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출가한 장조(長爪) 외도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을 찾아가 서로 문안인사를 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저는 일체의 견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화종(火種) 외도에게 말씀하셨다.
네는 일체의 견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그 견해도 인정하지 않느냐?
장조 외도가 말하였다.
아까 말한 '일체의 견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그 견해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화종 외도에게 말씀하셨다.
그와 같이 알고 그와 같이 보면, 그 견해는 이미 끊어진 것이고 이미 버린 것이며 이미 여읜 것이다. 다른 견해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고 생기지도 않을 것이니라. 화종이여, 대부분의 사람들도 네 견해와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다 그와 같이 보고 그와 같이 말한다. 너도 또한 그들과 같다. 화종이여, 만일 모든 사문 바라문들이 그런 견해를 버리고 다른 견해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러한 사문 바라문은 이 세간에서도 극히 드물 것이다.
화종이여, 그들은 세 가지 견해에 의지한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어떤 이는 이렇게 주장한다.
'나는 일체를 인정한다.'
또 어떤 이는 이와 같은 견해를 가지고 이렇게 주장한다.
'나는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또 어떤 이는 이와 같은 견해를 가지고 이렇게 주장한다.
'나는 어떤 것은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
화종이여, 만일 '일체를 인정한다'고 말하는 자라면 그 견해는 탐욕과 함께 생기는 것이요, 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또 성냄과 함께 생기는 것이요, 성 내지 않는 것이 아니며, 어리석음과 함께 생기는 것이요 어리석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얽매인 것이고 얽매임을 여의지 못한 것이며, 그것은 번뇌이고 청정하지 못한 것이다. 거기에서 좋아하여 취하고 물들어 집착하는 것이 생기느니라.
또 만일 '나는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 견해는 탐욕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이고, 또한 성냄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이며, 어리석음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청정한 것이요 번뇌가 아니며, 얽매임을 여읜 것이요 얽매인 것이 아니다. 그래서 좋아하지 않고 취하지 않으며 물들지 않고 집착하지 않느니라.
화종이여, 만일 '나는 어떤 것은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이런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면, 저 인정하는 것에는 탐욕이 있어……(내지)……집착이 생기는 것이요, '그와 같은 견해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기에서는 탐욕을 여읜 것이고,……(내지)……집착이 생기지 않느니라. 그러나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배운 것을 이와 같이 말한다.
'(내가 만일 일체를 인정한다)고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주장하면, 곧 다른 두 가지 견해를 가진 이로부터 나무람과 힐난을 당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이른바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견해, 그리고 어떤 것은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가진 이러한 무리들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나무라기 때문에 힐난하고, 힐난하기 때문에 해친다. 그는 나무람을 당하고 힐난을 받으며 해침을 당하기 때문에 곧 그 견해를 버리고 다른 견해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와 같이 견해를 끊고 견해를 버리고 견해를 여의어서, 다른 견해가 계속 이어지지 않으며 일어나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않느니라.
또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배운다.
'(내가 만일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주장하면, 곧 다른 두 가지 견해를 가진 이로부터 나무람과 힐난을 당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일체를 인정한다는 견해와 그리고 어떤 것은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이르는 말이다. 이와 같은 두 가지 견해를 가진 이로부터 나무람과 힐난이 있고,……(내지)……계속 이어지지 않으며 일어나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않느니라.
또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배운다.
'내가 만일 어떤 것은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주장하면, 곧 다른 두 가지 견해를 가진 이로부터 나무람과 힐난을 당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일체를 인정한다는 견해와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이르는 말이다. 이와 같은 두 가지 견해를 가진 이로부터 나무람과 힐난이 있고,……(내지)……계속 이어지지 않으며 일어나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않느니라.
또 화종이여, 이와 같은, 즉 몸의 추한 네 가지 요소에 대하여 거룩한 제자는 무상한 것이라고 관하고, 나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관하며, 그에 대한 탐욕을 여의어야 한다고 관하고,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라고 관하며, 버려야 할 것이라고 관한다. 만일 거룩한 제자가 그것은 무상한 것이라고 관하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관하며, 그에 대한 탐욕을 여의어야 한다고 관하고,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라고 관하며, 버려야 할 것이라고 관하여 머무르면, 그는 저 몸에 대하여 몸이라는 욕심․몸이라는 생각․몸이라는 애착․몸이라는 더러움․몸에 대한 집착이 아주 사라져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화종이여, 세 가지 느낌[受]이 있다. 이른바 괴롭다는 느낌․즐겁다는 느낌․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다는 느낌이다. 이 세 가지 느낌은 무엇이 인(因)이 되며, 무엇이 발생[集]이 되며, 무엇에서 생기고 무엇이 변한 것인가? 즉 이 세 가지 느낌은 감촉이 인이 되고, 감촉이 발생이 되며, 감촉에서 생기고 감촉이 변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감촉이 모이면 느낌이 모이고, 감촉이 사라지면 느낌도 곧 사라져서 지극히 고요하고 맑고 시원하게 되느니라.
그는 이 세 가지 느낌인 괴롭다는 느낌․즐겁다는 느낌․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다는 느낌에 대해서, 그 느낌의 발생․사라짐․맛․근심, 그리고 거기에서 벗어나는 길을 참답게 알고, 그것을 참답게 안 뒤에는 곧 그 느낌을 무상한 것이라고 관하고, 나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관하며, 그에 대한 탐욕을 여의어야 한다고 관하고,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라고 관하며, 버려야 할 것이라고 관한다. 그리하여 그는 몸의 한계와 감각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고, 목숨의 한계와 감각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아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일체의 느낌이 다 사라져서 남음이 없느니라.
그 때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즐거움을 느낄 때에도 몸은 역시 무너지고, 괴로움을 느낄 때에도 몸은 또한 무너지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낄 때에도 몸은 역시 무너지고 만다.'
그래서 그는 괴로움을 벗어나게 된다. 즉 저 즐거운 느낌에 대해서도 얽매이지 않아 얽매임을 여의고, 괴로운 느낌에도 얽매이지 않아 얽매임을 여의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도 얽매임을 여의어 얽매이지 않는다. 어떤 얽매임을 여의게 되는가? 탐욕․성냄․어리석음을 여의고, 남․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괴로움을 여의게 된다. 나는 이것을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하느니라.
그 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은 구족계를 받은 지 겨우 반달이 지났다. 그는 부처님의 뒤에 서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을 부쳐드리고 있었다.
존자 사리불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저런 여러 가지 법에 대해서 욕심을 끊고 여의었으며, 없애고 버리는 것을 칭찬하신다.'
존자 사리불은 곧 저 여러 가지 법은 무상한 것이라고 관하고, 나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관하며, 그에 대한 탐욕을 여의어야 한다고 관하고,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라고 관하며, 버려야 할 것이라고 관하였다. 그래서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할 수 있었다.
그 때 장조 외도는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어, 출가한 장조 외도는 법을 보고 법을 얻었으며, 법을 깨닫고 법에 들어갔다. 모든 의혹을 끊었으며, 남의 제도를 받지 않고, 바른 법과 율(律)에 들어가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잡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컨대 바른 법과 율 안에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부처님의 법에서 여러 가지 범행을 닦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출가한 장조 외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바른 법과 율 안에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의 신분을 얻었느니라.
그러자 그는 곧 선래(善來) 비구가 되어 선남자(善男子)로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을 가지고 집이 없는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까닭을 생각하고……(내지)……심해탈을 얻어 아라한이 되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사리불과 존자 장조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長爪經 대정장 2/249 중~250 상; 한글대장경 잡아함경 인터넷판, pp. 1389~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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