. 8. 27. 11:11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을 유행하실 적에 죽림가란다원(竹林迦蘭?園)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라운(羅云)도 또한 왕사성 온천림(溫泉林)에서 노닐고 있었다. 이 때 세존께서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걸식을 마치신 다음 라운이 머물고 있는 온천림으로 가셨다. 존자 라운은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곧 마중나가 부처님의 옷과 발우를 받고 방석을 깔고 물을 길어다 발을 씻어드렸다. 부처님께서 발을 씻은 뒤 라운의 자리에 앉으셨다.

세존께서는 곧 물그릇을 잡아 물을 조금 쏟고 나서 물으셨다.

"라운아, 너는 지금 내가 이 물그릇을 잡아 물을 조금 남기고 쏟는 것을 보았느냐?"

라운이 대답하였다.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내가 저들의 도가 보잘것없다고 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른바 저들은 알고 나서도 거짓말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안으로나 겉으로 부끄러워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라운아, 저들은 또한 악이라고는 짓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라운아, 마땅히 이것을 배워 실없이 웃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세존께서 다시 조금 남은 물그릇을 잡아 모두 쏟아 버린 뒤에 물으셨다.

"라운아, 너는 또 내가 조금 남은 물마저 모두 쏟아 버리는 것을 보았느냐?"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내가 저들의 도가 다 버려졌다고 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른바 알고 나서도 거짓말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안으로나 겉으로 부끄러워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라운아, 저들은 또한 악이라고는 짓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라운아, 마땅히 이것을 배워 실없이 웃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세존께서는 다시 그 빈 물그릇을 잡아 땅에 엎어 놓은 뒤에 물으셨다.

"라운아, 너는 또 내가 빈 물그릇을 땅에 엎어 놓는 것을 보았느냐?"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내가 저들의 도가 엎어졌다고 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른바 알고나서도 거짓말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안으로나 겉으로 부끄러워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라운아, 저들은 또한 악이라고는 짓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라운아, 마땅히 이것을 배워 실없이 웃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세존께서는 다시 그 엎어진 물그릇을 잡아 위로 향하게 해 놓은 뒤에 물으셨다.

"라운아, 너는 다시 내가 엎어진 물그릇을 잡아 위로 향하게 한 것을 보았느냐?"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내가 저들의 도가 위로 향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른바 알고 나서도 거짓말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안으로나 겉으로 부끄러워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라운아, 저들은 또한 악을 짓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라운아, 마땅히 이것을 배워 실없이 웃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라운아, 마치 왕이 가진 큰 코끼리가 싸움터에 들어갈 때에 앞다리 뒷다리 꼬리 허리뼈 등뼈 옆구리 목 이마 귀 어금니 등 일체를 다 사용하면서도 오직 코만은 보호하는 것과 같다. 코끼리 조련사[象師]는 그것을 보고 곧 '이 왕의 큰 코끼리는 아직도 일부러 목숨을 아끼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왜냐 하면 이 왕의 큰 코끼리는 싸움터에 들어갈 때 앞다리 뒷다리 꼬리 허리뼈 등뼈 옆구리 목 이마 귀 어금니 등 일체를 다 사용하면서도 오직 코만은 보호하기 때문이다. 라운아, 만일 왕의 큰 코끼리가 싸움터에 들어갈 때 앞다리 뒷다리 꼬리 허리뼈 등뼈 옆구리 목 이마 귀 어금니 코 등 일체를 다 사용하면, 코끼리 조련사는 그것을 본 뒤에 곧 '이 왕의 큰 코끼리는 더 이상 목숨을 아끼지 않는구나'라고 이렇게 생각한다. 왜냐 하면 이 왕의 큰 코끼리는 싸움터에 들어갈 때 앞다리 뒷다리 꼬리 허리뼈 등뼈 옆구리 목 이마 귀 어금니 코 등 일체를 다 사용하기 때문이다. 라운아, 만일 왕의 큰 코끼리가 싸움터에 들어갈 때 앞다리 뒷다리 꼬리 허리뼈 등뼈 옆구리 목 이마 귀 어금니 코 등 일체를 다 사용하면 라운아, 나는 이 왕의 큰 코끼리가 싸움터에 들어갈 때에 악을 짓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이와 같아서 라운아, 이른바 이미 알고 나서도 거짓말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안으로나 겉으로 부끄러워함이 없다고 말한 것이다. 라운아, 나는 저들이 또한 악을 짓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라운아, 마땅히 이것을 배워 실없이 웃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羅云經 대정장 1/436 상~중; 한글대장경 중아함경 인터넷판, pp. 7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